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국회의장 “제2계엄 용납 못해...또 한 번 계엄 선포한다면 모든 것을 걸고 막아낼 것”

대국민 긴급담화..."윤 대통령 방문, 안전 담보하기 어렵다...유보해달라"

2024-12-06     이태윤 기자
우원식 국회의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접견실에서 긴급 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이태윤 기자] 우원식 국회의장이 위기가 닥쳤을 때 국회가 앞장서서 국민을 지키겠다는 취지의 담화문을 발표했다. 

6일 우 의장은 여의도 국회접견실에서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이 선포했던 계엄 선포와 관련해 이같은 내용을 담아 긴급 담화문을 발표했다. 우 의장은 담화문 발표 전에 비상계엄 해제 이후에 잘못된 정보로 인해 상황이 매우 혼란하다며 우려를 표했다.

우 의장은 담화문에서 “제2의 비상계엄은 있을 수 없다. 용납되지 않는다”며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총과 칼로는 파괴할 수 없다는 것을 지난 3일 밤에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만에 하나 또 한 번 계엄 선포라는 대통령의 오판이 있다면 국회의장과 국회의원들은 모든 것을 걸고 이를 막아낼 것”이라고 다짐했다.

우 의장은 “군은 국민의 군대다. 경찰은 국민을 지켜야 한다. 어떤 경우에도 군경은 헌법이 정한 자신의 자리를 이탈해서는 안 된다”며 “헌법에 어긋나는 부당한 명령에 응하지 않음으로써 제복 입은 시민의 명예를 지키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국민 여러분들께 국회를 믿고 차분하게 상황을 주시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우 의장은 긴급담화 발표에 앞서 이날 오후 3시경 윤 대통령의 국회 방문 소식으로 야당의원이 스크럼을 짜고 저지하는 등 국회가 대혼란에 빠지자 "대통령은 국회 방문 계획을 유보해달라"고 밝혔다. 

우 의장은 "대통령의 국회 방문에 대한 추측보도가 잇따르고 있고 이 역시 매우 혼란스러워서 제 입장을 먼저 밝힌다"며 "대통령의 국회 방문에 대해 연락 받은 바는 없다. 다만 방문하시더라도 경호 관련 협의가 우선되어야 한다. 방문 목적과 경호에 대한 사전 협의 없이는 대통령의 안전 문제를 담보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선 국회 방문 계획이 있다면 이를 유보해주시기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우원식 국회의장의 긴급 담화문 전문이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대한민국은 국민이 지켜온 나라입니다. 대한민국이 식민과 전쟁 분단과 독재라는 근현대사의 비극과 불행을 딛고 선진국에 진입한 힘은 온전히 국민에게서 나왔습니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이 역사를 부정한 것이고 국민의 자긍심에 큰 상처를 낸 것이기 때문에 국회의장은 더욱 국민을 믿고 반드시 국민과 민주주의를 지키겠다는 각오로 현 사태에 임하고 있습니다.

제2의 비상계엄은 있을 수 없습니다. 용납되지 않습니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총과 칼로는 파괴할 수 없다는 것이 지난 3일의 밤에 확인되었습니다. 그것이 우리 국민이 쌓아온 민주주의의 유산이고 힘입니다.

만에 하나 또 한번 계엄 선포라는 대통령의 오판이 있다면 국회의장과 국회의원들은 모든 것을 걸고 이를 막아낼 것입니다. 반드시 국회를 사수하고 국민과 민주주의를 지켜낼 것입니다.

모든 공직자는 자신의 자리에서 헌법을 수호하시길 바랍니다. 특별히 군경에 당부합니다. 지난 12월 4일 새벽 군이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 결의에 따라 즉각 철수한 것은 민주주의와 함께 성숙한 우리 군의 모습을 보여준 것이었습니다.

군은 국민의 군대입니다. 경찰은 국민을 지켜야 합니다. 어떤 경우에도 군경은 헌법이 정한 자신의 자리를 이탈해서는 안됩니다. 헌법에 어긋나는 부당한 명령에는 응하지 않음으로써 제복 입은 시민의 명예를 지키길 바랍니다.

국민 여러분들께 당부드립니다. 국회를 믿고 차분하게 상황을 주시해 주길 바랍니다. 국회가 가장 앞에서 국민과 민주주의를 지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