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수출기업, 대미 수출 안정세… 보호무역에도 경영 악화 우려 적어
한국무역협회국제무역통상연구원, 1010개 수출기업대상 설문조사 실시 트럼프 보편관세 도입에도 기업 55%, 대미 수출 전년 수준 유지 예상 화학공업제품, 플라스틱·가죽제품 등 경영환경악화·국내외투자위축 우려
[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한국 수출기업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 이후 시행된 '보편관세'에도 불구하고 올해 대미 수출이 전년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4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1010개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55.5%가 대미 수출이 지난해와 유사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이는 보호무역주의 확대와 환율의 급변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국내 기업들이 경영환경이 크게 악화되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반영한 결과다.
전체 응답자의 48.6%가 올해 전반적인 경영환경이 지난해와 비슷할 것이라고 응답했으며, 37.3%는 경영환경이 악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14.2%는 경영환경이 개선될 것이라고 답해 긍정적인 전망도 존재했다. 특히 선박 분야는 수주 물량 증가로 인해 경영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으며, 통신 및 미용기기 산업도 한류의 인기를 활용해 대미 수출 증가가 예상된다.
그러나 일부 산업군은 중국발 공급과잉과 경쟁 심화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화학공업제품, 플라스틱·고무·가죽제품, 무선통신기기 및 부품 등은 경영환경의 악화와 함께 국내외 투자 위축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러한 품목들은 보호무역 조치와 환율 변동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의 보편관세는 모든 국가에 동일하게 부과돼 같은 환경 속에서의 경쟁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는 우리 기업들이 대미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기대를 낳았다. 수출기업들은 대미 통상환경 변화에 대해 '대체시장 발굴(27.3%)', '원가절감(25.6%)' 등의 대응책을 고려하고 있으며, '현지생산 확대'는 상대적으로 낮은 비율인 4.1%에 그쳤다.
또한 수출기업들은 경영환경 개선을 위해 '환율 안정(28.1%)'과 '물류 지원(15.7%)'을 가장 우선적으로 필요로 하며, '신규시장 개척(14.3%)'과 '세제지원(13.8%)'도 요구하고 있다. 최근 환율 상승세가 일부 기업에는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지만, 과도한 변동성에 대응할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허슬비 무역협회 연구원은 "최근 환율 변동 폭이 커 기업들의 자금운용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물류비 역시 지정학적 불안정성으로 인해 예측이 어려운 만큼, 이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향후 추가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보호무역 조치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 수출기업들은 글로벌 경영환경의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으며, 앞으로의 시장 변화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수출기업들이 안정적인 경영환경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정책적인 지원과 함께, 변화하는 국제무역 환경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대응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