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3 국힘 전대] 진흙탕 싸움에 선거인단 투표율 50% 안돼...'어대한' 대세 유지냐, 나-원 '결선행 韓불가론'이냐
19일~21일 3일차 당원 선거인단 투표율 45.98%, 작년 전대보다 7.15%P 낮아 한동훈 "남들이 인신공격할 때 나는 미래로, 투표 부탁" 나경원·원희룡..결선투표 의지 "한동훈에 비열함 느껴, 불가론 퍼져" 22일까지 ARS 당원투표 및 일반 국민 여론조사 진행 한동훈·나경원은 ARS 투표·일반 국민 여론조사 독려
[폴리뉴스 박상현 기자] 7.23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19일부터 당원 선거인단 투표가 시작됐지만, 후보들의 진흙탕 싸움으로 투표 참가가 저조해 지난해에 비해 투표율이 크게 떨어졌다.
국민의힘은 지난 17일 마지막 합동연설회인 수도권·강원 합동연설회와 19일 마지막 TV토론회를 마치고 당원 선거인단 투표일정에 돌입했다. 23일 전당대회에 앞서 당원 선거인단 모바일투표는 7.19.(금) ~ 7.20.(토), 미참여자 대상 당원 선거인단 ARS 투표 7.21.(일) ~7.22.(월), 일반 국민여론조사 7.21.(일) ~7.22.(월) 일정으로 진행된다.
3일간 당원 선거인단 투표율, 50% 못미치는 45.98%...작년 전대 대비 7.15%P 낮아
국민의힘에 따르면 지난 19일과 20일, 이틀 동안 진행된 당원 선거인단 모바일 투표율 40.47%와 21일부터 시작한 모바일 투표에 미참여자 대상으로 한 자동응답시스템(ARS) 투표율을 합산한 결과 50%에 훨씬 못미치는 45.98%로 집계됐다. 선거인단 84만1614명 가운데 38만6890명이 투표한 결과다.
투표 3일차인 21일 기준 투표율 45.98%는 지난해 3.8 전당대회 당시 3일차 투표율인 53.13%보다 7.15%포인트나 낮은 수치다.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는 80%에 해당되는 당원 선거인단 절반이 투표에 불참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3일차까지 투표율이 50%를 넘지 못함에 따라 최종 투표율 역시 40% 후반대에서 50% 초반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하루 동안 진행된 ARS 투표율에서 전날보다 5.21%포인트밖에 오르지 않음에 따라 오는 22일까지 진행되는 ARS 당원투표도 많아야 50~51%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22일까지 ARS 당원 투표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를 진행하게 되는데 당원 선거인단 투표 80%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 20%를 반영해 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한다.
하지만 당원 선거인단 투표율 자체가 50% 초반 이하로 예상되면서 오는 23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리는 전당대회 대표 선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올지도 관심거리가 됐다.
만약 전당대회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1, 2위 득표자를 대상으로 한 결선투표가 진행되는데 결선 투표 결과는 오는 28일 나온다.
50%를 밑도는 국민의힘 당원 선거인단 투표 결과가 '어대한 대세' 유지 여부에 대해 혼선이 생기면서 나경원-원희룡 후보는 '경선투표행 한동훈 불가론'에 불을 지피고 있다.
한동훈 vs 나경원·원희룡 1대2 양상…주말에도 설전, 1차 '어대한'이냐 '나-원 연합' 결선투표냐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는 '한동훈 대 나경원-원희룡의 反한동훈' 대결 구도로 끝까지 치달았다.
50%를 밑도는 낮은 투표율 속에서도 이미 합동연설회와 TV 연설회 일정을 마친 대표 경선 후보들은 투표가 한창 진행중인 주말에도 여전히 상대 후보를 향한 독설을 이어갔다.
전당대회 중반까지는 '한동훈-원희룡' 후보간의 '김건희 여사 문자' '연판장' 등을 놓고 격한 대결을 펼쳤다면 종반전에 들어선 지난주 한동훈 후보가 과거 나경원 후보의 '패스트트랙 사건 공소 취소 부탁'을 폭로하면서 이전까지만 해도 갈등이 표면으로 드러나지 않았던 한동훈 후보와 나경원 후보 사이의 감정 골이 깊어지는 양상이어서 진흙탕 싸움이 더욱 격화됐다.
