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장예찬 폭로한 '한동훈 여론조성팀' 파장 확산.. 野 "여론조작 범죄, 한동훈·김건희 즉각 수사해야"

김건희 문자 속 등장한 '댓글팀', 한동훈도 여론조성팀 운영? 장예찬 "내가 한 후보 여론조성팀에서 활동.. 이준석 공격도 부탁 받아" 민주 양문석, 한동훈 여론조작 의심 계정 공개 "502개 댓글 오탈자도 똑같아" 野 "댓글팀 의혹 反헌법 범죄" "특검대상, 김건희도 수사해야" 이준석 "의심 가는 정황 있다" 천하람 "김건희-한동훈, 둘 다 '댓글팀' 있었을 것" 국민 56.6% "국힘 당대표 후보 한동훈 위한 댓글팀 있을 것"

2024-07-15     김승훈 기자
'김건희 문자 읽씹' 논란이 '한동훈 여론조성팀' 의혹으로 확산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김건희 문자 읽씹' 논란이 '한동훈 여론조성팀' 의혹으로 확산되고 있다. 장예찬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법무부 장관 시절 이른바 댓글을 통한 여론조성팀을 운영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데 이어 한 후보로부터 '이준석 대응 사주'를 받았다고 주장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는 것.

이런 가운데 한 후보의 여론조성팀이 작성한 것으로 의심되는 댓글들이 발견돼 의혹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야당은 여론조작 범죄라며 검찰과 경찰을 향해 즉각 수사에 나서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김건희 문자 속 등장한 '댓글팀', 한동훈도 여론조성팀 운영?

댓글팀 의혹은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1월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었던 한동훈 당대표 후보에게 보낸 메시지가 공개되면서 불거졌다.

이달 초 언론에 공개된 문자 원문에 따르면, 김 여사는 한 전 위원장에게 지난 1월 23일 "요 며칠 제가 댓글팀을 활용하여 위원장님과 주변에 대한 비방을 시킨다는 얘기를 들었다. 너무도 놀랍고 참담했다"라고 전했다.

김 여사의 문자가 공개되기 전까지 여론의 관심은 한 후보가 김 여사의 문자를 '읽씹'했다는 데 쏠려 있었다.

하지만 '댓글팀'이라는 표현이 나온 이후 친윤계 장예찬 전 최고위원이 한동훈 후보가 법무부 장관 시절 사설 댓글팀을 운영했다고 폭로하면서 국면이 급변하고 있다.

장 전 최고위원은 지난 9일 '김종배의 시선집중' 라디오에서 "김 여사 문자에서 댓글팀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한 후보야말로 법무부 장관 시절부터 여론관리를 해주는 팀이 별도로 있었다"며 "한 후보가 직접 인지하고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한 팀이 있었고, 제가 직접 보고 듣고 경험한 것만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예찬 "내가 한 후보 여론조성팀에서 활동.. 이준석 공격도 부탁 받아"

이후 장 전 최고위원은 연일 한동훈 댓글팀에 관련된 내용을 폭로하고 있다.

지난 11일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동훈 후보의 여론조성팀 관계자에게 받았다는 텔레그램 메시지 4개를 공개했다.

장 전 최고위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한 메시지를 보면 ▲2023년 5월16일 참여연대 공격용 자료 공유 ▲2023년 6월2일 한동훈 장관 홍보 유튜브 쇼츠 공유 ▲2023년 7월29일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이화영 수사 관련 수원지검 연좌 농성과 관련해 커뮤니티 유튜브 조치 ▲2023년 11월6일 한동훈을 특정 지역구보단 비례 10번에 배치해 전국 유세를 누비게 해야 한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

그중 2023년 5월 16일 메시지에는 '참여연대 관련 자료를 공유하며 '참여연대 조지는데 요긴하게 쓰시길. 지금 한동훈 장예찬 찰떡콤비임. 장관님께도 보고드림'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장 전 최고위원은 또 한 후보로부터 '이준석과 싸워달라'는 부탁을 받았다고 주장을 하기도 했다. 지난 1월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한 후보가 법무부 장관으로 첫 출근하는 날 손에 든 '던킨도너츠 커피' 사진을 두고 '설정 의혹'을 제기한 바 있는데, 이 의원을 공격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는 것이다.

