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위] 전현희 "윤석열 김건희가 살인자" 아수라장... 與 "극언" 대통령실 "저열한 행태, 사과하라"
與野, 권익위 간부 사망 책임론 놓고 대격돌 與, 전현희 제명 촉구 결의안 제출.. 대통령실 "죽음에 이르게 한 건 민주당" 野, 尹 부부 무혐의·장시호 위증교사 등 사유로 김영철 검사 탄핵 추진 임은정, 증인 불출석에 "검찰 대신 사과".. "검찰, 사냥개는 가까이 두고 써" 민주 "검사 탄핵소추안 가결시킬 것".. 박상용·엄희준·강백신 검사 청문회 추진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14일 김영철 검사(현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에 대한 탄핵소추 사건 조사 청문회를 개최했다.
이날 청문회에서 야당은 최근 권익위 간부 사망 사건을 놓고 살인정권 공세를 펼쳤다.
민주당 전현희 의원이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에 대해 수사 결과 이첩 의견을 냈던 권익위 간부의 사망 사건을 언급하자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이 "그분의 죽음에 본인은 죄가 없는가"라고 받아쳤고, 이에 전 의원은 "김건희, 윤석열이 죽였다"고 소리치면서 청문회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국민의힘은 전 의원에 대한 의원직 제명을 추진키로 했다. 대통령실도 "저열한 행태"라며 민주당의 공식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한편, 이날 청문회에는 조사 당사자인 김 검사를 비롯하여 김건희 여사, 이원석 검찰총장 등 20명의 증인 가운데 임은정 부장검사만 증인으로 출석했다. 청문회가 시작된 후 여야는 검사 탄핵의 적절성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전현희 "권익위 간부 사망, '尹 부부' 비호가 원인" vs 與 "전현희, 그분 죽음에 죄 없나"
이날 청문회는 국민권익위원장 출신인 전현희 민주당 의원의 발언을 시작으로 여야간 고성과 삿대질이 오갔다.
전현희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김건희 여사 디올백 수수 사건을 맡았던 권익위 부패방지국장 직무대리의 사망에 대해 언급을 했다.
전 의원이 "권익위 수뇌부가 윤석열 대통령과 김 여사 부부를 비호하기 위해 유능하고 강직한 공직자 1명이 억울하게 희생된 것"이라고 발언하자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전 의원의 발언은 의사진행 발언이 아니다"고 항의했다.
송 의원은 또 전 의원을 향해 "(당신 때문에) 그분이 얼마나 많은 고생을 했나. 본인은 그분의 죽음에 죄가 없느냐.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자 전 의원은 "김건희가 살인자다. 김건희와 윤석열이 죽였다"고 소리쳤고, 민주당 장경태 의원은 "김건희 때문에 사람이 죽지 않았느냐. 300만원(짜리 명품백) 때문에 사람이 죽었다"고 말했다.
같은 당 서영교 의원은 송 의원을 향해 "부끄럽다. 김건희한테 그렇게 딸랑딸랑해도 사무총장도 못 하더니만 기본적 양심은 있어야지"라며 직격했다.
위원장 제지에도 여야 의원들은 마이크가 꺼진 상태에서 한동안 서로 삿대질하며 고성을 질렀고 결국 청문회는 정회됐다.
국민의힘 소속 법사위 의원들은 정회된 후 성명을 통해 "민주당 전현희 의원은 회의 주제와 아무런 연관이 없는 권익위 간부 사망과 관련한 발언을 꺼냈다"며 "국민의힘 의원들이 이의를 제기하자 '입 다물고 가만히 계세요'라는 부적절한 말을 하는가 하면 '김건희가 살인자', '김건희, 윤석열이 죽였어요'라는 극언까지 쏟아부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에 더해 민주당 장경태 의원도 '김건희 씨 명품백 때문에 사람이 죽었다'라는 도를 넘는 말을 서슴지 않았다"며 "공직자의 안타까운 죽음을 정쟁으로 이용하려는 참으로 무책임하고, 무도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전 의원은 권익위원장 시절, 상습 지각 등으로 감사원 감사를 받는 등 오히려 조직에 부담을 주었던 장본인"이라며 "정권이 바뀌고도 사퇴를 거부해 권익위 직원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여러 제보가 나오게 하더니 이런 가슴 아픈 사건을 정쟁으로 악용하는 못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체 누가 권익위 직원들을 괴롭히고 죽음으로 몰고 갔는지는 국민께서 판단하실 것"이라며 "민주당은 성찰하고 자성하는 자세부터 갖추고, 극언을 쏟아낸 부분에 대해서 공개적으로 사과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與, 전현희 제명 촉구 결의안 제출.. 대통령실 "죽음에 이르게 한 건 민주당"
국민의힘은 이날 검사 탄핵 청문회에서 김건희 여사에 대해 '살인자'라는 표현을 쓴 전현희 의원을 상대로 국회의원직 제명을 추진한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별도의 입장문을 내고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반인륜적 폭언"이라며 "응분의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추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본인들의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을 수사했다는 이유로 김영철 검사에 대한 보복성 탄핵을 발의하는 것도 모자라 보복성 청문회까지 열었다"며 "전 의원은 청문회 주제와도 맞지 않는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한 권익위 간부의 비극을 정쟁으로 몰아간 것도 모자라, 대통령 부부에게 도저히 있을 수 없는 막말을 내뱉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은 누군가를 살인자라고 공개 지목해도 되는 갑질의 권한이 아니다"며 "하물며 국회의원이 대통령 부부에게 살인자라고 외치는 것은 삼권분립 헌법체계를 부정하는 것이고 면책특권 뒤에 숨어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범죄적 막말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통령실도 "공직자의 안타까운 죽음마저 또다시 정치공세에 활용하는 야당의 저열한 행태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면서 "결과적으로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은 민주당"이라고 발끈했다.
