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능구의 정국인터뷰] 김준형 의원 “트럼프 우선주의, 미국 민주주의 후퇴…'전략적 자율성 확보'가 우리의 살길”
“트럼프의 미국우선주의는 3종 세트…미국우선주의·백인민족주의·트럼프우선주의” “우리의 이익과 생존 위해 '전략적 자율성 확보'가 우리의 살 길” “윤석열 외교, 위기로 몰고 가는 대한민국의 리스크” “트럼프, 방위비 분담금 인상·FTA 수정·IRA 연방보조금 삭감” “윤석열 정부 대북 강경책, 북미 직거래시 답 없어” “ 트럼프, ‘하노이+α’…제재 완전 완화 혹은 해제 · 북핵 일부 또는 잠정적 보유 인정 필요” “러우 전쟁 파병 반대, 러시아와의 관계 파탄나선 안 돼”
[폴리뉴스 이경민 기자] 외교통일전문가 김준형 조국혁신당 국회의원은 11일 자신이 정계에 입문한 이유에 대해 “외교는 한번 무너지면 힘든 것이 아니냐는 질문이 귀에서 떠나지 않았다”며 “그것 때문에 몸이 아프기도 했고 그러던 차에 제의를 받아 정치로 오게 되었다”고 밝혔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인 김 의원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김준형 의원실에서 진행한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와의 정국인터뷰에서 트럼프 2기의 한반도 정세를 전망하고 윤석열 정부의 외교 정책에 대해 비판했다.
김 의원은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는 미국 민주주의의 후퇴"라고 지적하고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3종세트'가 무시무시하다"며 그 심각성과 한반도 정세의 위기를 진단하면서 "우리의 이익과 생존을 위해서는 '전략적 자율성 확보'가 우리의 살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윤석열 외교가 굉장히 위기로 몰고 가는 대한민국의 리스크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윤석열 탄핵을 외치는 정당에 들어왔고 제가 강경하게 보이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래도 전문가로서의 객관성을 확보하려고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외교에는 여야가 없고 모든 국민이 합심해야 한다는 말은 맞는 말”이라면서 “그러나 우리나라의 외교는 상당히 정치화돼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당선, 미국 또한 스트롱맨 현상의 예외 아니라 발생한 일”
"트럼프 미국 우선주의 3종세트, 무시무시하다...미국 우선주의, 백인 민족주의, 트럼프 우선주의"
국립외교연구원장을 역임한 외교통일전문가 김준형 의원은 트럼프 미국 신임 대통령의 대선 완승에 대해 “사실 2016년에는 샤이 트럼프 현상에 대해 판단할 수 없었기 때문에 예측에 실패했다”면서도 “이번에는 박빙이겠지만 트럼프가 이길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그 예상마저도 틀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ABC라든지 CNN같은 진보적인 여론조사기관에서는 해리스가 조금이나마 이긴다고 했고, 라스무센이나 아틀라스인텔 같은 보수적 기관에서는 트럼프가 쭉 이긴다고 했다”며 “해리스가 바이든을 이어받은 것은 좋았는데 바이든에 대한 불만이 쭉 있었는데 차별화에 실패한 것 같다”고 정리했다.
그러면서 해리스의 패배 원인에 대해 “이민 문제 문제 없다. 이민자들 덕에 미국이 발전했다. 이런 얘기 때문에 해리스가 바이든 정부를 반대하는 민중들을 화나게 한 것”이라며 “트럼프는 주로 민생 현안에 집중했는데 해리스는 낙태권이나 여성의 선택권 등에 집중함으로서 미국의 민중들에게는 그저 이념 놀이처럼 들렸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이 ‘민주주의의 종말’이라는 지적에 대해 김 의원은 “세계질서가 이기주의가 만연하고, 과거의 자유주의와 민주주의가 쇠퇴하는 파편화 질서 속으로 가고 있다”며 “미국이나 유럽이나 스트롱맨에 의한 굉장히 권위주의적인 성향을 보이고 있다. 미국이라고 예외는 없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는 3종 세트다. '미국 우선주의', '백인 민족주의', '트럼프 우선주의' 이렇게 봐야 하는데 트럼프 우선주의란 트럼프가 자기 맘대로 한다는 뜻이다”라며 “1인이 미국의 의회 제도나 미국의 제도를 무력화시키는 방향으로 간다는 것으로, 이 총합은 미국 민주주의의 후퇴와 연결된다”고 말하며 "무시무시한 거다"고 했다.
이러한 현상의 발발 원인에 대해 김 의원은 “과거에는 미국이 세계 공통이 될 만한 미덕이나 가치들이 있었다”면서도 “지금은 미국 자체가 절대적인 패권이 약해지면서 과거의 팍스 아메리카나와는 달리 미국의 위기의식이 미국을 매우 편협하게 만들고 이것은 과거 제국주의적 성격의 민낯을 다시 드러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김 의원은 “트럼프의 고립주의는 철저하게 거래적이기 때문에 트럼프와 1기 때 했던 네오콘들과는 생각이 다르다”며 “세상을 악과 선으로 나눠서 보는 네오콘들과 트럼프는 맞지 않다. 1기의 실패는 폼페이오나 볼턴 때문인데 다시 그들을 트럼프는 등용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볼턴의 트럼프 반대에 대해 김 의원은 “트럼프는 그래도 4년 동안 전쟁이 없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며 “트럼프는 전쟁이 미국의 자원을 다 끌어다 쓰기 때문에 이익이 되지 않는다는 관점으로, 우크라이나와 중동 전쟁 역시 다 종전시킨다고 얘기하는데 이는 미국과 트럼프에게 이익이 되기 때문에 얘기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의 대 트럼프 외교, 매우 우려된다”
윤석열 정부의 외교와 대조되는 역대 진보 정부의 외교에 대해 김준형 의원은 “진보 정부가 균형 외교라는 것은 매우 잘못된 부분이 있다. 역대 그 어떤 진보 정부도 미국과 중국을 똑같이 대한 적이 없다”며 “진보 정부들은 반미라는 프레임에 빠지지 않기 위해 훨씬 더 친미적인 정책을 했다. 단지 중국을 중시했을 뿐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한국의 여야를 막론하고 미국과의 동맹을 중시하는 것에는 차이가 없다. 다만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정부 당시는 한국의 이익과 맞지 않으면 자율성을 발휘했던 것”이라며 “그런 자율성을 발휘하는 것을 보수 진영에선 ‘반미다’, ‘한미동맹을 흔든다’고 과장했던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2021년 5월 21일 있었던 한미공동성명도 강조했다. 그는 “미국에서는 역대 한미공동성명의 최고 모델이라고 하는데, 윤석열정부는 한미동맹을 망쳤기 때문에 그걸 회복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며 “사실 (윤석열 정부가) 지나치게 친미적인 접근을 하다 보니까 미국에게 호구가 된 것이다.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이라든지 반도체에서 우리가 얻어낸 게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의 대트럼프 외교 기조에 대해 우려했다. 김 의원은 “동맹을 중요하게 생각했던 바이든에게도 우리가 미국에 140조 정도 투자하고도 우리 이익을 거의 못 챙겼다”며 “그런데 훨씬 거칠고 동맹이 미국의 이익을 빼앗아가는 무임승차라고 언급하고 방위비 분담금을 훨씬 더 올리겠다는 트럼프를 어떻게 무슨 맷집으로 지켜낼 것인지 우려가 된다”고 밝혔다.
