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빅3' 동반 흑자 달성했지만…中, 신규 선박 수주율 70.6% 달해

韓 조선사, 고부가가치 선박 시장에서 기술 격차 유지 및 R&D 필요 커져 中, 저임금노동력으로 저부가가치 선박 위주 수주… 기술력도 한국 추격

2025-02-07     이상명 기자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국내 조선업계가 '슈퍼사이클'의 혜택을 누리며 조선 '빅3'인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화오션이 13년 만에 동반 흑자를 기록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매출이 25조5386억 원으로 전년 대비 19.9%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1조4341억 원으로 408% 증가했다. 한화오션 역시 매출이 10조7760억 원으로 45.5% 증가하며 4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삼성중공업은 매출 9조9031억 원, 영업이익 5027억 원을 기록했다.

이러한 실적은 2021년 조선업 불황 시기에 저가로 수주했던 물량을 떨쳐내고, 고부가가치 선박을 인도하기 시작하면서 나타난 성과로 풀이된다. 특히, 국제해사기구(IMO)의 강화된 환경 규제로 인해 친환경 선박 발주가 증가하면서 국내 조선사들이 LNG 선박 등 고부가가치 선박 건조에 강점을 보이고 있다. 또한, 미국 해군과의 협력 확대가 기대되는 상황에서 조선업계는 더욱 우호적인 환경 속에서 성장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호황 속에서도 중국 조선업의 추격이 매서워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전문기관 클락크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은 신규 선박 수주점유율이 70.6%에 달해 한국은 16.7%에 그쳤다. 특히, LNG선 시장에서 한국의 점유율은 2021년 87%에서 지난해 62%로 급락하며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중국은 저임금 노동력을 바탕으로 저부가가치 선박 위주로 수주를 이어가고 있으며, 기술력에서도 한국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김용환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중국과의 기술 격차를 유지하기 위해 신기술 개발에 집중해야 하며, 조선업 연구개발(R&D)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조선사들은 LNG선 발주 감소에 대비해 선종 다양화를 고민하고 있으며, 암모니아 및 수소 등 차세대 동력원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올해 조선업계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상황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조선·해양 부문 수주 목표를 지난해보다 35% 높인 180억5000만 달러로 설정했으며, 삼성중공업 역시 수주 목표를 33% 증가한 98억 달러로 잡았다. 하지만 새로운 건조 선박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선박 발주 시장이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미국 트럼프 정부가 자국 조선업 재건과 해군력 증강을 위한 파트너로 한국 조선업계를 지목한 것은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국 조선사들은 미 해군의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분야에서의 신사업 협력을 기대하고 있으며, 한화오션은 이미 지난해 미 해군 MRO 사업에서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조선업계는 초호황 속에서도 기술 격차 유지를 위한 R&D 지원과 선종 다각화를 통해 중국의 추격에 대비해야 할 시점에 놓여 있다. 이와 함께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과 정부의 지원 또한 절실히 요구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