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3 전대 종합] 63% 지지로 당권 잡은 한동훈 "국민의 마음과 눈높이 정치".. 용산관계·계파갈등·특검법처리 "산넘어 산"
한동훈 첫 일성 "국민의 마음과 국민의 눈높이에서 더 반응하자""민심의 파도에 올라타자" 한동훈, 62.84%로 당선.. '어대한' 입증하며 103일 만에 대표직 복귀 최고위원 1위 장동혁·2위 김재원... 친한계 2인 친윤계 3인 용산 대통령실과 관계 설정 '최대 난제'.. 김옥균 프로젝트 가동되나? 한 "김건희 여사 수사, 국민 눈높이 고려해야" "채상병특검법 순리대로" "당정관계 생산적 운영위해 대통령 자주찾아뵙고 소통하겠다" 당내 계파 갈등 봉합·각종 특검법 대응도 숙제..."친윤-친한 정치계파는 없다" 與전대 찾은 尹 "우리는 하나" 황우여 "정권 재창출, 대통령과 합심해 당이 뒷받침해야" 野 "채해병·김건희 특검 전향적 태도 기대" "이제 수사받을 때"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이변은 없었다. 23일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한동훈 후보가 60%가 넘는 압도적 지지를 얻으며 신임 당 대표에 선출됐다.
전당대회 전부터 이어진 '어대한' 기류는 '김건희 여사 문자 읽씹'과 '나경원 공소 취소 요구 폭로' 논란에도 변함 없이 이어졌고, 그 결과 62.84%의 과반 득표를 얻어 결선투표 없이 1차전으로 끝났다.
압도적인 지지를 등에 업은 한동훈 신임 대표는 취임 일성으로 "민심과 국민의 눈높이에 반응하고 외연을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이 한마디에 향후 윤석열 대통령과 관계 설정, 당내 친윤계와의 계파 갈등, 채상병 특검법 처리에 대한 한 대표의 입장이 무엇일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여전히 윤 대통령의 임기가 절반 이상 남아 있는데다 최고위원 5명 중 3명이 친윤계로 구성된 만큼 한 대표가 당을 완벽하게 장악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반면, 협치를 명분으로 삼아 야권과 선택적인 공조를 통해 용산 대통령실을 견제하면서 존재감을 발휘한다면 차기 대권도 꿈꿀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동훈, 62.84%로 당선 '어대한' 입증하며 103일 만에 대표직 복귀
"국민의 마음과 국민의 눈높이에 더 반응하자...민심의 파도에 올라타자"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가 예상대로 한동훈 후보의 압승으로 끝났다. 전당대회 막판 악재가 있었지만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 기류는 변함이 없었다. 이로써 한동훈 대표는 지난 총선 패배로 비대위원장에서 사퇴한 후 103일 만에 다시 대표직에 복귀했다.
이날 당대표 경선 결과 한동훈 후보는 62.84%를 얻으며 1위를 차지했다. 1차 투표에서 과반을 넘기며 결선 없이 당 대표가 됐다. 원희룡 후보는 18.85%, 나경원 후보는 14.58%, 윤상현 후보는 3.73%를 각각 기록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신임대표의 당선 직후 첫 일성은 '민심'과 '국민의 눈높이' 였다.
한 대표는 이날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전당대회 수락 연설에서 "민심을 어기는 정치는 없다. 민심과 싸우면 안 되고 한편이 돼야 한다"며 "국민의 마음과 국민 눈높이에 더 반응하자"고 말했다.
