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北, 5일 연속 대남 오물풍선 1250개 집중 살포.. 지난 5월 이후 피해액 2억원 육박

5월 이후 17차례 오물풍선 살포.. 풍선도발 일상화 기폭장치 탑재되며 재산 피해 커져.. 공장 창고 화재로 8천만원 피해 北, 한미 첫 NCG모의연습에 "핵위협 공갈…대비 조치 결행"

2024-09-09     김승훈 기자
춘천에서 발견된 오물풍선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북한이 8일 오전까지 5일 연속으로 대남 오물풍선 1250개를 집중 살포했다. 지난 5월 이후 17차례에 걸친 오물풍선 살포로 매주 1회씩 이뤄진 셈이다. 오물풍선 살포가 지속되며 민간 재산피해액도 계속해서 증가해 약 2억원에 이르고 있다.

한편, 북한의 도발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미국이 지난 5~6일(현지 시각) 미 워싱턴DC에서 제1차 한미 핵협의그룹 모의연습(NCG TTS)을 실시하자 "미국과 장기적 핵 대결에 대비하기 위한 실천적 조치들을 지속적으로 결행해 나갈 것"이라며 행동을 예고했다.

5월 이후 17차례 오물풍선 살포.. 풍선도발 일상화

기폭장치 탑재되며 재산 피해 커져.. 공장 창고 화재로 8천만원 피해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4일부터 8일 오전까지 매일 오물풍선을 날려 보냈다.

지난 5월 28일 1차 살포 이후 이달 8일까지 17번이나 오물풍선이 날아왔다. 평균 주 1회는 오물풍선을 날려 보낸 셈으로 북한의 '풍선 도발' 일상화가 우려되는 대목이다.

지금까지 오물 풍선에 담긴 내용물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초기에는 변이나 퇴비, 담배꽁초가 위주였다면 이후에는 종이, 비닐, 천 조각, 플라스틱병이 담겼으며 현재까지 위해물질은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오물풍선으로 인한 재산 피해는 벌써 2억원까지 증가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부남 의원이 서울시와 경기도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일 10일까지 수도권에서 생긴 오물풍선 피해 규모는 1억52만8천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5월 29일 서울 영등포구 물류센터에 세워둔 차에 오물 풍선이 떨어지면서 차 지붕이 파손돼 1천571만9천원의 재산 피해가 났고, 6월 10일에는 서울 종로구에 있는 한 주택 지붕이 오물 풍선으로 파손돼 1천485만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6월 2일 경기도 부천시에선 기폭 장치가 달린 풍선이 승용차에 떨어져 불이 나면서 앞바퀴와 운전석이 그을려 121만4천원 상당의 피해가 났다.

이달 8일에는 경기 파주의 한 제약회사 창고 옥상에 기폭장치가 탑재된 오물풍선으로 화재가 발생해 330㎡ 크기 창고 지붕이 모두 피해를 입었다.

다행히 창고 내부에는 직원 등 관계자가 없어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소방서 추산 8729만3000원 상당의 재산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오물풍선으로 인한 가장 큰 재산 피해다.

민주당 윤종군 원내대변인은 9일 논평을 통해 "닷새 연속 이어진 북한의 도발에도 정부의 대응은 보이질 않는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윤 원내대변인은 "윤석열 정부는 북한의 도발에 아예 손을 놓아버렸느냐"라며 "주말 내내 날아든 긴급문자보다 대책 없는 정부가 국민을 더욱 불안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이어 "치킨게임으로 치닫는 정부의 강대강 정책은 북한의 도발을 일상으로 만들고 있다"면서 "북한의 오물풍선 도발이 윤석열 대통령이 부르짖던 힘에 의한 평화의 결과물이냐"고 비판했다.

北, 한미 첫 NCG모의연습에 "핵위협 공갈…대비 조치 결행"

북한의 도발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한미가 진행한 제1차 핵협의그룹(NCG) 모의연습(TTS·Table Top Simulation)에 반발하며 "미국과 장기적 핵 대결에 대비하기 위한 실천적 조치들을 지속적으로 결행해 나갈 것"이라고 반응했기 때문이다.

이번 TTS는 북한의 핵 공격이 임박하거나 진행되는 상황 등을 가정해 어떻게 북한 공격을 억지하고 미 핵 자산을 동원해 대응할지와 관련한 단계별 절차와 방안을 시뮬레이션하는 훈련이었다. 지난해 7월 출범한 NCG 차원에서 한미 양국이 한반도 핵위기를 상정해 연습을 한 것은 처음이다.

그러자 북한 외무성은 8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배포한 대외보도실장 명의 담화를 통해 최근 열린 제5차 한미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제1차 NCG TTS 등이 "미국의 핵 위협 공갈"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외무성은 지역의 전략적 안정을 파괴하고 핵 충돌 가능성을 고조시키고 있는 적대세력들의 무분별한 행태에 엄중한 우려를 표시하며 이를 강력히 규탄 배격한다"며 "미국이 비핵화와 대화에 대해 운운하는 것이야말로 우리에 대한 우롱이며 국제사회 기만"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핵 위협 공갈은 우리 국가의 보다 완비되고 향상된 자위적 핵 역량에 의해 철저히 억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통일부는 별다른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9일 '제17회 한미동맹포럼' 조찬 강연에서 한미동맹이 "북한의 안보 위협에 대한 '억제력'을 유지하는 데 큰 공헌을 했다"면서 북한과 대화나 타협보다 대북 억제력 강화에 중점을 두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김 장관은 "지난해 8월 한미일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에서의 '자유롭고 평화로운 통일 한반도 지지' 입장과 올해 7월 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의 '한미 핵억제 핵작전 지침 공동성명 채택'으로 한미동맹의 확장이 구현되고 있다"면서 "한미동맹이 70년 평화를 담보한 것처럼 100년 평화를 위해 더 굳건한 동맹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