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계엄설 공방 격화.. 野 "계엄 않겠단 보장하라" vs 대통령실 "국군 모독" 與 "국정이 장난인가"

민주, 尹 향해 '계엄령 준비 의혹' 공개 토론 제의 野, 국방위서 "계엄설, 예방주사 효과" vs 신원식 "안하겠다는데 자꾸 계엄 괴담" 한동훈 "관련 정보 공개해달라" 김부겸 "뜬금없어 비현실적"

2024-09-06     김승훈 기자
용산 대통령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제기한 계엄설과 관련해 정치권의 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민주당은 국방부장관 후보자인 김용현 대통령실 경호처장이 육군특수전사령관·국군방첩사령관·수도방위사령관과 모임을 가지고,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이 국군방첩사령관을 따로 만난 것이 일반적이지 않다면서 이른바 '충암고 라인'을 중심으로 계엄을 검토하고 있다는 의혹을 연일 제기하고 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을 향해 계엄을 하지 않겠다는 보장조치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과 여당은 "국군 모독" "국정이 장난인가"라며 실체가 없는 무분별한 의혹제기라고 맞서고 있다.

민주, 尹 향해 '계엄령 준비 의혹' 공개 토론 제의

민주당 김민석 최고위원은 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계엄 생각이 없다는 것이 진심이면 국민적인 보장조치를 할 의향이 있나"라고 공개 질의했다.

이날 김 최고위원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국군방첩사령관 등 충암고 출신 4인과 비밀회동을 했고, 김용현 국방부 장관 후보자도 최근 육군특수전사령관·국군방첩사령관·수도방위사령관과 비밀회동을 가졌다"며 "모두 장관 보고를 패싱한 군기위반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계엄령 준비 의혹'과 관련, 윤석열 대통령 또는 비서실장·안보실장이 자신과 공개토론을 벌이자고 제안했다.

민주당은 충암고 출신이 군에서 중용되고 있는 것이 예사롭지 않다는 입장이다.

김 후보자를 비롯하여 육군특수전사령관, 국군방첩사령관, 수도방위사령관이 모두 윤석열 대통령과 같은 충암고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국방부장관과 함께 대통령에게 계엄 선포를 건의할 수 있는 이상민 행안부 장관 역시 충암고 출신이다.

즉, 충암고 출신 인사들의 잇따른 회동에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 제기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달 최고위원회의에서 "차지철 스타일의 '야당 입틀막' 김용현 경호처장을 국방부 장관으로 갑작스럽게 지명하고 대통령이 '반국가세력'이란 발언도 했다"며 "이런 흐름은 국지전과 북풍 조성을 염두에 둔 계엄령 준비 작전이라는 것이 저의 근거 있는 확신"이라고 말했다.

野, 국방위서 "계엄설, 예방주사 효과" vs 신원식 "안하겠다는데 자꾸 계엄 괴담"

민주당은 5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신원식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 겸 국방부장관에게 계엄과 관련한 의혹 제기를 이어갔다.

이날 박선원 민주당 의원은 김용현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경호처장 시절 수도방위사령관·특전사령관·방첩사령관과 만난 것은 신원식 당시 국방부장관의 승인을 받지 않았다는 것을 문제 삼았다.

신원식 실장은 김 후보자를 비롯한 4인 모임을 자신이 사전 승인해 왔다고 했으나 이달 초 경호처장 공관에서 진행된 모임은 승인이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박 의원이 '가장 최근 모임은 언제 이뤄졌느냐'고 묻자 신 실장은 "최근에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한 것이다.

부승찬 민주당 의원은 이상민 행안부 장관이 올해 초 국군방첩사령부를 방문해 여인형 사령관을 비롯한 충암고 후배 장교들과 식사 회동을 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부 의원의 의혹 제기에 신 실장은 "그거는 보고받은 바 없다"며 "확인해보겠다"고 답변했고 부 의원은 "보고받지 못했다면 방첩사령관을 경질해야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군 보고체계상 국방부 장관이 모르는 행정안전부 장관의 방첩사 방문은 이례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부 의원은 "일련의 과정이 최근에 다 일어나고 있다"며 "국회에서는 (계엄 의혹을) 당연히 지적할 수 있는 것이다. 예방주사의 효과도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신 실장은 "근거 없이 툭 던진 말에 장병들의 상처는 이루 말할 수가 없다"며 "국군의 수장인 나부터 자존심이 상하고 명예가 손상돼 밤에 잠이 안 온다"면서 계엄설은 국군을 모독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신 실장은 김민석 민주당 의원과도 설전을 벌였다.

신 실장인 "계엄 명령을 내릴 사람도 없고 내리더라도 군은 움직이지 않는다'"고 하자 김 의원은 "12·12 사태 (계엄령 선포 당시) 군과 국민의 동의가 있었나. 군과 국민의 동의가 있었던 계엄이 있었나"라고 따져 물었다.

그러자 신 실장은 "대답할 가치가 없다"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고, 김 의원은 "장관" 신 실장은 "의원님"이라고 서로를 부르며 신경전을 이어갔다.

그러면서 신 실장은 "안 하겠다고 없었다고 다짐하는 데 왜 자꾸 계엄 괴담을 하시나"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동훈 "정보 공개해달라" 김부겸 "뜬금없어 비현실적"

국민의힘도 민주당의 '계엄' 공세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동훈 대표는 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성호 의원님은 '정치인이 이 정도 얘기도 못 하냐'고 했는데 국정이 장난인가"라며 계엄령 준비설에 대해 "민주당이 밑도 끝도 없이 내뱉은 말"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민석 의원은 '한 대표는 계엄 정보 같은 중요한 정보를 알지 못할 것이다'라고 말했는데 제가 모르고 김 의원이 아는 정보를 공개해달라"고 말했다.

민주당 내에서도 계엄설에 대해 비판이 나오고 있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5일 '계엄령 준비설'에 대해 "뜬금없고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없다"고 말했다.

김 전 총리는 이날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계엄령이라는 게 옛날처럼 무소불위의 권한이 행사될 수 있는 것도 아니"라면서 "국회에서 해제를 요구하면 바로 해제해야 하므로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