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능구의 정국진단 10.25][전문] “한동훈, ‘김건희 제3자 특검법’으로 승부수 던져야”

“한동훈, 尹 앞에서 더 당당했어야... 취임 100일 맞아 승부수 던질 때” “尹 지지율 최저... 보수·영남·고령 모두 외면, 김건희 문제 부정평가 1위” “대통령실 ‘한동훈 모욕주기’에 언어적·비언어적 메시지 총동원” “윤 대통령, 특별감찰관이라도 임명해야 김건희 문제 노력 인정받을 수 있어”

2024-10-26     서경선 기자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 정리 서경선 기자]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는 25일 오전 폴리뉴스 본사에서 2024년 10월 세 번째 정국진단을 진행했다. 김 대표는 지난 21일 윤석열-한동훈 면담이 ‘빈손 회동’으로 끝난 이후 정국 향배를 진단했다.

폴리뉴스와 폴리TV가 다음 달부터 기존의 정국좌담회를 잠시 중단하고 거기에 함께했던 평론가들과, 기존의 김능구·장성철 직언직썰과 함께 매주 한차례씩 대담을 진행하고자 합니다. 첫 번째주에는 차재원 교수와 ‘정국진단’. 두번째주 황장수 소장과 ‘닥터둠의 전망’. 세번째주 홍형식 소장과 ‘민심레이더’. 그리고 네번째주에 장성철 소장과 ‘직언직썰’을 진행하겠습니다. 이후에 어떻게 편성될지 모르겠지만 ‘김능구의 정국진단’은 이번 10월까지 하는 걸로 하겠습니다.

이번주 초에 이른바 윤-한 회동. 면담 형식으로 진행됐었죠. 오늘은 이에 대한 반향과 이후 정국 향배를 예측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한국갤럽 10월 4주차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모든 언론에서 지적한 대로 보수층, 영남층, 고령층도 윤 대통령을 외면했습니다. 전체적으로는 윤 대통령 지지율이 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20%죠. 보수, 영남, 고령층이 외면했고, 국민의힘 지지층도 긍정이 48%, 부정이 40%로 차이가 크지 않습니다. 부정 평가의 원인은 김건희 여사 문제가 단연 1위였습니다. 이어서 경제 문제 14%로 2위, 소통 미흡 12%, 이렇게 나타났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국정 지지율 추이 [그래픽=한국갤럽]

총체적인 위기이고 10월 위기설을 이야기했었는데 현재 10월 위기 상황입니다. 이런 가운데에서 윤-한 갈등이 빚어졌고, 그래서 해결하고자 윤-한 회동, 면담이 이루어졌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 윤-한 회동은 처음부터 끝까지, 한마디로 말하면 한동훈 모욕 주기가 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폴리뉴스 칼럼니스트인 정연아, 한국이미지컨설턴트 회장입니다. 정연아 회장이 칼럼에서 지적했습니다. 의사소통은 크게 언어적 의사소통, verbal communication과 비언어적 의사소통 nonverbal communication이 있습니다. 비언어적 의사소통은 말로 표현하지 않는 신체 언어, 즉, 표정, 제스처, 시선 처리, 신체 거리 유지 등을 말합니다. 앨버트 메라비언은 언어적 요소가 45%, 비언어적 요소가 55%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면담 장면으로 보도된 1장의 사진은 비언어적인 요소로서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도구가 되기도 하죠. 그런데 대통령실에서 공개한 윤-한 면담 사진들을 쭉 보면 첫 번째가 대통령의 표정이 상당히 화난 듯 굳어 있죠. 치켜올린 눈썹과 부릅뜬 눈, 아주 고압적으로 보였고, 대통령이 양팔 뻗은 자세로 돼 있습니다. 그건 대선후보 시절 윤석열 대통령의 쩍벌남 자세와 오버랩 된다고 정연아 칼럼니스트는 지적하고 있습니다. 마치 검찰총장이 반부패수사부장이던 한동훈 부장의 보고를 받으면서 지시하는 모습이었고, 교장 선생님이 훈시하는 느낌을 줬다, 많은 댓글에서도 나왔습니다. 면담 시간을 20분이나 지각하고 여당 대표를 건물 밖에 세워뒀다고 합니다. 이에 대해 친한계 의원들이 상당히 분개했다, 이런 말도 나왔죠. 윤 대통령이 보여준 표정과 제스처, 몸짓 이런 부분들은 마치 아랫사람을 대하는 태도였다, 이렇게 이야기가 되고 있고요.

