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산책방 폭행 사건’에 고민정 “文 목표였다 볼 수 있어”
“文 관련 검찰 수사, 언론 보도가 자극제 됐을 것” 평산책방 이사 “文 가시고 한, 두 시간 뒤에 벌어진 일...우려 많은 상황” 이재명 대표 방문한 당일 저녁, 20대 남성이 평산책방 직원 폭행
[폴리뉴스 김민주 기자]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1일 문재인 전 대통령이 책방지기로 있는 평산마을 책방에서의 최근 피습 사건에 대해 정황상 문 전 대통령이 목표였다고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고 의원은 이날 오전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민주당에서는 목표는 문 전 대통령이었는데 그 자리에 없어서 화를 피했다고 보나’라는 취지의 질문에 “조사를 조금 더 해봐야 알 수 있겠지만 정상황 그렇게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거의 한 30분가량 여러 차례 폭행을 가했고, 그 피해자는 골절이 굉장히 여기저기 많이 됐다고 들었다”며 “이 정도로까지 폭행이 심각해지는 게 있을 수 있는 일인가, 특히 경호구역 내에서 일어난 일이고 시민들도 오가는 곳이어서 굉장히 우려스럽다”고 했다.
고 의원은 검찰 수사와 언론 보도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봤다. 그는 “최근에 문 전 대통령에 관련된 여러 가지 검찰 수사, 또 여러 뉴스 이런 것들이 그 사람에게 자극제가 되었지 않았을까”라며 “정치인들도 극단으로 치달으면 안 되겠지만 뉴스도, 또 수사도 이런 모든 것들이 다 작용을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고 의원은 문 전 대통령 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에 대해선 “최근 근래에 있었던 일도 아니고 워낙 오래전에 있었던 일을 어느 날 갑자기 들고나온 것”이라며 “사법리스크의 문제는 이미 시기상 뛰어넘은 문제라고 본다”고 말했다. .
박성우 평산책방 상임이사는 이날 오전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다녀간 날 벌어진 일”이라며 “책방 직원이 퇴근할 무렵, 괴한이 갑자기 들어와서 ‘오늘 이 대표 왔다갔냐’, ‘문 전 대통령 만나기 전에는 가지 않겠다’고 말해 차분하게 만류하던 직원의 스마트폰을 낚아채고 발길질과 주먹질이 이어졌다”고 전했다.
박 상임이사는 “마구잡이 폭행을 가하기 시작하는데 (CCTV를) 끔찍해서 볼 수 없을 정도”라며 “피해 여성이 소리지르자 남성 2명이 나와서 잡고 말렸는데 제압이 안 되다가 비교적 젊은 남성이 더 와서 3명이 말리자 제압됐다”고 말했다.
그 역시 ‘문 전 대통령이 만약 잠깐 나왔다면 무슨 일이 있었을지 모르겠다’는 진행자 말에 “맞다. 문 전 대통령이 가시고 나서 한, 두 시간 뒤에 벌어진 일”이라며 “그런 부분이 두렵고 우려가 굉장히 많은 상황”이라고 했다.
평산책방 이사회는 전날 성명을 통해 “범행 수법이 잔인하고 전직 대통령 경호구역 안에서 태연히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에서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 난데없는 피습을 당한 직원이 책방의 사무를 총괄하는 책임자이자 아이의 엄마이기에 우리는 더욱 심각하게 이 사건을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우리는 피습 사건이 공권력의 이름으로 전직 대통령과 가족에게 가해지는 무도한 모욕주기의 시기와 온전히 겹친다는 점에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며 “공권력이 키운 증오와 적대심의 구조가 개인의 증오 폭력으로 이어지는 게 아닌지 우려를 지울 수 없다”고 밝혔다.
문 전 대통령 전 사위 서모씨의 ‘타이이스타젯 특혜 채용’ 의혹 수사 과정에서의 검찰 행보가 사건 발생에 영향을 줬다는 주장으로 풀이된다. 검찰은 문 전 대통령 딸 다혜씨 주거지 등 압수수색 과정에서 문 전 대통령을 영장에 ‘뇌물수수 피의자’로 적시했고, 민주당은 이를 ‘정치 탄압’으로 규정했다.
앞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을 방문해 문 전 대통령을 만난 지난 8일 저녁, 사저 인근 평산책방에서 책방 직원이 20대 남성 A씨로부터 폭행을 당했다. 경남 양산경찰서는 A씨를 지난 10일 구속했다. 울산지법 영장판사는 도망과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