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김건희 여사에게 돈 받았다" 檢, 명태균 '정치자금 수수' 진술 확보..'500만원' 등 추가 수사 나설까?

검찰, 명태균 휴대전화서 '코바나컨텐츠' 돈봉투 사진 확보 명태균 "교통비 정도 받았다" 강혜경 "500만원.. 김 여사가 격려차 줬다고 해" 檢, 정치자금법 위한 혐의만 적용.. '김 여사 돈봉투' 추가 수사 필요성 생겨 이준석·김종인도 수사 전망.. 공천개입 의혹 규명 차원 尹 "김영선 해주라 했는데" 통화 전후로 이준석-명태균 카톡 대화 野 "500만원 돈봉투 미담 바꾸기" "대통령 부부 연루 밝혀야"

2024-11-13     김승훈 기자
명태균씨가 최근 검찰 조사에서 김건희 여사로부터 돈을 받았다고 인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공천개입 의'혹의 핵심 인사인 명태균씨가 최근 검찰 조사에서 김건희 여사로부터 돈을 받았다고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 여사로 부터 사실상 '정치자금 수수' 혐의와 관련한 명씨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명씨는 교통비 정도였다고 주장했으나, 김영선 전 의원의 회계 책임자 강혜경씨와 김태열 전 미래한국연구소장은 돈봉투에 담긴 금액을 500만원이라고 구체적으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돈의 성격이 정치자금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검찰의 추가 수사가 이뤄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한편, 검찰은 명씨의 PC에서 확보한 카카오톡 대화를 바탕으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해서도 수사를 착수할 것으로 보여 명태균 게이트가 야권으로 확산될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검찰, 명태균 휴대전화서 '코바나컨텐츠' 돈봉투 사진 확보

명태균 "교통비 정도 받았다" 강혜경 "500만원.. 김 여사가 격려차 줬다고 해"

12일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창원지검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지난 8일과 9일 명 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명 씨가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에게 돈을 받은 적이 있다고 한 진술을 확보했다.

당시 검찰이 명 씨 휴대전화에서 확보한 돈 봉투 사진을 보여주면서 '김 여사에게 받은 돈인지' 묻자 명 씨는 "교통비 정도를 받았다"며 "오래된 일이라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영선 전 의원의 회계 책임자인 강혜경 씨는 검찰 조사 과정에서 "명씨가 김 여사를 만나 500만원을 받아왔다"고 진술했다. 또, 김태열 전 미래한국연구소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코바나 컨텐츠 봉투에 담겨 있었다고 들었다"고 주장했다. 코바나 컨텐츠는 김 여사가 대표로 있던 회사이다.

강 씨는 13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도 김 여사의 돈봉투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했다.

그는 "명태균 씨가 김영선 의원이 당선(2022년 6월 1일 보궐선거)된 이후인 2022년 6월 초 김 의원 사무실에서 저한테 '김건희 여사한테 금일봉을 받았다'며 자랑했었다"며 "명태균 씨가 서울에 왔다 갔다 할 때 동행했던 분이 '500만 원이고 봉투 색깔이 어떻다'까지 얘기해 주셨다"고 말했다.

명씨가 검찰 진술 과정에서 '교통비'라고 한 것에 대해 "교통비라고 들은 적 없다. 김 여사가 격려 차원에서 명태균한테 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처음 500만 원이라 말을 듣고 좀 실망했었다. 금액이 엄청 클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왜 500만 원밖에 안 되지라고 약간 의문이 있었다"고 말했다. 즉, 3억원이 넘는 여론조사 비용을 감안하면 500만원은 너무 적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檢, 정치자금법 위한 혐의만 적용.. '김 여사 돈봉투' 추가 수사 필요성 생겨

명 씨는 현재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의 갈림길에 서 있다.

그는 김영선 전 의원으로부터 2022년 8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16차례에 걸쳐 7600여만 원을 받은 혐의와 2022년 6.1지방선거 예비후보 2명으로부터 공천을 미끼로 각각 1억 2000만 원씩 총 2억 4000만 원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서에 따르면 "대통령 후보와 친밀한 관계를 주장하고 과시하며 공천받고 싶어 하는 사업가들에게 거액을 받았다"며 "김영선을 국회의원 선거 후보자로 추천하는 일과 관련하여 강혜경을 통하여 김영선으로부터 7620만 원을 기부받았다"며 명 씨가 돈을 받은 성격을 구속영장에 적시했다.

