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vs 중국 부양책… 정유·화학 '훈풍'부나

국제유가 요동에 정유사 불안불안

2024-10-08     류 진 기자
SK이노베이션 울산 콤플렉스(CLX) 전경. [사진=SK이노베이션]

[폴리뉴스 류 진 기자] 중동의 지정학적 위기 고조로 국제유가가 상승하고 중국 경기가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최근 뉴욕상업거래소 등에 따르면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지난 4일 전 거래일 대비 0.67달러 오른 배럴당 74.38달러까지 상승했다. WTI는 지난 한 주 동안 10%가량 치솟으며 큰 변동성을 보였다. 

브랜트유 선물은 지난달 10일 ICE 선물거래소에서 배럴당 69.19달러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중동 지역 전쟁이 확전 양상을 보이면서 12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지난 7일(현지시간) 배럴당 80.93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1일(현지시간)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미사일 180여발을 발사하며 중동 전쟁이 고조되자 국제 유가가 요동치기 시작했다. 이란은 하루에 세계 석유 생산량의 4%인 약 400만 배럴을 생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제유가 반등으로 정유업종의 수혜가 예상된다"며 "겨울철 등·경유 수요 확대로 마진도 회복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국내 정유사들의 표정은 어둡다. 국제 유가가 오르면 정제마진이 상승해 단기적으로는 실적에 긍정적일 수 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지정학적 리스크로 글로벌 수요 위축이 발생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될 공산이 크다. 올해 3분기 국제 유가 하락과 정제마진 축소가 동시에 겹치면서 실적 부진을 겪은 국내 정유사로서는 겹악재인 셈이다.

중국이 지난달 24일 경제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대규모 부양책을 내놓으며 분위기가 좋아지고 있다. 중국의 부양책이 산업 전반에 활력소를 불어넣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다. 

중국은 침체한 내수를 살리기 위해 지난달 말 1조 위안(약 190조원) 규모의 시중 유동성 공급안을 내놨다. 인구 대국인 중국에서 수요 회복세가 나타나면 글로벌 경기에도 선순환이 나타난다. 석유화학·건설기계 등 중국을 최대 수출국으로 둔 국내 기업들의 실적에 도움이 된다.

전문가들은 국제 정세 변화가 기업에 유리하게 작용하길 바라는 것보다 근본적인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지적한다. 업계 전문가는 “단기적인 에너지 수급, 중국 등 주변국 수요 변화에 기업 실적이 좌우되는 취약한 구조에서 벗어나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산업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중국 부양책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여전히 혼재돼 있지만 화학 업황 전환의 트리거가 되기에는 충분하다는 기대감에 무게가 실린다"며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 의지가 이전보다 훨씬 강해졌고, 수요와 공급, 원가 모든 측면에서 이전보다 훨씬 더 편안한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