이어 “혈맹이라든지 가치 동맹에 대해 인정하는 미국 민주당 정부와 달리, 트럼프는 한미동맹을 철저하게 거래적으로 보기 때문에 우리의 압박이 더욱 커진다”며 “한국이 미국시장을 이용하고, 안보를 미국에게 다 맡겨놓고 자기 돈을 들여버리는 무임승차를 한다고 생각하고 “이걸 미국이 다 빼든지, 아니면 한국이 돈을 다 내라”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주한미군 감축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 의원은 “주한미군 감축에 대해 보수 정부는 한미동맹이 스스로 약해진다고 느끼기 때문에 감당할 수 없다”며 “트럼프는 줄이려고 하겠지만 미국의 상하 양원의 의원들은 트럼프와는 달리 동맹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라 전문가들의 분석보다는 정치적 의미가 중요한 사안”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큰 규모의 방위비 부담금 인상을 예상했다. 그는 “트럼프가 역대 미국 대통령 중 공약 실천률이 1위”라며 “기후협약 탈퇴, 이란 핵 협상, 한미 FTA 수정, 멕시코 장벽 설치도 그냥 해버린 사람이다. 중국 향해서도 25% 관세를 때렸는데 재선을 걱정할 필요가 없는 이번 임기 때 특히 의회 통과가 필요없는 방위비 부담금 인상 문제는 반드시 결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김 의원은 방위비 분담금에 대해 “이것은 행정명령인데, SOFA와 마찬가지로 미국 대통령 맘대로 바꿀 수 있다”며 “그걸 대비해서 우리 외교부가 2026~2030년 5개년 이미 합의했는데, 그게 1억 달러 정도 된다. 트럼프는 이것을 바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 의원은 “우리 정부가 미국과 딜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가 문제되는데, FTA도 트럼프가 손댈 것”이라며 “미국이 우리에게 지고 있는 적자가 510억 불이기 때문에 우리에게 관세를 부과할 것이고 FTA는 또 수정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미국 기업과 똑같이 세제 혜택을 주겠다는 IRA의 경우, 완전히 다 날리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다만 투자가 집중된 곳이 러스트 벨트 지역이기 때문에 연방 정부 차원에서 주는 보조금 자체는 다 날아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윤석열 정부 대북 강경책, 북미 직거래시 답 없어”
북미 관계 전망에 대해 김 의원은 다음과 같이 예측했다. 김준형 의원은 “김정은을 불러서 “뉴욕 양키스 야구 구경하고 싶다”고 말할 정도였기 때문에 반드시 손을 내밀 것으로 본다”면서 “다만 러우 전쟁과 중동 전쟁을 마무리한 후에 접근이 들어갈 텐데, 그 시기는 빨라도 내년 중반”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그는 북한이 문제라고 진단했다. 김 의원은 “김정은의 하노이에 대한 기억이 트라우마이고, 최선희 말대로 비핵화에 대한 그보다 더 좋은 기회는 없었다”면서 “미국에 대한 신뢰가 무너져 있고 북한이 지금 갖고 있는 위치가 고도화돼 있고 미러나 미중관계가 좋지 않기 때문에 북한이 가진 전략적 가치가 꽤 높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북한은 제재 대폭 완화, 혹은 제재 해제 또는 북한의 핵 잠정적 보유를 인정하지 않으며 협상장에 나오지 않을 것”이라며 “트럼프는 그 정도는 양보할 수 있다. 다만 협상에서 자기가 굴복하는 모습을 못 견디는 사람이라 북한이 뭘 해줘야 하는데 결국은 이것저것 완성하는 결실을 보기는 힘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북의 ICBM이 미국에게 위협으로 존재하냐는 물음에 대해 김 의원은 “위협은 위협이라는 인식이 중요한데 트럼프 정부가 북한에게 해주려 한 것이 바로 ICBM과 장거리 미사일은 포기하고 전술핵은 허용할 수 있을 것처럼 한 것을 문재인 정부가 거절한 것”이라며 “전술핵무기는 그냥 두고 전략핵이나 장거리미사일은 교환하는 그런 그림을 윤석열 정부가 막을 수가 없다. 그런데 한국은 대북 강경책을 하고 있는데 그렇게 북미가 직거래를 하면 우리는 더욱 더 소외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분단이 차라리 통일보다 낫다고 하는데, 저는 그게 잘못된 비교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좋은 분단과, 평화로운 분단과 나쁜 통일을 비교하기 때문”이라며 “분단은 따로 살면 평화로울 거라는 잘못된 전제, 또는 확정할 수 없는 전제를 갖고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쁜 통일과 좋은 분단은 끊임없이 변하는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얘기하는 적대적 2국가론에 대해서는 “현실과 민족이라는 명분을 하나 취사선택하는 것은 정치인으로서는 불가능하다”면서도 “통일은 무리하게 할 수도, 요구할 수도 없지만 최종적 결과물로 확정하는 것도 위험하다고 생각한다”며 다소 전향적인 인식을 드러냈다.
“비핵화 질서 현재로선 깨뜨리기 어려워”
트럼프 당선을 바랬던 국내의 두 부류에 대해 김 의원은 “특이하게도 이념적으로 정 반대쪽에 있는 사람들이 트럼프 당선을 바랬다. 이게 좋은 쪽만 바래서 그런 것”이라며 “북핵을 인정하는 것이나, 한국의 핵무장을 인정하는 것이나 NPT 체제의 완전한 붕괴를 의미한데 그것이 가능할 리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체 핵무장론에 대해 “핵무장하자는 대중들의 열망은 이해가 가지만 우리가 일단 핵을 가지면 북한 비핵화나 북한 핵에 대한 정당성을 우리가 가져갈 수 없다”며 “핵무장을 하게 되면 대외적인 리스크는 어떻게 감당할 수 있겠는가”라며 자신을 기본적으로 비핵주의자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이나 문재인 대통령이 얘기했던 핵잠수함조차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원자력 잠수함 없이 3면을 지킬 수 있는 디젤 잠수함 수준의 기술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며 “비핵화라는 합의된 질서를 깨드릴 수 있는 시기는 아니라고 본다”고 정리했다.
“러우 전쟁 파병 반대, 러시아와의 관계 파탄나선 안 돼”
한중 관계에 대해서 그는 “노태우 정부의 북방 정책은 보수와 진보의 하나의 합의에 해당한다”며 “북방 정책으로 지난 30년 간 한국이 엄청나게 성장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국과 미국 사이의 균형을 제한하자는게 아니라 훨씬 미국에 무게 중심이 있지만 중국을 관리하고 러시아를 관리하는 그런 외교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파 정부는 외교를 ‘전쟁’과 같이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전쟁은 적과 아군이 확실한 흑백론인데, 외교는 회색론이다. 적국하고도 외교해야 하고 동맹국과도 치열하게 이익을 위해서는 협상해야 한다”며 “외교 옵션은 다변화해야 하는데 윤석열 정부는 철저하게 친미, 친일 진영외교만 했다. 이는 너무 냉전적 관성에 빠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파병에 대해서 반대하는 입장을 내놓았다. 그는 “경제 제재 정도 하는 것은 충분히 우리가 가진 위치 때문에 잘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렇지만 적국으로 만들어선 안 되는 것이다. 러시아도 경제 제재 정도로는 한러관계 파탄이 아니라고 하지만 파병이나 지원하게 되면 그때부터는 파탄”이라고 지적했다.
윤석열 정부가 치적으로 내세우는 한일관계 정상화에 대해 김 의원은 “과거사와 외교를 연결시킨 것은 문재인 정부가 아니라 아베 정부”라며 “과거사나 위안부 합의 파기를 들고 와서 이걸 해결하지 않으면 정상적인 관계로 갈 수 없다고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지금 친일 얘기가 나올 정도로 굴욕적으로 모든 걸 양보하면 다 해결되느냐? 그렇지 않다”며 “일본 우파는 주도권을 한번 잡으면 계속 밀고 나간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해결한 것에 대해 흠결이 있으면 안 되기 때문에 일본의 그런 요구를 계속 들어주게 되는 구도가 유지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 집권하고 나서 더 우경화됐다"..."김태효 안보실 차장 경질해야"
김 의원은 '김태효 대통령실 안보실 1차장의 경질'을 공개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김태효 실장을 경질해야 한다는데 동의한다. 그가 윤석열 정부의 핵심 브레인이고, 사실상 전체를 하는 architect(건축가)라고 한다. 다만 김태효 안보실 1차장은 매우 반공주의적이고 친미적이고 반중적인 사상을 갖고 있다”며 “러시아 파병 문제도 국방부와 외교부는 배제되고 국정원과 안보실 합작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그 인적 쇄신 없이는 변화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차장이 윤석열 정부의 외교 정책, 특히 친일, 친미, 반중, 반러 정책을 다 해왔고, 그걸 다 기획했다"며 "그 다음에 대통령의 신임이 어마어마하다. 대통령뿐 아니라 제가 듣기에는 김건희 여사의 신임도 받고 있다"면서 " 지금 러시아 파병 문제도 국방부랑 외교부는 배제되고, 국정원과 안보실의 합작품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 이후 더욱 더 극우파가 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주변의 유튜버들이나 극우들이나 김태효 차장 같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많이 받은 것”이라며 “중간으로 수렴하지 않고 더 우측으로 간 최초의 대통령”이라면서 "현실 인식이나 기본적으로 대통령의 자격이라든지 자질이 의심될 정도다"고 비판했다.
이어 김 의원은 윤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대통령이 단순한 이념이나 진영이나 그런 것들에 휘둘리는 것이 아니라 자기 정책적 전문성을 어느정도 가져가야 하는 것인데 그런 완성된 시야가 없다”며 “임기응변이나 매우 단순한 세계관을 갖고 국제정치를 다룬다는 점에서 자질 문제도 존재한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통령이라면 자기 이념을 실현하는게 아니라 국민의 안전과 복지, 이익이라는 기본으로 다시 돌아와야 한다”며 “이제는 반대쪽에 있는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볼 때”라고 밝혔다.
국회의원들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김 의원은 “그 나라의 지리적 위치가 그 나라의 운명을 결정하는 지정학적 관점에서 우리 나라는 현재 갖고 있는 군사력이 5~6위 수준에 경제력이 12위 수준이기 때문에 우리의 생존을 지킬 수 있는 정도는 돼야 한다”며 “균형이라는 말보다 전략적 자율성이라는 말을 좋아한다. 인도도 지금 쓰고 있는데 인도는 미국과 우방국이면서 러시아와의 관계도 참 좋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전략적 자율성이라는 말은 EU도 쓰는 말”이라며 “미국과 우방이 우선이고, 미국과의 동맹이 우선이지만 우리의 이익과 생존을 위해서는 자율성을 발휘를 해야 한다”며 “그것이 우리 외교의 목표고 이 혼란한 과도기에 우리가 전략적 자율성을 확보하는 것이 우리의 살길”이라고 정리했다.
■ 김준형 의원은 1963년 강원도 홍천군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사회과학대학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유학해 조지워싱턴 대학교 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한동대학교 교수를 거쳐 언론중재위원회 중재위원,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외교·안보 분과위원 및 제36대 국립외교원장을 역임했다. 국제정치학에 전문성을 가진 정치학자 출신 정치인으로 정계에 입문한 뒤 제22대 총선에서 조국혁신당 비례대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현재 조국혁신당 외교안보특별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조국혁신당 대표 권한대행을 역임한 바 있다.
[조국혁신당 김준형 의원 인터뷰 전문]
[통일외교]
▲ 김능구> 반갑다. 국립외교원장으로서 인터뷰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여의도에 입성하셨다. 제가 아까도 여쭤봤지만 그때는 전혀 정치계에 들어올 느낌이 없었다.
△ 김준형> 맞다, 저도 없었다. 사실상 공직이라고 하지만 전문가적인 위치다. 외교원장이라는 것이 여전히 강연하고 정책 만드는 곳이고, 게다가 팬데믹 한 2년까지 겹치면서 제가 공직을 했다는 느낌이 별로 사실 크게 없다. 오히려 비슷하게 가르치고 연구하는 거였으니까. 실제로 제가 국립외교원장으로 있으면서 책을 3권이나 냈다.
