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김성훈, 尹 생일에 간호장교·여경 동원 '기쁨조' 논란.. 체포영장 집행 당시 "총 들고 나가겠다"
'윤비어천가' 행사에 간호장교·여경 부르고 30만원 줘 김성훈 변호인 "金, 체포영장 집행 전 울면서 총들고 나가겠다고 해" 경찰, 경호처 내부 진술 확보 중.. 구속영장 재청구 방침 경호처 본부장급 이상 집단 사직서 제출.. 내부 동요 극심 '강경파' 김성훈·이광우, 지시 불이행 간부 직무배제·대기발령 조치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22일 국회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에서 이른바 '윤비어천가'를 부른 지난 윤 대통령 생일 파티 행사에 간호장교와 여경 등이 동원된 사실이 드러나 '기쁨조'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들에게는 행사 참여 대가로 30만원이 지급됐다고 한다.
하지만 이날 청문회 증인으로 참석한 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차장은 당시 대통령의 생일 파티가 잘못된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 15일 경찰과 공수처의 2차 체포영장 집행 당시 김 차장이 윤 대통령에게 "총을 들고 나가겠다"고 말했다는 주장이 김 차장의 변호인으로부터 나와 파장이 예상된다.
이에 경찰은 경호처 내부 관계자들의 진술을 추가로 확보해 김 차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다시 신청한다는 방침이다.
'윤비어천가' 행사에 간호장교·여경 부르고 30만원 줘
2년 전 12월 18일 경호처 창립 60주년 기념행사 당시 참석자들이 유명 뮤지컬곡과 가요를 개사해 '윤비어천가'를 합창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인 가운데 이 행사에 군 간호장교와 여경도 일부 동원된 것으로 확인됐다.
부승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2일 국회에서 여린 '내란 국조특위'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성훈 대통령 경호처 차장에게 "60주년 행사에 국군서울지구병원 간호장교, 90정보통신단이 참여했느나"고 물었다.
이에 김 차장이 답변을 하지 않자 부 의원은 "경호처가 행사를 하는 것과 간호장교와 정보통신단 등 인근 군부대들이 투입되는 것은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면서 경호처가 이벤트 회사냐고 질타했다.
그러자 김 차장은 "행사를 매년 했다면 지적을 받아야겠지만 50주년과 60주년에 딱 2번 했다"며 "직원을 동원해서 하고 싶지 않았지만 기획사는 몇억씩 들어간다고 보고를 받았다"고 했다.
이어 "군부대를 동원한 게 아니다"며 "경호처와 경호부대가 함께하는 마음으로 50주년과 60주년 행사를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시 행사에 경호처 직원뿐만 아니라 경호처 지원부대 소속 군인들까지 동원한 사실을 사실상 인정한 것이다.
앞서 김 차장은 경찰에 출석하면서 '윤비어천가' 생일 파티 행사에 대해 "생일에 친구들이 축하 파티나 생일 축하 노래를 안 해주냐"며 문제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같은 당의 백혜련 의원은 "(간호장교 뿐만 아니라) 여경까지 불렀고 30만 원을 줬다는 제보가 있다"며 "진짜 기쁨조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에 김 차장은 "경호부대 안에 군과 경찰이 소속돼 있어 함께 참여한 것"이라며 문제될 것이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그러자 백 의원은 "대통령 경호처 창립 60주년 행사에 윤 대통령 생일 축하파티를 한 것이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느냐"며 "직장 내 갑질의 전형적인 사례"라고 재차 문제를 삼았다.
그럼에도 김 차장은 "이렇게 비난받을 일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당시 참여했던 군·경호부대원들도 함께 즐겁게 참여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백 의원은 "앞에선 다 웃었지만 뒤에서 다 욕하고 제보하고 있다"며 "아직 반성하는 자세가 안 돼 있다"고 일갈했다.
김성훈 변호인 "金, 체포영장 집행 전 울면서 총들고 나가겠다고 해"
경찰, 경호처 내부 진술 확보 중.. 구속영장 재청구 방침
이날 김 차장은 지난 15일 경찰과 공수처의 윤 대통령 체포 영장 집행 당시 윤 대통령과 자신이 경호처 직원들에게 무장을 지시했느냐는 질문에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답했다.
하지만, 당시 김 차장은 "총을 들고 나가겠다"고 말한 것으로 드러났다.
