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한동훈-친한계, 용산-친윤계 당원게시판 공세에 "부글부글".. 김건희 특검 입장 바꾸나
친윤계, '당원게시판 논란' 고리로 연일 韓 압박 韓, 측근에 "용산이 나를 끌어내리려해.. 김 여사 특검 고려해야" 친한계 정성국 "한 대표에게 임계점 온 듯".. '경고성' 메시지? 신영대 체포동의안 표결서 국힘 8표 이탈표 발생.. 김건희 특검도 가결? 권성동 "당원 게시판-특검 연계는 명백한 해당 행위" 홍준표 "특검법 가지고 협박".. 추경호 "논쟁 자제하자" 민주 "특검 부결되면 한동훈 토사구팽… 난파선 탈출하라"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이른바 '당원게시판 논란'으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향한 용산-친윤계의 공세가 거세지자 한 대표와 친한계에서 기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일부 언론에서는 한 대표가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을 앞두고 '중대 결심'을 검토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왔으며, 친한계 인사들 사이에서는 당원 게시판 논란으로 '임계점'이 왔다는 이야기도 돌고 있다.
실제로 친한계 의원들이 내달 10일 예정된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에서 찬성표를 던질 가능성은 낮아 보여 친윤계를 향해 '한 대표에 대한 공세를 거두라'는 경고 메시지라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이날 신영대 민주당 의원의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국민의힘 이탈표가 최소 8표가 나온 것을 감안하면 김건희 특검법도 통과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편, 김건희 특검법을 주도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은 연일 한 대표를 향해 특검법에 동참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전날에는 특검법 부결시 한 대표는 '토사구팽' 운명이라며 압박의 강도를 높였다.
친윤계, '당원게시판 논란' 고리로 연일 韓 압박
韓, 측근에 "용산이 나를 끌어내리려해.. 김 여사 특검 고려해야"
28일 한국일보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최근 측근 인사들에게 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관련해 '중대 결심'을 검토할 수 있다는 뜻을 전했다고 보도했다.
친윤계는 한 대표의 가족 명의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비난하는 글이 올라왔다며 3주째 한 대표에게 진상 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김민전 최고위원은 공개 석상에서 연일 한 대표를 겨냥해 당무감사를 요구하고 있으며 장예찬 전 최고위원은 당원 게시판에 글이 작성된 정황을 보면 조직적인 여론조작 방식이 활용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대표는 '당 대표 흔들기' 라는 입장이다.
그는 지난 25일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익명 당원 게시판은 당이 익명으로 글을 쓰라고 연 공간이고, 거기에선 당연히 대통령이든 당 대표든 강도 높게 비판할 수 있다"며 "(작성자를) 색출하라고 하는 것은 그 자체가 황당한 소리"라고 말했다.
이어 "어떻게든 당 대표인 저를 흔들어보겠다는 의도 아닌가. 그런 뻔한 의도에 말려들 생각이 없다"고 강조했다.
한 대표와 친한계는 친윤계가 당원 게시판 논란을 앞세워 한 대표를 압박하는 배후에 대통령실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한국일보에 따르면 한 대표는 최근 친한계 인사들과 대화에서 당원 게시판 논란에 대해 "나를 끌어내리려는 용산(대통령실)의 조직적 움직임인 것 같다"며 "부당한 당대표 흔들기를 막기 위한 카드로 김 여사 특검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간 한 대표는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반대 입장을 유지해 왔다. 지난 27일에도 특검법 이탈표와 관련된 질문에 "더불어민주당 사정 때문에 국민의힘의 정치가 좌지우지되거나 영향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제는 용산의 아킬레스건인 '김건희 특검법'을 반격 카드로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친한계 정성국 "한 대표에게 임계점 온 듯".. '경고성' 메시지?
신영대 체포동의안 표결서 국힘 8표 이탈표 발생.. 김건희 특검도 가결?
친한계 인사들 사이에서도 친윤계의 공세가 '도를 넘었다'는 인식이 팽배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성국 의원은 27일 MBC라디오에서 한동훈 대표에게 '임계점'이 온 것 같다고 말했다.
정성국 의원은 당원게시판 논란을 둘러싼 친윤계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는 것에 대해 "한 대표를 그렇게까지 몰아치고 이슈를 확대하고 공격하는 모습을 보면 (친윤계 내에서만) 이루어지기는 어렵다고 본다"며 "(용산과의 소통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한 대표가) 앞으로 방어 전략을 어떻게 하겠다는 것까지는 말씀을 안 했지만 '나도 이제는 임계점이 왔다', '나도 이제는 분열해서는 안 되고 함께 가야 한다는 의미만 가지고는 정치를 할 수 없다는 걸 이제 말하겠다' 이런 마음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에 관한 한 대표 입장에 대해 "(예전과) 뉘앙스가 다르게 느껴진다"면서 "당대표가 한동훈이기 때문에 한동훈 대표가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저희도 영향을 안 받을 수 없다. 꼭 친한계가 아니더라도 국민의힘 108명 의원 중에서 소위 말하는 '샤이 한동훈' 의원들도 있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만일 친한계가 조직적으로 움직인다면 내달 10일 국회 재표결에서 김 여사 특검법안이 통과될 수 있다. 국민의힘 의원 108명 중 8명이 이탈하면 가결되는데 친한계 의원만 20여 명에 달하기 때문이다.
