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간 무역갈등 심화…韓 조선업계에 새로운 기회로 부상
美, 中 블랙리스트 포함…韓 조선사 반사이익 기대 美 특수선 사업, 국내 조선업계의 성장 기회로 부상
[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갈등이 한국 조선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최근 미국 국방부는 중국의 1위 국영 조선사인 중국선박공업그룹(CSSC)을 포함한 여러 중국 업체를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이 조치는 미국 기업과의 거래를 제한하기 위한 것으로, 중국 군대와의 연관성이 주요 이유로 언급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한국 조선업계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S&P 글로벌은 블랙리스트에 포함된 기업들이 과거 화웨이가 겪었던 것과 유사한 방식으로 사업이 중단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화웨이는 2019년부터 미국 정부의 블랙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또한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조만간 중국이 조선 산업에서 불공정한 정책과 관행을 사용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 조사는 미국 철강 노조 등 여러 단체의 요청으로 진행됐으며, 중국이 조선 산업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금융 지원, 외국 기업에 대한 장벽, 강제 기술 이전 등의 방법을 사용했다고 결론지었다.
이번 조사 결과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조선업을 제재할 근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는 중국산 선박에 대한 관세나 항만료 부과의 길을 열어줄 수 있는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해 한미 간 조선업 협력 강화를 언급하며, 국내 조선업계의 관심이 미국의 특수선 사업에 집중되고 있다.
중국 조선사들에 대한 미국의 제재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국 조선업체들이 상선 분야에서도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선주사들은 중국산 선박 발주가 미국과의 무역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우려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한국산 선박으로의 전환을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CSSC를 포함한 중국 조선소들에 대한 제재가 시행되면 한국 조선소들이 수혜를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최근 증권사 애널리스트와의 간담회에서 올해 2~3척의 미국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과 함께 미국의 '전략상선단' 사업도 수주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이는 현재 80척에 불과한 미국 선적 선박을 10년 내 250척으로 늘리겠다는 계획과 관련이 있다. 공화당과 민주당 의원들은 이와 관련된 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이 같은 기대감이 반영돼 한국 조선사들의 주가는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화오션의 주가는 최근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중국 조선소를 블랙리스트에 포함시키면 기업들이 이들과의 거래를 주저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선박이 고가의 자산인 만큼, 선주사들은 한국 조선사와의 거래를 우선 고려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미국의 중국 조선사에 대한 제재가 한국 조선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상선 분야뿐만 아니라 특수선 분야에서도 한국 조선사들이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