이어 "당원 동지와 국민이 선택하고 명령한 변화는 국민의 눈높이에 반응하고 미래를 위해 더 유능해지고, 외연을 확장하라는 것"이라며 "선택하신 그 마음을 잘 받들겠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지금 거대야당이 역사상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폭주하고 있지만 민심이 폭주를 일방적으로 제지하고 있지 않다"며 "우리가 아직 국민의 마음에 덜 반응하고 눈높이에 맞는 정치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건강하고 생산적인 당정관계와 합리적인 토론을 통해서 민심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때그때 때를 놓치지 말고 반응하자"며 "그래서 민심의 파도에 우리가 올라타자"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 위협하는 세력에 대해 단호하게 대응해서 이기는 정치를 하겠다"며 "몸 사린다는 소리, 웰빙 정당이라는 소리가 다시는 나오지 않게 하겠다. 제가 당 대표로 있는 한 결코 폭풍 앞에 여러분을 앞세우지 않겠다"며 "폭풍을 뚫고 미래로 가자"고 외쳤다.
한 대표는 전당대회 과정에서 계파 갈등이 심화된 것을 의식한 듯 "저를 지지하지 않았던 분들의 마음도 챙기겠다"며 "당내 이견이 있을 때 항상 당원과 동료들에게 설명하고 경청하고 설득하겠다"고 했다.
또,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07년 이명박 전 대통령과의 대선 경선에서 패한 뒤 '경선 과정에서 모든 일을 잊자. 하루아침에 잊을 수 없다면 며칠 몇 날이 걸려서라도 잊자'고 말한 것을 거론하며 "함께 경쟁했던 모든 분과 함께 가겠다. 각별한 정성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이번 전대는 당원 선거인단 투표 80%와 일반 여론조사 20%를 합산해 최종 득표율을 산출했는데 한 대표는 당심과 민심에서 모두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김건희 여사 문자 읽씹 논란'과 '패스트트랙 공소 취소 폭로'로 인해 과반 득표가 어려울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왔으나 대세론은 흔들리지 않았다.
최고위원 1위 장동혁·2위 김재원... 친한계 2인 친윤계 3인
이날 최고위원 경선에서는 장동혁·김재원·인요한·김민전, 청년최고위원에는 진종오 후보가 당선됐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 지도부는 친한계 2인과 친윤계 3인으로 구성된다.
한동훈 대표의 소울메이트를 자처한 장동혁 최고위원은 득표율 20.61%로 1위를 차지했다.
장 최고위원은 수락연설에서 "전당대회 과정의 아픔과 상처를 씻어내고 당의 힘을 하나로 모으란 명령"이라며 "변화하고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다짐했다.
나경원 후보와 전략적 협력을 선언했던 유일한 TK출신 김재원 최고위원은 득표율 18.70%로 2위에 올랐다. 지난 2011년 전당대회와 지난해 3·8 전당대회까지 3회 연속 최고위원에 당선됐다.
김 최고위원은 "최고위원에 당선시켜주신 그 깊은 뜻을 잘 알고 저에게 맡겨진 소임에 충실하겠다"며 "당과 하나가 돼 헌신하겠다"고 말했다.
혁신위원장을 지낸 인요한 최고위원도 17.46%로 3위를 차지하며 지도부에 입성했다.
인 최고위원은 원희룡 후보의 러닝메이트로 전당대회에 나서 한동훈 저격수 역할을 했다. 인 최고위원은 수락 연설에서 "3년 남은 윤석열 대통령과 윤석열 정부가 꼭 성공하도록 잘 지키겠다"고 했다.
친윤계 김민전 최고위원(득표율 15.09%)은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따라 득표율과 관계없이 여성 몫으로 지도부에 입성했다.
만 45세 미만 청년들끼리 경쟁하는 청년최고위원에는 사격 국가대표 출신의 진종오 최고위원이 당선됐다. 진 최고위원은 지난 총선에서 한동훈 대표가 영입한 인사로 친한계로 분류된다.
용산 대통령실과 관계 설정 '최대 난제'.. 김옥균 프로젝트 가동되나?
한 "김건희 여사 수사, 국민 눈높이 고려했어야" "채상병특검법 순리대로"
尹-韓 관계 "생산적 당정관계 위해 尹 자주 찾아뵙고 소통할 것"
한동훈 대표는 압도적인 지지로 당권을 잡았지만 그의 앞에 놓인 과제는 어느 하나 녹록치 않아 보인다. 총선 기간 내내 불거진 '윤-한 갈등'을 봉합하고, 당내 친윤계와 친한계간 계파 갈등도 관리해야 한다. 야당이 주도하는 각종 특검법안에 대한 대응도 쉽지 않다.
