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김건희·채해병 쌍특검법 및 지역화폐법 巨野단독 통과.. 국힘 "반헌법적.. 대통령 거부권 건의"

김건희·채해병(채상병) 쌍특검법 野 전원찬성 통과, 지역화폐법 野단독 통과.. 국힘, 본회의 보이콧 국힘 배준영 "재의요구 거쳐 소멸될 것" 민주 박성준 "윤 정권, 국민 신뢰 잃어" 김건희 특검법, 총선 공천 개입 의혹 등 8개의혹 수사 대상 與, 3개 법안 윤 대통령에 거부권 행사 건의 "반헌법적 법안" 尹 지지율, 의료대란에 최저 경신하며 레임덕.. 재표결시 이탈표 탄핵 가늠자 친한계 신지호·김종혁 "굉장히 심각한 상황".. 조선·중앙 "10%대 지지율시 위험한 상황"

2024-09-19     김승훈 기자
야당은 19일 본회의에서 김건희 특검법과 채해병 특검법, 지역화폐법을 단독으로 통과시켰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등 야당은 19일 본회의에서 김건희 특검법과 채해병 특검법(채상병 특검법), 지역화폐법을 단독으로 통과시켰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여야 합의 없이 소집된 본회의에 반발하며 필리버스터 없이 본회의를 보이콧했다.

'김건희 특검법'(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주가조작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과 '채해병 특검법'(순직해병 수사방해 및 사건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은 야당 재석의원 전원 찬성으로, '지역화폐법'은 개혁신당 3표를 제외하고 야당 찬성으로 통과됐다. 

이날 3개 법안이 야당의 압도적 찬성으로 본회의 문턱을 넘었으나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유력해 추후 재표결의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앞서 두 특검법 모두 본회의 통과 후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고, 재표결에서 국민의힘 이탈표가 나오지 않아 폐기된 바 있으나 최근 여당 내부 분위기를 감안하면 이전과 다른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우원식 의장, 쌍특검법 및 지역화폐법 본회의 상정.. 국힘 보이콧, 野 전원찬성으로  쌍특검법 통과

우원식 국회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여야 원내대표 회동을 가진 후 야권 주도로 상임위원회를 통과한 '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채해병 특검법', '지역화폐법'을 본회의에 상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국민의힘은 의원총회를 열고 본회의 보이콧 결정을 내렸다. 우 의장이 여야 합의 없이 본회의를 소집하고 안건 상정 및 표결을 실시하기로 한 것에 대해 반발하는 차원에서다.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이 이전처럼 본회의에 참석해 필리버스터를 진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으나 필리버스터로 반대 의사를 표출하는 방안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는 의견이 우세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의힘은 의총 직후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규탄대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추경호 원내대표는 "거대 야당은 추석 연휴가 끝나자마자 또다시 정쟁에만 몰두하고 있다"며 "여야가 합의한 26일 본회의 일정은 무시한 채 민주당이 일방으로 열겠다는 오늘 회의는 본회의장을 강탈한 민주당 의원총회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거대 야당의 일방 처리에 대통령이 재의요구를 하고 국회에서 재표결을 거쳐 수명을 다했던 법안"이라며 "진상규명은 안중에도 없이 독소조항으로 덧칠된 야당 셀프 특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또, 지역화폐법에 대해서는 "이재명표 포퓰리즘법"이라며 "우리 자녀들에게 빚덩이를 떠넘기는 현금 살포를 용납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의원들은 본회의장에 입장해 3개 법안에 대한 표결을 진행했다.

김건희 특검법은 재석 167인 중 찬성 167인으로 통과됐고, 채해병 특검법은 재석 170인에 찬성 170인으로 통과됐다. 채해병 특검법은 국민의힘에서 안철수 의원이 유일하게 표결에 참석, 찬성표를 던졌다. 

지역사랑상품권에 대한 재정적 지원을 국가 책무로 명시하는 내용의 지역화폐법 개정안도 야당 단독으로 의결됐다. 지역화폐법은 재석 169명 중 개혁신당 3명 전원 반대표를 던져 166명 찬성으로 통과됐다.

국힘 배준영 "재의요구 거쳐 소멸될 것" 민주 박성준 "윤 정권, 국민 신뢰 잃어"

김건희 특검법, 총선공천 개입 의혹 등 8개 의혹 수사 대상...채해병 특검법, '제3자 추천' 방식

이날 본회의에서는 국민의힘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가 반대 토론에 나섰다.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는 여야 합의 없는 본회의 소집과 안건 상정·표결의 부당함을 지적했다.

배 원내수석은 "오늘 본회의는 합의되지 않은 일방적인 일정"이라며 "법안들 역시 국민 보기 창피하다. 민생과 정의라는 말로 꾸며내지만 국정 훼방 법안, 위헌적 법안, 내 세금 살포 법안뿐이다. 결국 재의요구를 거쳐 소멸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날치기는 빠른 길 같지만 결국 막다른 골목"이라며 "우리가 민생 법안 28건을 합의로 처리한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았다. 그때 국민의 박수 소리를 벌써 잊었나. 정말 민생을 생각한다면 지금이라도 이 허무한 본회의를 멈춰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배 원내수석에 이어 박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가 의사진행발언에 나섰다.

