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尹-韓, '여권쇄신'으로 야권 공세 차단하고 국정동력 회복 노린다..'쇄신개각' 10여명 거론
예산안 심의 후 10명 내외 '중폭 개각' 전망 주호영·권영세·추경호 등 총리 후보로 여의도 출신 가능성 행안부 윤재옥·이철규, 복지부 방기선, 교육부 장상윤 등 거론 대통령실 '김 여사 라인' 물갈이 주목 한동훈 "여권 쇄신 작업 계속돼야" 신지호 "6개월 쇄신 골든타임" 장동혁 "기대 넘어서야 감동 줄 수 있어" 장성철 "정부에 비판적인 인사 기용해야"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임기 반환점을 돈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인 국민의힘이 정국 돌파 카드로 인적 쇄신을 택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 받으며 사법 리스크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인적 쇄신으로 국정 동력을 회복하겠다는 계산으로 풀이된다.
정치권에서는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한 장수 장관을 포함 10명 내외의 '중폭 개각'을 전망하고 있다. 특히,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요구한 '용산 십상시', '일곱간신' 등 대통령실 내 '김건희 라인'의 교체가 이뤄진다면 야권의 김건희 특검법, 윤 대통령 퇴진 공세를 차단하면서 국정 동력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예산안 심의 후 10명 내외 '중폭 개각' 전망
주호영·권영세·추경호 등 총리 후보로 여의도 출신 가능성
정치권에 따르면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와 G20 정상회의 참석차 해외 순방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오는 21일 귀국하면 인적 쇄신 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그간 국면 전환용 개각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유지해 왔으나 임기 후반기 국정 동력 회복을 위해 중폭 개각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진다. 시기는 오는 12월 국회 예산안 심의가 끝난 뒤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 총선 직후 사의를 표명했던 한덕수 국무총리는 교체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민정수석을 중심으로 검증 작업이 진행 중이며 야당의 협조가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해 현역 의원 가운데 총리가 차출될 것으로 보인다.
친한계 국민의힘 박정훈 의원은 12일 CBS라디오에서 "여소야대 국회의 임명 동의가 필요한 자리인 만큼 야당이 반대하기에 부담이 있고 상대적으로 검증도 많이 된 여당 정치인 중에 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총리 후보군으로 6선 주호영 국회부의장, 5선 권영세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가운데 초대 경제부총리를 지낸 추경호 원내대표와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도 후보군이다.
대구·경북(TK)의 지지가 필요한 만큼 홍준표 대구시장을 발탁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으며, 호남 민심을 공략할 수 있는 이정현 전 의원도 거론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쇄신을 위해 야권 성향의 파격적인 인물을 발탁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실제로 과거 이명박 전 대통령은 당시 민주당 계열 인사였던 정운찬 전 총리를 발탁하며 중도 지지층의 마음을 얻은 바 있다.
이처럼 대통령실이 쇄신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야권이 대통령 탄핵과 임기 단축 개헌을 언급하며 총공세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달 윤 대통령과의 면담을 전후로 인적쇄신을 꾸준히 요구하고 있는 만큼 여당의 요구를 수용하는 모양새를 통해 지지층을 결집함으로써 낮은 지지율을 돌파하고 국정 동력을 회복하겠다는 계산이다.
행안부 윤재옥·이철규, 복지부 방기선, 교육부 장상윤 등 거론
이에 따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이주호 교육부 장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등을 포함해 10명 안팎의 장관 교체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상민 장관 후임으로는 윤재옥 의원과 이철규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두 의원 모두 경찰 출신으로 윤 대통령 최측근으로 분류된다. 경찰 출신 여당 중진의원을 장관에 임명할 경우 경찰 조직의 지지도 얻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이정현 지방시대위원회 부위원장도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이 부위원장은 행안부와 밀접한 지방시대위 부위원장 경력을 쌓았고, 내각의 호남 안배 등이 고려된다면 낙점될 가능성도 있다.
보건복지부 장관 후임에는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 노연홍 위원장과 국무조정실 방기선 실장이 후보군이다. 노 위원장은 장관 임명을 고사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 기재부 출신인 방 실장이 지명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2025년부터 본격화되는 지역‧필수의료 살리기 정책에 수십조원에 달하는 재정이 투입되는 만큼 기재부 출신 전문가를 중용할 수 있다.