여기에 당장 내년 지방선거 승리도 책임져야 한다. 지방선거에서 패배한다면 한동훈 지도부의 운명은 물론이고 정권 재창출도 어렵기 때문이다.
한 대표가 이러한 여러 과제에 어떻게 대응할지는 "민심과 국민의 눈높이에 반응하고 외연을 확장하겠다"는 취임 일성에서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
즉,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이나 채상병 특검법 등 국민 여론이 분명한 이슈에 대해서는 윤 대통령과 재차 파열음을 내며 부딪힐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실제로 한 대표는 당선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최근 검찰의 김건희 여사 비공개 소환 조사에 대해 "검찰이 수사 방식을 정하는 데 있어서 더 국민의 눈높이를 고려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검찰이 공정하고 신속하게 결론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검찰의 김 여사 제3장소 방문 수사에 대해 비판한 발언이다.
또 한 대표는 제삼자 추천 방식의 채상병특검법에 대해서도 "제가 제3자 특검법을 내놓음으로써 여러 가지 돌파구가 이미 생겼다고 생각한다"며 "이재명 대표가 제가 말한 특검법을 전면 거부한 상황이어서 상황이 변했다. 우리 당이 당면한 문제들에 대해 하나하나 순리대로 풀어나갈 거란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한 대표가 민심을 앞세워 용산 대통령실과 대립각을 세울 경우 당내 갈등이 '분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반면, 한 대표로서는 윤 대통령의 임기가 아직 절반 넘게 남았고 자신이 당을 완전히 장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독자노선을 고집하기 어려울 것으로 당장은 '당 화합모드'로 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한동훈 대표 당선 후 친윤계가 조기 사퇴를 꾀할 것이라는 이른바 '김옥균 프로젝트'가 거론되기도 했으나 지지율 하락세인 윤 대통령이 과거 이준석·김기현 전 대표를 몰아내듯 한 대표를 밀어내기는 어렵다는 관측이다.
이런 점에서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안정적인 정권 재창출을 위해 전략적 공생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 대표는 당선 후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 "당연히 찾아가 뵈야 할 것"이라며 "아직 일정을 구체적으로 잡지 않았지만, 당연히 당정관계를 생산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 대통령을 찾아뵙고 자주 소통드릴 예정이다"고 말했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15일 "서로 X파일이 있기 때문에 두 분의 사이는 악어와 악어새처럼 공존 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당내 계파 갈등 봉합·각종 특검법 대응도 숙제...한 "친한-친윤 정치계파는 없다"
한동훈 대표가 전당대회 기간 불거진 당내 계파 갈등을 봉합하면서 당내 기반과 리더십을 얼마나 확고히 가져갈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이날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5명의 최고위원(장동혁·김재원·인요한·김민전·진종오) 중 장동혁, 진종오 최고위원은 친한계로 분류된다. 한 대표는 여기에 최고위원 1명을 지명할 수 있다.
즉, 최고위를 구성하는 9명 중 확실한 우군은 자신을 포함해도 과반이 안되는 셈이다.
지난해 3·8 전당대회로 출범한 김기현 대표 체제는 최고위원 대부분이 친윤계로 구성되면서 안정적인 지도체제가 운영됐다.
하지만 이번에는 과반을 넘는 5명이 친윤계로 분류되는 만큼 한동훈 대표가 당권을 장악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중 현 대표 체제에 반대하는 4명이 사퇴하면 지도부가 붕괴하지만 이 같은 상황은 방어할 수 있다는 것은 한 대표에게 긍정적이다.
한편으로는 한 대표가 여권 내 가장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인 만큼 당의 주류가 친윤계에서 친한계로 재편될 가능성도 높다.