박 원내수석은 "윤석열 정권 지지율이 20% 나오는 결정적 이유는 분열과 극단과 무능이라는 점도 있지만 국민의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라며 "세 가지 법안으로 기준을 세우고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게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본회의를 통과한 김건희 특검법은 △도이치모터스·삼부토건 주가 조작 의혹 △명품가방 수수 의혹 △국민권익위 조사 외압 의혹 △코바나컨텐츠 관련 전시회 뇌물성 협찬 △채상병 순직 사건 임성근 전 사단장 등 구명 로비 △세관 마약사건 구명 로비 △장·차관 인사 개입 △22대 총선 공천 개입 의혹 등 8가지 의혹을 수사 대상으로 삼았다.

특검은 민주당과 비교섭단체가 각각 1명씩 후보자를 추천해 이 중 한 명을 임명하도록 했다. 대통령이 추천받은 후 3일 이내에 특검을 임명하지 않을 경우 후보자 중 연장자가 특검으로 자동 임명되게 했다.

채해병 특검법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제안한 '3자 추천' 방식으로 특검을 선정한다.

대법원장이 특검 후보 4명을 추천하면 민주당과 비교섭단체 야당이 이를 2명으로 추린 후 그중 1명을 대통령이 임명하게 했다. 대법원장 추천 인사가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될 경우 야당은 재추천을 요구할 수 있다. 채해병 특검법은 21대국회부터 야당 단독으로 이번에 4번째 발의했고, 3번째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與, 3개 법안 윤 대통령에 거부권 행사 건의 "반헌법적 법안"

국민의힘은 이날 통과된 3개 법안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겠다는 방침이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반헌법적이고 무리한 특검법안 등 민주당의 일방적인 강행 처리로 무리하게 통과된 법안들이기 때문에 우리는 대통령께 재의요구권을 행사해주실 것을 강력하게 건의드린다"고 밝혔다.

추 원내대표는 "상임위 단계부터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여서 강행 처리한 법들"이라며 "본회의에 올라오는 의사일정조차도 민주당이 강하게 요구한다고 해서 국회의장이 일방적으로 수용해서 진행한 일정이기 때문에 참여할 수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추 원내대표는 필리버스터를 진행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이번에 진행된 법안들의 상당수는 우리가 충분히 그 부당함을 설명했기 때문에 같은 것을 반복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판단이 있었다"면서 "강력한 항의의 뜻으로 (본회의) 보이콧을 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尹 지지율, 의료대란에 최저 경신하며 레임덕.. 재표결시 이탈표 탄핵 가늠자

친한계 신지호·김종혁 "굉장히 심각한 상황".. 조선·중앙 "10%대 지지율시 위험한 상황"

윤 대통령은 지난 21대 국회에서 통과된 김건희 특검법과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 바 있다. 두 법안 모두 재표결에서 부결되며 폐기됐다. 국민의힘에서 이탈표가 거의 나오지 않은 탓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전과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는 최근 의료대란으로 대통령 지지율과 국민의힘 정당 지지율이 최저치를 경신하며 전형적인 레임덕 현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3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 지지율은 20%를 기록했고, 16일 리얼미터가 발표한 조사에서 윤 대통령 긍정 평가는 27%를 기록했다. 두 조사 모두 취임 후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국민의힘 지지율도 한국갤럽 조사에서 28%로 나타났는데 이 또한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최저치다.

이미 친한계로 분류되는 인사들은 공개적으로 대통령실을 비판하고 있다.

신지호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은 1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대통령 지지율에 대해 "심각한 위기 경보"라며 "이 상태를 계속 방치해 둔다면 국정운영을 위한 최소한의 동력조차 확보하기 힘든 상황으로 가지 않겠나"라고 우려했다.

김종혁 최고위원도 같은 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굉장히 심각한 상황인 것은 맞다"며 "이번에 의료대란 같은 것도 사실 제대로 잘 관리를 해서 뭔가 성과를 보여줘야 된다. 그렇지 않으면 저희들이 굉장히 어려워질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보수언론들도 한목소리로 위험한 상황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조선일보는 19일 사설에서 "만약 지지율이 10%대까지 떨어지면 국정 동력엔 급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며 "저조한 지지율로는 국가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개혁도 추진하기 어렵다. 역대 대통령들은 임기 막판에 지지율이 10~20%대로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지만 윤 대통령 임기는 아직 반환점도 돌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중앙일보도 같은 날 사설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임기 후반 '최순실 스캔들'로 17%를 찍으며 내리막길로 치달았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임기 마지막 해에 20%가 붕괴하면서 레임덕을 피해 가지 못했다"면서 "김 여사 문제 해법을 포함해 국정 운영의 일대 쇄신은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절체절명의 과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