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한동훈 체제 출범직후 '식사정치'에 이어 '민생이슈' 선점 나섰다

한동훈 친정체제 출범 직후 당내 통합이슈 위해 윤핵관·중진의원과 릴레이 오찬 도검소지허가 요건 강화, 폭염 전기료 감면, 티몬 위메프 사태 등 민생이슈 목소리 한 대표, "민주당에 금투세 강행 그만둬야...정책 바뀔수 있는 것" '위메프 티몬 사태 관련 당정협의' 서 정산기한 단축도입, 판매대금 별도관리 방안

2024-08-06     김진호 정치에디터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6일 오전 국회에서 '티몬·위메프 사태' 추가 대책과 제도개선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당정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진호 정치에디터]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친한(친한동훈)계 인사를 주요 당직에 기용하면서 친정 체제를 구축한 직후 '릴레이 식사정치'로 당 중진들과 통합이슈를 선점해나가는 한편 민생 이슈를 통해 야당과의 차별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동훈 친정체제 출범 직후 당내 통합이슈 위해 윤핵관·중진의원과 릴레이 오찬

한 대표가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종혁 최고위원을 포함해 정성국 조직부총장,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 곽규택·한지아 수석대변인 등 주요 당직 인선을 발표했다. 이날 오후 의원총회에서는 4선인 김상훈 정책위의장이 의원들의 만장일치 박수로 추인했다.

이에 앞서 한 대표는 친한계 서범수 사무총장을 임명하고, 친윤(친윤석열)계 정점식 전 정책위의장을 계파색이 옅은 김상훈 정책위의장으로 교체했다. 이로써 한 대표는 당 최고 의결기구인 최고위원회의(9명)에서 본인을 포함해 과반 우군(김상훈·장동혁·김종혁·진종오)을 확보했다. 한동훈 친정체제의 출범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행보였다.

일각에서는 당정 간 가교 역할을 할 사람이 없다거나, 당 3역(원내대표·사무총장·정책위의장)이 모두 영남 출신인 점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하지만 한 대표는 곧바로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으로 불려온 권성동 의원과 첫 식사 정치에 나서며 당내 입지 넓히기에 나섰다.

‘원외 대표’로 당내 지지 기반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한 대표는 친윤계 권성동 의원, 당내 최다선(6선)인 조경태 의원과의 오찬을 시작으로 6일에는 주호영·권영세·윤상현·조배숙 의원과 식사를 했고, 8일에는 4선 이상 의원들과 식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한 대표 측 인사는 이같은 ‘릴레이 식사 정치’에 대해 “(당대표) 경선은 경선이고, 이제 다 끝나 함께 움직여야 하니까 식사를 하는 것”이라며 “서로 논의하고 의견 조율을 하는 민주적인 정당의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 도검소지 허가 요건 강화, 폭염 전기료 감면, 티몬 위메프 사태 등 민생이슈 목소리

한 대표는 또 당대표 취임 이후 총포·도검 소지 허가 요건 강화, 폭염 대비 전기료 감면, 물가 안정, 전기차 화재 대책, 티몬·위메프 판매대금 정산 지연 사태, 주가 폭락 등 민생 현안에 대해 적극 목소리를 내고 있다. 민생 챙기기를 통해 야당과의 차별화를 꾀함과 동시에 여론을 선점하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으로 읽힌다.

특히 한 대표는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위메프·티몬 사태 관련 당정 협의' 모두 발언에서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에 대해 초당적으로 논의하자고 공개 제안했다.

한 대표 "민주당, 금투세 강행 그만둬야...정책 바뀔수 있는 것"

그는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께서도 다소 유연한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안다"며 "상황이 바뀐 점을 감안해 우리가 타이밍을 놓치지 않도록 전향적이고 초당적인 논의를 하자고 공식 제안한다"고 했다. 한 대표는 "위메프·티몬 사태를 다루는 당정협의회지만 현재 국내 증시가 역대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다"며 "증시는 심리적 요인이 많이 반영되는데 금투세 폐지 같은 이벤트는 대개 6개월 전부터 반영된다고 한다. 이런 폭락 때문이라도 금투세 폐지에 대한 초당적 입장을 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세계 증시가 불안한 상황으로 가는데 대한민국만 이렇게 큰 주가 하락의 모멘텀을 만들 수 있는 금투세를 유지한다면 '퍼펙트스톰'이 만들어지고 그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라고 했다. 퍼펙트스톰은 복수의 폭풍 등 악재가 동시에 발생해 그 영향력이 더 커지는 현상을 뜻한다.

또 한 대표는 이날 자신의 SNS(소셜미디어)에 "민주당이 내일(7일)로 예정됐던 금투세 토론회를 연기했다고 한다. 단 하루의 해외발 주가하락에 놀라서 토론회조차 못 열 정도라면 금투세 강행 그만둬야 한다"며 "아직 늦지 않았다. 정책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우리 국민이 처한 상황에 따라 바뀔 수 있고 바뀌어야 하는 것"이라고 거듭 민주당에 협조를 촉구했다.

한 대표는 또 위메프·티몬 사태와 관련해 "(첫째)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둘째는 그 과정에서 우리가 가진 원칙을 훼손하지 말아야 하며, 셋째는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게 할 제도 개선이 꼭 필요하다"는 원칙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는 정산주기를 명확히 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요청이 계속 있어왔다"며 "위탁형 이커머스는 에스크로 도입을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위탁형은 금융기관적 성격이 있어서 필요한 규제는 반드시 따라야 한다"고 주문했다.

'위메프 티몬 사태 관련 당정협의' 서 정산기한 단축도입, 판매대금 별도관리 방안

당정은 당정 협의 직후 언론 브리핑에서 이커머스 업체 PG사(결제대행사)와 관련해 "대규모 유통업보다는 짧은 현행 40~60일이지만, 법령상 정산 기한을 단축 도입하고 판매 대금을 별도 관리하는 의무를 신설하기로 했다. PG사에 대한 관리·감독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한 대표가 취임 초기 민생현안에 이처럼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당 변화를 위한 노력이다. 한 대표는 당대표 선출 직후 수락연설에서 "민심과 국민 눈높이에 반응하고, 미래를 위해 더 유능해지고, 외연을 확장하라는 것이 국민과 당원의 명령"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민생 현안을 챙기는 모습을 통해 '민심에 즉각 반응하는 국민의힘'이라는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한 차원이다. 이를 통해 국민의힘이 취약한 이른바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과 심리적 거리를 좁히려는 시도이기도 하다.

친한계 김종혁 최고위원은 이날 라디오 '뉴스파이팅 배승희입니다'에 출연해 "우리가 내세울 수 있는 것은 국민의 여론이다. 말이 안 되는 주장을 하는 민주당에 맞서서 국민의힘이 제시하는 안이 합리적이고 보편타당하다는 여론을 만들어내는 것밖에 없다"고 민생이슈 선점에 힘을 보탰다.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도 같은날 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한 대표가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대폭 강화해서 외연을 확장하자고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한 대표의 민생 챙기기가 실제 효과를 보려면 성과를 보여줘야 하지만 거대 야당의 정치공세가 거센 와중에 민생현안에 대해 실제적인 성과를 내는 것이 그리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