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한동훈 '김건희 비선라인 의혹...용산쇄신론'…尹과 독대 앞두고 韓 연일 '김건희 직격'

10.16 재보선 유세현장서 韓 "김건희 비선라인 의혹, 용산 대통령실 인적 쇄신 필요" 김건희와 관련 의혹 '명태균, 김대남...구태정치, 협잡꾼 정치브로커 설치는 일 없도록 할 것" 김건희 여사 도이치 주가조작 연루 의혹 역시 "법과 원칙 맞는 결과 나와야" 친한계 "도이치 주가조작 '불기소' 나오면, 김건희 특검법 방어 어렵다" 심상찮은 10.16 재보선 판도…"대통령실 아닌 보수텃밭 금정·강화 유권자 표심 잡기" 시각도 갈등 봉합 수준 넘어선 상황…대통령과 여당 대표 현 주소 분석도 나와 

2024-10-13     박상현 기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10일 오전 인천 강화군 강화문화원에서 열린 인천 현장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박상현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0.16 재보선 이후 윤 대통령과 독대를 앞두고 재보선 유세 과정에서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 '김건희 비선라인 의혹' 등 연일 김건희 여사를 직격하며 용산 대통령실의 '인적쇄신론'까지 주장하고 나섰다. 한 대표가 대통령 인사권을 건드린 것이다. 

'김건희 비선라인 의혹'을 언급한 것은 용산 공식라인이 아닌 '김건희 용산 라인' 정리를 의미한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의 역린 '김건희 여사'에 한 대표가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김건희 리스크'로 인한 재보선 위기감의 발로라는 평가와 함께 대선주자로 자기정치 시동을 거는 것으로 보인다.

한동훈 "김건희 비선 의혹, 대통령실 인적쇄신해야...명태균·김대남 등 협잡꾼, 정치브로커 절대 발 못 붙이게 할 것" "檢, 도이치 주가조작 국민 납득한 결과 내야"

한 대표는 지난 12일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지원 유세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건희 여사에게 (김대남 등) 비선이 있다는 의혹도 있는데 국민들의 우려와 걱정을 불식시키기 위한 대통령실의 인적쇄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대통령실 인적 쇄신이 정부와 여당이 민심에 따라 쇄신하고 변화하고 개혁하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건희 여사와 인연있는 명태균, 김대남에 대해서도 비난 수위를 높였다. 한 대표는 "명태균이나 김대남 씨 같은 사람들이 설칠 수 있고 이런 사람들에게 약점 잡힌 정치가 구태 정치다. 나와 국민의힘은 앞으로 그런 정치를 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이 바로 정치개혁이고 국민이 원하는 것"이라며 "국민의힘에 정치 브로커가 설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 구태 정치인을 상징하는 정치 브로커들이 국민의힘의 보수 정치에 더이상 발붙이지 못하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한 대표는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 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에 대한 검찰 기소 판단에 대해서도 "법과 원칙, 상식에 맞는 결과가 국민이 납득할만한 결과"라고 말했다. 특히 한 대표는 국민이 납득할만한 결과를 검찰이 내놓아야 한다는 것이 여론재판을 하자는 것이냐는 비판에 대해 "국민들이 법과 원칙, 상식에 반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는 말이냐. 나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고 맞섰다.

한 대표는 국민이 납득한만한 결과라면 기소해야 한다는 뜻이냐는 질문에 "내 말 그대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는 답변으로 대신했다.

앞서 한 대표는 지난 10일 인천 강화문화원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명태균, 김대남의 윤 대통령 부부 만남, 선거 및 국정개입, 탄핵 발언 등에도 대통령실이 강도높게 대응하지 못한 것에 대해 비난했다. 한 대표는 "명태균 이라는 사람이 이 국민들의 마음을 어지럽게 하고 있다"며 "명태균 씨, 김대남 씨 같은 협잡꾼, 정치 브로커들이 정치권 뒤에서 음험하게 활개 치는 것, 국민들께서 모르셨을 것이다. 저도 몰랐다. 전근대적인 구태 정치이다. 이런 구태 정치를 바꾸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대표는 "지금 제가 이끄는 국민의힘에서는 그런 협잡꾼이나 정치 브로커는 발붙이지 못할 것이다. 결연한 각오로 약속을 드린다"며 "이런 정치 협잡꾼에게 대한민국의 정치가 휘둘리고 끌려다녀서 되겠는가. 우리 국민의힘에서는 앞으로 그런 일이 절대 없을 것"이라고 단호히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 브로커가 자기 건드리지 못할 것이라고 떠들고 다니는 것, 국민들께서 얼마나 한심하게 보겠는가"며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를 촉구한다. 관련된 분들은 자신 있고 당당하고 솔직하게 모든 것을 밝히라"고 촉구했다. 