정혜전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민주당은 민의의 전당인 국회에서 국민이 뽑은 대통령 가족을 향해 차마 입에 담지 못할 막말을 내뱉었다"며 "근거없는 일방적인 주장에 근거해 거친말 쏟아낸 것은 한 인간에 대한 인권유린이고 국민 향한 모독"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걸핏하면 공무원들 국회 불러 윽박지르고 자신들 말 듣지 않으면 공무원 연금 박탈 협박까지 결과적으로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은 다름 아닌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野, 尹 부부 무혐의·장시호 위증교사 등 사유로 김영철 검사 탄핵 추진
김 검사 "직무 유기·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 사실 없다"
이날 청문회는 김영철 차장검사에 대한 탄핵소추 조사 차원에서 마련됐다.
앞서 법사위는 지난달 31일 야당 법사위원들 주도로 '검사(김영철) 탄핵소추사건 조사 계획서 채택의 건'과 '탄핵소추사건 조사 관련 서류제출요구의 건'을 의결하고 청문회 증인으로 김건희 여사와 이원석 검찰총장, 장시호 씨 등 20여 명을 채택했다.
김영철 차장검사는 지난 2022~2023년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장으로 재직하던 시기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관련 사건에 모두 무혐의 처분을 내려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했다는 것이 이번 탄핵 소추의 주된 사유다.
또 김 차장검사가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과 관련해 별건 수사를 하고 피의사실을 공표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에서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씨 조카 장시호에게 법정에서 허위 증언을 하도록 교사했다는 의혹도 탄핵 사유로 명시됐다.
이와 관련해 김 차장검사는 지난 13일 입장문을 통해 장시호씨가 법정증언을 할 때까지 특검 사무실에 출정을 나온 사실이 없다며 위증 교사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또, 민주당 전대 돈봉투 사건은 관련자에 대해 법원이 1심과 2심에서 유죄를 선고한 만큼 별건 수사가 아닌 적법한 수사임을 인정한 것이라고 주장했으며 윤 대통령 부부에 대한 무혐의 처분 역시 "직무를 유기하거나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김 차장검사는 "지난 정권 수사팀으로부터 사건을 인계받은 후 수개월간 다각도로 수사를 진행하고 김 여사에 대해 2차례 서면조사를 진행한 후 무혐의 결정을 했다"며 "수사 결과에 대해 민주당 측 고발인도 인정하고 항고 등 이의제기를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장 씨에 대한 위증교사 의혹 사건은 현재 공수처에서 수사 중이고,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은 검찰 수사와 재판이 진행 중"이라며 "국회에서 저를 증인으로 출석시켜 조사할 경우 진행 중인 수사와 재판에 부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증인 출석이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與 "민주당 탄핵당이냐" 野 "징계위해 필요한 절차".. 정청래 "김건희씨 불출석 유감"
이날 청문회가 열리자 여야는 국회의 '검사 탄핵소추' 적절성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검사 징계법에 의해서 얼마든지 검사를 징계할 수 있고 여러 불이익을 줄 수 있는 방법이 있음에도 아까운 시간에 청문회를 열고 탄핵안을 상정하는 게 정말 이해가지 않는다"면서 "세간에는 민주당이 탄핵당이냐는 말이 나온다. 장마가 끝나고 탄저병이 도는데 국회에서는 탄핵당이 돈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민주당 소속인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오늘 청문회는 김영철 검사를 탄핵할지 말지를 조사하고 알아보기 위한 것"이라며 국회법 131조에 따른 정상적 절차라고 강조했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도 "탄핵 절차는 징계 절차로 이건 징계를 위한 조사 절차"라며 "징계하려면 조사위를 열어야 하는데 오늘 위원회가 그런 개념"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수술하는 손은 깨끗해야 하는데 검사가 범죄 집단처럼 조직범죄를 저지르는 거 아니냐는 국민 우려가 높아졌다"며 "나쁜 짓 한 사람, 국민 기본권을 침해한 사람은 조사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정 위원장은 이날 임은정 검사를 제외한 나머지 증인들이 불출석한 데 대해 고발 등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그는 "불출석한 주요 증인들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며 "지난 청문회에 이어 송달 자체를 고의적으로 기피하고 불출석 사유서도 제출하지 않은 채 국민을 무시하고 무단으로 불출석한 김건희씨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날 불출석한 김영철 검사를 향해서도 "떳떳하고 당당하면 나오면 된다. 왜 못 나오나"라며 "우리 헌법은 사회적 특수계급을 인정하지 않는데 검사들은 특수계급인가. 떳떳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김용민 의원도 "오늘 불출석한 검사들이 낸 사유서가 다 똑같다. 복사해서 붙였다"라며 "일개 행정부 공무원들이 국회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검사 출신인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의 탄핵소추안에 담긴 내용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유 의원은 "이미 모해위증 사건과 관련해 당시 장시호씨가 검찰에 출석하지 않은 것이 확인됐고, 대본으로 위증교사한 적이 없다는 당사자의 진술까지 언론에 나온 상황"이라며 "나머지 부분도 범죄사실이라고 볼 것이 없다"고 말했다.