▲ 김능구> 그런데 여의도에 들어와 보니까 어떤가?
△ 김준형> 제가 여기 들어온 가장 큰 이유는 한국 외교에 대한 걱정이었고, 사실 제가 강연하거나 연구하거나 자문은 많이 했다. 이런 부분들은 조금 간접적이고 기간이 오래 걸린다. 그 일도 굉장히 의미가 있지만 조급함 때문이었다. 제가 나이를 먹는 것도 있지만 제가 강연을 다닐 때 강연을 듣는 사람들의 가장 많은 공통된 질문이 이거였다. 외교는 상대가 있는 것인데, 다른 것과 달리 외교는 한 번 무너지면 회복하기 힘든 것 아니냐는 그 질문을 많이 듣기도 했지만 귀에서 떠나질 않았다. 계속 반복되게 제 생각을 지배했고, 실제로 그것 때문에 몸이 아프기도 했다. 턱관절에 이상도 오고. 그러던 차에 제의를 받고, 이 조급함에 정치로 왔다고 할 수 있다.
▲ 김능구> 그런데 제가 의원님을 그전에 몇 번 인터뷰하고 나서 쭉 관심 있게 봐왔는데 저희들이랑 인터뷰 할 때는 어떤 면에서 항상 부드럽게 하셨는데 윤석열 정부 들어와서 강의라든지 인터뷰에서 보면 아주 센 발언을 하시더라. 그래서 내가 깜짝 놀랐다.
△ 김준형> 자연스러운 결과 아니겠는가?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저는 윤석열 외교가 굉장히 위기를 몰고 가는 우리 대한민국의 리스크라고 생각을 했기 때문에 그렇고, 또 제가 그것을 표방하고 하는 정당에 들어왔고, 윤석열 정부의 탄핵을 제일 앞에 내세운 정당에 들어왔고 그것이 또 일치했기 때문에, 들어왔기 때문에 제가 강경하게 보이는 건 사실일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전문가의 영역에서 가능한 객관성을 확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 김능구> 저는 우리 정치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우리나라에서 노장청의 조화가 필요하다고 본다. 어찌 말하면 이게 무너져서 대한민국의 좌표를 잃어버린 측면도 있다고 본다. 특히 정치 영역에서도 외교. 외교야말로 오래된 전문가의 경륜과 지혜를 필요로 하는 부분이다. 어느 때는 저는 북한을 보면 오히려 그 점에서는 부러울 때도. 있더라. 외교 영역의 오랫동안 축적된 분들이 하기 때문에. 외교라는 것은 수를 잘 봐야 되는 거지 않은가?
△ 김준형> 맞다.
▲ 김능구> 수를 전문가 이상 잘 볼 수가 있는가?
△ 김준형> 그렇다. 이런 말이 많지 않은가, 예를 들자면 외교에는 여야가 없고 모든 국민들이 합심해야 된다는 말이 맞으면서도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나라는 분단국가이고, 굉장히 양극화돼 있기 때문에. 예를 들어서 북한에 대한 입장이나 중국에 대한 입장이나 이런 것들이 이념을 결정해버리고 분열시키는 내용이 되기 때문에 굉장히 정치화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외교에는 여야가 없다는 말조차도 사실 오염돼 있다. 예를 들자면 ‘야당 입 다물어라.’ 할 때 쓰고. 정부가 ‘야당이 무조건 지지해.’라고 쓸 때 정치화된 용어가 될 정도로 우리나라 외교는 말씀하신 것은 매우 정치화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 김능구> 드디어 의원님의 지혜와 경륜이 필요한 시점이 제가 볼 때는 말씀하신 여야가 아니라 모두에게 필요한 시점이 왔다. 트럼프가 드디어 재집권에 성공했는데 트럼프 2기는 1기보다 더 막강할 것 같다. 지금 상하원은 공화당에서 다 석권한다는 거였고, 이번 대선만 하더라도 지난번 대선까지는 접전이었는데 이번에는 거의 완승했다. 우선은 2기 트럼프의 완승은 어떻게 봤는가?
△ 김준형> 저는 솔직히 말씀드린 2016년에는 예측에 실패했었다. 그 당시에는 샤이 트럼프의 존재라든지 트럼프의 존재가 얼마나 미국 사회에서 뿌리 깊게 있다는 걸 여기서 판단할 수가 없었기 때문에. 사실 미국의 여론조사 기관뿐만 아니라 저를 포함해서 수많은 사람들이 대부분 실패했다. 그런데 저는 이번에는 계속 박빙이겠지만 트럼프가 이길 것이라고 얘기해왔는데 박빙이라는 예상조차 틀렸다. 그건 지난 8년간 여론조사 기관들이 보정한다고 계속했던 거다. 예를 들어 어떻게 하느냐면 민주당 사람들이 대답을 잘하니까 전화를 잘 받고 트럼프에 대해서 소리 높여서 반대를 하니까 과대표 된 걸 좀 낮추고, 그다음에 샤이 트럼프의 지지층이 나오는 거에 가중치를 주면서 균형을 맞춘다고 맞췄는데 여전히 트럼프가 어떻게 다시 미국의 대통령이 되느냐 하는 편견이 사실 작동했다고 본다. 그 증거가 뭐냐 하면 박빙이라고 하면서도 미국이 둘로 나눴다. 여론조사도 이념 성향이 있을 거 아닌가. ABC라든지 CNN이라든지 뉴욕타임스는 진보적이다. 여기서 싸우는 건 대부분 해리스가 조금이라도 이긴다고 했고, 라스무센이나 아틀라스인텔 같은 데서 나오는 건 꾸준히 트럼프가 이긴다고 했다. 결국 자기 이념의 기대치가 반영됐던 것에 큰 문제가 있었다고 저는 생각한다. 그리고 이건 한국 정치의 한동훈과 윤석열의 관계도 있는 것 같은데 바이든에 대한 불만이 국민들이 많이 있었는데, 바이든을 이어받은 것까지는 좋은데 차별화에 실패했다.
▲ 김능구> 해리스 후보가?
△ 김준형> 그렇다. 해리스가 예를 들어서 이민 문제 문제없다. 이민자들 다 미국이 발전했다, 경제 성장률 세계 최고였다, 이런 얘기가 이 정부를 반대하는 민중들을 화나게 한 거다. 그리고 주로 트럼프가 집중한 것은 이민이나 민생경제처럼 바로 현안인데 해리스는 여성들의 선택권이라든지 낙태권이라든지 트럼프가 민주주의에 위협이 된다는 거다. 물론 맞는 말인데 미국의 민중들한테는 오히려 그것이 이념 놀이처럼 들렸을 가능성이 꽤 크다, 이렇게 생각한다.
▲ 김능구> 2016년도 같은 경우에도 러스트 벨트의 흔히 말하는 백인 노동자 계층들이 본래는 민주당 지지자들이다.
△ 김준형> 그렇다.
▲ 김능구> 그분들의 트럼프 지지를 갖다가 제대로 읽지 못했다는데 이번에도 초기에 해리스 등장하고 나서 보면 러스트 벨트에 다 해리스 우세로 많이 점쳤다. 안병진 교수가 또 미국 전문가인데 그 친구도 화이트 워킹 클래스는 여전히 트럼프일 건데 좀 이상하다고 저보고 그러더라. 그런데 결국에는 해리스가 바이든을 넘지 못했던 거다. 그런데 이건 어떻게 보는가 모르겠다. 트럼프의 2기 집권을 민주주의 제도의 문제점까지도 짚는 사람들이 많다. 민주주의가 과연 자기 스스로도 파시스트라고 이야기하는 사람을, 민주주의의 본산이라는 미국에서도 대통령으로 두 번째 뽑았다는 사실. 이건 민주주의의 종말 아니냐, 이렇게.
△ 김준형> 굉장히 중요한 부분을 지적하셨다. 사실 지금 세계 질서가 민주주의나 자유주의 국제질서가 퇴조하고, 극우적이고, 민족주의고 또 매우 배타적인 민족주의, 그래서 혐오를 강조하는. 그러니까 과거의 자유주의고 민주주의 질서는 쇠퇴하는데 그걸 대체할 협력적이고 평화로운 질서가 아직 도달하지 못해서 각국이 이기주의가 만연하는 일종의 파편화라고 그러는데 이 파편화 질서가 지금 만연하고 있다. 그러니까 유럽이나 미국, 한국 포함해서 상당히 스트롱맨에 의한 권위주의적 경향을 지닌다. 푸틴도 마찬가지고, 중국 다 마찬가지다. 그런데 우리가 믿던 민주주의의 본선이라는 미국조차도 여기에 예외가 될 수 없는 거다. 우리가 보면 민주주의라는 게 한번 완성된다고 해서 그것이 끝나는 게 아니다.
늘 후퇴할 수도 있다는 걸 미국을 통해서 보는데 여기서 우리가 초점을 둬야 되는 게 뭐냐 하면 '미국 우선주의는 3종 세트'다. 그냥 미국 우선주의 하면 사실 해결이 안 된다. 설명이 안 된다. 왜냐하면 어느 나라나 자기 국가의 우선주의라는 걸 포함한다. 두 가지가 숨겨져 있다. △미국 우선주의는 물론이고, △두 번째는 여기에 인종주의가 들어가 있다. 백인 인종주의 또는 백인 민족주의로 얘기한다. 이건 미국 사회에서 백인들이 유색인종한테 미국을 일으킨 백인 중심 또는 크게 얘기하면 미국의 제국주의적 성격이 여기서 약화에 대한 도전, 위협을 느낀 거다. 그러니까 백인들의 결집. 아까 말씀하신 백인 노동자들도 이념적으로는 민주당이지만 여기에도 이민 문제, 난민 문제하고 연결되는 거다.