한 대표는 10일 인천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수사와 관련한 검찰의 불기소 전망에 대해 "검찰이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는 알지 못한다"면서 "검찰이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말로 대신하겠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친한계에서 김 여사 공개활동 자제 요구 목소리가 나온다는 질문에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며 "(김 여사의 공개 활동 자제는) 대선 과정에서 이미 국민에게 약속한 부분 아닌가. 그걸 지키면 된다"고 말하는 등 김 여사에 대한 공격 수위를 점점 높여가고 있다.

또한 한 대표는 지난 7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도 김대남 전 행정비서관 녹취록 보도와 관련 "김대남 씨 또는 그 관련자들이 하고 있는 이런 행동들은 용납될 수 없는 것이다"며 "당의 입장과 정체성에 맞지 않기 때문이고 그것이 국민과 당원에 대한 예의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최근에 있는 일에 대해서 궁금해하는 분이 있어서 제가 설명 한 번 드린다. 김대남이라는 사람이 관련된 일에 관한 것이다"고 말문을 열고 이같이 말했다. 

이어 "우리당은 서울의소리 같은 극단적 악의적 세력과 같이 야합해서 우리당의 소속원을 공격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 정당이다"며 "누가 ‘뭐 별거 아닌데 넘어가 주자’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도 계시던데, 그렇게 생각하시는 분은 '구태 정치'에 익숙해져 계시는 것"이라면서 "기강을 바로 세우겠다. 필요한 감찰을 진행하고 필요한 경우에 법적 조치를 진행하겠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한편, '친한계'는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에 대해 검찰이 불기소할 경우 '김건희 특검' 방어가 어렵다는 경고를 날렸다. 

친한계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이 국회 본회의에서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한 지난 4일 당일 저녁 YTN라디오 '신율의 정면승부'에 출연 "지금까지 우리당이 민주당 특검 공세를 방어할 때의 명분과 논리는 '검찰 수사 결과가 국민들이 납득하기 어려울 때 특검해야 한다'는 것인데, 지금 명품백 불기소 처분하고 이어서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도 불기소 처분하면 야당의 특검법 명분과 논리의 취약성이 보완되는 측면이 있다"며 "그래서 점점 더 방어하기가 힘들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신 부총장은 국민의힘에서 김건희 특검법 이탈표 4표에 대해 "일종의 경고성 이탈표"라고 했다. 

신 부총장은 "김건희 여사에 대한 시중 여론이 갈수록 악화돼 여당 의원들도 이를 방어하는 데 점점 한계 상황으로 가는 것 같다"며 "그래서 지금 당내에서 계파 불문하고 일부 의원들을 제외하고는 김 여사 문제에 대해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면서 "뭔가 그런 것(특단 대책)을 촉구하는 의미에서 경고성 이탈표가 2표에서 4표 정도 나온 것 아닌가 이렇게 보여진다"고 평가했다.

신 부총장은 이어 "(김건희 논란이) 민감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성남 민심을 가라앉힐 수 있는 설득력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며 "이제 김건희 여사 진솔한 사과뿐만 아니라 향후 어떤 식으로 활동하겠다든가 이런 것들이 좀 나와야 여당도 나름대로의 명분과 논리로 (김건희 특검법) 방어해 나갈 수 있다"고 압박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윤재옥 원내대표 등과 오찬을 함께하며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심상찮은 10.16 재보선 판도…'김건희 리스크'가 패인, 대통령실에 선거 패배 책임론 제기

한동훈 대표는 10.16 재보궐 선거를 치르면서 점차 목소리를 높여가고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 대표가 된 뒤 처음으로 치르는 선거에서 자칫 패배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엄습하고 있다. 

뉴스토마토가 지난 8일부터 9일까지 이틀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정당지지도 조사(무선ARS, 95% 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 ±3.1%P)에서 국민의힘 지지도는 26.0%로 더불어민주당(46.3%)에 무려 20%P 뒤졌다.

연령별 조사에서도 70대에서 42.4%로 민주당(35.3%)에 앞섰을 뿐 나머지 연령대에서는 모두 오차범위 밖에서 크게 뒤졌다. 29세 이하 연령대에서 23.1%, 30대 27.0%, 40대 17.4%, 50대 16.8%, 60대 32.8%로 민주당(29세 이하 42.2%, 30대 40.7%, 40대 53.7%, 50대 61.5%, 60대 39.4%)에 밀렸다.

또 윤석열 대통령 국정운영 지지도에서도 '매우 잘못하고 있다'가 65.2%, '대체로 잘못하고 있다'가 8.3%로 부정 답변이 73.6%나 됐다. 

특히 10.16 재보선의 보수 텃밭인 인천 강화군과 부산 금정구의 기초단체장 선거 정당 지지도과 후보 가상대결에서 국민의힘에 불안한 결과로 나왔다.

