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중앙선관위 무장 계엄군 300여명 투입…김용현 "부정선거 의혹 수사 위해"

계엄 선포 후 단 6분만에 중앙선관위 청사 경찰 통제 시작, 계엄군 진입 중앙선관위 사무총장 "계엄군이 왜 진입했는지 이유 모르겠다...선관위는 계엄법 대상 아냐" 선관위 과천·관악 청사 및 수원 선거연수원에 계엄군 투입 관악 청사 및 선거연수원은 출입하지 않고 인근에 있다가 돌아가 

2024-12-05     이경민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 무장한 계엄군이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이경민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을 당시 무장한 계엄군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도 진입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계엄군 300여명을 선관위 과천 청사와 관악 청사, 선거연수원 등에 투입했는데 이 과정에서 당직자 5명의 휴대전화를 압수하는 일도 벌어졌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김성회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4일 중앙선관위로부터 보고받은 비상계엄 관련 현안보고 자료를 보면, 중앙선관위에만 경찰 100여명, 계엄군 120여명이 투입됐다.

선관위는 과천 중앙선관위 청사와 관악청사(여론조사심의위원회), 수원 선거연수원 등에 투입된 계엄군 병력을 총 300여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국회에 투입된 계엄군(280여명)보다 많은 규모다.

초기 투입된 계엄군 10여명은 지난 3일 밤 10시30분 중앙선관위 과천 청사에 도착했고, 추가병력 110여명이 다시 도착했다. 

지난 3일 밤 계엄령이 선포되자마자 단 6분만에 경찰 10여명은 청사 밖 정문을 막아서고 출입을 통제하기 시작했다. 계엄군은 중앙선관위 청사 안에서 출입 통제와 함께 경계 작전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야간 당직자가 근무하는 당직실에 들이닥쳐 당직자 5명의 휴대전화를 압수하는 등 행동을 감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1시간 반 뒤인 오후 11시50분쯤 경찰 90여명이 추가로 도착했고, 2시간 뒤인 이날 오전 0시30분쯤에는 계엄군 병력 110여명을 증원해 청사 주변에 배치했다. 하지만 오전 1시쯤 국회가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의결하면서 계엄군의 진입은 3시간여 만에 끝이 났다. 계엄군은 오전 1시50분쯤, 경찰은 동이 튼 뒤인 오전 7시쯤 철수했다.

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출석한 김용빈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은 계엄군의 선관위 진입과 관련한 긴급 현안질의에서 이같은 사실을 밝혔다. 

김 사무총장은 "지난 3일 오후 10시30분께 계엄군 10여 명이 경기도 과천 중앙선관위 청사 내에 투입됐다"며 "최초 투입된 계엄군 10여 명은 중앙선관위 야간 당직자 등 5명의 핸드폰을 압수하고 행동감시 및 청사 출입 통제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후 밤 11시50분 경찰 90여명이 추가로 투입됐고 청사 밖엔 버스가 대기했다. 4일 새벽 0시30분에는 계엄군 110여명이 추가로 청사 안으로 투입됐다. 추가 투입된 계엄군 110여 명은 1층 로비 등에서 경계작전만 실시했으며 총 3시간 20여 분 동안 점거했다"고 설명했다.

중앙선관위 계엄군 진입 이유, 김용현 "부정선거 의혹 수사 필요성 판단 위해"

다만 계엄군이 중앙선관위에 무장 병력이 진입한 이유에 대해 선관위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5일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왜 들어왔는지에 대한 정황 전달에 대해서는 현재 정보 파악 중에 있다”’며 “압수했던 휴대폰은 나중에 돌려줬고, 특별한 동향 없이 계엄군은 출입 통제 정도만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국회 행안위에 출석한 김용빈 선관위 사무총장은 "계엄군이 왜 선관위에 진입했는지는 그 이유를 정확히 모르겠다"며 "선관위는 계엄법 대상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계엄이 이뤄진다고 해서 (선관위) 업무를 (계엄사에) 이관해야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사무총장은 "헌법적으로 과연 계엄법상 (진입이) 맞는 것인지 굉장히 의문이 있다"며 "이 부분을 엄정히 보고있고 대응 검토가 다 끝났다"고 말했다. 

중앙선관위에 계엄군 진입 이유와 관련, 비상계엄을 주도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5일 SBS 메신저 인터뷰에서 "선관위 부정선거 의혹 관련 수사의 필요성을 판단하기 위해"라고 밝혔다.

그동안 선관위의 부정선거 의혹은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극우 유튜버 등이 민주당 압승으로 끝난 4.10 총선(22대 국회의원 선거)에 대해 지속적으로 의문을 제기하던 사안이다.

이와관련 행안위 소속 조국혁신당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보는 극우 유튜브서 온갖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는데, 관련 자료를 확보하려고 했던 게 아닌지 의심된다"고 말했다.

계엄군, 수원 선거연수원, 서울 관악청사 인근에 왔다 돌아가 

같은 시각 경기 수원의 중앙선관위 선거연수원과 서울 관악 청사에도 계엄군이 투입됐다.

계엄군 130여명은 이날 오전 0시50분쯤부터 선거연수원 안에는 들어가지 않고 인근에 대기하다가 오전 2시40분쯤 철수했다. 같은 시각 경찰 100여명도 3일 오후 11시30분쯤부터 선거연수원 건물 밖에 있다가 이날 오전 7시쯤 돌아갔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연수원 건물 안에 들어가지는 않고, 인근에 대기하다가 계엄군이 철수했다”고 밝혔다. 

서울 관악 청사 근처에는 계엄군 47명이 오전 0시14분 투입됐다가 2시간 뒤쯤 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5일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사당역 근처에 위치한 관악구 청사 쪽에도 계엄군이 들어왔으나, 건물 안에 진입을 못하고 주변에 있다가 사람이 아무도 없고 불이 꺼져 있어서 왔다가 다시 돌아갔다”며 “개별 지사 쪽에 계엄군이 투입된 적은 없고, 과천 청사와 관악 청사, 수원의 선거연수원에만 투입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김용빈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은 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개최한 비상계엄 관련 긴급 현안질의에 참석해 “3일 오후 10시 30분 계엄군 10여명이 중앙선관위 청사 내에 투입됐다. 같은 시각내 경찰 10여명이 출입 통제를 실시했다”며 “처음 투입된 10여명은 무단으로 침입을 한 셈이고, 11시 56분에 시설과장으로부터 현장 상황에 대해 보고를 받았다”며 “의견 표명을 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4일 0시 30분 가량 청사 내로 추가 투입된 100여명이 1층 로비에 진입해 경계 작전만 실시했으며며 총 3시간 20여분 동안 청사를 점거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가결됐고, 4일 오전 1시 50분 계엄군이 완전히 철수했다"고 했다. 함께 진입했던 경찰은 계엄해제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다음인 오전 7시쯤 철수했다고 설명했다.

김 사무총장은 "계엄 당시 시설과장 3명 등이 청사 내 진입해 상황을 파악했다”며 “출입을 허락받은 이유는 국가지도통신망 수신 상태를 확인했고, 행정부로부터 통보된 사항은 없었다"면서 다만 "계엄군 철수 후 확인 결과 피해는 없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