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희선 보건의료노조 위원장 “의사협회의 간호법 반대는 ‘이율배반’…전공의들, PA 간호사 있어야 어플라이 해”

“전공의들 사직 전에도 PA 간호사 1만 여명 있어” “28일 본회의에서 간호법 통과 안 되면 심각” “정부, 의료공백 핑계로 희생-헌신만 강조해” “임금 인상 요구 굉장히 낮은데도 사측 협상에 임하지 않아”

2024-08-26     고영미 기자
집단행동 나선 의사 공백 메우는 현장의 간호사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고영미 기자] 최희선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26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여야가 간호법에 합의해 불법의료를 끝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위원장은 의사협회의 간호법 통과 반대에 대해 “의대증원도 비판하면서 PA 간호사 합법도 반대하는 것은 이율배반적”이라며 “전공의들이 과를 어플라이 할 때 거기에 PA간호사가 있으면 어플라이 하고 없으면 안 한다”라고 주장했다. 

“여야, PA 간호사 희망고문 끝내야” 

최 위원장은 오는 28일 본회의에서 간호법이 빠질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 “저는 그 지점에 대해서 굉장히 납득할 수가 없다”라고 밝혔다.

그는 “여당과 야당이 간호법 제정안을 비쟁점 법안으로 처리하기로 했었다. PA간호사 업무범위와 법안 명칭 문제, 그 다음에 간호조무사 국가시험 응시 자격 문제가 지금 쟁점으로 남아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큰 틀에서 합의해서 일단은 PA간호사가 불법의료에 계속 내맡겨지는 것은 끝내야 되지 않을까”라며 “실제로 간호법은 이미 통과되었던 것이 거부권 행사로 인해서 지금 무산된 것”이라 지적했다.

최 위원장은 “언제까지 여야가 쟁점의 도구로 사용하는 것은 맞지 않고 또 PA간호사들은 ‘언제 우리가 합법적으로 할 수 있나’라고 기다리고 있는데 그건 희망고문만 계속하고 있는 것”이라 말했다.

“의사협회의 간호법 반대는 이율배반적” 

최 위원장은 의사협회에서는 간호법이 통과되면 오히려 전공의들의 복귀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강하게 반대하는 것에 대해 “의사협회는 계속 간호법 통과를 반대해 왔었는데 지금 의사가 부족해서 PA간호사가 그 업무를 대신하고 있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전공의들이 사직하기 전에도 PA간호사들은 1만 명이 넘게 있었다. 지금 저희가 추산하기로는 2만 명 가까이 PA간호사가 있는데 의대증원도 반대하면서 PA간호사가 합법화되는 것도 반대한다는 것은 굉장히 이율배반적”이라 비판했다.

그는 “또 전공의들이 과를 어플라이 할 때 거기에 PA간호사가 있으면 어플라이 하고 없으면 안 한다. 실질적으로 의사들이 하는 업무를 상당 부분 도와주고 있는 것이 지금 PA간호사들인데 PA간호사 합법화를 반대한다는 것은 있을 수가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지금 간호사들이 PA업무를 하고 있는데 합법화가 되지 않는다고 하면 PA간호사들한테 계속 불법의료를 하라고 하는 것”라고 지적했다.

최 위원장은 내일모레 본회의에서 (간호사법이) 통과가 안 되면 그때는 어떻게 되느냐는 질의에 “그때는 정말 심각하지 않을까”라며 “PA간호사들조차도 ‘우리도 못하겠다’라고 할 수 있지 않겠나”라고 우려했다. 

“PA 간호사 업무 명확히 해야” 