▲ 김능구> 무시무시하다.
△ 김준형> 무시무시한 거다. △세 번째는 트럼프 우선주의다. 이게 무슨 말이냐 하면 트럼프가 자기 마음대로 한다는 뜻이다. 그러니까 1인이 의회 제도나 미국의 제도 같은 것들을 무력화시키는 방향으로 간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서 의회를 통과하지 않고 행정명령이나 대통령의 영을 통해서 지배하는. 1기 때도 그랬다. 그러니까 미국 우선주의는 세 가지로 봐야 된다. 미국 우선주의, 백인 우선주의, 트럼프 우선주의. 그런데 이 총합은 바로 '미국 민주주의 후퇴'와 연결되는 거다.
▲ 김능구> 금방 말씀하실 때 제가 속으로 전율이 일어났다. 미 제국주의. 우리가 그걸 애써 부정하고, 극복했다고 늘 생각하면서··· 그래야 살 수 있지 않겠는가? 그런데 그 미 제국주의가 바닥에 깔려 있다고 생각하니까 전율이 일어났던 거다.
△ 김준형> 그렇다. 사실 미국이 다른 제국주의와 구별되는 게 몇 가지 있다. 뭐냐 하면 땅을 정복해서 착취하는 짓은 안 했다. 간접 지배를 하고, 미국의 소프트 파워들로. 오히려 그게 더 무서울 수도 있지만 사실 굉장히 신사적인 방법이고, 미국의 패권이 이렇게 오래 가게 된 가장 큰 이유도 미국이 내세운 가치나 이런 것들이 세계 공통이 될 만한 미덕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건 미국이 아주 강할 때, 팍스 아메리카가 강할 때 관용, 톨러런스, 톨레랑스도 생기던 때. 미국 자체가 지금 절대적인 패권이 약해지면서 미국의 본심, 어느 나라나 가지고 있는 미국의 위기의식이 미국을 매우 편협하게 만들고, 그건 과거의 제국주의적 성격을 그대로 다시 민낯을 드러내는 걸 수도 있다.
▲ 김능구> 제국주의 모순 때문에도 그러지만 어쨌든 그런 민낯이 드러났을 때 가장 무서운 전쟁에 의해서 그것이 한 단계 지나가기도 하고 했는데, 그러니까 우리나라는 그게 해결돼도 끔찍한 거다.
△ 김준형> 그나마 트럼프가 가지고 있는 일종의 반글로벌리즘, 그러니까 반세계화 또는 다른 말로는 고립주의라고 얘기한다. 철저하게 거래적이기 때문에 트럼프와 한때 1기 때 같이 했던 네오콘들하고는 생각이 다르다. 이 네오콘들은 전 세계를 선과 악으로 나눠서 악을 멸절해야 되고, 거기에는 러시아나 북한이나 이란이나 중국 같은 나라들이 포함돼 있는데 트럼프는 그들과도 사실은 안 맞다. 오히려 그래서 1기 때 실패는 폼페이오나 볼턴 같은 네오콘 때문에 망했다. 제가 보기에는 그들을 다시 등용시키지 않을 거라고 본다.
▲ 김능구> 볼턴은 지금 트럼프에 대해서 굉장히 강경하게 반대하더라.
△ 김준형> 그래서 트럼프가 자랑하는 건 뭐냐 하면 자기 4년 동안 전쟁이 없었다는 거다. 그건 사실이다. 그리고 향후 2기 때도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전쟁은 미국의 자원을 다 끌어다 쓰기 때문에 결코 미국한테 이익이 되지 않는다는 점은 우리한테 조금 위로가 될 수도 있다.
▲ 김능구> 지금 우크라이나 전쟁하고 중동 전쟁도 바로 종전하겠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 김준형> 그렇다. 그건 트럼프가 착하거나 평화 애호자가 아니라 이게 미국의 이익이 되고 자기의 이익이 되기 때문에 하는 거다.
▲ 김능구> 약간 혼동스러울 수도 있는데 여기에서 우리가 정신을 바짝 차려야 될 것 같다.
△ 김준형> 맞다.
▲ 김능구> 그래서 우리 의원님께서는 어쨌든 간에 국립외교원장으로서 문재인 정부 시절에 트럼프 1기, 그때 그걸 다 겪어보셨다. 지금 윤석열 정부 시기지만 우리가 트럼프 2기를 맞아서 우리 외교가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준비하고 대처해야 되는가, 여기에 대해서 정말 여야를 떠나서 말씀해 주셔야 될 것 같다.
△ 김준형> 보시면 제가 걱정하는 부분은 뭐냐 하면 일단 저는 우리가 친중이냐 친미냐. 또는 균형 외교라는 건 매우 잘못된, 왜곡된 부분이 있다. 왜냐하면 우리나라의 어떤 진보 정부도 중국과 미국을 똑같이 대한 적이 없고, 그러는 순간 망한다.
▲ 김능구> 똑같이 대하면?
△ 김준형> 똑같이 대한 적이 없다. 균형을 한 적이 없다. 잘 보시면 오히려 진보 정부들은 반미라는 이 프레임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 훨씬 더 친미 정책을 했던 게 사실이다. 다만 중국도 중요시하고, 중국과의 관계를 중요시했다는 정도지 이걸···
▲ 김능구> 똑같이 하지는 않았다?
△ 김준형> 사실 노무현 대통령께서 좋은 뜻으로 균형 전략을 얘기했는데 사실은 그게 많이 오염됐고, 그것 때문에 노무현 정부가 사실상 굉장히 어려움에 처했던 것을 기억하실 거 다. 그 이후에 문재인 정부까지도 저는 사실은 균형 전략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한국의 여야를 막론하고 미국에 대해서는 동맹을 중시하는 것은 사실 큰 차이가 없다. 그러면 대신에 어디서 차이가 보였냐 하면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때는 한국과 이익이 안 맞았었을 때는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자율성을 발휘했던 거고, 그 정도의 자율성을 발휘하는 것을 오히려 보수 쪽에서는 그게 반미다, 한미동맹을 흔들린다, 이렇게 과장했던 거다. 그렇게 보면 지금 윤석열 정부도 똑같다. 사실 미국에서 문재인 정부와 2021년 5월 21일의 한미공동성명이 지금까지 한미공동성명의 최고 모델이라고 할 정도라고 얘기했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는 여전히 등장하면서 한미동맹을 망친, 망가뜨린 문재인 정부라고, 그래서 그걸 회복시켜야 된다는 걸 얘기한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점이 뭐냐 하면 지나치게 미국한테 친미적인 접근을 하다 보니까··· 사실 미국에게 우리가 좀 심하게 얘기하면 호구가 된 거다. 왜냐하면 우리가 바이든 정부에게 엄청난 대미 투자를 하고서도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이라든지 또는 반도체에서 우리가 얻어낸 게 거의 하나도 없다.
▲ 김능구> 대미 투자해서 이제는 우리가 거의 선도국가라더라.
△ 김준형> 선도국가뿐만 아니라 200조가 넘는 투자를 받았는데 한국이 140조 정도를 냈다. 한 나라에 있는 한국이. 5대 기업이 배터리, 반도체를 그냥 미국에다가 거의 짓고 있지 않은가? 그런데 거기에 대한 반대급부를 못 받았다. 그러면 이게 뭐가 걱정이 되느냐, 그나마 신사적이었던 그리고 그나마 동맹을 중요하게 생각했던 바이든한테도 우리 이익을 못 챙겼는데 훨씬 거칠고, 동맹이 미국의 이익을 빼앗아 간 무임승차라고 얘기하고, 분담금을 대폭 올리겠다는 트럼프를 어떻게 어떤 맷집으로 지켜낼 것인가, 저는 약간 그 부분에 대해서 의문을 가지고 있다. 약간의 아니라 아주 많이 갖고 있다.
▲ 김능구> 거기에서 예를 들면 중요한 게 주한미군의 가치를 우리뿐만 아니라 미국에도 필요하기 때문에 있는 거라는 걸 어떻게 트럼프를 설득시킬 것이냐, 이게 관건이라고 다들 그러더라.
△ 김준형> 관건이다. 동맹을 보는 시각이 여러 가지가 있다. 소위 바이든이나 민주당 정부는 혈맹이라든지 가치 동맹이라든지 어느 정도 인정한다. 동맹도 중요시한다. 그다음에 혈맹이나 이런 가치가 아니라도 미국이 중국과 러시아라는 아시아 대륙에서 하기 위해서는 한국이나 일본과의 동맹이 현실적으로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매우 필요하고, 현실론이 있다. 그런데 트럼프는 이 둘과도 다르다. 트럼프는 철저하게 거래적으로 이용하는 거다. 그러니까 ‘오케이, 필요해.’ 그런데 그건 무시하고 한국이 미국시장을 이용하고, 안보를 미국한테 다 맡겨놓고 자기 돈을 들여버리는 무임승차를 한다. 그러니까 ‘이걸 우리가 빼든지, 아니면 돈을 네가 대라.’ 철저하게 거래적으로 보는 거다. 그러니까 훨씬 더 우리 압박이 더 커진다.
▲ 김능구> 그래서 그냥 감정적으로, 그 말을 하면 ‘그래, 주한미군은 너네한테도 필요한 거 아니냐. 대중국 관계에서, 동북아에서 너의 위상과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 그렇지만 감축한다면 하자.’ 왜냐하면 현재 지상군 중심의 전쟁 개념이 아니니까, 콘셉트가 아니니까, 2만이니까 한 1만 명 줄이자. 이렇게 대차게 나가면 어떨까.
