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탄핵 2차 청문회] 김건희·대통령실 대거 불출석, 최재영 목사 참석.. 명품백 수수 의혹 격돌
증인·참고인 27명 중 19명 불출석.. 민주 "김건희 특검법 청문회시 다시 증인 채택" 與, 최재영 목사 친북 성향 의혹 제기.. 野 "청탁금지법 위반, 명백한 탄핵 사안" 대통령실 "위헌적 위법적 탄핵 청문회.. 타협하지 않을 것"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 요청' 청원 2차 청문회가 26일 열렸다. 지난 19일 1차 윤 대통령 탄핵 청원 청문회에 이어 2차 청문회다. 이날 청문회에는 김건희 여사를 비롯하여 핵심 증인과 참고인이 대거 불출석하며 시작부터 맹탕 청문회가 예상됐다.
이에 야당 위원들은 용산 대통령 관저를 찾아 김 여사의 청문회 출석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김 여사에게 명품백을 건넨 최재영 목사를 가운데 두고 여야의 설전이 이어졌다. 야당은 명품백 수수는 대통령 탄핵으로 이어질 수 있는 사안이라고 공세를 폈고, 여당은 최 목사가 친북인사라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정치공작이라고 맞섰다.
尹 탄핵청원 청문회, 증인 대거 불출석.. 野 "진실은폐" 與 "불법청문"
이날 청문회는 청원의 5가지 사유 중 하나인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명품가방 수수 의혹,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조작 의혹을 주제로 열렸으나 증인·참고인 27명 중 19명이 불출석했다.
이원석 검찰총장과 주가조작 의혹의 핵심 인물인 이종호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 유철환 국민권익위원장 등 5명의 증인은 사유서를 내고 불출석했다.
하지만 김 여사와 모친 최은순 씨,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 등 13명의 증인은 사유서도 내지 않고 무단으로 불출석했다.
이에 대해 야당 간사인 민주당 김승원 의원은 "김 여사와 최은순 씨, 그리고 대통령실이 조직적이고 계획적으로 불출석하고 있어 심히 유감"이라며 "이렇게 진실을 덮는다고 국민이 모를 줄 안다면 큰 오산이자 오판"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소속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김 여사, 최씨,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 등 증인 13명은 불출석 사유서도 제출하지 않고 무단으로 불출석했다"며 "법률에 따른 고발 등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반드시 묻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김건희 특별검사법'과 관련 입법 청문회에 해당 증인들을 다시 채택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야당이 국회법에 근거도 없는 '불법' 청문회를 이어가고 있다며 증인들의 출석 의무도 없다고 맞섰다.
여당 간사인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은 "탄핵 발의 청원은 법사위에서 처리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며 "우리가 불법청문회에 참석한 이유는 국민을 호도하는 민주당의 행태를 알리기 위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 의원은 민주당 이성윤 의원이 청문위원으로 참석하는 것은 이해충돌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이성윤 의원은 "공직자이해충돌방지법에 따르면 이해충돌은 사적 이익 추구에 해당해야 한다"며 "김건희와 윤석열의 범죄 의혹을 밝히겠다는 것이 어떻게 사적 이익이냐"고 반박했다.
이어 "중앙지검장 당시 내가 탈탈 털고도 증거를 못 찾았다고 하는데, 이 말을 들을 때마다 피가 거꾸로 솟는다"며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은 내게 '네가 눈X에 뵈는 게 없냐'며 폭언했고, 항명한다고 나를 공격했다"고 말했다.
野, 김건희 여사 관저 찾아 청문회 불출석 규탄
야당 법사위 의원들은 김 여사의 청문회 출석을 요구하기 위해 정회 시간을 이용해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대통령 관저를 찾았다.
이들은 이날 오후 1시께 관저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희는 오늘 오후 청문회장에 증인으로 채택된 김건희씨와 최은순(김 여사의 모친)씨 등을 꼭 출석하도록 하는 의사를 전달하기 위해 한남동 관저까지 왔다"고 밝혔다.