다만, 실제로 이탈표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친한계의 이탈표로 특검법이 통과된다면 국민의힘은 분당 수준까지 이를 수 있는데다 한 대표 본인도 '배신자' 프레임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친윤계를 겨냥한 일종의 경고성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동훈 대표도 28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해당 언론 보도와 관련해 "제가 한 말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한 대표는 '김 여사 특검법에 대한 단일대오 방침은 변함이 없나'라고 묻자 "반복된 질문인데 며칠 전에 제가 말했다. 그걸로 대신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28일 본회의에서 신영대 민주당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가운데 국민의힘에서 최소 8표의 이탈표가 나온 것을 볼 때 김건희 특검법 통과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신 의원 체포동의안은 재석 295명에 찬성 93명, 반대 197명, 기권 5명으로 부결 처리됐다. 민주당 170석과 조국혁신당 등 범야권(17석·개혁신당 제외)과 무소속(2석)까지 합쳐 총 189석인 점을 감안하면, 국민의힘 내에서 최소 8표의 반대표가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국민의힘은 당초 신 의원 체포동의안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불체포특권 포기는 이재명 대표의 대선 10대 공약 중 하나였다"며 "민주당의 양심이 살아있다면 체포동의안을 가결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이탈표가 대거 나온 것이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이러한 표결 결과를 공유하며 "야권은 단결했고 여당에서도 부결에 동조했다"며 "김건희 특검 가결에 희망을 건다"는 반응을 보였다.
권성동 "당원 게시판-특검 연계는 명백한 해당 행위"
홍준표 "특검법 가지고 협박".. 추경호 "논쟁 자제하자"
이날 친윤계의 반응을 보면 한 대표의 노림수는 먹혀든 것처럼 보인다.
권성동 의원은 28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원게시판 논란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연계시킨다면 "명백한 해당 행위"라고 말했다.
권 의원은 "만약에 당원게시판 문제를 김 여사 특검과 연계시킨다면 엄청난 후폭풍이 일어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도 "만약에 계속 이런 식으로 당내 분란을 조성한다 등 이런 이유로 (한 대표가 당원게시판 논란에 대한 답변을) 거부하게 되면, 한 대표의 리더십에 심대한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같은날 페이스북에 "당직자라는 사람들이 당을 보위하는 게 아니라 당 대표와 그 가족들을 옹호하는 데 급급하니 그게 공당이냐"며 "이제 김건희 특검법 가지고 협박까지 하니 정치 초보자가 구악인 여론 조작질부터 배운다는 게 쇄신이냐"고 날을 세웠다.
하지만,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당원 게시판 논란과 관련해 "당분간 여기에 관한 공개 발언이나 논쟁을 자제하자"며 "차분히 좀 더 상황을 지켜보자"고 제안했다. 계파 갈등으로 자칫 이탈표가 생길 가능성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는 한 대표가 김건희 특검법을 받는다면 '자살골'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2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재의결에서 200명이 넘게 찬성을 해서 통과가 된다. 그러면 그거는 결과적으로는 한동훈 대표의 정치적 자살"이라며 "(그렇게 될 경우) 한동훈 대표의 정치적 미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 "특검 부결되면 한동훈 토사구팽… 난파선 탈출하라"
한편, 김건희 특검법을 주도하고 있는 민주당은 한 대표를 향해 '토사구팽'이라는 표현을 쓰며 특검법 이탈을 유도하고 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2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압도적 민심을 거역하고 '김건희 특검'을 거부한 만큼 윤석열 정권의 몰락은 필연이 됐다"며 "국민의힘 의원들도 잘 판단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벌써부터 '김옥균 프로젝트'가 가동되고 있다는 이야기도 파다하다. 대통령 부부와 친윤계 입장에서 김건희 특검이 부결되면 한동훈 대표의 쓸모도 사라진다"고 주장했다.
이어 "토사구팽이라고 했다"며 "만약 이번에도 김건희·윤석열 부부 방탄을 위해 김건희 특검에 반대하면 국민은 한동훈 대표에게도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동일한 책임을 묻게 될 것이라는 점을 명심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전현희 최고위원은 "이리저리 눈치 보며 주판알 튕기는 여당 의원들에게 충고한다. 김건희 특검 수용과 윤건희(윤석열·김건희) 난파선 탈출만이 국민의힘이 살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