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北, 엿새만에 다시 단거리탄도미사일 발사.. 고농축우라늄 시설 공개 등 연일 무력시위
7월 발사한 SRBM KN-23 계열 추정.. 핵시설 공개 등 미 대선 앞두고 무력 시위 대통령실, 안보상황점검회의.. 한미일 "北 우라늄 시설 공개·탄도미사일 발사 규탄"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북한이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18일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을 발사했다. 지난 12일 초대형 방사포를 발사한지 엿새만이며, 핵탄두 제조에 쓰이는 고농축 우라늄(HEU) 제조시설을 공개한 지 닷새만이다.
미 대선을 앞두고 북한의 도발이 지속되는 가운데 대선 후에는 도발 강도가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7월 발사한 SRBM KN-23 계열 추정.. 핵시설 공개 등 미 대선 앞두고 무력 시위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6시 50분께 평안남도 개천 일대에서 동북 방향으로 발사된 SRBM 수 발을 포착했으며, 해당 미사일은 약 400㎞를 비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 발사한 미사일은 지난 7월 1일 발사한 SRBM KN-23 계열의 개량형과 유사한 기종으로 추정된다. 당시 북한은 신형전술탄도미사일 화성포-11다-4.5의 시험발사였다고 주장한 바 있으며, 7월 중 추가 시험 발사를 예고했는데 대규모 수해로 피해가 커지자 2개월 가량 지연된 것으로 보인다.
최근들어 북한은 미국 대선을 앞두고 도발과 무력시위 빈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 12일 SRBM인 초대형 방사포(KN-25)를 발사했으며, 13일에는 핵탄두를 만드는 데 쓰이는 고농축 우라늄(HEU) 제조 시설을 처음으로 공개하기도 했다. 또, 같은날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와 김정은 국방위원장의 만남 사실을 보도하며 북러 밀착을 과시했다. 대남 오물풍선도 이달 들어 10차례나 날려 보내고 있다.
이러한 도발에 대해 전문가들은 북한이 새로운 미 행정부와 핵 협상을 위한 초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 교수는 뉴스1에 "북한이 오늘 발사한 미사일은 전술핵을 탑재할 수 있는 무기 체계들"이라면서 "자신들을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한 상태에서 '핵 군축 협상을 하자'라는 정치적 메시지가 담겨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 대선 이후에는 도발의 강도가 강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내년은 북한이 발표한 국방력 발전 5개년 계획의 마지막 해로 각종 무기들의 실전 배치를 위한 성능을 검증하고 있는 것"이라며 "북한의 내년 군사적 도발 수위는 굉장히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통령실, 안보상황점검회의.. 한미일 "北 우라늄 시설 공개·탄도미사일 발사 규탄"
대통령실은 이날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안보상황점검회의를 소집해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대통령실은 인성환 국가안보실 제2차장 주재로 회의를 열어 관계 기관으로부터 상황을 보고받고 대책을 숙의했다고 관계자들이 전했다.
한미일 외교 당국자들은 미사일 발사 직후 통화하고 공조 방안을 논의했다고 외교부가 밝혔다.
이준일 외교부 한반도정책국장은 이날 오전 세스 베일리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부대표, 오코우치 아키히로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 심의관과 3자 유선 협의를 갖고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평가를 공유했다.
3국은 북한이 고농축 우라늄(HEU) 제조시설을 공개한 데 이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다수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으로 한반도와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한다고 규탄했다.
이어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을 예의주시하면서 굳건한 한미동맹과 한미일 안보협력을 바탕으로 북한의 도발과 위협에 단호히 대응하기 위해 긴밀한 공조를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17일 VOA에 "이번 발사는 최근 몇 년간 북한이 실시한 다른 탄도미사일 발사와 마찬가지로 다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에 위배된다"며 "이들 발사는 역내 및 국제 평화와 안보에 위협을 가하고 국제 비확산체제를 약화시킨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북한의 침략을 억제하고 북한의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응을 조율하는 최상의 방안에 관해 우리의 동맹, 파트너와 계속해서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도태평양사령부도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행위를 규탄하며 추가적인 불법적이고 불안정한 행동을 자제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인태사령부는 "이번 발사가 미국 인력이나 영토, 동맹국에 즉각적인 위협을 가하지 않는다고 평가하고 있지만, 상황을 계속 주시하고 있다"며 "한국과 일본에 대한 미국의 방위 공약은 철통같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