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위] 대통령실 특활비 ‘전액 삭감’…野, 與 집단퇴장 뒤 예산안 단독 의결
野단독, 대통령실 특활비 82억 5100만원 전액 삭감 與 “윤석열 정부에 대한 분풀이 예산 삭감” 與 “민주당이 민주주의를 파괴한 날 중 하나로 기억될 것” 野 “정부 멈출 예산안 아니라 정부를 포기했다”
[폴리뉴스 안다인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21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대통령실 특수활동비(특활비)를 전액 삭감한 내년 예산안을 단독 처리했다. 여당은 “윤석열 정부에 대한 분풀이 예산 삭감”이라며 집단퇴장했다.
국회 운영위원회는 이날 전체 회의를 열고 대통령비서실과 국가안보실의 특활비 82억 5100만 원 전액을 삭감한 예산안을 야당 단독으로 처리했다. 대통령경호처 특활비는 사용처와 목적 등이 소명됐다며 예산을 편성했다.
박성준 야당 간사는 “이대로 운영위 예산안이 의결되지 않는 것은 국회가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모습이고 안 좋은 선례를 남길 수 있다”며 “위원장은 소위원회에 회부되어 있는 2025년도 운영위 소관 예산안을 전체 회의에서 심사 의결할 수 있게 회부해달라”고 요청했다.
박찬대 운영위원장은 박 의원의 요청을 받아들이고, 심사가 지체되고 있다며 예산안을 전체 회의에 회부했다.
여당 의원들이 예산안 처리에 반발해 전원 퇴장했고, 야당 단독으로 거수 표결이 이뤄졌다.
배준영 국민의힘 간사는 “지금 진행되는 회의는 민주당이 민주주의를 파괴한 날 중 하나로 기억될 것”이라며 “상생은커녕 대화와 타협을 바닥 깊숙이 묻어버렸다. 민주당은 정부를 멈추기 위한 예산 심사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배 간사는 “마음대로 작성해서 올린 예산안이 황당하기 그지없다. 일방적으로 처리하려면 여야가 왜 필요하냐. 상임위 문 닫고 민주당 의총에서 다 정하라”고 지적한 뒤 여당 의원들이 퇴장했다.
여당 의원들의 퇴장에 야당 의원들이 이를 비판했다.
정진욱 민주당 의원은 “모든 것을 정쟁으로만 끌고 가려는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실망감과 안타까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고민정 민주당 의원도 “정권이기를 포기한 정부이다. 정부를 멈추게 하기 위한 예산안이 아니라 정부를 포기했다”며 “단 하나의 예산이라도 보호하고 만들려는 의지를 보여야 하는 것이 보통의 여당 모습이다. 국가는 운영돼야 하기에 경호처와 인권위 예산을 다 살렸다. 정부를 살리고 지키려는 사람이 야당이고, 정부를 포기하려는 게 여당인 게 기괴하다”고 비판했다.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은 “여당에서 갑작스럽게 예산안 심사에 끝까지 참여하지 않는 것이 유감스럽다. 대통령 비서실의 특활비 관련해 윤 정부가 활동을 멈추고 국회에 오만한 태도를 보이는 건 불만스럽다”면서 “그렇지만 100% 전액 삭감은 과하다”고 말했다.
이에 박 위원장은 “상임위 심사는 예비 심사다. 효율적인 심사를 위해서 예비 심사인 운영위 심사는 오늘 종료하고, 본 심사인 예결위 심사가 있다”며 “대통령비서실이 적극적인 소명과 자료 제출을 한다면 꼭 필요한 예산을 어떻게 삭감할 수 있겠냐”고 말했다.
대통령실에서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 홍철호 정무수석, 장상윤 사회수석은 이날 운영위에 불참했다.
이에 박 위원장은 “국회를 무시하고 있다”며 “대통령실에서 특활비 82억 원을 계상해 놓고 아무런 설명도 자료 제출도 없이 무조건 예산을 통과시켜 달라고 하는 게 국회에 대한 예의인가”라고 비판했다.
한편, 야당 의원들은 19일 예산결산심사소위원회에서 경호처가 윤 대통령의 골프 연습 당시 이를 잠복 취재한 기자를 제지하고 과잉 경호를 했다며 대통령 비서실 및 국가안보실, 대통령경호처 예산 삭감을 예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