△ 김준형> 저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런데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이건 일종의 한미동맹의 신화화 돼 있다. 그러니까 이걸 감축하거나 줄이는 것에 대해서, 특히 보수 정부가 그걸 감당할 수 없을 거다. 그건 한미동맹이 스스로도 약해진다고 느끼는 거다. 그런데 저는 이렇게 본다. 말씀하신 것처럼 일단 트럼프가 마음대로 줄일 수 없다. 의회의 동의를 받아야 하지만 물론 상·하 양원의 공화당이 있으니까 과거보다는 쉬워질 거다. 그러나 상·하 양원의 많은 의원들은 트럼프와는 달리 동맹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그러면 우리가 역설적으로, 정확하게 말씀하셨는데 미일동맹은 공군과 해군 위주로 편성돼 있고, 한국군은 아주 오래된 전쟁 개념으로 미 보병이 와 있다. 말씀하신 것처럼 한 1만 명 정도 또는 반으로 줄이고 난 다음에 우리도 해공군, 전략무기 중심으로. 그다음에 핵우산 중심으로 재편되면 그러면 미국도 경비 낮아질 것 아니냐, 오히려 그렇게 재편하는 걸 우리가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하는데, 그것이 그렇게 전문가들의 분석보다는 정치적 의미가 훨씬 더 중요한데 미군 철수나 미군 감축을 이 정부가 그런 걸 갖고 딜할 정도의 자신감은 없다고 본다.
▲ 김능구> 그런데 당장의 미군 유지 비용.
△ 김준형> 분담금 10배를 지금···
▲ 김능구> 분담금 100억 달라, 이렇게 운운도 하는데 충분히 지난번에도 그랬었지 않은가? 마지막에도 그랬었는데 저는 얼마든지 요구할 수 있고, 협상이 딜하는 사람이니까, 딜은 처음에 세게 나와야 돼서 미리 깐 거라는 생각도 든다. 그다음에 IRA, 인플루엔자 감축법도 폐지될 전망이다, 이렇기 때문에 안보 경제 전체가 지금 재편될 거고, 한편으로는 굉장히 혼동을 줄 거다. 여기에 지금 윤석열 정부의 외교가 버텨낼 수 있을 것이냐, 이런 우려가 있다. 외교부는 계속 이어져 온 외교부인데 지금 거기에서는 어떤가? 우리 의원님이 보실 때 외교부에서 감당할 수 있겠는가?
△ 김준형> 트럼프가 특이하게도 미국 역대 대통령 중에 공약 실천율이 1위다. 문제는 하면 안 되는 공약까지 해서 그런 거다. 예를 들어서 기후협약에서 탈퇴하겠다고 바로 해버렸고, 이란과 핵 협상 그냥 해버렸고, 그다음에 한국과의 FTA도 자기 마음대로 바꿔버렸고, 그다음에 멕시코에 장벽 세운다는 것도 완성은 못했지만 했다. 그리고 중국을 향해서 25%의 관세를 때렸다. 이렇게 공약을 실천한 대통령이 없을 정도다. 그 말은 역설적으로 뭐냐, 특히 재선의 우려가 없는, 재선을 걱정할 필요가 없는 이번 임기에서 약속했던 걸 다 할 거라고 저는 본다. 특히 분담금은 의회를 통과할 필요가 없다.
▲ 김능구> 그렇더라.
△ 김준형> 이건 행정명령이다. SOFA와 마찬가지로 대통령령으로 바꿀 수 있는 거다. 그런데 우리 외교부는 이번에 그걸 대비해서 미국과 잘 합의해서 트럼프의 임기를 지나치는, 다시 말해서 2026~2030년까지 5개년 이미 합의했다. 그게 한 1억 달러 정도 된다. 그러니까 1조 5,000억 정도 되는데 그러면 트럼프는 이걸 바꿀 거다. 쉽게 바꿀 거고 압박할 거다. 문재인 정부 때는 그래서 한 2년 동안 합의가 안 됐다.
▲ 김능구> 그렇다.
△ 김준형> 그런데 그 합의가 안 된 걸 한미 간의 갈등이 생길 때 매티스라든지 맥매스터 같은 사람들이 현실주의자, 다시 말해서 한국이 중요하다는 것으로 계속 자제를 시켰고, 문재인 정부는 대신에 무기를 더 사주는 방식으로 그 압박을 이겨 갔었다. 기억하는가?
▲ 김능구> 그렇다.
△ 김준형> 그런데 지금 정부가 미국과 딜할 수 있는 그런 게 있는지, 그게 문제가 될 거다. 그다음에 두 번째는 뭐냐 하면 FTA다. FTA는 그 당시에 한 250억 불 정도 우리가 대미 흑자를 보여서 트럼프가 화가 나서 그러면 ‘한국에게 관세 때리기 전에 FTA 바꿔라.’ 했고 바꿔줬다. 그런데 지금 510억 불이다. 미국이 우리한테 지고 있는 적자가 510억 불이다. FTA 또 바꿔야 될 거다. 트럼프가 공언하고 있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어가 관세라고 했다. 그러면 한국에게도 관세를 때릴 거다. 지금 얼마 전에 KIEP에서, 그러니까 대외정책연구원에서 계산한 것이 우리가 무역 손실이, 수출 손실이 거의 200~400억 불까지도 갈 수 있다더라. 이게 분명히 문제가 될 거다. 세 번째가 말씀하신 IRA다. IRA는 우리가 미국한테, 바이든한테 욕을 하지 못하는 바람에 바이든이 뭐라고 그랬냐면 빨리 지으면 미국 기업과 똑같이 취급하게 해주겠다. 다시 말해서 보조금과 세제 혜택 주겠다고 했다. 그런데 러스트 벨트의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하지는 않았지만 이 공장에 투자된 곳이 어떤 곳이냐면 대체적으로 텍사스, 조지아, 레드 스테이지다. 공화당 지지 지역이다. 그래서 저는 IRA 자체를 완전히 날리지는 않을 거라고 본다. 문제는 연방정부 차원에서 주는 보조금은 다 날라갈 수도 있다. 그러나 주 정부 차원에서는 일부는 보전받을 수 있을 거라고 보는데 이것 역시 위기는 위기다.
▲ 김능구> 대북 관계다. 흔히 말하는 통미봉남. 그리고 본인은 세계의 평화를 가져온 사람이다, 트럼프가. 그러면서 혹자는 아마 내년 초에 김정은과 만남이 이루어질 수도 있다, 이런 예측까지도 하고 있다. 그런데 그때 1기와 달리 북핵은 더욱더 고도화됐다.
△ 김준형> 맞다.
▲ 김능구> 그래서 이 관계가 쉽지는 않을 거다, 이런 예측도 있는데 의원님은 어떻게 예측하는가?
△ 김준형>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트럼프가 자기가 공언했던 것들을 대부분 지킨다고 말씀드렸고, 1기 때 하노이에서 실패한 것은 볼턴이나 폼페이오 같은 사람들, 네오콘 때문이라고 계속 반복적으로 얘기해왔다. 그리고 자기가 대통령이 되면 ‘김정은을 불러서 뉴욕 양키스 야구 구경하고 싶다, 우리는 아직도 친서를 교환할 정도로 좋고, 나는 그를 그리워하고 그는 나를 그리워할 것이다.’라고 얘기했기 때문에 분명히 손을 내밀 거라고 본다. 그런데 시기와 어떤 제안을 할 건지는 두고 봐야 되는데 제가 보기에는 일단 급한 건 러우 전쟁과 중동 전쟁을 어떤 방식으로든 마무리를 짓는 게 제일 우선될 거라고 본다. 그러나 그게 지나면 말씀하신 내년 초는 좀 빨라도 내년 중반부터는 아마 대북 접근을 할 것인데 문제는 북한이다. 김정은이 일단 하노이에 대한 그 기억이 트라우마다. 안 그렇겠는가? 완전히 뒤통수를 맞은 거다. 그거 끝나고 나서 최선희가 뭐라고 그랬는가, 다시는 비핵화에 대한 이보다 좋은 기회를 못 얻을 거라고 했다. 그때의 기억이 일단 북한으로 말미암아 덥석 물지 못하게 만들 거다. 선뜻 이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게 만들 거다. 왜냐하면 미국에 대한 신뢰가 무너져 있고, 첫 번째. 두 번째는 그때보다 북한이 지금 가지고 있는 위치가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고도화되어 있고, 게다가 미러 관계나 미중 관계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의 전략적 가치는 꽤 높아져 있다.
▲ 김능구> 그렇다.
△ 김준형> 특히 미국과 북러의 관계는 깊어지고 있다. 그러니까 이걸 이 정도를 타개하려면 트럼프가 어마어마하게 앵겨야 된다는 뜻이다. 그러니까 하노이 정도 플러스알파가 돼야 된다. 하노이가 부분 제재 완화였는데 그것도 안 들어준 거다, 미국이. 그러면 북한이 제재 완전 완화. 또는 제재 해제. 플러스 지금의 북한이 가지고 있는 핵의 일부 또는 잠정적 보유를 인정하라는 정도가 아니면 아마 안 나올 거다. 그러면 트럼프가 이걸 인정할 수 있느냐? 그건 트럼프의 역량에도 달려 있고, 트럼프의 의도에도 달려 있다. 왜냐하면 트럼프는 그 정도로 양보할 수는 있는데 문제는 협상에서 굴복하는 모습을 못 견딘다. 그러니까 주면서도 자기가 이겼다는 그림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그러려면 북한이 뭘 해줘야 한다. 그래서 다시 짧게 이걸 요약하면 시도는 하겠지만 이것저것 완성하고 결실을 맺기는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 김능구> 이번에도 북한이 미 대선 6시간 전에 단거리 탄도미사일 그리고 ICBM 발사 등 무력으로 존재감을 과시했다. 그런데 북의 ICBM이 현실적으로 우리 의원님이 보시기에 미국에는 위협으로 존재하고 있는가?
