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명태균 "대선 전까지 매일 尹부부와 통화 조언" "김건희, 인수위 참여·면접 요청" 비선 의혹 확산...韓 "김건희 비선라인 쇄신"

명 "오세훈·이준석 당선되는 것 보고 尹 부부 먼저 찾아와" "임태희 이력서 내가 봐" 한동훈 "김건희 라인 인적 쇄신해야" 김근식 "비선의 향기 나" 대통령실 "공적 업무 외 비선 조직 없다" 친윤 장예찬 "나도 매일 尹과 통화" 野 "십상시·국정농단 떠올라" "여론조작 가능성 수사해야"

2024-10-14     김승훈 기자
명태균씨가 지난 대선 과정에서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매일 스피커폰으로 통화하며 정치적 조언을 했다고 주장해 비선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지난 20대 대선 국민의힘 경선부터 대선 직전까지 수십 차례의 여론조사를 통해 당시 윤석열 후보에게 유리한 여론 환경을 조성한 여론조작 의혹을 받는 명태균 씨가 14일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대선 과정에서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매일 스피커폰으로 통화하며 정치적 조언을 했다고 밝혀 파장이 일고 있다.

특히 명 씨는 대선 후 김건희 여사가 자신에게 인수위에서 참여해서 면접을 봐달라는 요청을 받았으며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이력서를 자신이 봤다고 말해 사실상 스스로 비선임을 밝혔다.

이에 국민의힘에서도 한동훈 대표를 중심으로 '김건희 라인'에 대한 인적쇄신을 통해 비선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고, 민주당 등 야당은 '십상시', '국정농단'이라며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공세를 펴고 있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공적 업무 외에 비선 조직이 없다"며 명 씨의 주장을 일축했다.

명태균 "오세훈·이준석 제다 만든것 보고 尹부부 먼저 찾아와" "스피커폰으로 두분과 매일 통화""인수위 참여요청 거절...임태희 이력서 내가 봐"

총선 공천개입 의혹과 대선 여론조사를 통한 여론조작 의혹의 당사자인 명태균 씨가 14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전화 연결에서 윤 대통령 부부와 자신이 가까운 사이이며 자신이 오랜 기간 정치적 영향력을 드러내 왔다는 것을 재차 강조했다.

이날 명 씨는 22대 대선(선거일 2022년 3월9일) 전인 "2021년 6월 18일에 윤 대통령 부부와 처음 만나서 그때부터 한 6개월 동안을 매일같이 전화를 거의 빠짐없이 주고받았다"며 "왜냐하면 아침에 전화가 오시면 또 그렇지 못할 경우도 있을 거 아니겠습니까? 그러면 낮에도 여러 번씩 계속 통화를 했다"고 밝혔다. 

이어 명씨는 "스피커폰으로 아침에 전화 오세요. 두 분이 같이 들으시니까. 제가 옆에서 조언을 해드리는 거죠"라고 말했다. 그는 사회자가 "무조건 스피컨 폰이었느냐. 두분이 같이 들으셔야 되니까"라고 묻자 "네. 네"라고 답했다. 

또 윤석열 대통령(당시 전 검찰총장)이 2021년 7월30일 국민의힘 입당 관련해서 "그때 대통령 내외분이 전화가 오셔서 말씀하시길래 그래서 오늘 그냥 입당하시는 게 좋을 것 같다 그랬더니 내외분이 7월 30일, 8월 3일, 8월 6일, 8월 15일, 여러 가지 말씀을 하신 것"이라며 "하여튼 제가 말씀드리고 나서 바로 (국민의힘으로) 가셨다. 캠프에서 그렇게 결정을 해서 저한테 물어보셨는지 제가 말해서 갔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제가 말씀드리고 나서 바로 입당하신 거는 사실이다"고 말했다. 