장 전 최고위원은 12일 오전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내가 한 후보 여론조성팀에서 활동했다. 사실무근이면 나를 고소하라"고 밝혔다.

이날 장 전 최고위원은 한 후보의 최측근이 해당 팀을 운영했으며 한 후보가 법무부 장관이던 2023년 초부터 지난해 12월 비상대책위원장 취임 뒤까지 계속 활동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 후보 측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최고위원 후보는 "어떤 기관이든 그 기관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에 대응하기 위해 공보팀이든 어떤 팀이든 운영할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렇지만 한동훈이 한동훈 개인을 위해서 어떤 조직적인 댓글팀을 운영했다는 건 존재하지도 않았다는 게 명확한 입장"이라고 말했다.

민주 양문석, 한동훈 여론조작 의심 계정 공개 "502개 댓글 오탈자도 똑같아"

이런 가운데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5일 한 후보의 여론조작 의심 계정 24개를 공개했다.

양 의원실은 24개의 한 후보 여론조작 의심 계정에서 작성된 6만여 개의 댓글을 분석했다고 밝혔다. 양 의원실에 따르면 의심 계정들은 한 후보가 법무부 장관으로 취임한 2022년 5월부터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주로 한 후보 지지 댓글 작성, 한 후보 관련 네거티브 대응, 정적에 대한 공격이었다.

한 계정은 2022년 5월부터 현재까지 약 1만 8000개의 댓글을 작성했다고 양 의원실은 전했다.

의심 개정들의 6만여 개 댓글을 양 의원실이 분석한 결과 502개의 댓글은 오탈자·기호·띄어쓰기까지 100% 동일했다.

양 의원은 "댓글 내용의 방향성이 매우 유사하고, 댓글이 초·분 단위로 작성된 것을 보아 조직적으로 누군가의 지시 혹은 통제 속에서 활동한 것으로 보인다며 "일부 계정은 계정을 삭제하거나 과거 댓글들을 삭제하며 증거를 인멸한 정황도 포착했다"고 말했다.

양 의원은 또 "이 사안을 철저히 조사해 진실을 밝히고 관련자들이 처벌받도록 할 것"이라며 "이번 조사를 통해 밝혀진 정황 외에도 민주당 차원에서의 강도 높은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野 "댓글팀 의혹 反헌법 범죄" "특검대상, 김건희도 수사해야"

야권 지도부는 댓글팀 의혹에 대해 총공세에 나섰다.

이해식 수석대변인은 15일 브리핑에서 "집권 여당의 전당대회가 삼류 막장극으로 가고 있다"라며 "한동훈 후보가 법무부 장관 시절부터 댓글팀을 운영했다는 폭로와 김건희 여사 댓글팀이 있었다는 의혹이 터져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불법적인 여론조성팀 운영은 민주주의와 선거제도를 뿌리부터 뒤흔드는 반민주적, 반헌법적 범죄"라며 "대통령 부인의 국정농단이 국민의 여론을 왜곡하고 조작하는 데에까지 이르렀다면 정권의 파멸은 시간문제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수사당국은 넋 놓고 구경할 때가 아니다. 즉시 수사에 착수해야 한다"며 "민주당은 불법 댓글팀 운영 의혹을 특검법 수사 대상에 포함해서라도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국민 여론을 조작, 오도하는 반헌법적 범죄를 반드시 밝혀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경태 최고위원도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동훈 후보의 댓글팀 의혹을 살펴보면 조직적 (여론) 조작이 이뤄진 증거들이 수없이 드러나고 있다"며 "특수활동비가 들어갔는지, 사설 댓글팀이 있었는지를 포함해 업무방해 행위와 여론조작 범죄에 대해 수사기관의 빠른 수사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는 "이미 발의한 한동훈 특검법 안에 이번에 문제가 된 사설 댓글팀 운영 의혹도 추가하겠다"고 밝혔다.