△ 김준형> 위협은 위협 인식이 중요하다. 실제 위협도 중요하고 인식도 중요하다. 기억하실 텐데 트럼프는 최근 문재인 정부 때 뭐냐 하면 북한한테 이걸 해주려 했다. 장거리. ICBM은 포기하고. 전술핵무기는 허용할 수 있을 것처럼 얘기한 걸 사실 문재인 정부가 반대했다. 그건 미국 위협에서 빠져나가고. 그래서 저는 이번에도 그럴 가능성이 꽤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전술핵무기는 두고 전략핵무기나 장거리 미사일은 교환하는. 그렇게 되면 한국이 여기서 배제되면 지금 윤석열 정부가 그걸 막을 수 있는가, 오히려. 그리고 한국은 대북 강경책을 하고 있다. 그러면 북미가 직거래를 하면 우리는 소외될 거다. 오히려 그때보다 그 위험은 더 커졌다.
▲ 김능구> 지금 그 말씀을 하시니까 생각나는 게 지금 북이 우리한테 문재인 때와는 달리 적대적 2국가론을 이야기하고 있지 않은가?
△ 김준형> 그렇다.
▲ 김능구> 얼마 전에 임종석 전 비서실장이 통일은 이제 그만하고 어쩌고저쩌고의 논란이 빚어지기도 하는데 실제로 2국가는 존재하는 현실인데 우리는 그걸 애써 부정하면서 남북한의 특수관계를 이야기하고 나가는데 지금 많은 분들이 현재 북은 북대로 미국이며, 국제사회며 관계를 하도록 인정을 하고, 우리는 우리대로 하고 모든 문제를 우리가 중간에 개입해야 된다는 것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런 주장을 한다.
△ 김준형> 충분히 타당한 주장이라고 할 수 있다. 김정은이나 임종석 씨나 둘 다 자기 방식으로 해석을 하는 것이고, 저는 현실과 민족이라는 명분을 어느 정치인이나··· 심지어 김정은이라고 해서 하나를 취사선택할 수 없다고 본다. 뭐냐하면 우리는 이중 정체성이 운명이다. 민족이 아니라고 해서 민족이 아닌 것도 아니고, 현실을 부정한다고 현실이 아닌 건 아니다. 어쩌면 우리는 이런 유혹이 있을 거다. 그냥 민족 치우고 따로 살자는. 그러니까 뭔가 이중 정체성이 불편하다. 특수관계와 보편관계가 불편하다. 그래서 늘 이명박 때도 통일부 없애고 외교부에 소속시켜라, 이것도 다 같은 움직임이다. 반대로 진보에서도 오히려 현실을 부정하고 민족이라는 것 하나에 집착한다. 그러니까 저는 이 두 가지는 민족의 천연이라 생각한다. 현실과 명분은 누가 떼어낼 수 없다고 생각한다. 어떤 사람이 그렇게 주장한다고 해서 없다고 생각하고.
그러나 북한이 과거와는 달리 북한 스스로도 이 2국가적인 현실을 인정하기 시작한 거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는 ‘오케이, 그러면 따로 살자.’ 그런데 그게 안 되는 이유가 뭐냐 하면 젊은 사람들도 그런 걸 많이 얘기한다. 따로 살자고. 분단이 차라리 통일보다 낫다고 하는데 저는 그게 잘못된 비교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좋은 분단과, 평화로운 분단과 나쁜 통일을 비교하기 때문이다. 무슨 말씀이냐면 분단 상황이 좋다고 누가 확정해 주느냐는 거다. 그러니까 분단이 통일보다. 그러면 따로 살면 위협이 없어지는가? 아니다. 남북은 따로 살아도, 따로 해도 언제든지 악화될 수 있는, 적대관계로 돌아올 수 있는 위험이 있다. 그런데 우리는 어떻게 생각하냐면 분단은 따로 살면 서로 평화로울 거라는 잘못된 전제. 또는 확정할 수 없는 전제를 갖고 얘기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쁜 통일과 좋은 분단은 끊임없이 변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저는 통일을 무리하게 할 수도 없고 요구할 수도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분단을 최종적 결과물로 확정하는 것도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 김능구> 트럼프 당선은 예측했다는데 여기서 단순하게 우리 의원님한테 한반도 관계의 변화를 위해서는 트럼프 당선이 조금이라도 더 기회를 주는 거 아닌가, 민주당의 그런 분들의 말을 많이 들었다.
△ 김준형> 참 특이한 현상이 하나 있다. 트럼프의 당선을 바라는 한국의 두 그룹이 있는데 하나는 진보고 하나는 보수다. 진보는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오바마, 바이든, 해리스로 갔더라면 그냥 북한 문제는 전혀 중요한 어젠다가 아니라서 거의 방치되는 거였다.
▲ 김능구> 그렇다. 전략적 인내나 이런 것.
△ 김준형> 그러니까 뭐라도 사실은 이 상황을 뒤집고, 그러니까 한 번 흔들어줄 사람이 바이든이니까 차라리 흔들어주는 게 좋다고 얘기가 나오기 시작하는 거다. 또 저 반대쪽에서는 핵무장론이다. 그러니까 트럼프가 등장하면 북한하고 딜하면 우리도 핵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이 두 부류가 참 특이하게도 이념적으로 정반대 쪽에 있는 사람들이 트럼프의 당선을 바라는 건데 이게 좋은 쪽만 바라서 그런 거다. 저는 이 두 가지 다 실현이 어렵다고 본다. 아까 말한 것처럼 트럼프라고 해서 이 문제를 완전히 해결시키기에는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고, 과연 아무리 트럼프라고 하더라도··· 만약에 아까 같이 북한의 핵을 완전히 인정해 주는 게 미국 사회나 세계에서 가능할까, NPT 체제가 무너지는데 가능할까 하는 문제가 있다. 핵무장론도 마찬가지다. 한국만 핵무장을 용인하는 게 가능할까, 그러면 NPT 체제 다 무너진다. 그게 가능하겠느냐는 거다. 그건 트럼프가 거의 매드맨, 그러니까 광인 전략을 어디까지 물고 갈 수 있느냐의 문제인데 둘 다 좋은 쪽만, 자기들이 주장하는 것이 이로울 수 있다는 것만 얘기하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라고 생각하고, 둘 다 넘어야 될 산이 굉장히 많다고 생각한다.
▲ 김능구> 제가 핵무장론이 나올 때 진보, 보수를 다 취재해 보고, 전문가들을 봤을 때 어쨌든 그 양쪽 입장이 있다 하더라도 핵 재처리 기술을 우리가 받아내는 것. 이건 조금 다른 차원이라면서 양쪽에서 다 이건 우리가 협상 카드로 미국과 진행할 필요가 있다는 것은 일치하던데 우리 의원님은 어떻게 보는가?
△ 김준형> 기본적으로 저는 비핵주의자다. 핵을 가지고 싶어 하는, 또는 북한이 핵을 가졌을 때 우리도 핵무장하자는 대중들의 핵무장에 대한 열망이나 생각은 이해가 가지만 이게 명분이나 당위성이나 현실성에서는 다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일단 우리가 핵을 가지면 북한 비핵화나 북한 핵에 대한 정당성을 우리가 차지할 수 없다. 그다음에 우리는 개방형 통상국가로 오늘날에 이만큼 이루었는데 핵무장을 하게 되면 일단 우리가 대외적으로 엄청난 리스크를 어떻게 감당할 거냐는 거다. 그다음에 일본 같은 경우에는 다 가지게 된다. 그런 장벽을 생각한 사람들이 핵 처리 직전까지··· 지금 일본 유형이다. 일본은 재처리가 가능하고 이게 풀리기만 하면 6개월 안에 1,000개까지도 가능하다고 얘기할 정도로 확보하고 있는 건데 저는 그것도 사실 조심스럽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나 노무현 대통령이 얘기했던 핵잠수함조차 저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대양해군에 투자할 정도로 기회비용을 거기에 쏟아서 할 이유가 없다고 저는 생각한다. 우리가 진출해야 되는 더 강국이 됐을 때는 모르지만 우리는 지금의 원자력 함수함 없이도 충분히 3면을 지킬 수 있는 정도의 디젤 잠수함의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런 원자력 핵잠수함을 가지는 문제나 재처리 가지는 것은 오히려 전체 이 현상의 비핵화라는 합의된 질서를 깨뜨릴 수 있다? 저는 아직은 시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 김능구> 저희가 내일(12일) < K-AI 미래에 대해서 ‘국회가 뛴다’ > 포럼을 개최한다,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그러면서 여러 취재도 하고, 전문가들 이야기를 듣고 하다 보니까 그런 이야기를 하더라. 지금 AI 분야에서 세계 각국이 다 나서고 있는데 특이한 점이 영국이나 캐나다나 여기에서는 우리나라로 치자면 그 나라의 외교부. 외교부 차원에서 AI 문제를 다룬다 이런 이야기를 한다. 왜냐하면 글로벌한 문제니까. 그래서 우리나라도 외교부가 여기에 신경을 써야 된다, 이런 이야기를 한다. 말하자면 외교부가 경제 전쟁의 최일선에 있는 천병 아닌가?
△ 김준형> 맞다.
