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明의 손길, 오세훈으로 향하나?…"吳, 13차례 조사", 강혜경 ‘공천 장사’ 추가 폭로

명태균, 오세훈 선거 관련 ‘비공개 여론조사’ 13건 실시 오세훈 “明 주장 다 엉터리…터무니없는데 다 고소하나” 강혜경 “明, 윤석열 캠프에 잘 보이려 여론조사 조작” 명태균 변호사 돌연 사임…“明, 변호사 말 좀 잘 들어야”

2024-11-20     고영미 기자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과 미래한국연구소의 불법 여론조사 의혹 등 사건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가 14일 오후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지방법원(창원지법)에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고영미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과 미래한국연구소의 '불법 여론조사 의혹' 핵심인물인 명태균 씨의 녹취록 '불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으로 번지고 있다. 

오 시장은 명 씨의 ‘오세훈 선거 캠프 관여’를 부인했지만 명 씨가 오 시장에게 유리한 여론조사를 13차례나 했다는 의혹이 새롭게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이 공개한 명 씨의 녹취에 등장하는 조 의원은 ‘영남 황태자’ 발언을 부인하며 명 씨의 서울 서초갑 선거 개입도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명태균 게이트’의 핵심 제보자인 강혜경 씨는 명 씨가 최소 10명 이상에게 공천 장사를 했다라며 추가 공천 개입 의혹 폭로에 나섰다.

한편, 명태균 파장이 날로 확산되는 가운데 명 씨의 법률대리인 김소연 변호사가 “명 씨의 요청”이라며 돌연 사임했다.

명태균, 오세훈에 유리한 여론조사 13건 실시…오세훈 “明, 시장 캠프와 완전 무관”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4월 22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제323회 서울시의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답변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앞서 명 씨가 지난 10월13일 페이스북에 본인이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판을 짰다고 주장하자 오 시장이 이를 적극 부인한 바 있다. 이후 명 씨가 오 시장을 위해 여론조사를 했다는 의혹이 새롭게 추가됐다.

뉴스타파가 20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명태균 게이트’의 핵심 제보자인 강혜경 씨는 “여론조사 의뢰자에게 로데이터(Raw Data)를 함께 제공하는 게 명태균의 비지니스 전략”이라고 밝혔다.

여기서 로데이터란 ARS 여론조사에 응답한 사람의 전화번호와 성별 및 지역, 후보와 정당 지지 성향 등을 종합한 정보로 여론조사 결과를 만드는 원본 데이터라고 할 수 있다고 한다. 

명 씨는 오 시장 관련 비공표(비공개) 여론조사를 13차례 실시했는데 조사 때마다 로데이터 파일이 별도로 작성된 사실도 확인됐다고 뉴스타파는 전했다.  

이에 대해 강 씨는 “명태균이 오세훈 측에 주려고 로데이터 파일을 만들라고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뉴스타파가 오 시장 관련 비공표 여론조사 13건을 검증한 결과 명 씨가 비공표 조사를 통해 오세훈-안철수 후보 단일화에서 오 후보에게 더 유리한 질문이 무엇인지 파악하려고 했던 흔적이 다수 포착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창원지검은 오 시장과 관련된 명태균 여론조사 자료 일체와 관련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타파의 보도에 따르면 오 시장의 선거자금 사용 내역 중 미래한국연구소나 명 씨에게 지급된 비용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오 시장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명 씨의 주장과 관련해 “전체가 다 엉터리”라고 반박하며 명 씨를 고소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도 밝혔다. 

오 시장은 지난 18일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제327회 정례회 시정질문에서 더불어민주당 박강산 시의원의 관련 질의를 받고 “명 씨 이야기를 종합하면 우리 캠프에는 전혀 관여를 못했다는 게 다 입증이 된다”라고 밝혔다.

이어 오 시장은 “이분과 더 이상 인연을 계속하지 않는게 도움이 되겠다 판단해 참모들에게 지시했다”라며 “그 이후 만남이 지속되지 않았고 참모진들과도 (명 씨와) 다툼이 크게 일어났다고 한다. 격렬하게 다툰 다음, 사이가 멀어진 이후 저희 캠프와 완전히 무관해졌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오 시장은 지난달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명 씨에 대한 고소장을 써놨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선 “고소장을 써놓고 내지 않느냐고 자꾸 그러는데, '오세훈은 김어준을 빨리 쫓아내지 않았다. 김어준과 밀약을 했기 때문이다', '오세훈은 좌파다, 배신자다',  '오세훈의 고향은 담양이다' 음해랍시고 이런 주장들이 돌아다닌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것도 제가 다 고발해야 하느냐”라며 “터무니없는데 다 고소고발을 하면 사리에 맞지 않는다”라고 일축했다.

조은희 “明에게 ‘영남 황태자’ 발언 안 해…선거 도움 받은 적 없다” 

질의하는 조은희 의원 [사진=연합뉴스]

민주당이 공개한 명태균 녹취 파일에 등장하는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은 명 씨와 만난 사실은 인정했지만 명 씨가 언급한 '영남 황태자' 발언에 대해 “그런 말은 제 용어가 아니다”라면서 명 씨와의 관련성을 부인했다. 다만 명 씨와 통화 여부에 대해선 "통화 기록을 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앞서 민주당이 지난달 31일 공개한 명태균 녹취록에 따르면 지난 2022년 6월 15일경에 명 씨가 지인들과 대화를 나누며 “아까 조은희 전화 왔더라고. 대표님, 이제, 내보고 이러대. '광역단체장 둘이(두 명) 앉히시고. 김진태, 박완수, 진짜 생각하신 대로' 지는 알잖아. 한 1년 반 전에 내 봤으니까"라는 발언이 나온다.