문제는 전당대회 과정에서 나온 한 대표의 '패스트트랙 공소 취소 부탁' 발언이 친윤계는 물론 비윤계 현역 의원들의 반감을 크게 샀다는 것이다. 이는 당내 주류 세력이 친한계로 재편되는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야당이 추진 중인 '채상병특검법'과 '한동훈특검법'이 국민의힘 계파 갈등과 맞물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채상병특검법은 한 대표가 용산 대통령실과 친윤계를 견제할 수 있는 카드다. 반면, 조국혁신당이 22대 국회 1호 법안으로 발의해 야당이 공조해 추진하는 이른바 '한동훈특검법'은 친윤계가 한 대표를 공략할 수 있는 카드다.
민주당 등 야당은 특검법을 통해 국민의힘 내 '계파간' 자중지란을 유도할 수 있어 향후 치열한 전략 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 대표는 '친윤-친한 계파 갈등'과 관련 당선 후 기자회견에서 "우리 당에는 앞으로 '친한'이니 '친 누구'니 하는 정치 계파는 없을 것"이라며 "당이 이 위기를 극복하고 승리의 기반을 만들기 위해서 많은 유능한 분들, 경륜 있는 분들과 함께할 것이다"고 '계파 화합'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친한(친한동훈) 이라고 해도, 저랑 같이 가는 사람이 저의 잘못된 행동에도 무조건 지지하고 추종하는 사람을 말하는 거라면 우리 당에는 이제 그런 사람이 없다"고 잘라말했다.
與 전대 찾은 尹 "우리는 하나" 황우여 "정권 재창출, 대통령과 합심해 당이 뒷받침해야"
이에 이날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는 어느때 보다 통합이 강조됐다. 2년 연속 전당대회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은 축사에서 국민의힘을 '우리 당'이라 부르며 "우리 당의 주인은 바로 당원 동지 여러분"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극단적인 여소야대 상황을 이겨내고 이 나라를 다시 도약시키려면 무엇보다 단결된 힘이 필요하다. 우리 당이 바로 하나가 되어야 하는 이유"라며 "당정이 원팀이 되어 오직 국민만 바라보고 일할 때 국민께서도 더 큰 힘을 우리에게 실어주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2024년 7월 23일 오늘, 이 전당대회가 단결과 통합의 새 역사를 여는 자리로 기록될 것"이라며 "우리 당과 당원 동지 여러분과 저는 지금까지 하나였고, 앞으로도 하나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선거결과가 발표나기 전 윤 대통령은 행사장에 입장하면서 후보들과 일일이 악수를 했고, 한동훈 후보와도 몇초간의 짧은 악수와 인사를 나누었다.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전당대회에서 "이제 우리는 지도부를 중심으로 당·정·대가 하나 되어 기필코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달성하고 정권 재창출을 이뤄내자"고 말했다.
그는 "오늘 전당대회에서 선출되는 당대표와 다섯 분의 최고위원들은 선당후사, 선민후당의 정신으로 나라와 당을 잘 살펴주시기 바란다"며 "이분들은 앞으로 2년 간 내년 보궐선거와 내후년 지방선거를 이끌어주어야 하고 2027년 대선, 2028년 총선을 준비해야 한다"고 짚었다.
황 위원장은 "우리 당이 두 번 정권 재창출을 한 적이 있었는데 노태우·김영삼,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두 번의 재창출을 한 것은 대통령과의 합심, 당의 강력한 뒷받침이 있었을 때 가능했다"고 했다.
野 "채해병·김건희 특검 전향적 태도 기대" "이제 수사받을 때"
이날 야당은 한동훈 대표에게 축하와 응원 메시지를 내놓았다. 동시에 '채상병 특검법' 추진에 협조하길 촉구하는 등 한 대표를 향해 "잔치는 끝났다"고 강하게 압박했다.
이해식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브리핑에서 "한동훈 당대표의 당선을 축하드리며, 불통과 독선으로 일관돼온 윤석열 정부의 방탄 부대로 전락한 국민의힘이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채해병특검법 재표결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 처리에 협조해달라고 촉구하며 "국민의 의혹이 큰 사안들인 만큼 국회가 이들 의혹을 해소할 특검법을 관철하길 국민께서 명령하고 계신다"고 강조했다.
