[국힘 전대 충청 합동연설회] 元 '한동훈 여론조성팀' 의혹 제기, 羅·尹도 韓 집중공격…韓 "마타도어 대응 안해"
원희룡 "여론조성팀 존재했다면 중대범죄…내부검증 못 넘으면 대표 힘들어" 한동훈 "근거없는 마타도어 대응 최소화해 전당대회 혼탁해지는 것 막을 것" 나경원 "대권 욕심 빠진 후보가 당대표 되면 자중지란·내부충돌로 보수몰락" 윤상현 "괴멸적 총선참패에도 책임지는 사람 없어…충청민심 귀담아 들을 것"
[폴리뉴스 박상현 기자] 한동훈 후보와 원희룡 후보가 이번에는 댓글팀과 여론조성팀 의혹으로 맞붙었다. 원희룡 후보는 '드루킹 사건'을 언급하며 사실이라면 중대범죄행위를 저지른 것이라고 주장했고 한동훈 후보는 다른 후보의 어떠한 마타도어도 상대 않겠다고 묵살했다.
충남 천안시 서북구 유관순체육관에서 15일 열린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 대전·세종·충남북 합동연설외가 열린 가운데 당 대표 정견 발표에 나선 원희룡 후보와 한동훈 후보가 다시 한번 거세게 맞붙었다.
당 대표 정견 발표 두번째 연사로 나선 원희룡 후보는 한동훈 후보에 대한 공격을 끝까지 이어갔다. 그동안 김건희 여사 문자 묵살로 한동훈 후보를 공격했던 원 후보는 이번에는 여론조성팀과 댓글팀 구성 의혹을 거론하며 사법리스크를 주장했다.
한동훈 후보의 여론조성팀 및 댓글팀 의혹은 '친윤'으로 분류되는 장예찬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을 통해 등장해 관심을 모았다.
TV조선은 지난 8일 보도를 통해 김건희 여사가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게 보낸 5건의 문자 원문을 공개했는데 장예찬 전 최고위원도 지난 9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을 통해 "한동훈 후보야말로 법무부 장관할 때부터 여론 관리를 해주고 우호적인 온라인 여론을 조성하는 팀이 별도로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 장 전 최고위원은 지난 11일 자신의 SNS을 통해 "한동훈 후보가 댓글팀을 갖고 있었다는 의혹이 거짓이라면 나를 고소하라. 당시 여당 최고위원이었던 내게 수시로 여론조성 요청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 누구인지, 전부 드러나도 상관없다면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들 시키지 말고 직접 법적조치에 나서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장 전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도 "항상 기민하게 법적 대응을 했던 한동훈 후보와 한동훈 후보 캠프에서 나를 고소하지 못하고 있다. 한동훈 후보는 개혁을 말하지만 사실 예전부터 여의도 문법을 굉장히 많이 썼다는 것을 알려드리는 차원으로도 만족한다"고 한동훈 후보를 비판했다.
이에 대해 원희룡 후보는 "여론조성팀과 댓글팀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중대범죄행위다. 드루킹 사건을 떠올리면 이해가 될 것"이라며 "선거에서 후보 검증은 필수다. 검증은 정치인의 숙명인데 우리 내부의 검증도 넘지 못한다면 당대푝 된들 얼마나 버티겠느냐. 한동훈 후보가 대표가 된다 해도 중대한 사법리스크로 인해 정상적인 대표직 수행은 불가능하지 않겠느냐"고 비판했다.
또 원 후보는 "야당도 당장 '한동훈 특검법'에 여론조성팀과 댓글팀 내용을 추가해 특검을 하자고 한다. 물론 나는 특검에 반대할 것"이라며 "다만 전당대회가 끝나고 시간이 지난 뒤 '원희룡 말이 맞았다'는 얘기를 듣고 싶지 않다. 지방선거와 대선에서 진 다음에 내가 맞았다는 것이 밝혀진들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세 번째 연사로 나선 한동훈 후보는 원희룡 후보의 의혹 제기를 마타도어로 규정하며 대응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 후보는 "앞으로 근거 없는 마타도어에 대한 대응을 스스로 최소화함으로서 전당대회를 더이상 혼탁해지는 것을 막겠다. 국회에서의 싸움, 미래 걸림돌과의 싸움, 경쟁국들과의 부당한 싸움을 모두 이겨내고 당의 화합을 이끌어내겠다"고 말했다.
나경원 "당 분열시키는 후보" 윤상현 "총선 참패 책임지는 사람 없어" 韓 집중공격
하지만 이날 합동연설회에서 한동훈 후보에 대한 집중공격은 더욱 거세졌다. 한동훈 후보가 여론 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것을 의식한 듯 원희룡, 나경원, 윤상현 후보 모두 일제히 한동훈 후보에 대한 비판 발언을 이어갔다.
