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범야권 발의한 ‘명태균 특검법…오세훈·홍준표 시장 정조준하나
민주당 등 야권, 11일 '명태균 특검법' 이달 내 처리 목표로 발의 명태균 “특검은 내가 바라던 바...정치권 더러운 뒷모습 알아야” 강혜경 측 “12.3 비상계엄 이후 대선후보 수사 않아...檢, 정치권 눈치 ” 국민의힘 “민주당의 특검 중독증이 불치병 수준"비판
[폴리뉴스 고영미 기자] 더불어민주당 등 야 6당이 11일 발의 한 '명태균 특검법'이 여권의 대선주자인 오세훈·홍준표 시장을 겨냥한다는 주장이 나오며 여당과의 갈등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김건희 공천개입 의혹사건’ 핵심인물인 명 씨는 특검법 발의를 환영한다면서 오 시장과 홍 시장을 직접 저격에 나섰다. 이와 함께 명 씨의 공천 개입 의혹을 폭로한 강혜경 씨 측은 "검찰이 정치권 눈치를 보고 있는 것 같다"라고 주장하고 나서 이번 ‘명태균 특검법’이 정치권에 어떠한 파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명태균 “오세훈‧홍준표, 누구 덕에 시장됐나? 특검 환영"
범야권이 '명태균 특별검사(특검)법'을 공동 발의한 것 관련해 당사자인 명 씨가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오 시장과 홍 시장을 향해 “껍질을 벗겨주겠다”라며 벼르고 나섰다.
명 씨의 변호인은 11일 ‘명태균 특검 발의를 환영한다’는 제목으로 명 씨가 낸 옥중서신을 언론에 공개했다. 명 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명태균 특검은 내가 진정으로 바라는 바다. 언론에 내 뜻을 여러 번 밝혔다. 공천개입, 국민의힘 대선 경선, 정치자금법 위반, 불법조작 여론조사, 창원 국가산단, 검사의 황금폰 증거인멸교사, 오세훈·홍준표 시장이 고소한 사건까지 명태균과 관련된 모든 의혹을 특검 내용에 꼭 포함시켜달라”라고 밝혔다. 명 씨는 또 “반쪽짜리 특검하지 말라. 시간도 얼마 안 걸린다. 검사 11명이 4개월이 넘도록 내 인생을 탈탈 털었다”며 “이제는 국민들이 정치권의 더럽고 추악한 뒷모습의 진실을 아셔야 할 때가 왔다”고 주장했다.
한편 명 씨 변호인은 명 씨의 옥중서신과 별도로, 명 씨가 오 시장과 홍 시장을 직접 저격했다고 전했다. 명 씨 변호인 측에 따르면 명 씨는 “국민의힘이 4·15 총선 이후 연전연승한 것은 누구의 덕택인가? 지금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은 누구 덕에 시장이 되었느냐? 감옥 가기 전에는 아무 말 못 하다가, 구속되고 나니 이때다 싶어 이야기하는 것이냐? 은혜를 원수로 갚는 금수만도 못한 자들이다”라며 “나를 고발한 오세훈·홍준표를 특검 대상에 넣어달라. 이 둘은 이미 나를 여러 혐의로 고소하였다. 지난 대선과 관련해 이 자들의 민낯을 드러나게 하겠다. 껍질을 벗겨주겠다” 등의 말을 했다고 언론에 밝혔다.
앞서 지난해 12월3일 구속기소 당일 명 씨는 변호인을 통해 “검찰의 기소 행태는 나를 공천 대가 뒷돈이나 받아먹는 잡범으로 만들어 꼬리 자르기를 하려는 것이다. 특검만이 나의 진실을 밝혀줄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특검을 강력히 요청한다”라고 하는 등 이미 여러 차례 특검을 요구한 바 있다.
