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능구의 정국진단 10.17] "윤-한 회동, 10월위기 극복할 수 있는 주체는 尹대통령 본인"

"재보선 고비 넘기며 힘 받은 한동훈, 윤석열 대통령과 면담서 승부수 던질 듯" "명태균 폭로 문자 '제2의 최순실 태블릿 PC'될 수 있어…민심 폭발 전에 진상규명해야" "이재명 대표, 호남 승리로 리더십 확고해졌지만 부산 공략 실패…PK 극복 숙제 남겨" "서울시교육감 진보 단일후보 당선…보수 단일후보 패배는 윤석열 정부 교육정책 심판"

2024-10-21     박상현 기자
21일 오후 윤석열-한동훈 회동이 열린다. '김건희 3대해법'에 대한 합의점이 나올지 주목된다. 사진은 지난 1월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4년 신년 인사회'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박상현 기자] 지방자치단체장 4명과 서울시교육감을 다시 뽑는 10.16 재보궐선거가 끝났다. 

이번 재보선에서는 부산 금정구와 호남지역 두 곳을 비롯해 서울시교육감 선거 결과에 관심이 쏠렸다. 금정구의 경우 더불어민주당으로 야권 단일화해 국민의힘과 맞붙었고 호남지역 두 곳은 민주당의 아성에 조국혁신당과 진보당 등이 도전하는 구도였기 때문이다. 또 서울시교육감의 경우 진보진영과 보수진영 모두 단일후보를 내세워 맞붙었다.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의 경우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2-2로 비기면서 원상 유지가 됐다. 민주당은 호남을 지켰지만 끝내 부산 금정구를 공략하지 못했다.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는 다시 한번 진보진영 교육감이 당선되면서 진보교육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는 재보선 선거일 다음날 지난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폴리뉴스 본사에서 2024년 10월 두 번째 정국진단을 진행했다. 김 대표는 10.16 재보선 결과를 분석하고 이후 정국 향배를 진단했다.

"뜻밖 결과 나올 상황 아닌 선거…한동훈, 재보선 올인으로 낙승 거둬"

김능구 대표는 가장 먼저 지방자치단체장 재보선 2-2 무승부 결과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모두 힘이 실리게 됐다고 분석했다.

김 대표는 "폴리뉴스가 국민의힘과 민주당 2-2에 진보진영에서 서울시교육감이 당선될 것이라고 예측했는데 이번에도 예상이 적중했다. 전남 영광은 야권 3파전이 전개됐고 부산 금정구는 여야 맞대결이 벌어지면서 여야 지도부가 총출동했다. 결국 국민의힘은 부산 금정구와 인천 강화군, 민주당은 전남 곡성군과 영광군이라는 텃밭을 지켜냈다"며 "한 대표는 지난 총선 비대위원장으로서 총선 참패라는 책임을 떠안았는데 이번 보궐선거에서 부산 금정이나 인천 강화 가운데 한 곳이라도 뺏기게 되면 다시 한번 책임을 독박 쓸 처지였다. 이 때문에 모든 것을 걸었다"고 말했다.

또 김 대표는 "여당의 텃밭이긴 했지만 굉장히 험난했던 선거였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에 부산 금정과 인천 강화 낙승은 한동훈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게 될 것"이라며 "반면 윤석열 대통령은 이제 '10월 위기설'을 넘어 '10월 위기'를 맞이하게 됐다"고 진단했다.

김 대표는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서 2-2 무승부가 될 것이라고 예측한 이유에 대해 '뒤집어질 정도는 아닌 분위기'를 들었다.

김 대표는 "재보선은 지지층이 나가서 투표한다. 중도층, 유동 유권자들은 참여를 잘 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부산 금정이나 인천 강화는 국민의힘 지지층이 위기 속에서 투표장에 갔고 전남 영광과 곡성 역시 유권자들이 '민주당에 회초리를 쳐 혼을 냈다'는 정도의 수준이었다"며 "부산 금정은 20%의 샤이 보수가 승패를 갈랐고 전남 영광은 미우나 고우나 민주당을 선택했다"고 진단했다.

"명태균 폭로는 최순실 태블릿PC와 비견, 尹-韓 만남이 '10월 위기' 고비 분수령"

김능구 대표는 윤 대통령의 현재 모습이 8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국면 당시와 비슷하다며 현재 명태균 씨의 문자 폭로가 최순실 태블릿 PC처럼 '스모킹 건'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김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 때 최순실 태블릿 PC가 결정적으로 국민 분노를 치솟게 했다. 지금 명태균 씨의 각종 문자가 2000개 더 있다고 하는데 이것이 8년 전 최순실 태블릿 PC와 같은 스모킹건이 될 수 있다"며 "처음에 김영선 의원의 공천 청탁으로 시작돼서 재보선 때 본인이 공천 받게 했다는 주장으로 시작해 지금은 지난 국민의힘 대선 경선 때 '여론조사 조작'으로 나오더니만 오늘 아침 한겨레에서는 '여론조사 등등 비용을 위해서 지방선거 공천에 개입했다'는 얘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명 씨는 '본인을 잡아넣으려면 넣어라. 한 달 내에 하야, 탄핵으로 간다'고 거침없이 말한다. 이에 대해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자중하라고 했더니 '김재원 최고위원이 사과할 때까지 계속 가겠다'고 얘기한다. 대통령실이 제대로 해명을 못하고 해명으로 내놓았던 오빠 논쟁은 더욱더 국민들의 분노를 쌓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명태균 게이트'에서 시작한 '김건희 리스크'를 풀기 위해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의 만남이 가장 중요하다고 봤다.

