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명태균 충격파' 與 쇄신 요구 폭발...한동훈 이어 중진·원로·시도지사·친윤까지 가세
한동훈, 尹 대국민 사과·쇄신용 개각 촉구 친윤 김재원 "대통령실, 국면 전환 위해 뭐든 해야" 與시도지사협의회 "尹 국정쇄신 필요" 국힘 원로들 "초심 돌아가 국민 목소리 경청해야" 추경호 등 친윤 3선중진 "당과 대통령실 변화 필요...국민 눈높이 맞춰야" 오세훈·박형준·권영세·김기현·나경원 "대통령실, 결자해지하라"...오세훈, 당 원로와 별도 회동 안철수 "윤 대통령, 국민께 사과해야" 유승민 "김건희 특검법 받아야" 尹, 7일 대국민 담화 주목.. 이철규 "납득할 변화 있을 것"...추경호 건의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명태균씨의 통화 녹음이 공개되며 윤 대통령 국정 운영의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졌던 지지율 20%가 무너지자 야권은 '탄핵·하야·임기단축 개헌' 등을 언급하며 총 공세를 펼치고 있다.
이에 여권 내에서도 기류 변화가 감지된다. 그간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친한계에서만 대통령실의 쇄신을 요구해 왔으나 최근에는 한 대표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여오던 중진과 원로, 시도지사에 이어 친윤계까지 대통령실의 고강도 쇄신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이런 가운데 윤 대통령은 오는 7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명태균 논란 등에 대한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보여 관심이 모아진다.
한동훈, 尹 대국민 사과·쇄신용 개각 촉구
친윤 김재원 "대통령실, 국면 전환 위해 뭐든 해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대국민 사과와 대통령실 참모진 전면 개편, 쇄신용 개각을 촉구했다. 지난달 31일 윤 대통령과 명태균 씨의 통화 녹음이 공개된 이후 나흘 만의 입장 표명이다.
한 대표는 "국민들이 걱정하는 부분에 대해 대통령께서 솔직하고 소상하게 밝히고 사과를 비롯한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면서 "대통령은 제대로 보좌하지 못한 참모진을 전면적으로 개편하고, 심기일전을 위한 과감한 쇄신 내각을 단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건희 여사는 즉시 대외 활동을 중단해야 한다"며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예방하기 위해 특별감찰관을 임명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눈길을 끈 것은 친윤계로 분류되는 김재원 최고위원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실은 적극적이고 주도적으로 이 사태 해결을 위해 나서야 한다. 국면 전환을 위해 뭐든 해야 한다"고 말한 것이다.
그간 명태균 논란에 대해서는 주로 수도권과 친한계 전·현직 의원들을 중심으로 문제 제기가 이어졌으나 윤 대통령 지지율이 10%대로 주저 앉으며 위기감이 고조되자 친윤계도 쇄신 요구에 동참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김 최고위원은 "'국면 전환용 인사 안 한다' 이런 말이 국민에게 알려지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더 강력한 조치를 해야 할지 모른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與시도지사협의회 "尹 국정쇄신 필요"
정의화 전 국회의장 등 국힘 원로들 "초심 돌아가 국민 목소리 경청해야"
이보다 앞서 지난 3일에는 여권 시·도지사, 상임고문 등 원로, 영남 의원들까지 모두 나서 윤 대통령의 국정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쏟아내기도 했다. 대통령실이 윤 대통령과 명씨 통화와 관련해 법적으로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것이 안일하다는 지적이다.
유정복 인천시장과 오세훈 서울시장, 박형준 부산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등 12명의 국민의힘 소속 광역단체장들로 구성된 시·도지사협의회는 3일 정치 위기 타개를 위해 윤석열 대통령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협의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 "국회를 장악한 야당은 이제 대통령 탄핵까지 거리낌 없이 시도하며 국민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과 여당 대표의 갈등과 당내 불협화음은 당원과 국민의 불안감을 증폭시키면서 국정 동력을 저하해 집권 세력은 위기를 맞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임기 후반기의 성공적인 국정 수행을 위해 적극적인 국민과의 소통 및 국정 쇄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국민의힘 원로들도 같은 날 윤 대통령을 향해 "취임 당시 초심으로 돌아가서 국민의 목소리를 잘 경청하고 판단하시라"고 촉구했다.