이 대변인은 또 "국민의힘의 전당대회는 볼썽사나운 광경의 연속이었다"며 "대통령 부인의 당무 개입 의혹부터 법무부 장관이 불법 댓글팀을 운영했다는 의혹, 법무부 장관에게 공소 취소를 청탁했다는 의혹까지 많은 의혹들을 남겼다"고 평가했다.
이어 "한동훈 당대표를 중심으로 제기된 의혹들이니만큼 한 대표 본인이 직접 이같은 국민적 의심을 해소해야 할 것"이라며 "한 대표가 대통령에 절대복종할 당대표가 아니라 국민의 명령에 복종하며 국민을 위해 일하는 여당 대표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한 대표가 이끄는 국민의힘이 얼마나 달라진 모습을 보일 것인지 국민과 함께 지켜보겠다"고 했다.
이 대변인은 브리핑 후 기자들과 만나 '한 대표의 채상병 제3자 특검 제안을 받을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우리 당의 입장은 '원안'"이라면서 "한동훈 대표의 입장이 분명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한 대표는 원래 대법원장이 추천하는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했다가 그 후에 약간 주워 담지 않았나 싶은데, 당 대표가 되신 만큼 특검법 처리를 어떻게 할 건지 입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보협 조국혁신당 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자폭 전대'라는 우려가 쏟아질 정도의 치열한 대표 경선에서 압도적 표 차로 당선됐으니, 예상되는 경선 후유증도 부디 잘 극복하길 바란다"면서 "하지만 한동훈 대표 앞에 놓인 길이 탄탄대로만은 아닐 거다. 이제 잔치는 끝났고, 수사받을 일만 남았다"고 경고했다.
특히 '불법 댓글팀' 운영 의혹과 관련해 김 대변인은 "조국혁신당은 어제 한 대표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등으로 고발했다. 법무부 장관 시절, 댓글팀 혹은 여론조성팀을 운영한 의혹에 대해 수사해달라는 의미"라고 밝혔다. 또 "오늘(23일), 그 혐의까지 추가한 '한동훈 특검법'을 새로 발의했다"며 "한 대표가 '법꾸라지'처럼 피해 다니지 말고, 수사당국의 수사에도 당당하게 응하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개혁신당은 축하 인사와 함께 '채상병 특검법' 추진에 협조하길 촉구했다. 문성호 선임대변인은 "한동훈 후보께 축하를 전한다. 여당 대표로서 협치의 행보를 기대하겠다"면서 "이제 약속을 지킬 차례다. 채상병 특검법 즉시 추진해 달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동훈 대표는 전당대회 당시, 국민의힘에서 채상병 특검법을 추진해야한다며 전향적인 모습을 보여주셨다. 이를 두고 채상병 사망사건을 전당대회 이슈끌기용으로 무책임하게 소비한다는 비판도 많았다"며 "항간의 비판이 사실이 아니었음을 행동으로 증명해주시기 바란다"고 압박했다. 그러면서 "집권여당의 당대표다운 스스로의 발언을 책임지는 모습을 기대한다"고도 말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신임대표 수락연설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사랑하는 당원동지 여러분,
국민의힘 당 대표 한동훈입니다.
오늘 우리는 미래로 갑니다. 변화를 시작합니다. 선택해 주신 그 마음을 잘 받들겠습니다.
제가 잘하겠습니다.
끝까지 함께해 주신 윤상현, 원희룡, 나경원 세 분 후보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세 분 모두 우리 당의 소중한 큰 정치인이고 자산이십니다.