조 대표는 12일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당연히 법적 문제일 수 있다. 말도 안 된다는 이야기"라며 "일단 공무원법 위반은 너무 당연하고 업무방해죄 등 여러 가지 혐의가 문제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당연히 수사를 통해서 사설 댓글팀의 조직관리를 누가 했는지, 비용은 누가 댔는지, 당시 한동훈 장관에게 언제 몇 번 보고를 했는지 등을 다 조사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 전 대표는 '김건희 여사 댓글팀 의혹'도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 여사가 한 씨에게 보낸 문자를 보면 한동훈이 김건희 여사가 댓글팀 동원해서 자신을 공격한다고 의심한다라고 적혀 있지 않나"라며 "그 말은 김 여사도 그 댓글팀을 운영했다는 의혹을 스스로 말하고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기존 수사팀 경찰, 검찰이 이 문제 수사를 착수한다면 특검법이 필요가 없다. 그런데 기존 수사기관이 사설 댓글팀 운영 의혹에 대한 수사를 진행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기 때문에 특검 차원에서 수사를 진행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황운하 원내대표도 15일 "두말할 것도 없이 특검 대상"이라고 강조했다.

황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후보가 당대표가 된다 하더라도 특검을 피할 수 없게 됐다"며 "한 후보에게는 이제 당 대표 위치에서 특검을 받느냐 혹은 사인으로 특검을 받느냐는 선택밖에 남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준석 "의심 가는 정황 있다" 천하람 "김건희-한동훈, 둘 다 '댓글팀' 있었을 것"

개혁신당도 댓글팀 의혹을 제기하며 야권과 보조를 맞추고 있다.

국민의힘 대표를 지낸 이준석 의원은 "의심가는 정황"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1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국민의힘 대표 시절 댓글팀의 존재를 알았느냐는 질문에 "당에서는 전혀 운영한 바가 없다"면서도 "다만 (대선) 후보 측에서 여론조성팀 같은 걸 돌렸을지는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몇 군데 의심 가는 정황들이 있긴 했지만 그때는 선거 캠페인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천하람 원내대표도 "김 여사, 한 후보 모두 '댓글팀'이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천 원내대표는 10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저는 장예찬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의 말을 전적으로 신뢰하고 있다"며 "추측이지만 한 후보와 김 여사 두쪽 모두 댓글팀을 운영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천 원내대표는 "공무원을 동원하거나 아니면 드루킹처럼 무슨 매크로를 돌리거나 하는 게 아니라면은 이게 꼭 불법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려운 지점들이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도 "만약 공직자가 된 이후에 (댓글팀이) 운영된 정황이 있다면 추가적인 문제를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국민 56.6% "국힘 당대표 후보 한동훈 위한 댓글팀 있을 것"

국민의 절반가량은 한동훈 후보를 위한 댓글팀이 존재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꽃이 12일부터 13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장예찬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이 한동훈 후보를 위한 댓글팀의 존재한다고 주장한 것을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56.6%가 '댓글팀이 있을 것이다'고 응답한 것으로 집계됐다. '댓글팀은 없을 것이다'는 응답은 26.4%였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층과 조국혁신당 지지층에서는 각각 79.5%, 76.7%가 '한 후보를 위한 댓글팀이 있을 것이다'고 응답했고,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57.9%가 '댓글팀은 없을 것'이라고 대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는 통신3사에서 제공한 무선 가상번호를 활용한 전화면접(CATI)로 이뤄졌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전체응답률은 13%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