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국힘, ‘보수결집’ 김문수냐 ‘중도확장’ 오세훈이냐
탄핵 인용시 두 달 뒤 조기대선 ‘탄핵 반대’만으로는 중도층 못 잡아...전략 수정 불가피 “이준석, 윤석열, 한동훈 택했던 당...오세훈 밀 가능성 높아” 전망도 ‘탄핵 찬성’ 한동훈 “머지않아 찾아뵙겠다” 귀추 주목
[폴리뉴스 김민주 기자] 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보수결집에 집중할지, 중도확장성을 강화할지에 대한 전략적인 선택에 직면하고 있다.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 한동훈 전 대표 등이 보수층과 중도층을 모두 아우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 계엄 이후 국민의힘은 친윤 세력이 주도하면서 당내 안정감을 되찾고, 지지율도 회복됐다. 이에 탄핵 심판의 공정성 문제를 제기하며 ‘탄핵 반대’를 주장하는 지지자들의 민심을 얻고 있다.
하지만 탄핵이 인용되면 두 달 후 조기 대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지며, 보수 강성 지지층만을 겨냥한 전략으로는 본선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본선에서 중도층을 확보하지 못하면 야당 후보와의 경쟁에서 불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즉, ‘탄핵 불공정성’만을 주장하는 전략은 중도층의 지지를 끌어내는 데 한계가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권 비대위원장은 지난 6일 기자간담회에서 중도확장성에 대해 “중도층과 일반 국민이 지금 관심을 두고 있고 니즈(수요)가 있는 이슈들에 대해서 우리가 적절하고 효과적인 대응을 하는 것이 소구할 수 있는 방법”이라며 정책 중심의 접근을 강조했다. 그는 “오른쪽에 있는 사람들을 아예 안 만나고 중간에 있는 사람들하고만 어울린다고 중도에 소구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대선에서는 후보자의 입장이 더 중요하다. 대권 주자들이 탄핵에 대한 찬반 입장을 어떻게 조율하느냐, 헌법재판소의 불공정성 문제를 어떻게 다룰지에 따라 중도층의 표심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보수 성향 대선주자 1위를 달리는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은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하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를 공개 지지했다. 또 “윤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할 정도의 어려움에 처한 것”이라며 비상계엄 선포 자체가 불가피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장관은 작년 12월 국회 본회의에서 서영교 민주당 의원이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국무위원들에게 일어나 대국민 사과를 요구했을 때 홀로 일어서지 않았고, 그 이후 대권주자로 급부상했다.
반면, 여권 대선주자 2위에 오른 오세훈 서울시장은 윤 대통령 탄핵소추에 반대했다가 찬성으로 입장을 바꿨다. 그 이후 그는 헌법재판소의 불공정성 문제를 제기하며, 탄핵 문제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윤 대통령 지지자인 보수 성향 정치평론가 서정욱 변호사는 1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윤 대통령 지지자 90% 이상은 김문수 지사를 지지한다. 특히 자유통일당 전광훈 목사가 압도적으로 밀어준다. 당내 경선에서는 상당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다만 “본선에서는 중도확장성 숙제를 풀어내야 한다”고 했다.
오 시장에 대해선 “중도확장성은 있지만 보수결집력에 문제가 있다”고 평가하며, 중도와 보수를 아우르는 전략을 구사하는 데 어려움이 있음을 지적했다.
친윤계와 당심이 오 시장을 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장은 같은 라디오에서 “지금은 전광훈 목사 등 외곽세력들이 드센 것 같다. 당원들은 전략적 사고를 할 것”이라며 “한동훈 전 대표가 당대표 경선 때 63% 나왔다. 또 이전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던 이준석을 당대표로 만들고 박 전 대통령을 감옥에 보냈던 윤석열 검찰총장을 후보로 세우면서 상당히 전략적 행보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 시장이 국힘에서 후보로 선출될 가능성이 좀 더 높다”며 “친윤계와 보수 언론은 오 시장을 밀 가능성이 크고, 극우 유튜버들은 김 장관을 밀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다.
한편, 한 전 대표는 16일 자신의 SNS를 통해 “지난 두 달 동안 많은 분들의 말씀을 경청하고 성찰의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책 한 권 쓰고 있다”며 “머지않아 찾아뵙겠다”고 말했다.
‘국민 눈높이’를 강조하며 탄핵에 찬성했던 한 전 대표가 복귀해 현 정국 상황에 대해 어떤 입장을 낼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