이주호 교육부 장관 후임으로는 대통령실 장상윤 사회수석 등이 거론되고 있고, 9개월째 공석인 여성가족부 장관 임명도 인구전략기획부 신설과 맞물려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여가부 장관 후보로는 전주혜 전 의원과 신영숙 여가부 차관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트럼프 2기를 대비해 경제팀의 쇄신 필요성도 거론된다. 트럼프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를 발탁했던 사례를 참고해, 대통령실이 기업가 출신을 경제 각료 후보군으로 물색 중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대통령실 '김 여사 라인' 물갈이 주목
가장 큰 관심은 대통령실 내 이른바 '김건희 여사 라인'의 물갈이 여부이다.
한 대표가 지난달 윤 대통령과 면담에서 대통령실 내 김건희 여사 측근 그룹으로 지목된 이른바 '한남동 라인' 8명의 실명을 거론하며 이들에 대한 사실상 인사 조치를 건의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용산 십상시' 등 비선 논란에 오른 인사들은 자진 사퇴할 가능성이 높다.
대표적으로 음주운전으로 2개월 정직 징계를 받았던 강기훈 선임행정관은 징계가 종료된 직후 병가를 냈다가 업무에 복귀했으나 거취 정리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강훈 전 정책홍보비서관은 지난 8일 입장문을 통해 한남동 라인 의혹을 부인하면서 "국정쇄신의 디딤돌이 될 수 있다면 그 길을 걷겠다"며 한국관광공사 사장 지원을 자진 철회했다.
김오진 전 관리비서관 역시 한국공항공사 대표 임용이 철회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는 등 한남동 라인 쇄신이 예상된다.
한동훈 "여권 쇄신 작업 계속돼야" 신지호 "6개월 쇄신 골든타임"
장동혁 "기대 넘어서야 감동 줄 수 있어" 장성철 "정부에 비판적인 인사 기용해야"
여권에서는 이재명 대표가 1심 판결에서 당선 무효형을 선고 받은 타이밍에 쇄신에 성공한다면 임기 후반기 국정 동력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동훈 대표는 지난 15일 이 대표 1심 판결 직후 측근들을 모은 자리에서 "반사이익을 얻기에는 상황이 녹록지 않다"며 "이 대표 판결과 관계없이 당·정을 막론하고 여권 쇄신 작업을 나는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신지호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은 19일 KBS라디오 '고성국의 전격시사' 인터뷰에서 "이 대표가 대표직에서 내려오는 향후 6개월이 하늘이 보수 정치에 선사해 준 천재일우의 기회"라며 "그 6개월이 쇄신의 골든타임이고 이때 잘해놓으면 보수 정치에게 새로운 국면이 열릴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개각과 인적 쇄신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을 경우 임기 후반기 낮은 지지율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중앙일보는 19일 사설에서 "1심 판단을 냉철하게 지켜본 국민은 시선을 곧 정부·여당으로 되돌려 공정의 잣대를 예외 없이 갖다 댈 수 있다"며 "국민 눈높이에 맞게 변화하고 쇄신하겠다는 한 대표의 말은 즉시 이행돼야 마땅하다. 대통령실도 윤 대통령이 국민 앞에서 공언한 쇄신 약속을 신속하게 실천에 옮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칫 머뭇거리다가 변화의 기회를 놓친다면 곧바로 감당키 어려운 역풍이 불어닥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친한계 장동혁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13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어떤 분을 임명할 것이냐에 있어서도 국민들이 저렇게 새로운 인물, 저런 색깔의 인물, 이렇게 기대하지 않았던 범위까지 됐을 때 감동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대통령에게 쓴소리할 수 있는 사람들로 주변을 채워야 대통령이 바뀌었다는 생각이 들 것이라며 중도 지향적인 인물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11일 YTN 라디오 신율의 뉴스정면승부에서 "인적 쇄신이라면 내 편이 아닌 사람 나에게 충성스럽지 않은 사람, 나에게 비판적이고 쓴 소리 할 줄 아는 사람, 나랑 좀 거리가 있는 사람 중에서 야당이 저 정도면 괜찮은데 라고 생각할 사람을 영입을 하고 임명을 해야 인적 쇄신이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