최고 위원으로 선출되신 김민전, 김재원, 장동혁, 인요한 후보님 축하드립니다. 함께 경쟁해 주셨던 김형대, 박용찬, 이상규, 함운경, 박정훈 후보님께도 감사드립니다. 당을 위해서 제안하셨던 귀한 말씀 잘 듣겠습니다. 청년 최고 위원에 선출되신 진종오 후보님 축하드립니다. 같이 뛰어주신 김은희, 김정식, 박상현 후보님께 감사드립니다. 우리 당에 신선한 활기를 불어넣어 주셨습니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우리 모두는 정말 치열하게 토론하고 경쟁했습니다. 때로는 과열되기도 했고, 때로는 갈등도 있었습니다. 이 모든 과정에서 당원동지 여러분께서, 국민께서 마음 아파하시고 화나시고 걱정하시고, 힘든 한 달 보내셨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제가 송구스럽고 죄송합니다.
그러나 저는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국민의힘은 이견을 존중하고, 차이를 인정하는 성숙한 자유 민주주의 정당입니다. 우리는 갈등과 대립을 치열한 토론과 설득을 통한 민주적 방식으로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이 있고, 전통이 있습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2007년에 대선 후보 경선에서 패하셨던 박근혜 전 대통령께서는 "경선 과정의 모든 일들을 잊자. 하루아침에 잊을 수 없다면 며칠, 몇 날이 걸려서라도 잊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한마디가 치열했던 경선 과정의 균열을 메우고 상처를 봉합하는 한 마디가 됐습니다. 그래서 보수정권이 연속으로 집권하는 밑거름이 됐습니다. 저도 단순히 시간의 흐름에만 맡겨두지 않겠습니다. 함께 경쟁했던 모든 분들과 함께 가겠습니다. 각별한 정성을 기울이겠습니다.
당원동지와 국민 여러분들은 오늘 국민의힘의 변화를 선택하셨습니다. 오늘 우리 국민의힘에 새로운 변화를 이끌 강한 힘이 모였습니다. 당원 동지들과 국민 여러분께서 선택하고 명령한 변화는 무엇입니까?
첫째, 민심과 국민의 눈높이에 반응하는 것입니다. 둘째, 미래를 위해 더 유능해지라는 것입니다. 세 번째, 외연을 확장하라는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한 달 동안의 뜨거운 여정을 통해서 정말 많은 당원동지들과 국민들께서 해 주신 얘기입니다. 우리 국민의 마음과 국민의 눈높이에 더 반응합시다. 민심 이기는 정치 없습니다. 민심과 싸우면 안 되고 한편이 되어야 합니다.
지금 거대 야당이 역사상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폭주하고 있지만, 민심이 저 폭주를 일방적으로 제지하고 있지 않습니다. 우리가 아직 국민의 마음에 덜 반응하고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정치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조금만 더 국민의 마음에 반응하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변화하려는 모습 보여드립시다. 건강하고 생산적인 당정관계와 합리적인 토론을 통해서 민심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때그때 때를 놓치지 말고 반응합시다. 그래서 민심의 파도에 우리가 올라탑시다.
정말 많은 국민들께서 우리가 그렇게 하기만 하면 우리를 더 많이 지지해 주실 마음의 준비를 이미 하고 계십니다. 제가 앞장서겠습니다.
미래를 위해서 더 유능해집시다. 그 유능함을 국민께 성실하고 자상하게 설명하고 동의를 구하고 공감을 얻읍시다.
여러분, 사실 국민들과 당원동지 여러분들이 함께 세운 우리 윤석열 정부는 이미 유능합니다. 그 점에 있어서 우리는 자부심을 가져도 됩니다.
우리는 무너진 한미가치동맹을 복원하고 한미 핵 동맹으로까지 발전시켰습니다. 우리는 무너져버린 원전산업을 재건해서 수십조원의 체코 원전 건설을 수주했습니다. 무너져버린 불법에 대한 대응 원칙을 화물연대 불법적 파업에 대해 단호히 대처함으로써 세웠습니다. 무너진 경제범죄의 대응을 강화하여 서민들을 금융 범죄로부터 보호했습니다. 이 성과들은 단 한 가지만으로도 우리 윤석열 정부 역사에 기억될 것입니다.