전현희 민주당 의원은 "국회 증인·감정법을 위반하고 청문회에 불출석한 대통령실과 김 여사에 대해 유감을 표하고 반드시 국민들 앞에 사과해야 한다"며 "반드시 법적·정치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찰을 비롯한 경호 인력들이 대통령 관저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법사위원들을 막아서자 야당 의원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김승원 민주당 의원은 경찰들을 향해 "출석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돌아갈 생각인데 바리케이드를 치고 뭐 하는 것이냐"며 "국회에서 정당하게 채택된 증인이 불출석 사유서도 내지 않고 경찰까지 동원해 국회의원의 정당한 기자회견을 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용민 민주당 원내정책수석부대표도 "얼마나 많은 병력이 동원됐는지 봐라. 한 명 때문에 지금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뙤약볕에서 고생하고 있다"며 "이게 현 정권의 민낯이다. 얼마나 두렵고 숨길 게 많으면 국회 앞에, 국민 앞에 나서지 못하는 것인지 강력히 규탄한다"고 비판했다.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도 "김 여사는 밀실에서 국민이 알 수 없는 곳에서 조사받는 것만 원하고 있다"며 "관저에 계신다면 오후에라도 출석해서 본인이 해명할 게 있으면 해명하고 잘못이 있으면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과하는 게 올바른 공직자의 도리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갑작스러운 폭우가 내리면서 기자회견은 30여분 만에 종료됐다.
야당 법사위원들은 "오후 청문회 반드시 출석하라" "국민의 명령이다, 김건희는 국회에 출석하라"고 외치고 국회로 돌아갔다.
與, 최재영 목사 친북 의혹 제기하며 "몰카 공작"
이날 청문회에는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백을 건넨 최재영 목사가 출석했다. 여당은 최 목사의 '몰래카메라 공작'이라고 비판했고 야당은 "명백한 탄핵 사유"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박준태 의원은 "지난 대선 때 불법 녹취록으로 대선판을 흔들려고 하다가 실패한 서울의소리가 소송을 당하자 앙심을 품고 최재영과 손잡고 철저히 기획해서 함정을 판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최재영은 서울의소리와 공모해 마치 스파이처럼 손목에 몰카 시계를 차고 불법 촬영을 한 범죄혐의자"라며 "이 몰카 공작을 지시한 사람이 있으면 말하라. 본인 생각인가, 아니면 이명수(서울의소리 기자)의 제안인가. 아니면 제삼자냐"고 물었다.
이에 최 목사는 "내가 스스로 목격해서 내가 계획한 것"이라며 "이 사실을 얘기하니 (서울의소리 측에서) 카메라와 선물을 사주며 조력했던 것"이라고 답했다.
같은 당 송석준 의원은 최 목사가 여러 차례 방북한 사실, 문재인 정부 때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은 이력 등을 문제 삼았다.
송 의원은 "공교롭게도 대통령 탄핵 청원을 보고 북한의 김여정 씨가 탄핵 어쩌고를 운운했다"며 "일각에서는 김여정 하명 탄핵 추진 아니냐는 얘기가 많다. 공감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최 목사는 "종북이나 친북으로 몰아가고 물타기를 한다고 명품백 수수가 해소되는 게 아니다"라고 받아쳤다.
최 목사는 '왜 몰래카메라를 동원했느냐'는 송 의원 지적에 "미국에서는 '언더커버'라고 한다"며 몰카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또, 최 목사는 "1차 접견을 할 때 제가 보는 앞에서 (김 여사가) 금융위원을 임명하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아서 다음 접견 기회가 있으면 증거를 채집해야 하겠다고 마음먹고 촬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野 "친북 인사에게 경호 뚫린 것이냐" "명품백 수수, 명백한 탄핵 사유"
그러자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여당 주장대로라면 친북 인사에게 경호가 완전히 뚫린 것 아닌가"라면서 "오물풍선 때문에 대통령실이 완전히 뚫려서 국민 불만이 커지는데 지금 여당은 굉장히 위험한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 목사도 "제가 좌파, 종북, 노동당 외곽 조직원이라는 심한 말까지 듣고 있는데, 그렇다면 김 여사는 '좌파·종북·노동당 외곽조직원'과 그동안 소통한 것이고 선물까지 받으신 분"이라고 말했다.
