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尹-한동훈, 10·16 재보선 후 독대 성사… 김건희 여사 문제 해법 나올까
尹, 대통령실 참모 건의 수용.. 김건희 여사 문제 및 의정갈등 논의 전망 韓 "김여사 공개활동 자제 필요해".. 제2부속실 설치 건의할 듯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검찰 수사에도 영향 줄까? 한동훈 "檢, 국민 납득할 결과 내놔야" 친한계 "김 여사 기소해야" 친한계 세력화 견제 목적? 권성동·윤상현 등 친윤계, 한 겨냥 비판 목소리 권성동 "김 여사 관련 요구, 비공개로 했어야" 윤상현 "김 여사 여론재판 열자는건가"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의 독대가 성사됐다. 오는 16일 예정된 재·보궐선거 이후 별도의 자리를 마련해 시급한 정국 현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명태균·김대남 녹취록을 통해 총선 공천개입 의혹, 용산 십상시 의혹 등이 불거지며 당정 지지율이 추락하자 윤 대통령이 대통령실 참모들의 독대 건의를 수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이 자리에서는 김건희 여사 문제가 다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야권이 김 여사를 겨냥한 특검법뿐만 아니라 국정감사를 통해 김 여사를 고리로 윤 대통령을 향한 탄핵 압박을 강화하고 있는데다 최근에는 상설특검 카드까지 꺼내들고 있어 당정이 공동대응을 해야 할 필요성도 커진 상황이다.
이에 이번 독대에서 김 여사 문제에 대한 어떤 해법이 도출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만일, 윤 대통령이 한 대표의 건의를 수용하는 결론이 나올 경우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대한 검찰의 수사에도 일정 부분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최근 한 대표가 친한계 의원들과 만찬 회동을 하고 당협위원장과 모임을 갖는 등 세력화에 나서자 이에 제동을 걸기 위함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尹, 대통령실 참모 건의 수용.. 김건희 여사 문제 및 의정갈등 논의 전망
韓 "김여사 공개활동 자제 필요해".. 제2부속실 설치 건의할 듯
연합뉴스는 10일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윤 대통령이 한 대표와 독대를 건의하는 참모들의 의견을 몇일 전 수용해 재보선 이후 만남을 가질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한 대표는 지난달 24일 윤 대통령과 만찬 회동을 앞두고 윤 대통령에게 독대를 요청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당시 대통령실과 친윤계는 한 대표가 독대를 요청한 것에 불쾌감을 여과없이 드러내 '윤-한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후 한 대표가 여러 차례 윤 대통령과 독대를 공개적으로 요청했고, 대통령실 참모들도 한 대표와의 독대 필요성을 건의하자 윤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였다고 전해진다.
만일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독대가 성사된다면 김건희 여사 문제가 다뤄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현재 명태균·김대남 녹취록이 연일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하면서 '총선 공천개입 의혹'과 '용산 십상시 의혹' 등 김건희 리스크로 인해 대통령 지지율은 물론 여당인 국민의힘 지지율을 갉아먹고 있다.
여기에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야당은 국정감사를 통해 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등 김 여사와 관련된 문제 제기를 지속하고 있으며, 지난 9일에는 김 여사를 겨냥한 상설특검안을 제출하는 등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이에 윤 대통령이 한 대표와 단둘이 만나 여권 내부의 의견을 청취하는 그림을 만들고, 한 대표가 한 대표가 김 여사의 '대외 활동 잠정 중단'을 윤 대통령에게 직접 건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 대표는 지난 9일 부산 방문 당시 김 여사의 외부 활동 자제에 대한 의견을 묻자 "저도 그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그간 김 여사의 문제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은 피해왔다. 올해 초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이 불거졌을 때도 직접 사과가 필요하다는 워딩이 아닌 "국민적 우려"라는 완곡한 표현을 사용했다. 또, 기자들이 한 대표에게 입장을 물을 때 마다 "이미 제 입장은 충분히 말씀드렸다"며 즉답을 피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김 여사의 외부 활동에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낸 것이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한 대표가 김 여사의 공적 활동을 정부 시스템 안에서 관리할 제2부속실 설치도 건의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의대증원으로 장기화되고 있는 의정 갈등 해소 방안도 논의할 가능성이 높다. 한 대표는 자신이 제안해 추진 중인 '여야의정 협의체'에 의료계가 참여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금보다 전향적 태도로 유인책을 내놓고 더 적극적으로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건의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한 대표는 독대 안건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그는 10일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구체적인 내용과 일정이 정해진 게 아니어서 미리 말씀드릴 필요가 없을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검찰 수사에도 영향 줄까?