국민의힘 상임고문단은 시도지사협의회 입장문을 낸 같은날인 3일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비공개 회동을 진행했다. 이날 회동에는 정의화 전 국회의장을 비롯해 유준상·최병국·문희·유흥수·신경식 등 9명의 원로들이 참석했다.
정 전 의장은 이날 상임고문단 회동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고문들이 2시간 동안 의견을 얘기했는데 당정 화합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당정 화합에 모두가 조금 신경 쓰라고 얘기했다. 구체적으로 얘기하면 대통령과 당이 힘을 합쳐서 구국의 노력을 해달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대통령은 취임 당시 초심으로 돌아가서 국민의 목소리를 잘 경청하고 판단해 주시라고 말씀드린다"며 "셋째, 한 대표는 당내 화합과 대야 투쟁에 조금 더 적극적으로 나서라"고 덧붙였다.
친윤계 추경호 등 3선 중진 의원들 "당·대통령실 변화 필요...국민 눈높이 맞춰야"
친윤계 여권 중진 인사들도 잇따라 대통령실의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한 4일에는 '친윤' 핵심인 추경호 원내대표가 주도한 국민의힘 3선 의원들 간담회를 통해 '당과 대통령실의 변화가 필요하다'는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추경호 원내대표가 소집해서 실시된 이날 간담회는 최근 등장한 윤석열 대통령과 명태균씨의 통화 녹취로 인해 최저치로 떨어진 국정 지지율을 만회하기 위한 과정에서 당내 중진인 3선 의원들의 의견을 모으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3선 의원 간담회에는 김성원 의원을 비롯해 임이자·정점식·서지영·이만희·신성범·김석기·송석준·김정재 의원 등이 참석했다.
추 원내대표는 대통령 국회 시정연설(4일)에 대통령 불참에 대해 "아쉽게 생각한다"고 불편한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고, '윤 대통령-명태균 통화' '尹 10%대 추락' 이후 3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가볍게 볼 사안 아니다. 굉장히 무겁고 엄중하게 받아들인다"고 여권의 위기를 밝히기도 했다.
김성원 의원은 이날 간담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3선 의원들이 모여서 현안을 공유했다"면서 "당과 대통령실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전날) 상임고문단의 말처럼 당내 3선 의원들도 지금 상황에 대해서 엄중함을 인식하고 있는 만큼, 이를 타개하고 돌파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서 여러 방안을 같이 나누는 시간이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김 의원은 "방법론적인 것을 개별적으로 말씀드릴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면서도 "당과 대통령실의 변화가 필요하지 않느냐. 국민 눈높이에 맞춰 다시 함께 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야 하지 않느냐 이런 말씀들을 나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결국 지금의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용산(대통령실)과 서로 더 많은 소통을 해야 한다는 말이 나왔다"며 "분열 않고 단합해 갈 수 있는 그런 방안이 최선이 아닌가 하는 말씀"이라고 덧붙였다.
오세훈·박형준·권영세·김기현·나경원 등 범친윤 중진 "대통령실, 결자해지하라"
오세훈, 상임고문단 12명과 별도 회동
대통령 탄핵 여론, 당정갈등 위기 속에 차기 대권주자인 오세훈 서울시장의 행보가 매우 분주하다.
오세훈 시장과 박형준 부산시장, 권영세·김기현·나경원 국민의힘 '범친윤' 중진 의원들은 지난달 29일 조찬 회동을 가진 뒤 공동 입장문을 통해 "우리는 윤석열 정부가 출범할 때 'The buck stops here' 곧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다'고 선언한 깊은 책임감과 당당한 자신감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며 "대통령실은 그때의 책임감과 자신감으로 돌아가 결자해지의 자세로 국정의 발목을 잡는 현안 해결에 앞장서 주시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오 시장은 지난달 29일에 이어 이달 4일에도 국민의힘 원로들인 상임고문단들과 별도 회동을 가졌다.