한 후보가 '사과'를 했음에도 사과 진정성 문제가 재차 불거지면서 투표 시작 후에도 후보들간의 공방은 끊이질 않고 있다. '나-원'의 격렬한 한동훈 공세 배경에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당원 지지율 60~70%를 얻은 한 후보가 '어대한' 대세론이 유지되어 1차로 끝내느냐, 아니면 '나경원-원희룡 연대'로 결선투표로 가느냐를 결정짓기 때문이다.
'반한동훈 연합전선'을 펴는 나경원-원희룡 후보는 '한동훈 불가론'을 연일 역설하고 있다.
나 후보는 21일 자신의 SNS을 통해 "지난 2019년 나의 패스트트랙 투장은 해야 할 일을 했던 것일 뿐이다"며 "문재인 정권 검찰이 기소해서 유죄판결이라도 받으면 다음 총선에 나가지 못할 수도 있다며 주변에서 나를 걱정했지만 기소와 재판쯤은 두렵지 않았기 때문에 주저하지 않았고 고민조차 없었다"고 당시 '검수완박 패스트트랙'의 정당성을 역설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한동훈 후보는 윤석열 정부의 법무부 장관으로서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았다"며 "누군가 공소 취소를 요청하지 않았더라도 법무부 장관 자리에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는) 알아서 했어야 할 일이었다"고 주장했다.
또 나 후보는 "한동훈 후보는 장관 당시 인혁당 사건 피해자 과다 배상금 반납 지연이자 면제, 제주 4.3 사건 직권재심 청구 확대와 같은 일은 주도적으로 챙겨서 했으면서도 왜 우리 보수우파의 눈물은 닦아주지 않은 것이냐"고 쏘아부쳤다.
이어 "집권여당 대표는 무겁고 힘들 자리다. 아주 어렵고 부담스러운 일을 해야 할 때도 많다"며 "해야 할 일을 해서 지금까지 고초를 겪고 있지만 후회하지 않는 나경원과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투쟁한 동지를 범법자와 불공정으로 만드는 한동훈 후보 가운데 누가 위기의 보수와 혼란의 국민의힘을 이끌어 갈 적임자냐"고 반문하며 자신이 당 대표가 되어야 한다는 당위성을 강조했다.
원희룡 후보도 이날 SNS을 통해 "한동훈 후보를 향해 야당은 '당당하니 본인의 특검도 받을 것'이라며 조롱하고 있다. 채상병 특검은 받고 한동훈 특검은 안 받을 방법은 없다"며 '한동훈 특검' 수용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한동훈 후보는 우리가 되고 동지가 되는 정치의 기본조차 깨닫지 못하고 있다. 100일만 쓰고 버리기에 아까운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100일은 너무 길었다"고 한 후보를 직격했다.
이에 대해 한동훈 후보다 같은 날 SNS에서 "상대가 인신공격에 집중할 때 나는 여러분과 함께 미래로 가겠다. 그리고 화합하겠다. 투표해달라"고 호소했다.
또 한 후보는 "저희는 변화하겠다. 혁신하는 여당, 실력 있는 여당으로 반드시 거듭나겠다"며 "변화할 것인가, 지금 이대로 갈 것인가를 선택해달라"고 ‘한동훈, 장동혁, 박정훈, 진종오 올림’이라고 자신의 러닝메이트인 최고위원·청년최고위원 후보자들에 대해서도 지지를 호소했다.
이같은 한 후보 글에 곧바로 나경원 후보와 원희룡 후보의 SNS을 통한 공격이 또다시 이어졌다.
나 후보는 "한동훈 후보가 말하는 화합은 가해자가 꺼내는 갑툭튀(갑자기 툭 튀어나온) 화합일 뿐이다. 화합이 말로 되는 것이냐. 화합이 가능하려면 먼저 신뢰가 있어야 한다"며 격분하며 비난했다.
