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민주, 8일 채상병특검법 재발의 '3차 시도'.. 한동훈, 제3자 추천 특검법 약속 지킬까?
채상병 특검법 재발의로 '2특검 4국조' 시동.. "VIP 구명 의혹도 포함" 민주, 한동훈 향해 "채상병특검법 약속 지키라" 압박.. 여야 합의안 나올까? 김재원 "한동훈 특검법 발의해도 의원들 설득 어려울 것" 국민 여론 60%, 한동훈 '제3자 추천 채상병 특검법' 추진 못할 것 與, 3차 발의에 "대체 왜 이러는 것이냐…민생법안 우선 처리"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8월 임시국회 중 '2특검 4국조' 추진을 천명한 가운데 첫 번째로 윤석열 대통령이 2번 거부권을 행사한 채상병특검법을 다시 한번 발의한다. 이번 특검법에는 이른바 'VIP 구명 의혹'이 포함돼 윤 대통령을 향한 칼날을 더욱 날카롭게 했다.
정치권의 관심은 제3자 추천 특검법을 제안했던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대응으로 모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 대표가 오는 18일 선출되는 신임 민주당 대표와 여야 합의안을 도출해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지만 이미 두 차례 당론으로 반대 입장을 고수하며 필리버스터까지 한 자당 의원들을 설득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국민 여론 60%도 한 대표가 제3자 추천 특검법을 추진하지 못할 것이라고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채상병 특검법 재발의로 '2특검 4국조' 시동.. "VIP 구명 의혹도 포함"
민주당은 오는 8일 '채상병 특검법'을 재발의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민주당의 '2특검 4국조'라는 8월 임시국회 일정 가운데 첫 번째 단계이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2일 최고위에서 '2특검 4국조'를 논의한 바 있다. 2특검은 채상병·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의미하고, 4국조는 채상병·방송 장악·양평고속도로 의혹·동해 유전 개발 관련 국정조사를 일컫는다.
채상병특검법은 이미 두 차례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후 재표결에서 부결되며 폐기된 바 있다. 하지만, 민주당은 국민적 진실 규명 요구가 높은 사안인 만큼 반드시 특검을 통해 의혹을 밝혀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이번 특검법에는 '구명 로비' 의혹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공범으로 지목된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가 VIP에게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구명을 요구했다는 의혹이다.
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제안한 '제삼자 추천방식 특검' 방식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
한민수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민의힘 내부에서 특검법에 대한 속도 조절 주장이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한 대표가 얘기한 제삼자 추천 역시 시간 끌기용이었다는 점이 분명해졌다"고 말했다.
이번 세 번째 채상병 특검법이 발의된다면 또 다시 본회의 통과 후 윤 대통령 거부권 행사가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변수는 재표결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얼마나 이탈하느냐이다.
앞서 첫 번째 특검법 재표결은 국민의힘에서 안철수 의원만 찬성표를 던졌으나 두 번째 특검법 재표결은 국민의힘에서 4명이 이탈한 것으로 추정된다. 즉, 국민의힘에서 4명이 더 찬성으로 마음을 바꾼다면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도 불구하고 특검이 가동될 수 있다.
민주, 한동훈 향해 "채상병특검법 약속 지키라" 압박.. 여야 합의안 나올까?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특검법을 발의한 후 한동훈 대표와 협상을 통해 여야 합의안을 만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오는 18일 새로운 대표가 선출된 후 여야 협치 첫 사례로 합의안을 만든다면 한동훈 대표도 당내 위상을 공고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채상병특검법과 관련하여 한동훈 대표를 향해 연일 약속을 지키라면서 합의 가능성도 시사하고 있다.
박찬대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1일 정책조정회의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당 대표는 여당 전당대회 과정에서 특검을 해야 한다고 했지만 끝난 지 열흘이 다됐는데도 특검법 발의 소식이 들리지 않는다"라며 "당장 오늘이라도 한 대표가 생각하는 해병대원 특검법을 발의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어 "명색이 당대표인데 시간이 부족했다거나 법안 발의에 필요한 의원 10명을 구하지 못해서 발의를 못했다는 변명은 통하지 않을 것"이라며 "어떤 법안을 생각하는지 먼저 법안을 내놓아야 설득을 하든 토론을 하든 가능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대표가 해병대원 특검 필요성에 대해 인정하고 있으니 별도 특검법안을 내지 않는다면 민주당 안에 동의한다는 뜻으로 알겠다"고 강조했다.