오 시장은 이날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서울시장 공관 파트너스하우스에서 국민의힘 상임고문단과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오 시장이 초청한 이날 오찬에는 국민의힘 상임고문단 회장인 정의화 전 국회의장을 비롯해 목요상, 유흥수, 김무성, 신영균, 김종하, 권해옥, 문희, 김동욱, 신경식, 최병국, 이윤성 등 당 원로들로 구성된 상임고문단 12명이 참석했다.
이날 정 전 의장은 "현재 보수가 위기에 처한 현 상황에서 함께 모여 나라 걱정도 하고 서울시민을 위한 제안도 했다"며 공감대를 확인했다.
안철수 "윤 대통령, 국민께 사과해야" 유승민 "김건희 특검법 받아야"
'비윤계' 중진들도 당의 변화와 대통령 사과를 주장하고 나섰다. 안철수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 등 당내 대표적인 반윤 인사들은 더욱 강하게 대통령실을 압박하고 있다.
안철수 의원은 3일 페이스북에 "지지율 폭락의 대위기를 탈출하고 국정을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대통령이 국민께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정부는) 정쟁과 이념전쟁보다는 연금개혁, 교육개혁 등 3대개혁과 민생 경제에 올인 했어야 했다"라며 "명품백 사건과 도이치모터스 사건 등에 대해 진정어린 사과가 선행돼야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여사 문제에 대한 특단의 선제적인 조치를 결단해야 한다"라며 이른바 '김건희 특검법'을 우회적으로 거론하기도 했다.
유승민 전 의원도 1일 "김 여사 문제를 깨끗이 정리하려면 특검밖에 없다"며 "대통령 임기 중인 지금 특검 수사를 받는 게 국정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도, 대통령 부부를 위해서도 더 낫다"고 강조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 앞에 정직하게 진실을 말하려면 용기가 필요하다. 그 용기를 내어 부부가 함께 국민 앞에 나와서 그간의 모든 잘못에 대해 참회하고 사죄해야 한다"며 "김건희 여사는 특검의 수사를 받고 특검이 기소하면 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도, 보수도 궤멸의 위기에 들어섰다"며 "국민들이 대통령보다 명태균같은 자의 말을 더 믿는 이 상황이 말이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尹, 7일 대국민 담화 주목.. 이철규 "납득할 변화 있을 것"...추경호 건의로 성사
이처럼 당내 계파를 막론하고 쇄신 요구가 빗발치고 있는 가운데 7일 예정된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이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정치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임기 반환점을 도는 시점에 국민들에게 지난 성과를 보고하고, 일문일답을 통해 모든 사안에 대한 설명을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건희 여사 문제,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와의 통화 녹음 사태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7일 윤 대통령의 대국민담화에 대해 추경호 원내대표는 5일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에서 이런저런 말씀들이 있어서 내가 어제 대통령실에 다녀왔다"며, 전날 윤 대통령과 직접 대면해 건의를 했던 사실을 공개했다.
친윤계 이철규 의원은 5일 "필요한 조치 또 국민께서 납득할 만한 변화는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날 오전 라디오 뉴스파이팅 배승희입니다에서 윤 대통령의 대국민담화와 관련해 "국민들이 궁금해하고 특히 우려하는 부분에 대한 말씀이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진행자가 '명태균 녹취록 해명도 있을 것으로 보느냐'고 물으니 "당연히 명태균 녹취록이 지금 국민들께서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궁금해하는 부분이지 않나"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한동훈 대표 등 당내에서 대통령실 인적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에 대해 "무조건 사람을 바꾸라고 하면 나중에 어떻게 하겠나. 이렇게 가다가 정권 내놓으라 할 것 아닌가"라며 "정말 잘되기를 바라고 하는 요구와 상대를 무조건 비판하고 비난하고 공격하기 위해 쇄신하라는 것은 조금은 결이 다르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대통령은 취임 초부터 인사와 관련해 '국면 전환용 인사는 안 하겠다. 필요한 곳에 필요한 사람을 쓰는 인사를 하겠다'고 줄곧 말해오지 않았나"라며 "인사권자에게 압박하듯이 정치 공세의 모습을 보이는 것은, 이제는 그런 정치는 지양해야 할 때가 아닌가"라고 친한계를 겨냥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