이어 명씨는 2021년 대선 경선 이전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와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자신의 역할에 대해 윤 대통령 부부가 듣고 자신을 먼저 찾아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준석 대표는요, 오세훈 시장은요, 자기가 그런 식으로 당선됐다고 생각을 했었겠느냐"며 "오세훈 시장과 이준석 당대표를 (제가) 만들었으니까 당연히 그 쪽(윤 대통령 부부)에서 저를 찾으러 다니지 않았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윤 대통령에게 국민의힘 입당을 권한 것도 자신이라고 주장했으며 2021년 11월 3일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당시 윤석열 후보에게 '연기나 잘해라'고 한 말도 원래 자신이 했던 말이라고 밝혔다.

명 씨는 "김 여사가 '우리 오빠 지금 상태가 어떻냐'고 물어 인기 여배우가 여우주연상을 받으려면 훌륭한 감독, 훌륭한 연출가, 시나리오 대본, 그 다음에 투자자, 배급사가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며 "제가 얘기한 투자사 배급사는 국민의힘이고 감독은 김종인, 연출은 이준석, 시나리오는 내가 짰다. 후보는 '연기나 잘하면 된다' 이거였다"고 말했다.

명태균씨는 대선 승리 후에는 김 여사로부터 같이 대통령실에 갈 것을 제안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 여사가 "인수위에서 면접을 봐달라는 요청도 있었지만 "선생을 인수위에 가서 일하라고 하겠냐"며 거절했다고 밝혔다.

명씨는 "대선 승리  대선 이후에는 대통령 여사가 얼마나 청와대 가자고 그때는 용산 갈지 모르고 청와대 가자고 그랬는데 저는 '안 갈래요'.  내가 한 말이..."하며 "그거 하면 또 세상이 뒤집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김건희 여사가) 인수위에 와서 사람들 면접 보라고 그랬다. 무슨 인수위에서 일하라고 하는, 말도 안 되는. 선생을 인수위에 가서 일하라고 하겠느냐"고 거절했다고 말했다. 이어 "다 면접 보고 선생이 가시는, 내가 어디 가라고 했겠어요? 그 캠프 때 간혹 저한테 물어봐요. 써야 되냐 말아야 되냐. 너무 사람들이 얘기를 하는데 제가 보고 분석해 준 사람이 단 한 명도 사고 친 사람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명씨는 "윤 대통령이 후보고 저는 옆에서 조언을 해 준 사람일 뿐이다. 판을 짠다는 거는 누구 밑에서 일을 하는 게 아니다. 대선이면 대선 모든 후보에 대해서 판을 짜는 거다"면서 "(제가) 빙산의 일각만 얘기한 거다. 대선 얘기는 하나도 안 했다. 대선 얘기하면 다 뒤집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명씨는 윤 대통령 외에도 여권에 광범위한 영향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과거 동화은행 사건 등으로 구원이 있는 홍준표 대구시장과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의 만남도 주선했다고 했다. 명씨는 "김 위원장과 홍 시장을 30년 만에 만나 화해하는 자리도 만들었고 배석했다"고 했다.

특히 명씨는 임태희 경기도 교육감과 관련해 "(그의)이력서를 봤던 사람이 본인"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이준석 대표에 대해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정말 좋아했다고 말했다. 명씨는 "대통령은 정말 이준석 좋아했다. 정말 좋아했다. 그리고 김건희 여사도 이준석 대표를 좋아했다"며 "그런데 가장 그게 뭐였냐 하면 윤핵관들은 지금 한참 뜨고 있는 젊은 당대표 이준석과 한참 뜨고 있는 대선후보 윤석열이 둘이 합치면 어떻게 되겠어요? (윤핵관)자기들은 평생 아웃사이더 됐다. 당에서. 그러면서 (윤핵관들이) 어떤 이간질이 들어가고 어떤 오해가 생기고 대통령 여사가 어디서 또 상당히 참지 못할 일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한동훈 "김건희 라인 인적 쇄신해야" 김근식 "비선의 향기 나"

명태균 씨의 폭로에 대해서는 여권 내에서도 비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김근식 전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은 1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사실관계 확인이 좀 되긴 돼야 되지만 오늘 인터뷰한 내용의 추가 폭로 내용을 보면 갈수록 비선의 그림자, 비선의 향기, 이런 게 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수위에 면접관이라는 사람이 있다는 거 처음 들어본다. 그건 공식 절차가 아니라 비공식적으로 사람을 걸러 달라 이런 뜻"이라며 "정권 출범 시기부터 이렇게 했다고 한다면 비선의 향기가 좀 난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국민의힘 내에서는 '김건희 라인'에 대한 인적 쇄신을 통해 난국을 타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가장 강력하게 '김건희 라인'에 대한 인적 쇄신을 요구하고 있다.