장소 또한 마치 동네 스터디 카페를 연상하는 곳이었고요. 정진석 비서실장은 대통령의 배석자이기 때문에 대통령 쪽에 앉든지 뒤에 앉든지, 어쨌든 대통령 쪽에 앉아야 되는데 그걸 스터디 카페의 긴 책상이 놓인 곳에서 한동훈 바로 옆에 같이 않아있게 해서 비서실장과 한동훈 대표가 동급으로, 이 역시 깎아내리기 심리 아니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번 이재명 대표와 만날 때는 원탁 테이블이었어요. 원탁 테이블에 앉아서 웃었고, 격에 맞는 의절을 했고, 시종 웃는 모습이 나왔습니다. 이건 기본이지 않습니까? 이번에는 한동훈 쪽에서 원탁 테이블을 요청했지만 묵살됐다고 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면담을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경제에 힘들게 사는 국민들에게 윤-한 회동이든 면담을 통해서 정치가, 그리고 경제가 나아가는 모습을 기대했던 국민들에게 이런 모습의 연출은 상당히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에서 또 압권이 한 대표와의 면담 이후에 추경호 원내대표 등 여당 의원들을 불러서 만찬을 했다. 뭐 정확한 내용은 모르죠. 추경호 원내대표는 "한 번씩 대통령이 여당 의원들을 비공식적으로 부른다. 가서 민심도 이야기한다." 뭐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사진이 있습니다. 한동훈 대표의 3대 요구 중 하나가 김건희 비선라인 인사 쇄신이었습니다. 그런데 거기에 지목되는 비서관이 계속 사진에 잡혔습니다. 한동훈, 윤석열 이 걸어가는 뒤편에 잡힌다든지 면담이 진행되는데 왼쪽 뒷편에 잡힌다든지. 이런 건 의도적인 연출이지 않느냐, 이렇게 생각이 들거든요.

김건희 여사가 어느 정도 블랙홀이냐 하면 국민 70%가 김건희, 채상병 특검법을 지지하고, 조금 전에 말씀드린 대로 윤 대통령이 20%라는 최저 지지율을 기록하게 한 첫 번째 원인이 바로 김건희 여사였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윤-한 회동이 이루어졌다고 하는데 어쨌든 민심을 그대로 전달하겠다고 한 당사자, 여당 대표를 이렇게 모욕 주기로 간 것은 애초에 비언어적인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한동훈 대표와 국민의힘, 그리고 국민들에게 던진 것이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그 메시지가 바로 다음 날 구체적으로 나왔습니다. 범어사를 방문한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돌을 던져도 맞고 가겠다."라고 했습니다. 꼭 이럴 때 왜 불교 명문 사찰이 계속 등장하는지 모르겠는데 범어사는 명문 사찰이죠. 거기를 방문한 자리에서 윤 대통령이 그렇게 말했어요. 그리고 24일 폴란드 대통령 국빈 방한 공식 환영식에 김건희 여사가 참석했고요. 그래서 한동훈 대표의 민심 전달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한마디로 No, 거부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정국을 반전시키고 국민적 신뢰를 새로 얻어 국정운영 동력을 가져 나갈 수 있을 건가?' 이게 중요한 거죠. 저는 없었다고 봅니다. 지금이라도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임기 반환점도 돌지 않은 대통령으로서 대통령직을 열심히, 성실히, 힘 있게 수행하겠다는 의지를 표출해야 됩니다.

