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지지자들 법원 난입에 허지웅 “여당, 폭민의 당 자처…절멸의 길” 성토
19일 尹 지지자들의 ‘서부지법 난입’ 사태 비판 “극우 품은 정부, 몰락의 서막” “법원 폭도들이 매료된 건 비상계엄” “여당의 극우화…쉬워 보이나 절멸의 길”
[폴리뉴스 고영미 기자] 칼럼니스트 허지웅이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서울 서부지법 난동 사태에 대해 “극우를 품에 안은 순간부터 시작된 일”이라며 일침을 가했다.
앞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지난 19일 윤 대통령의 구속영장 발부 소식에 서부지법을 점거한 뒤 정문과 유리창, 외벽 등을 부수고 경찰관을 폭행했다.
“국민의힘 극우화, 절멸의 길” 경고
허지웅은 지난 19일 SNS을 통해 소외된 이들의 극우화를 부추기는 이권 세력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모두가 똑같은 광경을 실시간으로 목격했다”라며 “처음에 그것은 범죄였다. 며칠 후 누군가 그것이 정치의 문제라고 속삭였다. 며칠이 더 지나자 흡사 찬성하고 반대할 수 있는 성격의 문제인 양 대놓고 말하는 사람들이 등장했다. 이를 5대 5의 비중으로 다루는 게 공정한 자세라는 듯 중계하고 스코어를 기록하는 언론이 늘어난다. 마침내 그것은 더 이상 범죄가 아니라 정쟁처럼 보이기 시작한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독일 출신 철학자 한나 아렌트의 '폭민'(mob) 개념을 인용해 "폭민은 절망과 증오로 가득찬 잉여 세력이다. 나치는 그들의 소외감을 이해한다고 말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치는) '당신의 불행은 유대인을 중심으로 하는 음모론적 세계관 때문이며, 우리에게는 이를 분쇄하기 위한 해결책이 있다'고 말했다. 그들은 열광했다. 그 가운데 하나의 강력한 이데올로기 아래 행동하고 싶어하고 소모품이 되고 싶어하며 영광스러운 희생을 당할 준비가 돼 있는 젊은이들은 돌격대(SA)에 자원했다. 그리고 약탈과 폭행, 살인과 방화를 통해 사회 전체를 겁박했다”라고 전했다.
허지웅은 "지금 법원의 폭도들이 본래 내란 우두머리 피의자(윤석열)의 지지자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이 매료된 건 비상계엄 그 자체"라며 "헌법의 눈으로 볼 때 그것은 불법 비상계엄이다. 폭민의 눈으로 볼 때 그것은 메시아의 해결책"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그런 맥락에서 현재 진행 중인 여당의 극우화는 놀라운 일이 아니다. 이들은 자신들의 생존을 위해 국가의 존망을 걸고 폭민의 당이 되길 자처했다"며 "당장은 쉬운 길로 보이겠지만 사실 그건 길이 아니다. 절멸이다"라고 경고했다.
서부지법 습격…“정부‧여당 참회 대신 극우와 동일시 했기 때문”
이어 허지웅은 지난 19일 윤 대통령 지지자들의 서부지법 습격에 대해서도 강도 높게 비판했다.
허지웅은 “오늘 새벽 수백 명의 폭도들이 법원을 점거했다”며 “경찰과 기자를 폭행하고 눈에 보이는 모든 걸 부수었다”고 전했다.
그는 “특정 교단 혹은 특정 교회가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있다”며 철저한 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허지웅은 “정부와 여당이 참회와 쇄신 대신 극우를 품에 안고 동일시하는 순간 시작됐다”며 “지난 세기 유럽에서 여러 번 되풀이됐던 몰락의 첫 단추가 21세기 대한민국에서 다시 한번 맞물려 끼워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과거 그들은 극우와 손을 잡았다. 연정을 하거나 내각에 참여토록 했다. 잠시 동안 불쾌한 악수일 뿐 당장 의기만 해결되면 언제든 극우를 통제할 수 있다고 자부했다”며 “불행히도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여러분은 극우를 통제할 수 없다. 한번 제도권 안으로 들어온 극우는 모든 걸 완전히 불태워 마침내 스스로 불쏘시개가 될 때까지 결코 멈추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허지웅은 “우리의 자유를 빼앗으려 했던 자들이 별안간 자유민주주의가 너무 염려된다며 안보와 경제를 인질 삼아 한남동과 국회에서 농성을 한 지 47일이 지났다”며 “지금 이 시간, 대한민국 법원의 현판이 뜯겨져 바닥에 뒹굴고 있다. 그 위로 폭도들의 발자국이 가득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