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北, 미 대선 앞두고 우라늄 농축기지 최초 공개…김정은 "보기만 해도 힘 난다"
정보당국, 북 핵무기 90여개 보유.. 2030년 160개 이상으로 증가 전망 美 대선 전후 핵실험 가능성.. 트럼프 간접 지원?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북한이 핵탄두 제조의 핵심 원료인 고농축 우라늄(HEU) 제조시설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이번 핵시설 공개로 북한이 다수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게 됐다.
또한, 미국 대선을 50일 가량 앞둔 시점에 이를 공개한 것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간접 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해석된다. 또한, 추후 대미 협상 과정에서 몸값을 올리기 위한 의도도 바탕에 깔린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보당국, 북 핵무기 90여개 보유.. 2030년 160개 이상으로 증가 전망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무기 연구소와 무기급 핵물질 생산시설을 현지지도하고 무기급 핵물질 생산을 늘리기 위한 중요 과업을 제시했다고 13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우라늄 농축기지를 돌아보며 "이곳은 보기만 해도 힘이 난다"면서 "전술핵무기 제작에 필요한 핵물질 생산에 총력을 집중하라"고 강조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북한은 지난 2010년 핵물리학자인 지그프리드 해커 박사를 초청해 평안북도 영변 핵시설 내 우라늄 농축시설을 보여준 바 있지만 이를 대외에 직접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북한 매체가 공개한 사진에는 원심분리기가 빈틈없이 꽉 찬 모습이 확인된다. 우라늄 농축시설은 원심분리기에 우라늄을 넣고 고속 회전해 핵탄두 제조에 필요한 핵물질인 고농축 우라늄(HEU)을 생산한다.
이번 우라늄 농축기지 공개로 북한이 사실상 핵 보유국임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게 됐다.
한미 당국은 북한이 연간 80~100㎏ 규모의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 중인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를 통해 연간 10기 이상의 핵탄두 생산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이상규 한국국방연구원(KIDA) 연구위원은 북한이 2030년까지 생산할 것으로 예상되는 고농축 우라늄은 약 3408㎏, 플루토늄은 약 107~123㎏ 수준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핵무기는 현재 약 90여개에서 약 162~166개로 늘어날 수 있다고 관측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지난 9일경 연설에서 핵무기 생산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공화국의 핵전투 무력은 철통같은 지휘통제체계 안에서 운용되고 있다"면서 "우리는 지금 핵무기 수를 기하급수적으로 늘이는 데 대한 핵무력 건설 정책을 관철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0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핵을 보유한 적수국가들이 강요하는 그 어떤 위협적 행동에도 철저히 대응할 수 있는 핵 역량을 부단히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강력한 힘, 이것이 진정한 평화이고 우리 국가발전의 절대적인 담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우리가 자기를 지키기 위해 가진 핵무기는 그 누구에게도 위협으로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美 대선 전후 핵실험 가능성.. 트럼프 간접 지원?
전문가들은 이번 북한의 우라늄 농축시설 공개는 미국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도 이날 현지지도에서 "미제를 괴수로 하는 추종 세력이 공화국을 반대해 감행하는 핵위협 책동은 더 노골화되고 위험한계를 넘어서고 있다"며 "미국과 대응하고 견제해야 하는 우리 혁명의 특수성"이라며 미국을 직접 겨냥했다.
이에 따라 오는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핵실험을 감행할 것이라는 전망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이상규 위원은 "북한이 오늘 우라늄 농축시설을 공개한 건 11월 미국 대선을 고려한 전략으로 볼 수 있다. 미 대선 전후로 제7차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13일 동아일보는 정보 당국을 인용해 함경북도에 위치한 풍계리 핵실험장이 상시 핵실험이 가능하도록 관리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정보 당국 관계자는 "대내외 정세를 고려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정책적 판단에 따라 핵실험 시기가 결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미 대선 전 핵실험은 트럼프에게 간접적인 도움이 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해리스 민주당 후보는 북한과 협상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으나 트럼프 공화당 후보는 당선시 김정은 위원장을 만날 것이라고 여러차례 공언한 바 있다.
최근 TV토론에서도 트럼프 후보는 재임 시절 김 위원장과의 협상을 강조하며 "북한은 나를 두려워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국제사회에 미칠 파장을 고려해 핵실험 대신 우라늄 농축시설 공개를 택했다는 관측도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연합뉴스에 "핵실험은 파급력이 너무 크고 리스크가 너무 높다. 핵실험을 한다는 국제적 오명을 뒤집어쓰게 되면서 주목 효과를 받게 되고 트럼프에게 유리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