최 위원장은 이번 파업의 핵심적인 쟁점이 임금 인상이냐는 질의에 대해 “임금 인상뿐만 아니라 의사들이 빈자리를 PA간호사들이 많이 메워 오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일반 간호사들이 PA간호사들로 차출되면서 일반 간호사들의 업무량도 굉장히 늘었다. PA간호사들이 하고 있는 업무 범위 명확화, 불법 의료 근절, 그리고 인력 확충도 포함되어 있고 임금 인상도 포함되어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PA간호사에 대해 “실제로 지금 PA간호사들은 간호사 면허로 의사 업무를 하고 있다”라며 “정부는 지금 상황을 보건의료 심각단계로 만들면서 PA간호사 시범사업이라는 것을 하고 있고 시범사업이기 때문에 불법은 아니라고 얘기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최 위원장은 “다만 불법은 아니지만 그것으로 인한 의료 사고에 대해서 책임은 어느 누구도 지지 않고 있다. 그래서 PA간호사로 일하고 있는 간호사들은 항상 불안 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리고 전공의들이 복귀하지 않는 것이 오래 갈 것이라고 보고 있기 때문에, 많은 병원들이 그 공백을 PA간호사로 채우겠다는 방향을 설정하고 있다”라며 “신규 간호사들도 PA간호사로 차출되고 있고 어떤 교육도 받지 않은 상황 속에서 수술까지 들어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차출’이라는 표현에 대해 ‘나는 PA간호사 하지 않겠다’라고 밝혀도 전혀 수용이 안 되고 있는 거냐는 질의에 “현장에서 PA간호사들을 일단 모집을 하는 형식으로 취하고 있긴 하지만 PA간호사가 필요하기 때문에 설득이라든지 이런 것들도 이루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보건의료노조, 파업이 아닌 타결이 목표” 

'조속한 진료 정상화' [사진=연합뉴스]

최 위원장은 오는 29일 보건의료노조 총파업 예고 이유에 대해 “IMF나 코로나 시기에도 매년 노사교섭은 진행을 하고 있다. 지금 의사 진료 거부로 의료 공백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는데 병원은 지금 교섭에 성실하게 임하고 있지 않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노동조합은 파업 없이 타결하고자 하지만 사용자 측과 정부가 계속 의료 공백 사태를 핑계로 노동자들에게 일방적인 희생과 헌신만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교섭이 지지부진했었다. 저희는 파업이 마지막 수단이라고 하고 있지만 파업이 목표가 아니라 타결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는 파업 철회 가능성에 대해 “저희가 조정위원회에 조정 신청을 한 이후에조차 교섭을 계속 이어왔었다”라며 “저번 주 1차 조정회의에서도 노사 타결의 의지를 보여왔다. 그렇지만 교섭의 진전은 없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또 주말에도 교섭을 진행한 사업장들이 있어서 저희는 사용자들이 전향적인 태도를 한다면 얼마든지 좁혀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총파업 돌입 시점을 29일로 정한 이유가 28일 본회의 일정을 염두에 둔 것이냐는 질의에 대해 “사실 그렇지는 않았다. 저희가 교섭이 2개월 넘게 진행하는데 병원 측은 계속 올해 경영이 어렵다는 이유로 안을 전혀 내놓지 않고 있어서 저희가 타결을 하기 위한 그런 과정 중에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저희는 필수공익사업장이라 조정신청이라는 조정기간을 거쳐야지 쟁의권을 확보할 수 있어서 지난 13일 쟁의 조정 신청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병원, 적자 누적으로 희생만 강요해” 

최 위원장은 사측인 병원 쪽에서는 의료 공백 사태로 인한 적자 누적을 강조하는 것 같다는 질의에 “전공의 의존도가 높았던 수련병원들은 실질적으로 상반기 경영이 많이 어렵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렇지만 저희는 무급휴가라든지 강제 연차 등으로 고통 분담을 해왔었고 또 전공의들이 사직했기 때문에 그 전공의들에 나갔던 임금도 사실 세이브 된 상황”이라 주장했다.

그는 “실질적으로 수련병원은 대부분 국립대, 사립대 등 대학병원으로 기존에 수천억씩 수익이 났을 때에도 고유목적사업금이라는 명목으로 재단에 보내왔었다”라고 지적했다.

최 위원장은 “그때는 시설과 장비에 투자하고 새 병원 짓는데 급급했던 병원들이 지금 상반기 경영이 어렵다고 해 노동자들도 고통을 분담하고 있는데 여전히 희생만 강요하고 우리 보고 참으라고 하는 것은 있을 수가 없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리고 물가도 상당히 인상됐는데 우리가 많은 부분을 요구하는 것도 아니고 예년보다 임금 인상 요구도 굉장히 낮다”라며 “지금 임금 협상에는 응하고 있지 않아서 그것도 답답하다”라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그동안 무급휴직이나 희망퇴직을 당한 간호사들 규모에 대해 “한 병원을 사례로 예를 들면 지금까지 무급휴직을 간 조합원 수가 1만 1천 일에 달한다. 실질적으로 한 주에 하나 정도 무급 휴가를 간다 하더라도 한 달이면 4일을 무급휴가를 가게 되는 거고 월급에서 7~ 80만 원 많게는 100만 원 정도 실질적인 임금 삭감이 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