윤 대통령은 한 대표에게 “아내가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 꼭 필요한 의전 행사 아니면 자제하고 있다.”고 말했는데 지금 이런 차원으로 상황을 인식하면 안 됩니다. 지금은 지식정보화 사회이기 때문에 국민 70%가 뭘 몰라서 김건희 특검법을 지지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정확하게 알아야 합니다. 국민은 한동훈 대표이나 정진석 비서실장 아니 그 누구보다도 정확하게 알고 있습니다. 국민들이 대통령에게 요구하고 있는 겁니다. 김건희 여사 문제를 해결하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잔디마당에서 열린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 국빈 방한 공식 환영식에 두다 대통령 부부와 함께 자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첫 출발은 특별감찰관이라고 봅니다. 윤 대통령이 한동훈 대표와 ‘빈손 회동’한 뒤 추경호 대표를 만찬에 불렀지 않았습니까, 그렇게 망신 주기하고 보내고 나서? 그 추경호 대표가 "특별감찰관 문제는 의총에서 정해질 문제고, 의총의 책임자는 원내대표다." 이러자 한동훈 대표가 "당대표는 원내·외 당무를 총괄하게 돼 있다." 마치 서로 권한 분쟁. 권한쟁의심판으로 헌법재판소에 가야 되나 할 정도로 충돌하고 있습니다. 이런 코미디가 없지 않습니까?

뭐든지 협상을 하면 모두가 아니더라도 그 절반 정도는 accept를 해야 그 협상을 요청한 사람, 이번에 요청한 사람이 국민이잖아요. 어쩔 수 없이 그걸 대변한 게 한동훈 대표고요. 그걸 받아들이는 게 맞다고 봅니다. 그래서 특별감찰관 문제를 의총에서 표 대결 어쩌고저쩌고 언론 기사들이 나오는데 이건 언어도단, 말도 안 되는 이야기입니다. 박근혜 대통령 시절 특별감찰관이 사직한 이후에 지금까지 임명을 못하고 있는 거거든요. 윤 대통령이 이나마도 속히 하셔야 된다, 이렇게 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김건희 리스크 결단에 나서야 하고 그 출발을 특별감찰관 임명부터 신속하게 해야 합니다. 특별감찰관 임명만으로도 김건희 리스크 해결을 위해서 노력하겠다는 뜻을 보여줄 수 있는 거죠. 이어서 인사 쇄신을 결단한다면 나름대로의 국정 동력은 일부 살아나지 않겠나, 이렇게 봅니다.

한편으로는 한동훈 대표의 문제점을 지적하고자 합니다. 한동훈 대표가 윤 대통령과 면담 자리에 처음 갔을 때 비서실장 배석은 양해했지만 자리를 그렇게 배치하는 것에 대해 과감하게 그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어야 했다는 말도 있습니다. 면담 끝나고 나서라도 한동훈 대표가 기자들에게 이러저러한 문제점들을 강력하게 제기했어야 됐지 않나 하는 이야기가 대통령실에서 나왔다는 걸 보고 저는 상당히 당혹했습니다. 자기들이 그렇게 만들어 놓고, 그 부분에 대해서 제대로 문제 제기하고 항의하지 않는다고 또 비하하는 뉘앙스로 이야기를 했다고 하니 이게 뭐냐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전에 천하의 이회창 총재, 한나라당 총재로서 두 번 대선에 출마해서 거의 당선될 뻔 했으나 문턱에서 넘어졌습니다. 그분이 YS 때 국무총리 된지 거의 두 달도 안 되었을 때 천하의 김영삼 대통령에게 맞서는 모양으로 언론에 보도되었습니다. 그런데 총리로 마지막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가 김영삼 대통령의 호통을 받고 대통령 집무실에서 나오다가, 그때 대통령 집무실은 부풀려 말하면 운동장만큼 컸습니다. 그러니까 대통령의 책상과, 영화에서 많이 봤잖아요. 책상과 출입문은 굉장히 거리가 있습니다. 옛날에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만나고 나갈 때는 뒷걸음을 하다가 돌아서서 나오는 거거든요. 그 뒷걸음질 하다가 이회창 국무총리가 넘어져서 그 이후에 나가는 문을 잘 못 찾아서 헤매고 김영삼 대통령이 그걸 가르쳐줬다는 이야기가 회고록 등에 나와있습니다. 뭐 사실인지는 모르겠고요. 그 정도로 천하의 대쪽 판사 이회창 총리에게도 대통령은 그만큼 어렵다는 이야기죠.

