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국힘 총선백서, 패인 1번 ‘당정관계’...친한계 “용산 리스크, 당이 대응하기엔 불가항력이었다”
김종혁 “특정인 겨냥해 몰고가려 했다...정상적이고 투명한 백서는 아니었다” 김상훈 “지금처럼 당정관계 흔들리지 않아...의료파업·이종섭 전 장관 등 영향” 곽규택 “용산발 악재에 대응할 입지 굉장히 좁았다...통제 가능 범위 밖” 장성철 “조정훈 사감 들어간 듯...‘용산이 선거 방해행위했다’고 볼 수도 있어”
[폴리뉴스 김민주 기자] 국민의힘 총선백서특별위원회(위원장 조정훈)가 28일 발표한 총선백서에는 ‘불안정한 당정관계’가 참패 원인 1번으로 꼽힌다. 그러나 친한계에서 “용산발 리스크는 당이 대응하기에 불가항력이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백서에는 패배 원인 첫번째로 ‘불안정한 당정관계’을 꼽고,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과 호주대사 임명, 시민사회수석 발언 논란, 의대 정원 정책, 대파 논란 등 연이은 이슈가 정권심판론에 불을 붙였지만 당도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함께 존재한다”고 기술됐다.
이어 “위의 이슈들에 대해 당은 대립각을 세우기보다 정부의 기조를 따라가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는 등 당정 사이에 건강하고 생산적인 긴장감이 조성되지 못했음”이라고 담겼다.
그러나 친한계 김종혁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29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정권심판론에 대해 (당이 요구해도) 용산 대통령실에서 전혀 반응하지도 않고 모른척해서 대응할 수가 없었다. 용산발 리스크가 너무 크기 때문에 당이 대응하기엔 불가항력이었다”며 “(‘불안정한 당정관계’ 부분은) 대통령실 눈치 보고 (백서에서) 책임소재를 정확히 밝히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백서가 처음부터 특정의 정치적 목적을 갖고 진행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있었고 조정훈 총선백서특위 위원장이 중간에 당대표에 나가겠다고 해서 상당한 논란이 있었다”며 “진행 과정에서도 설문조사 질문이 특정인을 겨냥한 것 같다는 인식들도 있었고 결과도 그런 식으로 몰고 가려 했다. 되진 않았지만 정상적이고 투명한 백서는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백서 중 김 최고위원이 위원장을 맡은 ‘전략평가소위’ 부분에는 정권 책임이 좀 더 명확하게 담겼다. 전략평가소위는 “총선 패배는 윤 정부 집권 2년에 대한 불만들이 누적된 결과”라며 “게다가 1월에 터진 김 여사 명품백 논란, 2월의 이종섭 호주대사 임명과 황상무 수석 발언 논란, 몇 달간 계속된 의대증원 논란 등은 장작불에 기름을 붓는 것처럼 집권여당에 대한 국민적 거부감을 극대화시켰다”고 썼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YTN라디오 ‘뉴스파이팅 배승희입니다’ 인터뷰에서 “불안한 당정관계도 하나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보지만 그 당시에는 지금처럼 당정관계가 흔들리지는 않았다”며 “장기적으로 내수 경기가 부진했던 상황, 전공의 파업, 이종섭 전 국방장관 호주 출국 이런 여러 요인들이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곽규택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리스크 자체를 해결하는 과정이 부재했던 게 문제라기보다 리스크 자체가 더 큰 문제 아니었나’라는 질문에 “용산발 이슈나 악재에 대해서 사실 대응할 수 있는 입지가 굉장히 좁았다”며 “외부적으로 발생하는 것에 대해서 사실 당에서는 그거를 통제할 수 있는 범위 밖의 일이기는 하다”고 답했다.
백서에 사실관계가 아닌 평가가 들어간 게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조정훈 위원장의 개인적 사감과 판단이 들어간 것 같다. 총선백서에는 있는 사실 그대로 적시해놓아야지 평가가 들어가면 다른 정치적 논란을 낳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장 소장은 “‘당이 대응을 잘못했다’는 건 평가다. ‘당이 대응을 제대로 못 한 게 아니라 용산에서 선거 방해행위를 한 거다’라고 볼 수도 있다. 당시 이종섭, 황상무, 대파 사건 등 다 당에선 하지 말라 했는데 용산이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