야당은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는 명백한 위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현희 의원은 "청탁금지법에 따르면 공직자의 배우자는 직무관련 금품을 수수해선 안 된다고 돼있고, 따라서 김 여사는 직무와 관련된 금품을 수수해선 안 된다"며 "최 목사는 구체적으로 국정자문위원 위촉, 현충원 안장 요청이 있었다며 청탁이 있었음을 시인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청탁금지법 위반에 해당하는 범죄를 저질렀으니 탄핵 사유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균택 의원 역시 "결국 이 사건은 특가법상 알선수재죄를 김 여사가 저질렀기 때문에 검찰이 수사해야 맞는 것"이라며 "앞서 국민권익위는 수사를 의뢰했어야 했고, 처벌 대상은 김 여사일 뿐 최 목사는 처벌 조항이 없다"고 주장했다.
최 목사 "김건희 여사, 한동훈과 고위직 인사 조율"
한편, 이날 최 목사는 김건희 여사가 고위직 인사를 최종 조율할 때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조율한 것으로 인지하고 있었다고 폭로했다.
정청래 위원장이 증거 자료가 있느냐고 묻자 최 목사는 "김 여사가 분명히 민정수석실 역할을 겸했던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고위직 인사의 최종 조율 때는 두 사람이 조율하는 것으로 인지했고 그런 제보도 실제 받았다"며 "한 언론에 제보가 돼 있고 앞으로 보도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은 26일 오후 공지를 통해 "금일 법사위 야당 의원 질의 중 언급된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한 대표는 김 여사와 어떠한 인사 문제도 논의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선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통령실 "청문회, 위헌적이고 위법" 與 "민주, 중증 탄핵중독"
한편, 이날 대통령실은 "위헌적이고 위법적인 탄핵 청문회와 관련해 대통령실은 타협하지 않는다"며 불출석 이유를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야당의 탄핵과 특검 공세에 대해 "시급한 민생 현안과 경제 정책들이 많은데 국회가 정쟁에 몰두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대통령실은 심각한 유감을 표한다"며 "지금 현재 국회에 계류돼 있는 법안이 94건 정도인데 정부 중점 법안이 현재 제대로 논의조차 잘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모든 피해가 주권자인 국민에게 돌아간다"며 "하루 빨리 국회가 정쟁적인 국회보다는 국민의 절박함에 좀 귀를 기울여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법사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26일 야당 의원들이 대통령실을 방문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청원 청문회와 관련, 김건희 여사의 증인 불출석을 두고 항의한 데 대해 "윤석열 정부의 모래알 같은 작은 비위 의혹이 나와도 청문회 쇼를 통해 탄핵을 추진하려는 민주당은 이 정도면 탄핵중독 중증"이라고 비판했다.
여당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청래 법사위원장과 민주당이 헌법상 탄핵 발의 요건과 절차에 부합하지도 않는 '억지 선동 청문회'를 오늘 또다시 강행한 것도 모자라, 뜬금없는 대통령 관저 항의 방문까지 일삼으며 '선동용 정치쇼'를 자행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유 의원은 "김건희 여사 모녀를 비롯해 대통령 비서실장, 검찰총장 등 수십 명을 증인으로 불러 세워 공개적으로 망신 주고 북한식 인민재판을 하려던 당초 계획이 틀어지자, 기다렸다는 듯 용산으로 몰려가 청문회 파행 원인을 애먼 대통령에게 돌리려는 심산"이라고 꼬집었다.
유 의원은 또 "순직 해병 관련 청문회 역시 국방부 이첩·보류 지시는 정당했고, 야당이 제기한 수사외압 의혹은 모두 허구였다는 사실만 재확인됐다"며 "순직 해병대원 특검법 청문회에서 정 위원장과 민주당 의원들이 벌인 증인 조롱과 인격 모독, 갑질과 횡포에 국회의원 품격만 떨어졌던 기억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지금이라도 오로지 정쟁 목적으로 국민 눈살만 찌푸리는 '대통령 탄핵 바람몰이' 청원 청문회를 멈추고 국회법대로 운영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