檢 “이달 중 수사 결과 발표”…강혜경 측 "檢, 명태균 수사 붕 떠 있어“
한편 야당의 명태균 특검법 발의에 대해 정유미 창원지검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특검법은 국회가 정하는 대로 따르겠다"며 "이르면 이달 내 중간 수사 결과를 브리핑이든 어떤 형식으로든 발표할 목표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명태균 게이트 관련 중요 증인이자 폭로자인 강 씨측 변호인은 검찰의 수사 의지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김규현 변호사는 지난 10일 MBC 라디오에 출연해 “12·3 비상계엄 이후부터 강혜경 씨를 부르는 것이 굉장히 뜸해졌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검찰은 대선을 앞두고는 주요 대선 후보들에 대한 수사를 하지 않았다"며 명 씨와 여론조사 등과 관련된 의혹을 받고 있는 홍 시장, 오 시장, 박형준 부산시장 등등 주요 정치인들이 "조사를 받기 시작하던 차에 중단됐다"고 지금 검찰이 정치권 눈치를 보고 있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여권 잠룡들, 명태균과의 관계 드러난 것 없어”
국민의힘은 야권이 발의한 일명 '명태균 특검법'에 대해 "민주당의 특검 중독증이 불치병 수준"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대식 원내수석대변인은 11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벌써 명태균 특검법까지 (민주당이 발의한 특검법은) 24번째"라며 "명태균을 보호할 생각은 추호도 없지만 포장만 바꾸는 특검은 별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이) 특검 컬렉션을 하는 건지 특검 시리즈를 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특검은 수사가 미진할 때 하는 것"이라며 "거대한 국가 예산이 들어가기 때문에 신중하게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 원내수석대변인은 특검법을 당론으로 반대할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원내대책회의에서 의논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민주당이 오 시장, 홍 시장 등 여권의 대권 잠룡들을 겨냥해 이번 특검법안을 발의했다는 정치권 일각의 해석에 대해선 "그간 수사 과정에서 여권 잠룡들의 (명태균 씨와의) 관계나 관여가 있었으면 벌써 어느 정도 나오지 않았겠나. 아직 뚜렷한 이야기가 없다"라고 답했다.
같은 당 김기흥 국민의힘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민주당의 특검 중독증이 불치병 수준"이라며 "민주당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오로지 특검·탄핵만 들어있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서지영 원내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오늘 민주당이 발의한 명태균 특검법은 그간 명 씨와 옷깃이라도 스친 국민의힘 인사들을 대상으로 무차별적인 정치 공세를 하기 위한 ‘보수 궤멸 시나리오’의 일환이자 사실상 보수궤멸 특검”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명 씨의 점지를 받은 박주민 의원과 박범계 의원이 교도소를 여러 차례 드나들더니, 명 씨와 민주당의 협작이 시작된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합을 맞춰 정치 공세라도 시작하겠다는 건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영교 “명태균 특검, 특정인 겨냥 안 해...밍씨가 비상계엄 트리거됐다”
한편 민주당은 '명태균 특검법'에 대해서는 이달 안에 본회의 처리를 목표로 하겠다는 방침이다. 특검의 수사 대상은 명 씨가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여론 조작·선거 개입 의혹, 창원산업단지 지정 불법 개입 의혹, 2022년 대우조선파업 관여 의혹 등 7가지 범주로 구성됐다. 특별검사 추천권은 대법원장에 부여한다.
서영교 의원은 이날 특검법 제출 후 취재진과 만나 "우리는 명태균 씨와 관련한 수많은 내용들이 불법 비상계엄의 트리거가 됐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1월 명 씨와 관련한 수사보고서가 작성되고 완료됐음에도 그 내용들이 숨겨져 있었고, 명 씨 재판에도 나오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어 "당시 김건희 여사와 명 씨가 주고받았던 카카오톡·텔레그램 메시지, 대통령이 주고받았던 육성 텔레그램 대화 등 불법 여론조사를 주고 받았던 내역이 다 나왔음에도 왜 수사를 중간에 멈췄는지 특검을 통해 다 밝혀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서 의원은 명태균 특검이 국민의힘 공천 개입 의혹에 연루된 오 시장과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을 겨냥했다는 지적에 대해선 "특정인을 겨냥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정춘생 혁신당 의원도 "굳이 겨냥했다면 윤 대통령과 김 여사를 겨냥한 것"이라며 "명씨 기소가 정치자금법만 이뤄진 것은 윤 대통령과 김 여사 관련성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는 만큼, 수사 대상을 모두 수사해 윤 대통령 부부 범죄 사실을 밝히려는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