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김경수 ‘원포인트’ 개헌 요청에 “내란 극복 집중할 때”

[폴리뉴스 안다인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일 친문계인 김경수 전 경남지사를 만나 “민주당이 더 크고 넓은 길을 가야 한다. 국민께 희망을 드리고 대한민국이 우뚝 서는 길에 함께 손잡고 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곧 다가올 것으로 예상되는 조기대선을 의식해 비명계와 만나 당내 화합의 모양새를 갖추려 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김 전 지사를 만나 “지금 상황이 매우 엄중하기 때문에,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데 우리 민주당이 더 크고 넓은 길을 가야 할 것 같다”며 “헌정 수호 세력 그리고 내란 극복을 위해 동의하는 모든 세력이 힘을 합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전 지사는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는 자기를 죽이려 했던 세력과도 손잡고 첫 번째 정권 교체를 이뤄내신 바 있다. 더 넓고 강력한 민주주의 연대를 만들어야 한다”며 “만일 이번에 정권 교체를 하지 못하면 우리 모두가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이 더 다양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다른 목소리를 용납하지 않는 극단·배제 논리는 반드시 극복해야 한다”면서 “팬덤정치 폐해를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팬덤이 문제가 아니라 당 시스템이 문제다. 온라인 중심의 소통구조는 반드시 극단으로 가기 마련이다”며 “온라인 외에는 당원들이 토론·참여할 수 있는 공간이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우클릭 행보에 대해선 “정체성이나 노선을 바꿀 수 있는 정책은 민주적 토론·숙의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날 1시간 30여 분간의 회담 후 이 대표 수행실장인 김태선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계엄 관련해서는 김 전 지사가 원포인트 2단계 개헌 관련해 지속적으로 말했고, 그러나 이 대표가 ‘지금은 내란 극복에 집중해야 할 때다’라고 말했다”고 개헌에 거리를 두었다.  

김 의원은 김 전 지사의 여러 요청에 대해 이 대표가 공감했다고 전했다. 그는 “먼저 김 전 지사께서 당 통합과 상처 입은 분들을 보듬을 때가 됐다고 했고, 대표는 이에 공감하며 통 크게 통합해 민주주의를 지켜나가자고 했다”며 “(김 전 지사는) 당의 다양성을 확대하기 위해 온라인을 비롯한 오프라인에서 당원 중심의 당원 주권 정당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토론과 숙의가 가능한 참여 공간을 확대해야 한다고 했고, 대표도 깊이 공감하며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김 전 지사는 당의 주요 정책에 대해 필요하다면 민주적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했고, 이 대표는 당내 의견 수렴을 거쳐 민주적 절차의 정당성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대표가 제안한 ‘헌정 수호 연대’에 대해서도 공감대를 이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문재인 정부 인사들 가운데 조기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김부겸 전 국무총리,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도 만나기로 하고 일정을 조율 중이다.  

한편, 비명계 인사들 모임인 ‘희망과 대안’은 오는 18일 광명역에서 출범식을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