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45년만의 내란' 핵심에는 제2하나회 '충암파' '용현파' 등 육사 사조직 비선라인

12·12 군사반란, 전두환 '하나회'가 주축.. YS 시절 청산 김용현-여인형-이상민 등 윤석열 최측근 '충암파'가 수뇌부 육사 출신 비선 사조직 '용현파',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총지휘 요인 암살 '백령도 작전' 계획.. 청주공항·사드기지 공격 임무도

2024-12-25     김승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김용현 전 장관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12·3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하여 여기에 가담한 군 주요 인사들은 현재 모두 '내란죄' 피의자로 수사를 받고 있다. 1979년 전두환 신군부의 '12·12 군사반란' 이후 45년 만에 '내란'이 벌어진 것이다.

과거에는 '하나회'가 주축이 되어 내란을 모의해 결국 군사 정권을 만들었다면 이번 '12·3 비상계엄'도 제2의 하나회라 불리는 '충암파', '용현파' 등 육사 출신과 사조직 비선라인이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12·12 군사반란, 전두환 '하나회'가 주축.. YS 시절 청산  

1979년 12월 12일, 전두환과 노태우를 중심으로 한 신군부 세력은 최규하 당시 대통령의 승인 없이 계엄사령관이었던 정승화 육군참모총장을 불법 체포하고 군부를 장악한다. 

그 중심에는 육사 11기로 꾸려진 '하나회'가 있었다. 9사단장이었던 노태우와 수도경비사령부 산하 30경비단장 장세동, 33경비단장 김진영, 제1공수특전여단장 박희도, 3공수특전여단장 최세창, 5공수특전여단장 장기오 등 특전사 예하 부대를 하나회가 장악하고 있었다. 

당시 1공수여단은 국방부와 육군본부를 점령했고, 3공수여단은 특전사 본부 건물을 습격했다. 

이 과정에서 장태완 수도경비사령관과 김진기 육군 헌병감 등이 저항했으나 역부족이었다. 

이후 전두환은 대통령 자리에 오르며 신군부 시대가 열렸다. 하나회 소속 인사들은 승승장구하며 요직을 차지한다.

하지만 '문민정부'가 들어서며 하나회는 하루 아침에 사라졌다. 

김영삼 대통령은 1993년 3월 취임 후 약 열흘 뒤 김진영(육사 17기) 육군참모총장과 서완수(육사 19기) 기무사령관을 전격 해임한다. 

김진영과 서완수는 하나회 실세였다. 이들의 후임으로는 하나회가 아닌 김동진(육사 17기) 연합사 부사령관이 육군참모총장으로, 김도윤(육사 17기) 기무사 참모장이 기무사령관으로 발령났다. 

약 한달 뒤에는 수방사와 특전사 사령관도 교체됐고, 12·12 사태 관련 고위 장성 해임 결정 등 중·소장급 인사가 이어졌다. 

4개월간 하나회 척결이라는 목표 아래 군 인사가 휘몰아쳐 장성 50여 명, 장교 1000여 명이 옷을 벗었다.

전두환과 노태우도 뒤늦게 처벌을 받기에 이른다.

1996년 12월 16일 서울고법은 "피고인 전두환은 내란수괴 및 반란수괴, 피고인 노태우 등은 내란 및 반란의 모의에 참여한 것으로 인정된다"며 전두환 무기징역, 노태우 징역 17년을 선고했다. 

이어 대법원도 1997년 4월 "전두환 등이 육군의 정식 지휘 계통에 대항해 병력을 동원한 행위는 작당해 병기를 휴대하고 군의 지휘권에 반항하는 행위로서 반란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김용현-여인형-이상민 등 윤석열 최측근 '충암파'가 수뇌부

이번 '12·3 비상계엄'은 '12·12 군사반란'과 여러모로 닮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과거에는 '하나회'가 주축이었다면, 이번에는 '충암파'와 '용현파'가 핵심적인 역할을 했는데 모두 육사 출신들이 중심에 있다.

'충암파'는 윤 대통령이 졸업한 충암고등학교 출신 최측근 그룹을 의미한다.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충암고 7회)은 윤 대통령의 충암고 1년 선배이다. 여인형 방첩사령관(충암고 17회)도 충암고 출신이다.

방첩사령부는 과거 보안사처럼 계엄 선포 시 주요 사건 수사를 지휘하고 정보·수사기관을 조정·통제할 합동수사본부가 꾸려지는 조직이다.

여기에 경찰청을 관할하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충암고 12회)도 충암파로 분류된다. 

충암파 수뇌부는 지난 3일 밤 11시를 기해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을 계엄사령관으로 한 계엄 포고령을 발표하고, 특전사령부와 수방사령부, 정보사령부를 행동대원으로 활용했다. 

국회에는 707특수임무단, 제1공수특전여단, 특수작전항공단, 수도방위사령부 소속 280명이 동원됐다. 이들에게는 본회의장에 있는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지시가 내려졌다. 

또 방첩사, 정보사 등 약 300명의 병력은 부정 선거 증거를 찾기 위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투입됐다.

경찰은 국회의원들이 본회의에 참석하지 못하도록 국회를 봉쇄하는데 동원됐다.

