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봉주 “‘이재명팔이’하며 실세 놀이하는 무리들 뿌리뽑겠다”

“이재명 위한다며 내부 갈라치고 경쟁 상대 적으로 규정하고 당 분열시켜” “어떠한 모진 비난이 있더라도 이들 도려내겠다 결심” ”전당대회 끝나면 실체가 드러나고 당 혁신 시작될 것” “李에 대한 애정이나 유력 대권주자라는 믿음에는 변함 없다” “최고위원 되면 주요 당무 결정에 거수기 되지 않을 것”

2024-08-12     김민주 기자
더불어민주당 정봉주 최고위원 후보가 12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른바 '이재명팔이' 세력에 대한 문제인식과 대응 계획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민주 기자] 정봉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는 12일 “이재명팔이 무리들을 뿌리뽑겠다”고 밝혔다.

정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통합을 저해하는 당 내부의 암덩어리인 ‘명팔이’를 잘라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후보는 “40년 민주당 당원인 저 정봉주가 제 목숨보다 소중하게 여기는 민주당에 대한 충정과 민주당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대표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 윤석열 탄핵에 대한 결기, 정권교체하고 민주당 4기 정부를 만들어야 한다는 간절함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이 절체절명의 시대적 과제를 위협하는 최대 걸림돌이 우리 내부에 있다. 이재명팔이하며 실세 놀이하는 무리들”이라며 “저는 당의 단합을 위해 이들을 뿌리뽑겠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당을 걱정하는 많은 이들이 알고 분노하고 있지만 아무도 나서지 못하는 상황에서 언제까지 쉬쉬하고만 있을 것인가라는 문제의식을 갖고 어떠한 모진 비난이 있더라도 이들을 도려내겠다고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들은 이재명을 위한다며 끊임없이 내부를 갈라치고 경쟁상대를 적으로 규정하고 당을 분열시켜 왔다”며 “이재명 이름 팔아 하는 호가호위 정치, 실세 놀이를 하고 있다”고 재차 비판했다.  

정 후보는 “모두가 알고 있다. 당을 아끼고 걱정하는 많은 당원들이 알면서도 속으로만 부글부글 끓고 있다”며 “저는 당원대회 내내 통합을 강조했고 맏형으로 그 역할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승리를 위해 하나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전 대표에 대해서는 “이재명은 누가 뭐라해도 민주당의 최대 자산이며 정권탈환의 가장 큰 가능성이다. 정치는 성과이며 실적이라는 당연한 사실을 명징하게 보여줬고 국민은 이재명을 통한 정치 패러다임의 변화에 환호했다. 소년 노동자 출신 정치인에게 아낌없는 지지를 보내줬고 그 지지자들 제일 앞에 저 정봉주도 있다. 지금도 그마음에 변함 없다”고 밝혔다. 

다만 “그러나 지금처럼 이재명 팔이 무리들을 방치하면 통합도 탄핵도 정권 탈환도 어렵다”며 “이재명의 정치는 계파 없는 정치였다. 벌판에 홀로선 유일한 계파는 당원이었고 국민이었다. 그 정치를 우리 모두가 지켜야 한다. 그 최우선 과제가 이재명팔이 무리들 척결”이라고 덧붙였다.

정 후보는 “저에게 박수 대신 차가운 독방을 선물한 이명박 정권. 그 이명박에게 최종 면죄부를 준 BBK 특검, 그 특검 파견 검사 중 한명인 윤석열 검사, 14년 뒤 그는 대통령 되어 대한민국을 유린하고 있다”며 “윤석열 탄핵은 정봉주 숙명이다. 더이상 미루지 않겠다. 민주당의 미래, 민주당의 정권 탈환을 위해 이재명 팔이 무리들을 척결하겠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이재명팔이를 하는 이들이 구체적으로 누구인가’라는 물음에 “누구나 알만한 사람들이고 이 기자회견을 보고 머리를 쳐들면서 발끈하는 사람들”이라며 “지금 당원대회가 진행 중이다. 끝나면 본격적으로 그들의 실체가 드러날 것이고 본격적인 당의 혁신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두관 당대표 후보 같은 경우 친명 더민주전국혁신회의를 겨냥했다. 이재명팔이 무리도 어떤 집단을 의미하느냐’는 물음에도 “선거 끝나면 말씀 드리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최고위원 후보들 중에 ‘이재명팔이’하는 이들이 있느냐’고 묻자, “그거는 아닌 거 같다”고 답했다. 

‘이재명팔이 무리랑 이재명 전 대표를 분리할 수 있나’라는 질문에 “그건 좀 봐야 할 것 같다”며 “많은 분들이 제 견해에 공감하면 순조롭게 진행될 거다. 그러나 그렇지 않으면 제가 좀 많이 두들겨 맞겠지만 제가 기자회견까지 자처하며 말씀드리는 건 온갖 시련과 어려움이 있더라도 꿋꿋하게 밀고 나가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가 당의 단합에 저해한다고 판단하면 이 전 대표도 개혁 대상이 될 수 있나’라는 물음에 “이 대표에 대한 애정이나 당의 유력 대권주자라는 믿음에 대해서는 예전에도 그렇고 지금도 전혀 변함이 없다”고 했다.

정 후보는 ‘당의 혁신 모습’에 대해 “2001년 ‘홍삼 트리오(김대중 전 대통령 아들 홍일·홍업·홍걸씨를 지칭) 사건’을 기억할 거다. 그때 당시 김대중 대통령의 3남들에 대해 여러 문제 제기가 있었고 동교동 좌장 권노갑을 물러나게 해야 한다는 천정배, 신기남, 정동영 세 분의 ‘천신정 정풍운동’이 있었다”며 “그 이후 23년 동안 민주당에서 제대로 된 혁신, 정풍운동이 없었던 건 그러한 호가호위 정치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지금 내일모레 대선을 치러야 하는 절체절명 과제가 있는데 그런 세력들이 생각 외로 많았고 생각 외로 많은 당원들이 우려하고 있었다”며 “전당대회가 끝나면 혁신 정풍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돼야 한다는 게 오늘 기자회견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정 후보는 이 전 대표가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김민석 최고위원 후보에게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나’라고 언급한 뒤 김 후보가 정 후보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선 것에 대해 “다양한 견해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러려니 한다”고 답했다. 이 답은 이 전 대표가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이 전한 정 후보의 발언에 대한 질문을 받고 “사물을 보는 시각은 다양하니까 입장도 다양할 수 있는 것이고, 뭐 그런가보다 하고 있다. 그러려니 한다”고 답한 것과 비슷하다. 

앞서 박 전 의원은 지난 8일 SBS라디오에 출연해 “(정 후보가) 이 전 대표의 최고위원 경선 개입에 대해 상당히 열 받아 있다”고 밝혔다. 정 후보는 이에 대해 “사적 대화다 보니 본의가 과장되게 전해진 부분이 있다”며 “‘귀여워 죽겠다’는 건 귀엽다는 거지 죽겠다는 게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또 박 전 의원이 “정 후보가 ‘최고위원회의는 만장일치제다. 두고 봐, 내가 들어가면 어떻게 하는지’라고 말했다”고 한 부분에 대해선 “최고위는 만장일치제가 아니다”라고 반박하면서도 “최고위가 주요 당무 결정을 많이 하는데 거기서 거수기가 되지 않겠다는 말”이라고 말했다.

정 후보는 ‘이 전 대표와 따로 얘기해봤느냐’는 물음에 “혹시 최고위에 들어가면 논의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