이어 명 씨는 조 의원이 자신에게 "생각하신 대로 두 사람 다 앉히고, 저 조은희도 만들어 주셨고, 김영선도 만들었으니까, 이제 우리 명 대표님은 이제 영남의 황태자십니다"고 말했다고 지인들에게 주장했다. 

이에 대해  2022년 3월 대선과 함께 치러진 국회의원(서울 서초갑)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조 의원은 우선 명 씨가 이 선거에 도움을 줬다는 명 씨의 주장이 "터무니없다"며 적극 부인했다. 

조 의원은 "서초구청장을 그만두면서 경선에서 패널티를 받고, 경선 상대가 이례적으로 많은 악조건 속에서 선거를 치렀다"며 명씨의 도움을 받을 일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실제로 조 의원의 서초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경선 과정을 살펴보면 당시 조 구청장은 당원 선거인단 50%, 국민여론조사 50%로 진행된 경선에서 과반을 득표해 결선 없이 공천권을 따냈다. 

서초갑 경선은 전희경, 이혜훈, 정미경 전 의원과 전옥현 전 당협위원장과 5파전으로 진행됐고, 조 전 구청장은 서울의 유일한 야당 구청장 직을 사퇴하고 출마하면서 5% 포인트의 감점을 받았으나 재선 구청장의 인지도와 조직력 등으로 예상을 깨고 과반 득표에 성공하면서 본선에 직행했기에 조 의원의 반박에 무게가 실린다. 

강혜경 “명태균, 최소 10명 이상에게 공천 장사” 

'명태균 의혹'을 폭로한 강혜경 씨가 6일 오전 창원지방검찰청에 출석하고 있다. 강 씨는 김영선 전 국회의원의 회계 책임자였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명태균 논란의 핵심 당사자인 강혜경씨가 명 씨의 공천개입 의혹을 추가 폭로했다.  

강 씨는 2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명태균이 최소 10명 이상에게 공천 장사를 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직접적으로 거론되고 있는 2명에게 대선 여론조사 비용을 대주면 그 사람들 공천에 문제 없게끔 하겠다고 했고, 제가 알기로 (명 씨에게 공천을 바라면서 돈을 건넨 예비후보자가) 최소 8명 정도 더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강 씨는 명 씨가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참여했던 시절 명 씨가 81건의 여론조사를 공짜로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윤 후보가 홍준표 후보보다 2%포인트 앞서도록 명 씨가 여론조사 조작을 지시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선 “완전히 조작하도록 지시했다”라며 “응답하지 않은 사람을 가짜로 만들어버린 것”이라고 했다.

강 씨는 ‘윤 후보 측에선 조작된 사실을 몰랐느냐’라는 질문에는 “제가 알기로 ‘이걸 조작했습니다’ 하고 들이밀진 않았다”라며 “윤석열캠프를 기분 좋게 하기 위해, 잘 보이기 위해 그런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강 씨는 명 씨가 창원산단 지정에 관여했단 의혹에 대해선 “김 여사한테 도움을 요청하겠다며 이미지 (파일을) 만들어달라고 해서 제가 만든 것도 있다”라며 “명 씨는 당시 돈이 없어서 (산단 인근) 땅을 살 상황이 아니었고 주변 사람들에게 그 땅을 사라고 계속 권유했다”라고 말했다.

김소연 변호사 돌연 사임…“명태균, 변호사 말 잘 들어라”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과 미래한국연구소의 불법 여론조사 의혹 등 사건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가 8일 오후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지방검찰청(창원지검)에서 조사를 마친 후 나오고 있다. 왼쪽은 변호인 김소연 변호사.[사진=연합뉴스]

한편, 명 씨의 변호를 맡았던 김소연 변호사가 변호인단에서 돌연 사임했다.

김 변호사는 지난 19일 언론 공지를 통해 “오늘 오후 명 씨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과 관련해 창원지검에 사임서를 발송 예정”이라며 “사임 사유는 명 씨의 요청”이라고 밝혔다.

그는 “명 씨가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외에 서울청에서 수사 중인 고소 건과 민사 사건을 맡아달라고 했는데, 처음부터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을 무료 변론해 주기로 한 것이라 그건 어렵다고 하니 사임을 요청한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사임의 변'에서 명씨에게 "변호사 말 안 들으면 사건 망한다. 지금이라도 남 변호사님 말씀 좀 잘 들으시라"라고 당부했다. 

이어 김 변호사는 "(명씨에게 검찰 조사 때) 진술을 거부하라고 해도, 술술 다 말씀하셔서 저희 변호인들 언론에 대응하느라 목이 다 쉬었다"고 털어놨다.

김 변호사는 그간 남상권법률사무소 남상권 변호사와 함께 명 씨의 변호를 맡아왔다. 명씨 변호인이 사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9월 게이트가 발발하면서 명씨 변호를 맡았던 정준길 변호사도 채 한 달이 안 되서 사임했다.

국민의힘 대전시당 시정감시단장으로도 활동했던 김 변호사는 명씨에 대한 검찰 소환조사를 앞두고 변호인으로 나서면서 언론에 적극 대응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 대선 후보 당시 국민의힘 당대표였던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을 집중 저격하면서 이번 게이트 중심으로 불렀다는 평가다.

한편 명 씨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창원지검에서 소환조사를 받고 있다. 지난 15일 구속 후 2번째 조사다.

이날 소환조사에는 남 변호사가 함께 입회해 변호하고 있다. 남 변호사는 이르면 이번주 명 씨에 대한 구속적부심을 청구할 계획이다. 구속적부심은 피의자 구속의 적법성과 필요성을 법원이 다시 한 번 따지는 절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