한 대표는 14일 국회에서 당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인적쇄신 요구는 김 여사 라인을 뜻하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런 라인은 존재하면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김 여사는) 공적 지위가 있는 사람이 아니지 않나. 그런 분의 라인이 존재한다고 국민들이 오해하고 기정사실로 생각한다는 것 자체가 신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지난 12일에도 부산 금정구청장 지원유세에서도 "김건희 비선라인 의혹이 있다"며 "대통령실 인적쇄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친윤 장예찬 "나도 매일 尹과 통화" 대통령실 "공적 업무 외 비선 조직 없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공적 업무 외에 비선으로 운영하는 조직 같은 것은 없다"며 모든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4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통령실의 라인은 오직 대통령 라인만 있을 뿐"이라며 "최종 인사 결정권자는 대통령"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대통령실의 입장 발표는 명태균씨 뿐만 아니라 김대남 전 선임행정관의 '용산 십상시' 발언에 대한 반박으로도 보인다.

이 관계자는 "김대남 전 행정관과 같은 이런저런 사람의 유언비어 같은 얘기를 언론이 자꾸 확대하고 휘둘리면 안 된다"며 "여사 라인이 어딨는가"라고도 말했다.

앞서 김 전 행정관은 뉴스버스가 확보한 녹취에서 "용산에 십상시 같은 몇 사람 있다. 여사가 자기보다 어린 애들 갖고 쥐었다 폈다 하고 시켜 먹지, 나이 많은 사람들은 다 그냥 얼굴마담이야"라고 말한 바 있다.

친윤계 역시 명태균 씨의 주장에 대해 확대 해석을 차단하려는 모습이다.

원조 친윤인 장예찬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10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명 씨가 언론 인터뷰에서 "윤석열 대통령, 김건희 여사가 경선 5~6개월간 거의 아침마다 전화를 해왔다. 그래서 So What"이라며 별 의미 없는 주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은 통화를 많이 하는 분으로 저도 경선 기간 동안 거의 매일 통화했다"며 "명태균이라는 사람이 한때 대통령과 가까웠고 조언을 자주 했다고 한들 대통령이 명태균을 비호해줬거나 공천 개입이라도 했냐"고 강조했다.

野 "십상시·국정농단 떠올라" "여론조작 가능성 수사해야"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14일 대통령실을 향해 명태균 씨가 쏟아내는 각종 주장의 진위를 밝히라고 압박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명 씨가 지난 대선 때 실시한 여론조사 50차례 중 윤 대통령이 1위로 나온 게 49번"이라며 "다른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대표와 엎치락뒤치락했다는 점에 비춰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선거에서 여론조사가 끼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는 점을 고려하면 명 씨가 여론조사 결과를 조작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엄중한 사안이므로 수사로 사실관계를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명 씨가 실시한 여론조사의 가장 큰 수혜자"라며 "윤 대통령도 이제 직접 해명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주장했다.

윤종군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14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명 씨가 윤 대통령 부부와 긴밀히 소통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폭로가 사실이라면 윤 대통령 부부는 대선, 총선, 지선, 당내 경선, 국정을 농단해왔던 셈"이라고 공세를 폈다.

윤 원내대변인은 "명씨에게서 '십상시'와 국정농단 사태 악명이 떠오른다"며 "한 달이 다 되도록 대통령실이 명씨 의혹에 침묵하는 이유도 대통령 부부의 민주주의 파괴와 국정농단이 드러날까 두려운 때문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여사와 윤 대통령이 그림자 뒤에 숨어 무슨 일을 도모했는지 국민들은 진실을 원한다"며 "김 여사와 윤 대통령, 그리고 이 일에 연루된 모든 관계자들은 자신들이 저지른 불법과 위법을 낱낱이 이실직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