나경원 후보는 "한동훈 후보는 대권 욕심에 빠져 대통령을 공격하는 분열의 후보이자 야당 탄핵공세에 힘을 실어주는 이기적인 후보다. 대권 욕심에 빠져 대통령을 공격하는 분열의 후보가 되면 자중지란이 일어나 내부 충돌, 보수 몰락이 불 보듯 뻔하다"며 "당무개입, 국정농단이란 말도 야당이 쓰는 말이다.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한테 뒤집어씌운 혐의인데 이런 무시무시한 말을 먼저 꺼내서 야당의 탄핵공세에 오히려 힘이나 실어주는 후보, 정말 이기적이고 위험하고 불안하다"고 말했다.
또 나 후보는 "이번에 뽑는 당 대표 임기는 2년인데 대선 출마자는 내년 9월에 사퇴해야 한다. 또 비대위, 전당대회 듣기만 해도 지긋직긋하다"며 "얼마나 무책임하고 이기적이냐. 겨우 1년 동안 뭘 제대로 할 수 있겠느냐"고 한동훈 후보를 직격했다.
하지만 나 후보는 원희룡 후보에게도 쓴소리를 던졌다. 나 후보는 "도대체 왜 나온 것인지 알 수 없는 급조된 후보도 마찬가지다. 대통령에 찍소리도 못하고 끌려 다니는 당 대표는 절대 당 승리를 가져올 수 없다"고 말했다.
마지막 연사로 나선 윤상현 후보도 "지난 총선에서 우리는 괴멸적 참패를 당했다. 집권 여당 사상 최악의 참패였다. 더 심각한 것은 이번 참패가 예견된 참패였다는 것"이라며 "괴멸적 참패 이후에도 우리는 어떤 변화의 몸부림도 없이 공동묘지의 평화 속에 사실상 죽어 있다. 책임을 묻는 사람도, 책임을 지는 사람도 없었다. 총선에서 패배한 지 80일이 지나도록 백서 하나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동훈 후보를 향한 공격은 비단 경선 경쟁자만이 아니었다. 장내도 시끄러웠다. 한동훈 후보가 연설하는 동안 관중석에서 한 당원이 "배신자"라고 외치면서 소란이 일어났다. 한동훈 후보의 지지자와 경호원들이 자제시키려 하자 한동훈 후보는 "괜찮다. 그냥 두라. 소리 쳐도 괜찮다"며 "우리 국민의힘이 국민들에게 보여줘야 하는 모습은 이런 것이 아니다. 우리는 이견을 존중하는 정당이다. 이견을 통해 정답을 찾아가는 정당"이라고 설득하기도 했다.
대표·최고위원·청년최고위원 모두 충청 출신 윤석열 대통령 언급
윤석열 대통령의 등록기준지(옛 본적)가 충남 논산이어서인지 유독 충청 민심에 호소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당 대표 후보는 물론 최고위원, 청년 최고위원 모두 충청의 충(忠)과 청(淸)의 한자 뜻을 얘기하며 나라에 대한 충성, 맑음, 중심 등을 강조했다. 또 대전과 세종 지역이 과학기술산업단지가 몰려있는 것도 언급하며 과학기술예산 증액에 대한 말도 잊지 않았다.
나경원 후보는 "오직 나경원만이 대통령과 정부에 힘을 팍팍 실어주고 잘못하면 거침없이 쓴소리해서 보수를 하나로 만들 수 있다. 싸워서 이겨본 사람, 우리 당과 정치를 가장 잘 아는 사람, 사심없이 오로지 당 대표 열심히 할 사람인 나경원이 당대표 적임자"라고 말했다.
원희룡 후보도 "우리 당원들에게 지옥을 경험하하게 했던 대통령을 겨냥한 특검을 하겠다는 것은 절대 안 된다. 특검은 곧 탄핵이다. 특검은 당 분열과 대통령 탄핵을 노리는 거대야당의 계략이고 덫"이라며 "이번 전당대회에서 특검을 저지할 대표를 세우지 않으면 우리 모두 망한다. 당대표와 대통령의 정치적 목적이 정말로 같다면 특검은 절대 받아서는 안 된다. 특검과 탄핵을 저지해 탄핵열차 출발 자체를 못하게 막고 당과 정부를 지켜 정권재창출의 길을 열겠다"고 밝혔다.
자신이 청양 출신임을 강조하며 '충청의 아들'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윤상현 후보는 "충청이 없으면 대한민국은 없다. 우리 충청은 사사로운 이해관계에 얽매이지 않는 공정한 마음으로 국가 균형을 바로 세워왔다"며 "충청은 우리 보수의 든든한 우군으로 언제나 큰 힘을 줬지만 우리는 충청 민심을 잃었다. '충청민심회복 특위'를 만들어 충청 민심을 귀담아듣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윤상현 후보는 충청 민심을 귀담아듣겠다는 공약을 발표하면서 이미 2027년 대회 유치에 성공한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옛 유니버시아드)를 충청권에 유치하겠다는 실수를 하기도 했다. 윤 후보가 대회 유치를 약속한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는 이미 지난 2022년 11월 12일에 유치를 확정했다.
또 최고위원 후보 가운데 인요한 후보는 자신의 집안이 대전 한남대학교를 세운 것을 내세우기도 했다. 한남대학교 설립자이자 대한민국 독립유공자인 윌리엄 린튼은 인요한(미국명 존 린튼) 후보의 조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