이어 "한동훈 후보는 당 대표를 포함해 우리 당에서 책임있는 역할을 하고자 한다면 잃어버린 신뢰부터 다시 쌓고 와야 한다. 이미 총선 과정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후보 사이의 신뢰는 바닥을 드러냈으며 패스트트랙을 폄훼하고 동지의 헌신을 외면해 우리 당원과 지지층 신뢰도 붕괴했다"고 쏘아부쳤다.
원 후보은 한 후보를 겨냥 "거짓말로 나경원 후보를 비난한 것은 인신공격 아니다"고 정면 반박하며 "동지의식조차 없는 사람이 꿈꾸는 미래는 자기만의 미래일 뿐이다. 나는 동지들과 함께하는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했다.
원 후보는 21일 울산 울주군 당원협의회 간담회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한 후보는 현재에 대한 책임과 문제점들에 대해 늘 도망가려고 해서 (당원들이) 비열함까지 느끼고 있다"고 한 후보를 직격했다. 이어 "본인이 문제를 키우고 있어서 본인이 수습 불가능한 상태가 됐다. 당원들이 한 후보에 대해 정치적 기본이 돼있는지, 또 그 정체성에 심각한 위험을 깨달았다"면서 "(어대한) 판이 바뀌고 있다"고 자신했다.
반면 윤상현 후보는 SNS을 통한 상대 후보에 대한 공격을 하진 않았다. 사실상 유력한 2위 후보로 거론되는 나경원 후보와 원희룡 후보가 연합해서 한동훈 후보를 맹공격하는 양상이다.
나경원-원희룡 후보가 '결선투표'로 가기위한 '한동훈 연합공세' 고삐를 결코 늦추지 않고 있다.
한동훈 후보가 전당대회에서 1위를 하더라도 과반 득표를 하지 못했을 경우 '결선투표'에서 나경원, 원희룡 후보가 한 후보를 상대로 '결선에서 역전'하기 위한 '2위 후보간 연합전선' 구축 전략이다.
50%에 미치지 못할까 우려...후보들, 투표 독려
한편, 후보들은 서로 격한 공방을 벌이면서도 50%를 밑도는 투표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투표 독려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지난 20일 모바일 투표 마감 5시간을 앞두고 SNS을 통해 투표를 독려했던 한동훈 후보는 21일에도 "지난 이틀 동안 전당대회 투표에 참여해 귀중한 권리를 행사한 당원 동지 여러분에게 감사드린다. 아직 참여하지 못한 당원 동지들은 앞으로 이틀 동안 진행되는 ARS 투표에도 꼭 참여해달라"며 "국민 여러분도 오늘부터 이틀 동안 진행되는 여론조사 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 민심을 전하는 소중한 한 표를 꼭 행사해달라"고 부탁했다.
나경원 후보는 지난 20일 SNS에 "어대한은 깨졌다. 처음부터 있어선 안 될 나쁜 프레임이었다"라며 " "분열과 불안을 막는 유일한 방법은 투표 뿐이다"라고 투표를 독려했다.
나 후보는 "지난해 '연판장 전당대회'보다도 투표율이 낮다. 그만큼 실망과 분노, 분열의 전당대회라고 할 수 있다"며 "새로울 것 같았던 후보는 그 누구보다도 구태했고 갑자기 등장한 후보는 진흙탕 전당대회를 주도했다"고 한 후보를 겨냥했다.
그러면서 "막판에 터져 나온 패스트트랙 공소 이슈는 '과연 국민의힘 후보의 전당대회가 맞는가'라는 근본적 질문을 던지게 만들었다"며 "민주당 입장을 곧이 곧대로 대변하는 한 후보의 모습에 수많은 당원들이 등을 돌렸다고 한다"며 '반 한동훈' 표를 겨냥해 투표 독려를 했다.
한편 나 후보는 21일 김진태 도지사가 있는 강원도를 찾아 지지를 호소했다. 강원도 춘천을 방문한 것은 이번 전당대회 출마 후보 가운데 나 후보가 처음이다. 또 원 후보는 같은 날 울산을 찾아 마지막까지 자신을 지지해줄 것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