한동훈 "檢, 국민 납득할 결과 내놔야" 친한계 "김 여사 기소해야"
이번 윤-한 독대가 현재 검찰이 수사 중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의 결론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지난 7일 JTBC는 검찰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연루 의혹을 받는 김건희 여사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주가조작 주범들은 대부분 유죄 판단을 받았지만 김 여사를 기소하지 않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성재 법무부 장관도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검찰이 도이치모터스 사건과 관련해 김 여사를 불기소할 가능성이 크다는 언론의 분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충분히 기소가 가능하다면 왜 2021년 수사 때 처리를 못했을까. 그 이유가 분명히 있을 것"이라며 불기소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여권 내에선 친한계를 중심으로 김 여사를 기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해서 국민권익위와 검찰이 무혐의 불기소 처분을 하며 여론의 질타를 받은 상황에서 도이치모터스 의혹까지 불기소 할 경우 여론 악화가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친한계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은 8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8석이 무너지면 안 된다. 김 여사 문제를 어떻게 관리하는 게 최종적인 마지노선을 지켜내는 데 더 효과적인지 전략적 사고를 하고 있다"며 "검찰이 김 여사를 기소하면 당의 부담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신 부총장은 9일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서는 "16일에 재·보궐선거가 있다"며 "이번 주에 수심위를 거치지 않고 무혐의 처리를 한다면 저희 같은 사람(친한계)들이 걱정하지 않겠나"라며 불기소 처분에 반대 목소리를 냈다.
그러면서 "비슷한 처지의 손모 씨는 2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는데 김 여사는 재판에 회부하지도 않고 그냥 무혐의로 불기소 처분을 한다면 여론이 안 좋아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한동훈 대표 역시 10일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검찰이 국민이 납득할만한 결과를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 독대 자리에서 검찰의 기소 여부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이 나올 가능성은 낮지만 한 대표와 친한계가 공개적으로 불기소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는 만큼 검찰에게 일종의 시그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동훈-친한계 세력화 견제 목적? 친윤계, 한 겨냥 비판 목소리
권성동 "김 여사 관련 요구, 비공개로 했어야" 윤상현 "김 여사 여론재판 열자는건가"
일각에서는 최근 한 대표가 친한계 의원들과 만찬 회동을 하고 당협위원장과 모임을 갖는 등 세력화에 나서자 이에 제동을 걸기 위함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대표는 지난 6일 저녁 서울 모처에서 친한계 의원 및 국민의힘 지도부와 만찬 회동을 했다.
이날 모인 이들은 지난 7·23 전당대회 당시 한 대표 지원을 위해 의원실 보좌진을 파견했던 이른바 '팀 한동훈'이 주축을 이뤘다.
만찬에는 조경태 송석준 김형동 박정하 배현진 서범수 장동혁 김예지 고동진 김건 김상욱 김소희 김재섭 박정훈 우재준 유용원 정성국 주진우 진종오 한지아 의원 등이 참석했다. 원외 인사로는 김종혁 최고위원도 참석했다.
현재 국민의힘 의원이 모두 108명임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의원이 자리한 것이다. 20명은 별도로 원내 교섭단체를 만들 수 있는 의미 있는 수이다. 뿐만 아니라 탄핵 및 재표결 저지선인 8명을 훌쩍 넘는 수이기도 하다.
이에 한 대표가 이날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동남아 순방 배웅길에 불참하자 윤 대통령과 결별을 선택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한 대표는 다음 날에는 90여명의 당협위원장들과도 모임을 가지는 등 당내 친한계 세력화를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즉, 친한계의 세력화가 더 진행되기 전에 독대 자리를 만들어 결속력을 약화 시키겠다는 계산이 깔린 것이라는 분석이다. 친윤계 인사들이 한 대표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것도 이러한 분석에 힘을 실어 준다.
권성동 의원은 10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한동훈 당대표를 비롯한 친한동훈계에서 김건희 여사의 공개활동 자제를 요구하는 것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하고 만났을 때 독대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얘기하는 것이 좋았을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국민적 여론을 전달하고, 또 본인의 의견이 있으면 비공개적으로 개진하는 것"이라며 "그런 부분은 비공개로 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것이 제 의견"이라고 밝혔다.
김재원 최고위원도 CBS 라디오에서 김 여사 활동 자제 요구에 "대표의 개인적인 생각"이라며 "대통령실 참모들이나 대통령실에서 이 업무를 담당하는 분들이 많이 고민해서 앞으로 결정하지 않을까"라고 선을 그었다.
윤상현 의원은 한 대표가 김건희 여사의 기소 여부를 놓고 "검찰이 국민이 납득할만한 결과를 내놓아야 한다"고 하자 "자해적 발언을 삼가야 한다"라고 반발했다.
윤 의원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검찰이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관련 의혹에 대해 국민이 납득할 만한 수사 결과를 내놔야 한다니, 법과 원칙에 맞는 수사 대신 여론재판을 열자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수사가 객관적 사실과 법리에 근거해서 결론내는 것이지 국민 눈높이에 맞추라는 식은 법무부장관까지 했던 사람의 발언으로는 상상조차하기 어렵다"라며 "김 여사에 대한 악마화 작업에 부화뇌동하는 것이 아니라면 자해적 발언을 삼가야한다"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