김 대표는 "(21일로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의 만남에서 김건희 리스크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 10월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주체는 바로 윤석열 대통령 본인"이라며 "많은 언론에서는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부부가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하지만 윤 대통령은 김 여사와는 또 다른 결단을 해야 한다. 이번 면담 기회를 놓친다면 앞으로 한 대표는 계속 직진, 가속페달을 밟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윤 대통령이 한 대표와 만남을 통해 위기를 타개하지 못한다면 한 대표를 중심으로 한 국민의힘 친한계를 중심으로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찬성표를 던질 수도 있다는 예상이다.

이어 김 대표는 한동훈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 만남을 통해 정부 여당의 쇄신을 적극 요구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 대표는 "한 대표는 이번 재보선에서 어려운 상황에서 이겼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국민의 뜻대로 정부와 여당의 변화와 쇄신을 이끌겠다'고 말하고 있다"며 "한 대표는 윤 대통령과 면담을 앞둔 상황에서 헤게모니를 확보했다. 처음에는 조용한 선거를 치르겠다고 했다가 그 다음에는 올인을 선언했고 이후 대통령실 인적 쇄신을 포함해 김건희 여사에 대한 대외 활동 자제를 언급했다"고 말했다.

또 김 대표는 "검찰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건에 대해 김건희 여사를 불기소 처분했는데 한동훈 대표는 '국민이 납득할만한 결과를 내야 한다'며 사실상 김 여사를 기소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며 "한동훈 대표 입장에서는 ‘김건희 리스크가 확산하는 가운데 고강도 해법을 선제적으로 제시함으로써 보수 국힘 지지층을 결집시켜 금정·강화 보선에서 승리했다'고 판단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만남이 더욱 관심을 받고 있는데 김건희 리스크에 대한 '국민 눈높이', 본인이 말한 '국민의 뜻'이 어느 정도 제시되고 또 어느 정도로 윤 대통령이 받아들일지 국민이 주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민주당에서 시민사회와 탄핵 시점을 검토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데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만남이 첫번째 변곡점이 될 것이다. 윤 대통령이 지혜로운 판단과 결단을 내리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호남 지켜내면서 李 대표 리더십 강화, PK 공략 또 실패한 것은 두고두고 숙제"

이와 함께 김 대표는 이재명 대표가 이번 재보선 결과로 리더십을 강화하는 계기를 만들었다고 봤다.

김 대표는 "다음달 1심 선고에서 유죄 판결이 나올 가능성이 있지만 재보선에서 호남 지역을 지켜냄으로써 이재명 대표의 리더십은 강화됐다. 이번 영광군수 재보선에서 만약 조국혁신당이나 진보당에 졌더라면 상당히 어려운 지경에 처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김 대표는 "민주당은 지난 총선 당시 광주와 전남 비례대표에서 조국혁신당에 1위를 뺏겼다. 민주당에 대한 민심도 절대적이진 않다"며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이 영광과 곡성에서 상당한 격차로 승리했기 때문에 이재명 대표가 지지 기반인 호남에서 리더십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이 대표가 11월 공직선거법과 위증교사 사건 1심 선고에서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돼서 유죄가 나오더라도 당내 주도권과 리더십 유지에는 별 어려움이 없지 않겠냐고 본다"고 밝혔다.

그러나 민주당이 PK에서 승리하지 못한 것은 다시 한번 숙제로 남았다는 의견을 내놨다.

김 대표는 "이 대표가 호남대전에서 승리했지만 여전히 PK는 넘어야할 장벽"이라며 "한 대표는 이번 금정 보선 지원 유세에서 '여러분이 지켜줬다'고 했는데 민주당은 지난 총선에서도 부산에서 5, 6명이 당선될 것으로 예상했음에도 전재수 의원 1명만 당선됐다. 부산에서 예상 밖 결과가 나오면서 국민의힘 108석이 만들어졌고 탄핵이나 대통령 거부권에 대항할 수 있는 의석수 3분의 2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정부에서도 PK 벽을 어떻게 넘느냐에 대해 민주당은 '동진정책'이라고 표현했다. 하지만 지난 총선에 이어 이번 보선에서도 벽을 넘지 못했다"고 민주당의 PK 공략이 두고두고 숙제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 대표는 "이재명 대표는 앞으로 전통적 지지층을 넘어서 중도·보수의 표를 얼마나 끌어오느냐가 관건이고 이를 위해 새로운 동진 정책이 필요할 것"이라며 "2기 이재명 대표 체제가 들어선 이후 중도층을 두텁게로 방향을 잡고 있다. 김민석 수석최고위원이 최근 집권플랜본부 본부장을 맡으며 좀 더 많은 사람들을 포용하는 방향으로 정책 노선을 조정하겠다고 했는데 집권플랜본부에서 그게 현실화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진보진영 정근식 후보, 서울시교육감 당선…윤석열 정부 교육정책 심판 의미"

김능구 대표는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진보진영이 승리한 것은 윤석열 정부의 교육정책이 심판받은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 대표는 "대통령실은 기초단체장 4곳에서 여야가 2개씩 차지함으로써 큰 타격을 받지 않았다고 안도하는 분위기지만 서울시교육감 선거의 경우 진보진영 단일후보인 정근식 후보가 승리했다. 50.2%와 45.9%로 5%P 차이가 나지 않는 승리였다"며 "이번 선거는 직전 조희연 교육감 심판이냐, 진보교육 심판이냐 아니면 윤석열 정부 교육정책 심판이냐를 가르는 것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정근식 후보라는 진보진영 교육감이 다시 뽑힌 것은 윤석열 정부에 대한 심판의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