더욱이 한동훈 대표는 20년 동안 윤석열 대통령의 직장 부하였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보스였죠. 그러다 보니까 서로 대화 나눌 때도 그게 몸에 익은 줄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이제 집권 여당 대표로서 본인이 늘 이야기한 대로 당심, 민심 63%의 지지를 받은, 또 한편으로 국정 운영의 책임자입니다. 대통령이 전체 책임자라면 최소한 정권을 잡고 있는 집권세력에서는 투톱이라고 볼 수 있죠. 민심의 바다에서는 최고 책임자인 거고요. 그렇기 때문에 한동훈 대표는 좀 더 당당했어야 됐다. 20년 부하로서의 한동훈이 아니라 집권 여당의 대표로서, 63%의 당심, 민심을 등에 업은 당대표 한동훈으로서 좀 더 당당했어야 됐다. 대통령실의 관계자 말마따나 회동 끝나고 나서 집에 갔다가 그다음 날 나와서 이야기를 풀 게 아니라 그날 면담 자리에서 아닌 것은 아니라고 해야 되는 게 정치 지도자로서의 기본입니다.

그날 면담 사진에서 한 대표는 대부분 뒤통수만 있습니다. 어느 사진에서도 한동훈 대표가 아닌 것은 아니라고 이야기하는 장면이 별로 안 나옵니다. 파일까지 가져가서 인사 쇄신을 말하자 윤석열 대통령이 "뭐가 문제냐. 이분들이 무슨 비리가 있느냐." 말했을 때 그에 대해 대응을 못했다는 이야기만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대통령과 대통령실의 망신 주기, 고압적인 연출도 문제지만 한동훈 대표가 집권 여당의 대표로서 당당하지 못했다는 부분도 큰 문제라고 봅니다.

이제 한동훈 대표는 취임 100일을 맞이하게 됩니다. 이제야말로 승부수를 던져야 합니다. 지금까지 본인이 어떻게 살아왔든 국민 눈높이에서 국민만 바라보고 가고,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고 온몸 던지겠다고 나섰으면, 본격적인 변화와 쇄신을 하겠다고 나섰다면 이제는 승부수를 던져야 됩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중앙포럼에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당대표 출마 시에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한 제3자 특검법을 이야기하면서 여당의 기류를 변화시키겠다고 이야기를 했지 않습니까? 그런데 당대표 되고 나서 노력만 하고 있다고 했어요. 이제는 김건희 특검법도 제3자 추천 특검법으로서 이재명 당대표와 만나서 거기에 대한 해법을 가지고서 국회에서 국민들에게 직접 호소해야 된다고 봅니다. 국민의힘 108명 의원 중에서 친한계가 20명 정도. 그리고 일부에서는 30명이라고 봅니다. 친윤계 40명 정도. 그리고 관망파가 50명 정도 된다고 봅니다. 저는 이거는 아무 의미 없다. 국민들이 차기 권력으로서 현재 권력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서 한동훈 대표를 지지한다면 친한이나 친윤이니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그렇지만 걸맞은 역할을 할 것이냐는 오로지 한 대표에게 달려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제2의, 제3의 대안을 찾을 겁니다. 여당에도 인물들이 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모두 대권 도전, 국회의원, 단체장. 만만한 후보들이 아닙니다. 한동훈 대표에게 이제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시간만 가면 윤석열 임기가 다해 가면 친한계로 모일 것이다. 당내 권력은 미래 권력으로 갈 것이니까 버티면 된다, 이렇게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11월 15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1심 선고 전에 무언가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본인이 주장했는데 먼저 본인이 승부수를 던져야 됩니다.

오늘은 윤-한 회동에서 모욕받은 한동훈 대표가 이제라도 국민을 보고 승부수를 던져라. 그게 대통령의 국정 운영 동력을 되살리고, 나라가 나라답게 돌아가는 데 힘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