▲ 김능구> 그런 차원에서 아마 이야기를 한 것 같은데 의원님은 이런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 김준형> 옛날부터 통상교섭본부도 외교통상부에 있었다. 실제로 문재인 정부 때도 그걸 다시 외교부로 가져오기 위해서 엄청 노력했다. 그런데 외교부는 그에 대한 인식이 없어서 산업통상부한테 뺏기다시피 했다. 원래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이 이걸 외교통상부로 다시 돌리려고 했다. 그러니까 그 외교부 인식이 문제다. 지금도 마찬가지로 저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AI뿐만 아니라. 그런데 지금은 외교부가 오히려 대통령실에서 전적으로 실행하는 기관이 전락하고, 그러니까 전체를 기획하고, 전략을 세우고, 다변화시킨다. 통상과 AI까지 이런 것들을 품어서··· 우리나라는 사실 경제로도 먹고 살지만 지정학이 몰려오는 이 시대의 격변기에 외교는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그런데 그런 부분에서 매우 낙후되어 있고, 그런 부분에서 인식이 제대로 안 돼 있다고 생각한다.
▲ 김능구> 외교부 인재들이 오히려 점점 더 유출돼 간다는 보도를 봤다.
△ 김준형> 사실 실제적으로 옛날에 외교부는 굉장히 뛰어난 인재들이 많이 왔고, 그런데 지금은 오히려 외교부가 이 나라 저 나라 다 돌아다니면서 고생해야 하고, 그다음에 외교부 전체가 가지고 있는 역량이 펼쳐지기보다는 오히려 의전 같은 것에, 의전도 중요하지만 의전 같은 데 머무르고 그다음에 안보실의 실행기관 정도. 또 정치색을 타서 능동적으로 하지 못하는. 이렇게 되니까 실제적으로 고생하고, 거기에다가 국가적인 보람이나 비전 같은 것들에 만족감을 못 얻기 때문에 실제로 많이 퇴사한다. 실제로 중도에서 퇴사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 퇴보한 거다.
▲ 김능구> 그래서 지금 중국 문제에 있어서도 이걸 그냥 단순한 경제 문제로만 볼 수 없다. 금방 말씀하신 한미 관계 그리고 미국의 글로벌 전쟁. 그 속에서 우리나라가 어느 정도의 스탠스를 갖느냐에 따라서··· 중국이 지금 대중 흑자가 적자로 바뀌어버렸다고 한다. 그리고 어찌 말하면 가장 가까이 있는 강대국이고, 버릴 수 없는 나라다.
△ 김준형> 맞다.
▲ 김능구> 예를 들면 노태우 대통령의 가장 큰 역할이라고 보는데, 제가 생각할 때는 북방 정책에 의해서 세계의 반과 수교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게 다시 뒤로 물러서는. 그래서 그 문제에 있어서 아까 한미 관계와 또 다르게 중국 관계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보는가?
△ 김준형> 지금 지적하신 것이 정확한데 노태우 정부의 북방 정책은 외교의 하나의 합의다. 보수와 진보가 합의된 거고, 그것이 한국의 발전에, 특히 왜냐하면 그게 바로 탈냉전 직후다. 거기부터 지금까지 한 30여 년 동안 많은 사람들이 중국의 엄청난 발전만 얘기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한국이 엄청난 성장을 한 것이 바로 북방 정책이고 세계화였다. 그런데 그게 지금 무너지고 있다. 어설픈 가치 외교나 이념 외교가 다시 들어오고, 저는 그게 냉전 부활이라고 본다. 신냉전이라고 얘기하는. 물론 미중의 신냉전 기조가 없지는 않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에서 훨씬 더 실용과 실익에 의한 외교를 했어야 된다. 저는 아까도 말씀드린 것처럼 그래서 중국과 미국 사이에 균형을 제한하는 게 아니라 우리는 여전히 미국에 훨씬 더 무게 중심이 있지만 중국을 관리하고, 러시아를 관리하는, 최소한 그런 외교를 해야 되는 거다.
그런데 저는 한국이나 일본의 우파 정부들이 외교를 꼭 전쟁처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심하게 얘기하면. 그래서 제가 정치에 들어서면서 지금 윤석열 정부는 외교를 하는 게 아니라 전쟁을 한다고 했다. 왜냐하면 전쟁은 적과 아군이 확실하고, 흑백론이라고 볼 수 있다, 미국의 네오콘들처럼. 그런데 외교는 회색이다. 외교는 적국하고도 외교를 해야 되는 것이고, 아군, 우호국이나 동맹국하고도 치열하게 이익을 위해서 협상해야 되는 거다. 그래서 색깔로 표시하면 회색이다. 그래서 외교 옵션은 많아야 되고, 다변화돼야 되는데 윤석열 정부는 철저하게 친미, 친일 외교, 진영 외교만 해왔다. 오히려 중국과 러시아와의 관계가 파탄 나지 않은 게 다행일 정도로. 그런데 1970년대의 한국은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 안보가 경각해 있고, 그때는 미국에 줄 서는 것이 정답이었지만 지금의 우리의 위상과 국격이나 이런 걸 봤을 때는 충분히 그런 외교를 할 수 있는 위치와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우리 지금 정부는 매우 낙후하고, 옛날식의 냉전적 관성에 빠져 있기 때문에 지금의 문제가 생긴다고 생각한다.
▲ 김능구> 러시아 관계는 최악이다.
△ 김준형> 최악이다. 보시면 우리가 자꾸 파병에 뛰어들 때가 아니다. 러시아 사람들이 한국을 너무너무 좋아하고, 우리의 전자제품이나 자동차나 식품까지도. 그런데 저는 이렇게 생각한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우리가 경제적으로 손해를 보더라도 대러 경제 정도 하는 것은 충분히 우리가 가진 위치 때문에 저는 잘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적국으로 만들어서는 안 되는 거다. 러시아도 이 부분은 수용한다. 한국이 비우호국이지만 대러 경제 정도를 가지고는 한러 관계를 파탄 내지 않는다고 러시아가 얘기한다. 그런데 살상 무기나 파병을 하게 되면 그때부터 한다고 하는 게 파탄이다.
▲ 김능구> 차원이 달라지는 것 같다.
△ 김준형> 특히 트럼프가 들어서서 이 전쟁이 끝날지도 모르는데 제발 제가 부탁하는 건 기다리라고, 지금 파병하고 살상 무기 하면 안 되는 거다. 이건 국민들도 85%가 반대하는 거다. 이런 진영 외교나 가치 외교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게 안타까울 뿐이고, 걱정이 된다.
▲ 김능구> 지금 빨리 그건 중단해야 된다?
△ 김준형> 중단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선을 넘고 나서 한러 관계가 망가지면 어떡하는가, 전쟁은 끝났는데. 누가 봐도 상식적으로 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 김능구> 지금 대일 관계, 그러니까 윤석열 정부의 외교는 일본과의 외교의 파탄부터 시작됐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 다행히 기시다 총리가 물러난 건 한편으로는 또 기회일 수도 있다. 재정립의 기회일 수도 있는데 지금 현 정부의 한일 외교가 어떻게 재정립, 재설정돼야 된다고 보는가?
△ 김준형> 지금 정부가 내세우는 몇 가지 외교적 성과 중의 하나가 바로, 그중의 또 최고가 한일 관계의 정상화다.
▲ 김능구> 그렇다. 미래지향적으로 바꿨다.
△ 김준형> 맞다. 그 바탕은 문재인 정부가 한일 관계를 실패했다는 거고, 그걸 개선했다는 건데 여기에 우리가 조금 해명해야 될 부분이 있다. 당시에는 과거사와 문재인 정부가 한일관계를 연결한 게 아니고 아베가 연결시켰다. 무슨 말이냐면 문재인 정부는 투 트랙으로 가자. 예민한 부분은 전제조건으로 삼지 말고 차차 해결하고, 예민하지 않은 부분, 통상이나 이런 부분에서는 정상으로 가자, 이랬는데 오히려 아베 정부가 과거사나 위안부 합의 파기를 들고 와서 이거 해결하지 않고는 정상적인 관계로 갈 수 없다는 게 아베의 노선이었다.
▲ 김능구> 맞다.
△ 김준형> 그러면 이걸 뒤집으려면 어떻게 되느냐면 윤석열 정부는 일본의 말을 들어줘야 되는 거다. 무슨 말이냐면 일본이 싫어하는 과거사 문제, 이 매듭을 우리가 해결해 줘버려야 간다고 보는 거다. 그런데 그게 맞느냐는 거다. 그러니까 지금 친일 얘기가 나올 정도로 한국이 굴욕적으로 모든 것을 양보하면 문제가 해결되느냐? 아닌 거다. 왜냐하면 일본의 우파는 외교에서 한 번 주도권을 잡으면 계속 밀고 나가는 거다. 그게 영토 문제나 과거사 문제나 교과서 문제나 다 계속 되는 거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는 자기들이 믿고 이 문제를 해결했기 때문에 그 해결한 것에 대해서 흠결이 있으면 안 되니까 계속 일본의 그런 요구를 들어주게 되는 구도가, 기울어진 운동장을 계속 유지하게 되는 거다.
그러니까 이런 관계로 계속 갈 수밖에 없고, 일본이 그런 문제를 일으킬 때마다 한국은 일본의 편을 들어야 되는, 오염수라든지 사도광산이라든지 이런 걸 하게 되는. 그래서 한일 관계의 개선은 저도 찬성한다. 그런데 어떤 관계의 개선이냐가 외교적으로는 중요하다. 말씀하신 것처럼 기시다나 바이든 정부의 가치 동맹이 지금 이제 바뀌는 직전이다. 이시바로 바뀌고, 미국도 바뀌었기 때문에 저는 한국이 캠프 데이비드에서 했던 한미일의 동맹은 포기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해서 한일 관계를 지금 닫으라는 것이 아니라 계속 우리의 주장하고 이런 것들은 가고, 그다음에 실용적인 한일 관계는 하는 그런 방식으로 옮겨야 하고, 오히려 트럼프가 등장해서 한미일의 동맹화는 오히려 느슨해질 가능성이 꽤 있다고 본다. 그러니까 기본적으로 윤석열 정부의 지난 2년 반의 국내 정치도 마찬가지만 외교 노선에서 큰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김능구> 지금 윤석열 정부의 외교 안보 정치의 중심에 김태효 안보실 1차장이 요즘 공공연하게 이름이 거론되니까 저도 이름을 쓰는데 이명박 정부 시절부터 쭉 그걸 맡아왔다. 그래서 윤석열 정부의 외교 정책이 바뀌려면 김태효 안보실 차장의 경질이 불가피하다. 인적 쇄신, 변화 쇄신은 필수적이니까. 의원님은 어떻게 보는가?