여론조사 꽃이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사흘 동안 부산 금정구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504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통신3사 무선가상번호 활용 전화면접조사,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P)에서 국민의힘 정당 지지도는 37.6%로 민주당(34.3%)에 오차범위 안에서 겨우 앞섰다. 부산 금정구가 전통적으로 보수 여당에 유리한 지역이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반가운 결과가 아니다.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평가에서도 '매우 잘못하고 있다'가 42.4%, '잘 못하는 편이다'가 24.6%로 부정 답변이 67.0%나 됐고 김경지 민주당 후보와 윤일현 국민의힘 후보의 가상 대결에서도 40.9%-37.7%로 오차 범위 내에서 뒤졌다.

역시 여론조사 꽃이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사흘 동안 인천 강화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503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통신3사 무선가상번호 활용 전화면접조사,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P)에서도 가상대결에서 박용철 국민의힘 후보가 40.4%로 한연희 민주당 후보(37.3%)에 오차 범위 안에서 가까스로 앞섰고 대통령 국정운영 평가에서도 부정답변이 58.2%로 긍정(38.0%)에 오차 범위 밖에서 높았다. 

그나마 강화군이 전통적인 보수 여당 강세 지역이어서 국민의힘 지지도가 47.1%로 민주당(29.6%)에 오차 범위 밖에서 앞서긴 했지만 당 지지도와 가상대결을 비교했을 때 7%P 차이가 발생하는 것 역시 국민의힘에 그다지 반가운 신호는 아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결국 당 대표로서 처음으로 치르는 이번 선거에서 자칫 국민의힘이 두 지역을 모두 지키지 못한다면 한동훈 대표로서도 리더십에 타격을 입게 된다. 하지만 한 대표가 10.16 재보궐선거 유세 과정에서 연일 김건희 여사와 용산 대통령실을 향해 목소리를 내는 것은 '김건희 리스크'가 재보선 악재임을 분명히 하고, 패배하더라도 책임의 상당 부분을 대통령실에 지우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이 경우 한 대표의 리더십 타격도 어느정도 줄어들게 된다.

韓 '용산 쇄신론', 흔들리는 부산 금정 - 인천 강화 표심 잡기 전략

한 대표의 '대통령실 쇄신론'은 흔들리는 보수텃밭인 부산 금정과 인천 강화 유권자 표심을 잡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박상규 시사평론가는 13일 YTN <뉴스와이드>에 출연한 자리에서 "(한 대표의 발언은) 다분히 선거용이자 대외용이다. 독대라는 것이 원래 비공개를 전제로 하는 용어임에도 언론에 계속 공개하고 수사에 대한 일종의 가이드라인까지 제시하고 있다. 게다가 김건희 여사 활동 자제에 대한 문제는 2021년까지 거슬러 옛날 것까지 끄집어내고 있다"며 "한동훈 대표로서는 강화군과 금정구를 모두 지켜야만 독대에 대한 동력도 생긴다. 특히 금정구청장의 경우 야권이 단일화하면서 아주 위험한 상황이 됐다. 한 대표로서는 다소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이런 발언을 함으로써 금정구 유권자들에게 호소하는 것이다. 용산에 호소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1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필리핀, 싱가포르 국빈 방문 및 라오스 아세안 +3 회의를 마치고 귀국하며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서 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떨어질대로 떨어진 정부여당 지지도…다음을 위한 한동훈의 승부수일까

한편에서는 한동훈 대표가 그동안 강조해왔던 '국민 눈높이' 차원에서 나온 발언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 대표가 재보선 이후 윤석열 대통령과 독대하기 위해 물밑작업을 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자신의 목소리를 점점 더 높이기 위해 시동을 걸고 있다는 얘기다.

박상규 시사평론가와 함께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한 최창렬 용인대 특임교수는 "많은 국민들이 대통령 배우자의 활동에 대해 비판 여론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굳이 선거가 아니더라도 한 대표가 이런 식의 발언 수위를 높여갔을 것이다. 단순하게 대외용이나 대내용이냐 선거용이냐를 떠나서 객관적으로 봤을 때 여당 대표와 대통령의 생각 차이가 워낙 깊다"며 "봉합되거나 갈등 수준을 넘었다고 본다. 이미 한 대표는 민심에 부합해야 한다는 얘기를 많이 해온데다 대통령과 여당 대표의 현재 주소를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는 윤 대통령에 대한 낮은 지지도로 인해 정부여당에 대한 지지도가 동반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권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내년에 예정된 또 다른 재보궐선거와 지방선거 승리, 나아가서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한동훈 대표가 승부수를 걸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한 대표는 지난 12일 금정구 유세 도중 기자들과 인텁에서 "독대와 관련해 시기나 방식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있는지에 대해 드릴 말씀이 없다. 의제 역시 말하지 않겠다"고 말을 아꼈지만 김건희 여사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밝혔고 용산 대통령실의 인적쇄신까지 들고 나온만큼 독대에서도 이를 적극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