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돌풍' 해리스, 경합주 7곳 중 4곳 트럼프에 우위.. 민주당 '활기' 공화당 '당혹'
7개 경합주, 바이든 사퇴 전 '민주 2 공화 5' → '민주 4 공화 2 동률 1' 대의원 99% 해리스 지지.. 내주 부통령후보 지명 후 경합주 집중 공략 공화당 "일시적 현상" 평가절하.. 선거인단 기준으로 여전히 트럼프 우세 트럼프 "해리스, 흑인이냐 인도계냐" vs 해리스 "분열 조장하고 무례해"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오는 11월 5일(이하 현지시간) 미 대선이 3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민주당 대선 후보로 출마 예정인 카멜라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 승패를 가를 경합 주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오차범위 안팎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선 여론조사에선 트럼프가 5개 주에서 앞섰지만 전세가 역전된 것이다.
해리스 부통령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으나 현재 선거인단 구조를 감안하면 여전히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7개 경합주, 바이든 사퇴 전 '민주 2 공화 5' → '민주 4 공화 2 동률 1'
연합뉴스에 따르면 블룸버그 통신과 여론조사기관 모닝 컨설트가 지난달 24일부터 28일까지 7개 경합 주 등록 유권자 4천973명을 대상으로 대선 후보 지지율을 조사한 결과를 지난달 30일 발표했는데 해리스 부통령이 4개 주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시간주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11%p 앞섰고, 애리조나와 위스콘신, 네바다주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 보다 2%p 높았다. 특히, 공화당 텃밭이라 평가 받는 조지아주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동률을 이룬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펜실베이니아주(4%p)와 노스캐롤라이나주(2%p)에서 해리스 부통령을 앞섰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후보직에서 사퇴하기 전인 약 한달 전 조사와 큰 차이를 보이는 수치다. 지난달 1일부터 5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위스콘신과 미시간주를 제외한 5개 주에서 바이든 대통령에 우위를 보였다.
결국,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맞상대로 부상하면서 애리조나, 네바다, 조지아 3개 주에서 민주당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크게 상승한 것으로 해석된다.
해리스 부통령은 전국 단위의 여론조사에서도 상승세를 보였다.
로이터 통신과 여론조사 기관 입소스가 지난달 26~28일 1천25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31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해리스 43% 트럼프 42%로 나타났으며, 레드필드앤윌튼 스트래티지가 미국의 성인 1천75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도 해리스 45% 트럼프 43%로 집계됐다.
대의원 99% 해리스 지지.. 내주 부통령후보 지명 후 경합주 집중 공략
민주당 전국위원회(DNC)는 내달 1일부터 5일까지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온라인 투표를 진행한다. 온라인 투표 후 이달 19~22일 시카고에서 개최되는 전당대회에서 후보 지명 절차가 마무리 된다. 현재 전국 대의원 99%가 해리스를 지지하고 있는 만큼 대선 후보 지명은 기정사실화된 상황이다.
이에 해리스 부통령은 다음 주 초 부통령 러닝메이트를 발표한 뒤 경합주를 집중 공략하면서 돌풍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오는 6일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여는 유세에서 부통령 후보를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 통신이 31일 보도했다. 또, 로이터는 펜실베이니아주 주지사인 조지 셔피로가 러닝메이트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해리스 부통령의 상승세는 청년과 흑인, 히스패닉 유권자의 열광적인 지지 덕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에게 실망했던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층이 해리스 부통령에게는 적극적인 지지를 표명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앞서 언급된 모닝 컨설트 조사에서 18~34세 유권자의 54%, 흑인 유권자 64%, 히스패닉 유권자 57%는 바이든의 재선 포기 결정이 자신의 대선 투표 가능성을 높였다고 답했다.
200만명이 넘는 흑인 남학생·여학생 클럽 연합체인 디바인 나인(Divine Nine)을 비롯하여 전미자동차노조(UAW),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탈(VC) 투자자 등도 잇따라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고 있다.
공화당 "일시적 현상" 평가절하.. 선거인단 기준으로 여전히 트럼프 우세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해리스 부통령의 상승세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공화당 전략가인 닐 뉴하우스는 "허니문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예측하기 힘들다"면서 "유권자들이 후보 교체라는 이례적인 상황을 냉정하게 바라보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측이 지금까지 확보한 선거인단 수와 경합 주 구도를 감안하면 여전히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 대선은 전체 선거인단 538명 중 270명을 차지하면 당선이 된다. 일반적으로 서부는 민주당이, 남부는 공화당이 강세를 보이기 때문에 동부 지역의 7개 경합주가 결국 대선 승패를 좌우한다.
미국의 선거 예측 사이트 270투윈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기준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경합주를 제외하고 219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한 것으로 분석했다.
만일 모닝 컨설트 여론조사 결과 대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펜실베니아(19명)와 노스캐롤라이나(16명)에서 승리할 경우 확보할 수 있는 선거인단은 254명에 이른다.
조지아주(16명)과 이번 여론조사에서는 동률을 기록했으나 공화당 지지세가 강한 만큼 트럼프가 매직넘버인 270을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 즉, 조지아주가 트럼프에게 기울 경우 미시간(15명)과 위스콘신(10명), 네바다(6명), 애리조나(11명)에서 해리스가 승리하더라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된다.
트럼프 "해리스, 흑인이냐 인도계냐" vs 해리스 "분열 조장하고 무례해"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은 연일 설전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해리스 부통령을 언급하며 "그녀는 인도계냐 흑인이냐"라고 하자 해리스 부통령은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31일 열린 NABJ 행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자신을 인도계로 내세우다 갑자기 흑인이 됐다고 주장하면서 "그녀는 인도계냐 흑인이냐"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아프리카계 이민자 출신 아버지와 인도 이민자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해리스의 인종을 부각하기 위한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이에 해리스 부통령은 같은 날 흑인 여대생 클럽인 '시그마 감마 로'가 개최한 행사에서 "미국인들은 진실을 말하는 지도자, 사실과 마주했을 때 적개심과 분노로 대응하지 않는 지도자, 우리의 다름이 우리를 분열시키지 않는다는 점을 이해하는 지도자를 가질 자격이 있다"며 트럼프를 겨냥했다.
민주당 측 인사들도 해리스 부통령과 함께 트럼프 때리기에 동참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역겹다"며 "누구도 타인의 정체성에 대해 말할 권리가 없다"고 강조했다.
해리스 부통령의 남편인 더그 엠호프는 "트럼프는 지금까지 보여준 것보다도 훨씬 더 끔찍한 사람이라는 점을 보여줬다. 다시는 백악관 근처에도 얼씬거리면 안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