△ 김준형> 저는 동의한다. 이제 공개가 됐지만, 저는 그전부터 계속 지적을 했지만 지금 지금 윤석열 정부의 외교 핵심 브레인이고, 사실상 전체를 하는 architect라고 한다. 건축가다. 윤석열 정부의 외교 정책, 특히 친일, 친미, 반중, 반러 정책을 다 해왔고, 그걸 다 기획하고. 그다음에 대통령의 신임이 어마어마하다. 대통령뿐 아니라 제가 듣기에는 김건희 여사의 신임도 받고 있고, 그다음에 지금 러시아 파병 문제도 국방부랑 외교부는 배제되고, 국정원과 안보실의 합작품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러면 이런 것들이 똑같다. 윤석열 대통령이 국내 정치도 총선 이후에 대전환을 해야 되는 거고, 인적 쇄신이 필요한 것처럼. 외교 정책도 그렇게 돼야 우리한테 외교 정책의 노선을 전환한다는 걸 다른 나라에도 표명하는 거다. 그런데 사실 인적 쇄신 없이는 외교부의 주도권도 없는 것이고, 국방부의 주도권도 없는 것이고, 지금까지 진영 외교라든지 가치 외교에 변화가 없는 거다. 김태효 1차장은 매우 반공주의적이고, 반중적이고, 친미적인 걸 갖고 있다. 그분의 학문의 이력이나 지금까지의 글이나 그분의 스승이나 이런 것들을 포함했을 때, 그리고 지금의 정책까지. 그러니까 그 인적 쇄신 없이는 변화가 없을 거다.
▲ 김능구> 그러니까 본인은 바뀌지 않을 것 같다. 그게 하루아침에 바뀔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다.
△ 김준형> 그러니까 문제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워낙 신임이 대단하고 또 대통령의 사고 자체가 영향을 받아서··· 사실 보면 윤 대통령은 보통은 대통령 되기 전에 좌에 있던 사람도 중간으로 좀 오고, 우에 있던 사람도 중간으로 온다. 그게 맞다. 왜냐하면 통합적이고 대통령이 됐으니까. 그런데 저는 우리나라 대통령 중에 더 우로 가는 사람은 처음 봤다. 봐라. 이 정도 극우파가 아니었다, 대통령. 그런데 그건 주변의 유튜버들이나 극우들이나 김태효 차장 같은 사람한테 영향을 굉장히 많이 받은 거다. 그래서 중간으로 수렴하지 않고 우측으로 더 간 대통령은 최초인 거 아닌가 생각한다.
▲ 김능구> 의원님께서는 외교 전문가로서 오늘 주옥 같은 이야기를 많이 해 주셨다. 그런데 국회의원이시라 국내 정치에도 제가 한 말씀만 좀 여쭤보겠다. 대통령은 대통령제에서 대한민국의 모두를 책임지고 있는 사람이다. 그렇기 때문에 안보실 제1차장 문제도 대통령에 전적으로 동의하고, 계속 그 자리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바뀌지 않으면 변화가 어렵다, 이런 이야기를 했다. 그런데 국회의원으로서 그만큼 총선 이후에도 쇄신 변화를 국민들이 요구하고 또 김건희 여사 문제도 지적했는데 담화를 지켜봤을 때 많은 국민들이 참 어이없다. 오히려 한편으로 당혹스럽다, 대통령이 저렇게 이야기를 해버리니까. 그런데 그 담화를 봤을 때 그냥 국립외교원장으로 계실 때, 교수로 계실 때하고 국회의원에 있을 때 어떤가?
△ 김준형> 현실 인식이나 기본적으로 대통령의 자격이라든지 자질이 의심될 정도라고 저는 생각한다. 워낙에 전격적으로 부상해 가서 대통령이 되셔서 그런지, 그리고 그 이후의 대통령의 학습이라는 게 되게 중요하다. 왜냐하면 어느 누구도 대통령의 위치에서 수많은 정보와 그걸 하면서 자기를 갖춰가는··· 그래서 특히 보통 한 6개월 동안은 거의 잠 못 자고 학습하는 기간이라고 얘기한다. 온갖 정보를 다 접하면서 자기 나름의 정보를 해야 되는데.
▲ 김능구> 초기 6개월?
△ 김준형> 그렇다. 저는 대통령이 아주 단순한 이념이나 진영이나 또는 그런 것들에 휘둘리는 게 아니라 자기 정책적 전문성을 어느 정도 가져가야 되는 것인데 그런 완성된 시야가 없는 거다. 그러다 보니 한국 정치에서 자기가 어떤 방식으로 정당 정치나 국회나 이런 것들을 해야 되는지, 최소한의 라인이나 이런 것이 전혀 없다고 본다. 대외 정책도 그냥 한일 관계 좋아졌지 않느냐, 그다음에 우크라이나. 생즉사 사즉생이 왜 침략자에 대항해서 돕는 게 당연하지 않느냐는 매우 사견에 가깝고, 임기응변이나 또는 매우 단순한 세계관을 가지고 이 복잡한 국제 정치를 다룬다는 점에서 저는 자질 문제도 존재하는 것 같다.
▲ 김능구> 만시지탄이라 할 수는 있겠지만 그래도 대통령이다. 대통령한테 지금이라도 조언을 하신다면 어떤 조언을 하고 싶은가?
△ 김준형> 그러니까 어떤 의미에서 국익을 지킬 수 있는, 그러니까 지금 세계가 변하고 있다. 여기에서 살아남는 맷집이 되려면 저는 자기가 대통령이 돼서 이념을 실현하는 게 아니라 국민의 안전과 복지, 국가의 이익이라는 기본적으로 다시 돌아와야 한다. 그것만 제대로 서면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정책이 우리의 국익에 도움이 되느냐를 볼 수 있고, 그러려면 그 이념적인 기초에서만 자기한테 계속 조언했던 사람과 반대 쪽에서 어떤 얘기를 하고 있는지를 들어보셔야 된다. 그런데 지금은 우리가 이렇게 해야지 결국 북한은 분개할 것이고, 러시아는 망할 것이고, 중국은 미국에 있어서 쇠퇴할 수밖에 없다, 이런 얘기만 들으면 그게 사실은 다 편견이다. 저는 지금이라도 반대 쪽의 얘기를 들으셔야 된다고 생각한다.
▲ 김능구> 마지막이다. 우리가 조선 말기에 조선책략에서 이야기했지 않은가? 미국은 믿지 말고, 러시아는 어쩌고저쩌고했는데 지금 의원님께서 국민들한테 혹은 함께 의정활동하고 있는 국회의원들한테 지금 우리 외교가 우리 대한민국을 위해서 어떻게 가야 되는가, 한 말씀 마지막으로 부탁드린다.
△ 김준형> 저는 지금의 시기가 대격변의 시기라고 생각한다. 이전 질서가 붕괴되고 또는 쇠퇴하는 가운데 다음에 보이는 새로운 질서가 잘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혼란과 과도기와 위기다. 이럴 때 발생하는 것이 보통 지정학이다. 지정학은 지리적 위치가 그 나라의 정치적 운명을 좌우하는 거다. 일찍이 김대중 대통령은 한국의 이 반도, 대륙과 해양 사이에 있는 것이 지정학에 가장 예민한 위치다. 그건 우리 역사가 증명한다. 그렇다면 대륙과의 사이에서 우리가 희생된다는 의미도 있지만, 우리의 많은 대부분의 역사가 사실 그런 침략에 희생된 적이 많은데 지금의 한국의 위상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군사력이 5~6위 수준이고, 경제력이 12위 수준이면 이것이 과거의 로마 정도는 안 되지만, 다시 말해서 이탈리아반도가 세계를 정복할 정도는 안 되지만 그러나 적어도 둘 사이에서 우리의 생존을 지킬 수 있을 정도는 돼야 되는 거다. 그러면 다시 말해서 우리는 그 정도의 자율성을 발휘해야 된다. 균형이란 말보다 저는 전략적 자율성이라는 말을 훨씬 좋아한다. 이 전략적 자율성이라는 것은 인도도 쓰고 있다. 인도의 지금 외교는 놀랍다. 미국과 우방국이면서 러시아와의 관계도 참 좋다.
▲ 김능구> 그렇더라.
△ 김준형> 그다음에 EU도 쓰는 말이다. 지금은 러우 전쟁 때문에, NATO 때문에 친미로 기울어져 있지만 EU도 전략적 자율성, 특히 프랑스도 전략적 자율성을 굉장히 좋아한다. 그러니까 무슨 말이냐 미국과 우방이 우선이고, 미국과 동맹이 우선이지만 우리의 이익과 생존을 위해서 자율성을 발휘할 때는 해야 된다. 그것이 우리 외교의 목표고, 이 혼란한 과도기에 '우리가 전략적 자율성을 확보하는 것이 우리의 살길'이라고 생각한다.
▲ 김능구> 전략적 자율성. 잘 알겠다. 그걸 제목으로 뽑겠다. 오늘 감사하다.
△ 김준형>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