이번 검찰의 구속영장에 포함되지 않았으나 명씨는 지난 22대 대선을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을 위해 81차례에 걸쳐 3억 7500만 원 상당의 여론조사를 하고 그 대가로 김영선 전 의원의 보궐선거 공천을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즉, 명씨가 김 여사로부터 돈봉투를 받았다는 사실이 확인된 만큼 윤 대통령 무상 여론조사, 공천 개입 의혹에 대한 추가 수사 필요성이 생긴 셈이다.

이준석·김종인도 수사 전망.. 공천개입 의혹 규명 차원

尹 "김영선 해주라 했는데" 통화 전후로 이준석-명태균 카톡 대화

한편, 검찰은 공천개입 의혹과 관련해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현 개혁신당 의원)를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명씨가 여러 선거 공천에 개입하는 데 이들이 관여한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13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검찰은 명씨가 사용하던 PC에 남아 있는 카카오톡 대화 내역을 확보했다.

2022년 5월 9일 오전 0시 20분쯤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이준석 의원은 명씨에게 "윤(석열) 당선인이 김영선은 경선을 해야 한다더라"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냈고 명씨는 "전략 공천인 것으로 안다. 확인해보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이후 명씨는 5월 9일 오전 윤석열 당선인에게 "김영선 의원의 공천을 부탁드린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고, 이후 오전 10시쯤 윤 대통령과 통화가 이뤄졌다.

통화 내용은 앞서 민주당이 공개한 바 있다. 통화에서 윤 대통령은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했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고 했고, 명씨는 "진짜 평생 이 은혜를 잊지 않겠습니다. 고맙습니다"라고 했다.

통화가 끝난 뒤 명씨는 이준석 대표에게 "(윤 대통령이) 윤상현 의원에게 전화해 김영선 전략 공천 주겠다고 말씀하셨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냈고, 김 전 의원은 다음날 경남 창원 의창 선거구 국민의힘 후보로 공천됐다.

검찰은 김종인 전 위원장과 명씨의 관계도 살펴보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이 2022년 지방선거 당시 대구시장 선거와 관련해 ‘김재원(국민의힘 최고위원)하고 유영하(국민의힘 의원)가 단일화를 할 것 같냐, 명 박사 어떻게 생각해’라는 메시지를 보낸 사실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검찰은 명씨가 김 전 위원장을 통해 다른 지역구 선거에도 관여했는지를 조사 중이다.

野 "500만원 돈봉투 미담 바꾸기" "대통령 부부 연루 밝혀야"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검찰이 수사 방향을 김건희 여사가 아닌 다른 곳으로 잡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보이고 있다.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은 1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김건희 살리기 쇼가 한창"이라며 "실권자인 영부인만 산다면 어떤 쇼도 가능한 정권"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명태균 사건은 단순 정치자금법 사건으로 시나리오를 정했고, 500만 원 돈봉투는 미담 조미료로 바꾸려고 한다"며 "지은 죄를 묻어주고 국고 털이와 실세 노릇을 허용하는 모든 쇼는 범죄 은닉"이라고 지적했다.

진보당은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홍희진 진보당 대변인은 13일 "윤 대통령과 명씨가 아주 긴밀한 사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정황이 끝없이 쏟아지고 있다"며 "명태균 교통비가 된 김 여사 돈 봉투에 대해 윤 대통령이 답하라"며 이 같이 밝혔다.

홍 대변인은 "검찰이 제출한 명씨 영장청구서에는 대통령부부와 어떻게 연루돼 있는지는 빠져 있다. 명씨가 대선 당시 윤 후보와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을 거래했는지에 대한 의혹도 제대로 들어가 있지 않다"며 "검찰은 아직도 '나쁜 명태균'이 '순진한 윤석열·김건희'를 이용했다는 소설을 쓰고 있나"라고 의심했다.

이어 "지난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이 직접 명씨와 김 여사 관계에 대해 문자만 몇 차례 주고받은 사이라고 했다"며 "윤 대통령 모르게 돈 봉투가 오간 것인지, 500만 원 정도는 교통비로 줄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인지 대통령이 직접 국민 앞에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