강유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4일 브리핑에서 한 대표를 향해 "민주당은 제3자 안을 비롯한 다양한 방식에 대해 언제든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며 "8월 임시국회가 열리면 바로 한동훈표 채해병특검법을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윤종군 민주당 원내대변인도 6일 기자들에게 "특검법은 자체 검토를 마쳤고 곧 재재발의를 할 예정"이라며 "한 대표가 약속대로 어떤 형태가 됐든 특검법을 내고 논의가 시작되길 기대한다"고 압박을 이어갔다.
김재원 "한동훈 특검법 발의해도 의원들 설득 어려울 것"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여전히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이 높다.
이미 두 차례나 반대 당론을 정하고 대통령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까지 건의한 상황에서 한 대표가 '제삼자 특검법'을 추진한다면 당내 분란이 불가피하고, 나아가 당정 갈등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5일 JTBC 유튜브 라이브 장르만 여의도에 출연해 한 대표가 채상병 특검법을 발의하더라도 의원들을 설득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최고위원은 "원내대표는 아직은 (채상병특검법에 대해) 반대 의견이다. 원내대표가 반대 의견이면 설득을 해야 하는데 쉽지 않다"며 "의원들도 특검법 반대를 위해서 필리버스터까지 했는데 쉽게 움직이겠느냐"라고 말했다.
이에 친한계 인사들도 속도조절을 하는 모습이다.
친한계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은 지난 6일 전격시사 라디오에서 "8월 국회 들어서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어떻게 나오는지 보고 대응해도 늦지 않다"며 "애당초 독소조항이 가득한 특검법을 밀어붙이려고 하지 않았나. 세 번째가 어떻게 더 심해질지 방향 정도는 확인하고 대응책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한 대표가 의원 다수의 의견을 존중한다는 취지로 출구 전략을 모색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대표도 여러 차례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당의 민주적 절차에 따르겠다'고 밝힌바 있다.
국민 여론 60%, 한동훈 '제3자 추천 채상병 특검법' 추진 못할 것
국민 여론 대다수도 한동훈 대표가 '제3자 추천방식의 채상병 특검법'을 추진하지 못할 것이라고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꽃이 지난 2일부터 3일까지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를 실시한 결과 '끝까지 추진해 본인 뜻을 관철할 것'이라는 응답은 28.9%, '말만 하고 결국에는 추진하지 못할 것'이라는 응답은 60.8%로 나타났다.
추진하지 못할 것이라는 응답은 더불어민주당 지지층(82.6%)과 조국혁신당 지지층(88.0%)에서 80%를 상회했다.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추진할 것' 61.9%, '추진하지 못할 것' 24.6%로 나타났다.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같은 기간(8월 2~3일) 진행한 ARS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에서도 '끝까지 추진해 본인 뜻을 관철할 것'이라는 응답은 26.3%인 반면 '말만 하고 결국에는 추진하지 못할 것'이라는 응답은 60.1%로 전화면접 조사와 비슷했다.
與, 3차 발의에 "대체 왜 이러는 것이냐…민생법안 우선 처리"
한편, 국민의힘은 채상병 특검법 세 번째 발의를 예고한 민주당을 향해 "대체 왜 이러는 것이냐"며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날을 세웠다.
신동욱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6일 논평을 통해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8월 임시국회에서 시급한 민생법안부터 여야 합의로 처리하자고 제의한 지 하루도 되지 않았다"며 "여야의 이견이 좁혀진 민생법안만이라도 우선 처리해 국민을 안심시키자는 것이 그렇게 무리하고 어려운 요구냐"고 지적했다.
이어 "채상병 특검과 관련해서는 조만간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수사 결과를 내놓을 것이다. 특검이 필요하다면 그때 가서 결정해도 될 일"이라며 "금융투자소득세, 상속세를 비롯한 세제 개편 문제와 반도체법, 전세사기 구제법, 간호사법, 연금개혁 등의 중차대한 문제보다 방송4법과 채상병 특검법이 그렇게 시급한 일이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이해한다면 지금은 정쟁의 시간이 아니라 민생의 시간이어야 한다"며 "국민들께 위로는커녕 부아만 돋우는 국회의 모습에서 벗어나자는 간절한 호소에 민주당이 하루빨리 화답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