임은정, 증인 불출석에 "검찰 대신 사과".. "검찰, 사냥개는 가까이 두고 써"
이후 재개된 청문회에서는 유일하게 출석한 임은정 대전지검 부장검사를 대상으로 질의가 이어졌다.
이날 임 부장검사는 탄핵 소추 당사자인 김영철 검사를 비롯하여 증인 대다수가 불출석한 데 대해 "여기가 민의의 전당인데 국가공무원들이 이렇게 할 수 있는지 개탄스럽다"며 "검찰을 대표해 나왔다는 마음으로 왔는데 대신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차장검사가 장시호씨에 위증을 교사했다는 혐의에 대해 "검찰 구형보다 법원 선고형이 낮은데 법원 선고형보다 검찰 구형이 1년이나 실형이 낮게 나왔다는 건 플리바게닝(유죄협상)이 심히 되었다거나 협조가 잘 됐다거나 아주 친밀한 유대관계가 엿보이는 정황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검사 출신인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이 "친윤 검사는 지방에서 근무하지 않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라고 묻자 "검찰에선 본인들 원하는 수사 결과를 내줄 '사냥개'를 가까이 두고 쓴다"고 말했다.
임 부장검사는 또 "윤석열 대통령 이전에도 잘나가는 검사들은 서울 근처에만 있었고, 시골로 간다고 해도 서울 북부지검에 가는 시절이 노무현 정부 때 있었다고 들었다"며 "여기 계신 검찰 출신 의원들도 잘 알고 계시지 않은가. 원하는 대로 수사 결과를 내줄 사람한테 S나 A 평점을 주고 있는데 검찰의 병폐이자 악순환이다"라고 지적했다.
서울중앙지검장을 지낸 이성윤 민주당 의원이 "검사가 수사 과정에서 사건을 회유하고 진술을 조작하는 경우가 자주 있느냐"고 묻자 임 부장검사는 "특수수사에서 만연한 행태인 것 같다"면서 '김학의 불법 출국 금지' 사건으로 2심이 진행 중인 이규원 조국혁신당 대변인을 예로 들었다.
임 부장검사는 "최근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이규원 검사의 김학의 출국금지 사건과 관련해서도 이규원 검사에게 억지로 불리한 진술 받아냈다고 검사가 법정에서 증언했다"며 "놀랍고 참담하다"고 말했다.
민주 "검사 탄핵소추안 가결시킬 것".. 박상용·엄희준·강백신 검사 청문회 추진
한편 민주당은 14일 "법사위 청문회가 불발되더라도 탄핵소추안을 가결시켜 검찰의 힘을 국민의 것으로 되돌려놓겠다"고 했다.
강유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면 브리핑을 내고 "탄핵 소추 당사자인 김영철 검사를 비롯해 이원석 검찰총장, 김건희 여사, 장시호씨 등 핵심 증인들이 청문회에 모조리 불출석하고 있다"며 "수사, 기소권을 틀어쥐고 최고 권력의 비호를 받고 있으니 국민도 국회도 무시해도 된다 여기는 건가"라고 했다.
강 원내대변인은 "청문회는 김영철 검사가 저지른 짓의 위법성과 탄핵 여부를 조사하고 판단하는 자리"라며 "떳떳하다면 청문회에 나와 해명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검찰도 공무원이고 비위를 저질렀으면 징계를 받는 게 상식"이라며 "민주당은 청문회에 불출석한 증인들의 법적 책임을 엄중히 따져 묻겠다"고 밝혔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김 차장검사를 시작으로 박상용·엄희준·강백신 검사 등 탄핵 소추 대상 검사들에 대한 청문회를 이어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