그러나 국민들께서 대단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우리들에 대해서 더 마음을 주지 않는 이유는 우리가 덜 경청하고, 덜 설명하고, 덜 설득했기 때문입니다. 제가 앞장서서 우리 최고 위원들과 함께 경청하고, 설명하고, 설득하겠습니다. 그래서 국민의 사랑을 받겠습니다.
여러분, 국민의 사랑 정말 받고 싶지 않습니까? 저는 정말 그러고 싶습니다.
저는 국민들뿐만 아니라 당내 이견이 있을 때, 항상 당원들께 동료께 설명드리고 경청하고 설득하겠습니다. 저는 저를 지지하지 않았던 분들의 마음도 챙기겠습니다.
그런 경청과 설득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의 미래 이슈를 우리가 주도하겠습니다. AI, 반도체, 원전 등 에너지, 방산산업 등 대한민국의 우상향 성장을 이끌 수 있는 과제들을 우리가 제시하고 이끌겠습니다. 금융투자 소득세 폐지 등 민생에서 가장 시급한 정책을 최우선으로 실현하겠습니다.
성장의 기회나 활로를 찾지 못하는 청년 세대들에게 활로를 뚫어드리는 방법을 여러분들과 함께 반드시 해내겠습니다. 제가 출마할 때 말씀드렸던 풀뿌리 정치 시스템의 재건, 여의도연구원의 정책 기능 강화, 국민의힘의 유연한 운영을 통한 정치의 저변확대, 특권 폐지를 통한 과감한 정치개혁을 실천하겠습니다. 그건 결국 우리 국민의 힘이 중도와 수도권 청년으로 확장해 나가는 길이 될 것입니다.
과거에는 우리와 상대의 확고한 지지층의 비율이 3대2였다면 지금은 2대3입니다. 이것은 당장 바꿀 수 없는 현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외연을 확장해야 하고 그래야 이길 수 있고, 상대는 현상을 유지해도 이길 수 있습니다. 상대가 상식적인 국민들이라면 혀를 찰 일이지만, 이런 1인 지배체제를 밀어붙이는 이유도 저런 인구구조와 지지층 구조를 뒷배처럼 믿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대선 당시 우리 국민의 힘을 선택해 주셨던 분들은 단일한 생각을 가진 하나의 균질한 지지층이 아니었습니다. 정권교체를 위해서 뭉쳤던 다양한 생각과 철학을 가진 유권자들의 연합이었습니다. 저는 이 유권자 연합을 단시일 내에 복원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사랑하는 당원동지 여러분.
저는 가장 최근 가장 절실할 때 가까운 곳에서 우리 국민의힘을 지켜봤습니다. 100일 동안 도약과 추락의 시간을 동시에 겪어봤습니다. 우리는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세력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항해서 이기는 정치를 하겠습니다.
몸을 사린다는 소리, 웰빙 정당이라는 소리 다시는 나오지 않게 하겠습니다. 우리 국민의힘은 정치인이 웰빙 안 하고, 지지자들과 국민들이 웰빙하는 정치하겠습니다.
저는 저를 선택하신 당원동지들이 후회하지 않을 정치, 저를 선택하지 않으신 당원동지들도 존중하는 정치, 더 나아가 국민의 힘을 지지하지 않는 분들도 고개를 끄덕이는 정치를 하고자 합니다.
'폭풍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일은 옳지 않다. 폭풍을 두려워하며 폭풍을 바라보는 일은 더욱 옳지 않다.' 제가 당 대표로 있는 한 결코 폭풍 앞에 여러분을 앞세우지 않겠습니다.
제가 새로 선출된 지도부와 함께 스스로 폭풍이 되어 여러분을 이끌겠습니다.
오늘 우리는 폭풍을 뚫고 미래로 갑니다. 미래로 가는 첫날을 당원동지 여러분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저는 행복합니다. 우리가 바라는 변화의 시작, 함께 합시다.
고맙습니다.
2024년 7월2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