박선원 민주당 의원은 윤 대통령이 휴가 기간에 골프를 한 것도 계엄 준비 정황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23일 MBC뉴스외전에서 "김용현과 윤석열이 707특임대를 그렇게 좋아해서 대통령 경호하는데 외곽 경비도 세우곤 했다"며 "김현태 707특임단장도 대통령실에 자주 불려가서 술도 한잔 하고 했다는 첩보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8월 윤 대통령 휴가 기간에 계룡대에 있는 구룡대라고 하는 골프장에서 부사관들과 골프를 쳤는데 그때 그 부대원들이 707특임대라고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출처=연합뉴스]

육사 출신 비선 사조직 '용현파',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총지휘

요인 암살 '백령도 작전' 계획.. 청주공항·사드기지 공격 임무도

'용현파'는 김용현 전 국방장관과 인연이 있는 육사 출신 민간인 비선조직을 의미하는데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그 중심에 있다.

그는 계엄 이틀 전인 지난 1일과 계엄 당일인 3일 경기도 한 햄버거 패스트푸드점에서 전·현직 군 관계자들과 계엄을 사전 모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육사 출신 전현직 장교로 구성된 비공식 조직 '정보사 수사2단'을 구축했다. 

이들은 계엄 당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판교 정보사 100여단에 모였다. 단장으로 꼽히는 구삼회 제2기갑여단장과 부단장으로 지목되는 방정환 국방부 정책기획차장 등도 이날 오후 6시께 합류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 100여단에는 선관위 직원들을 수도방위사령부의 B1 벙커로 납치하기 위해 뽑힌 북파공작원 특수부대(HID) 요원 등 38명이 대기하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우원식 국회의장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이재명 민주당 대표 등 정치인들과 언론인, 법조인 등을 체포하고 암살하려는 계획도 존재한 것으로 전해진다. 

경찰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특수단)은 지난 20일 노 전 사령관의 거주지인 경기 안산시의 '점집'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자필로 작성된 수첩을 확보했다. 

수첩에는 정치인과 언론인, 종교인, 노동조합, 판사, 공무원 등을 '수거 대상'이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와 관련된 '백령도 작전'이 적혀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 당국은 수첩에 적힌 백령도 작전은 수거대상을 체포 후 배를 통해 백령도로 보내는 과정에서 사살한다는 취지의 내용으로 보고 있다. 또, 수첩에는 북한 등 불상의 공격을 통해 배가 폭발하는 등의 내용도 언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HID 요원을 북한 공작에 활용하려한 정황도 드러나고 있다.

민주당 '윤석열내란 진상조사단'은 24일 비상계엄에 투입됐던 정보사령부 소속 '블랙요원'들이 여전히 활동 중이며 일부는 폭약과 권총 등도 소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진상조사단은 이들의 임무는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후 '청주공항 및 사드기지 공격'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조사단은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돼 헌법재판소로 넘어갈 때 블랙요원들이 충북 청주 공군내수기지(제17전투비행단)에 폭탄을 투척하는 방식으로 소요 사태를 일으켜 '북풍 조작'을 기도한 것으로 의심된다"라며 "청주 지역에는 다섯 명에서 열 명의 요원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며, 일부는 폭약과 권총, 탄창 다섯 개를 소지하고 있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성주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기지 등에도 유사한 계획이 있다는 제보도 받았다"고 덧붙였다.

이번 계엄에 관여한 장성들은 거의 대부분 육사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김용현 전 장관은 육사 38기이고 원해 합참의장 자리인 계엄사령관에는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육사 46기)이 임명됐다.

국회에 병력을 보낸 육군 특수전사령부는 곽종근 사령관이 박 총장 1년 후배인 47기, 이상현 1공수여단장이 50기, 김정근 3공수여단장이 52기, 안무성 9공수여단장이 53기, 김현태 707특수임무단장이 56기로 모두 육사 졸업생이다.

수도방위사령부 역시 이진우 사령관이 48기이며 계엄 출동 부대 중 군사경찰단의 김창학 단장은 54기다.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은 육사 48기이며, 정성우 1처장은 육사 53기로 전해졌다.

계엄 주축 세력 중 하나로 꼽히는 국군정보사령부는 문상호 사령관이 50기다.  노상원 전 사령관(육사 41기)이 주도한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한 정보사의 김봉규 대령은 49기, 정성욱 대령은 52기로 전해진다.

'탱크부대장' 구삼회 육군 2기갑여단장은 육사 50기, 방정환 국방부 정책기획차장은 육사 51기다.

이러한 육사 중심 사조직 흐름에 대해 군사전문가인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은 20일 MBC라디오에서 "하나회는 육사 37기까지였는데 하나회가 없어진 자리를 38기가 메우게 됐다"고 말했다. 김용현 전 장관이 육사 38기다.

김 전 의원은 "육사 38기가 주축이 된 '알자회'는 14대 국회에서 수사기관에 의해 초토화됐는데 기무사령관을 했던 조현천이 알자회 출신"이라고 짚었다. 조현천 전 사령관은 박근혜 정권 말기 계엄 문건 작성을 주도한 바 있다. 

이어 "박근혜 정부에서 육사 37기인 박지만 씨를 중심으로 누나회가 승승장구하다 정윤회 계엄 문건이 터지면서 몰살된다"며 "그때 4성 장군 진급에 실패하고 나온 인물이 신원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충암파나 용현파 같은 것들은 조직 체계를 갖춘 사적 조직이 아니고 근무 인연에 의해서 형성되는 네트워크"라며 "특정 유력자에 의한 파벌이어서 지속적이지 않고 그때그때 달라지는 특성이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