윤 대통령 변호인단을 겸하는 김 차장 변호인인 배의철 변호사는 지난 18일 서부지법 인근에 있던 윤 대통령 지지자들에게 2차 체포영장 집행 직전 상황을 설명했다.
배 변호사는 "마지막에 김성훈 차장은 울면서 '총을 들고 나가서 불법 세력들에게 대한민국의 헌법 질서를 보여주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차장이나 경호본부장이 눈물을 흘리면서 '끝까지 총을 들고 경호처 본연의 업무를 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아쉬워했다"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대립하는 것은 안된다. 부딪히지 마라'고 김 차장을 진정시켰다"고 덧붙였다.
당시 배 변호사의 발언은 보수 성향 유튜브 채널에 게시됐다.
경호처의 총기 사용 검토는 앞서 경찰 특별수사단도 발표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이 2차 체포영장 집행 5일 전인 지난 10일 경호처 부장단과 오찬에서 "(체포영장 집행 때) 총을 쏠 수는 없느냐"라고 물었고, 김 차장이 "네 알겠습니다"라고 답했다는 진술을 확보하면서다.
또 이 본부장이 관저 내부인 가족경호부로 기관단총인 MP7 2정과 실탄 80발을 옮기라고 지시했다는 경호처 관계자의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경찰은 김 차장에 대한 구속영장 재신청을 준비 중이다.
특수단은 김 차장을 체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지난 19일 검찰 단계에서 기각됐다. 검찰은 증거 인멸과 재범 우려가 없다는 이유를 들었다.
경찰은 1차 구속영장 신청서에 특수단이 확보한 경호처 관계자 진술 등을 토대로 김 차장이 비화폰 통신기록 삭제 시도, 총기 사용 검토, 체포 저지에 따르지 않은 직원들에 대한 보복 가능성 등을 이유로 구속이 필요하다고 적시했다.
이후 김 차장의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경호처 관계자들의 구체적 진술을 토대로 한 구속영장 신청서 보강 작업을 진행 중이며 조만간 구속 영장을 다시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경호처 본부장급 이상 집단 사직서 제출.. 내부 동요 극심
'강경파' 김성훈·이광우, 지시 불이행 간부 직무배제·대기발령 조치
한편, 구속영장 반려로 김 차장이 직무에 복귀하자 이에 반발한 경호처 본부장급 이상 간부들이 집단으로 사직서를 낸 것으로 알려져 내부 동요가 극심한 것으로 보인다.
경호처는 처장과 차장 아래 본부장, 부장, 과장급으로 구성된다. 즉, 김 차장의 바로 아래 고위 간부들이 집단으로 사의를 표명한 것이다. 경호처 관계자에 따르면 일부 부장들도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김 차장의 리더십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김 차장 체제가 유지되는 한 경호처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고 조직을 추스르기 어렵다는 판단을 한 고위 간부들이 집단행동에 나섰다는 것이다. 다만, '강경파' 이광우 경호본부장은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22일 청문회에서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최근 경호처 간부들이 김 차장 체제에 반발해 집단으로 사직을 표명했으나 김 차장이 이를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 차장은 "일부 직원 중 그런 얘기가 나왔지만 사표를 들고 찾아온 적은 없다"며 "저는 피의자로 조사받고 있어 사표를 내고 싶어도 못 내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청문회에 출석한 경호처 부장들은 김 차장 체제에 대한 반감을 드러냈다.
경찰 국수본에 군사 기밀을 유출했다는 이유로 대기발령 된 남모 부장은 '임무배제를 (김성훈) 차장이 시킨 게 맞느냐'는 질의에 "그렇다"고 말했다.
남모 부장은 국수본 관계자를 만난 이유에 대해 "나라를 걱정하는 지인의 소개로 나가 1차 체포영장 집행 이후 경찰, 경호처 분위기에 대해 서로 의견을 30분 동안 나눴다"며 "자세한 사항은 말하기 어렵지만 차장 주관 회의 때 저를 비롯한 현장 지휘관 대부분은 2차 체포영장 집행에 협조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고, 일부 지휘관은 협조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고 말했다.
장모 부장은 '2차 집행 때 소극적으로 임했다는 이유로 직무배제 됐었나'는 질문에 "그렇게 알고 있다. 하지만 효력과 강제성이 없는 지시라는 관련 부서의 답변을 받아 현재는 정상적으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면서 이광우 경호본부장이 자신을 직무배제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