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국민 걱정에 저도 책임"… 김부겸 "새로운 대한민국 위한 국민대통합 이뤄야, 개헌으로 귀결"
24일 오후 여의도 식당서 이재명·김부겸 회동 김부겸 "사실상 내전상태...새로운 대한민국 위한 사회대타협 필요..개헌, 정치개혁 뚜렷한 비전 밝혀달라"
[폴리뉴스 안다인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4일 비이재명(비명)계 인사인 김부겸 전 국무총리에게 "국가에 대한 걱정도 많으시고, 당에 대한 우려도 많으신 것 같아서 그간 고민하셨던 것을 겸허하게 많이 듣고 앞으로 나아갈 길을 잘 찾아보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저녁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김 전 총리와 만찬 회동을 갖고 "온 국민이 국가와 정치를 걱정하는 상황이 돼서 저도 그에 대해 전혀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전 총리는 "이 대표님이나 저나 정치하는 사람들로서 우리가 국민께 죄송하고 부끄러운 것은 공동체가 지금 사실상 정서적 내전 상태로, 많은 분이 절망하고 계신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저희에게 지금 주어진 과제는 '사실상 내전 상태'에 이른 대한민국 공동체를 위해, 국민의 갈라진 마음을 어떻게든 다시한번 서로 추슬러서라도 국민대통합을 이룰 수 있는 비전, 특히 AI로 대표되는 신문명시대에 맞는 그런 비전을 이 대표님와 함께 고민하고 마련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 전 총리는 "오늘 이 대표께서 어렵게 마련해 주신 자리인 만큼, 그동안 바깥에서 많은 분으로부터 들었던 고언과 여론을 가감 없이 전달하려 한다"며 "그분들이 가장 답답해하는 것은 어쩌다가 21세기 한복판에서 대통령 한 사람이 이렇게 국민의 삶을 도탄에 빠뜨릴 수 있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국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사회적 대타협이 필요하고, 헌법·개헌 문제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는 게 그분들의 주장"이라며 "민주당이 단순히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그치는 게 아니라 이후에도 새로운 대한민국을 준비할 정치개혁, 개헌 등에 대해 뚜렷한 비전을 제시해 달라는 요구가 많다"고 밝혔다.
이에 이 대표는 "오랜만에 김 전 총리님을 뵈었는데 국가에 대한 걱정과 당에 대한 우려가 많으신 것 같아 그간의 고민을 오늘 겸허하게 많이 듣고 우리가 앞으로 나아갈 길을 잘 찾아보겠다"고 답했다.
이 대표는 "온 국민이 국가와 정치를 걱정하는 상황이 됐고, 저도 그에 대해 전혀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다"며 "이 문제를 어떻게 원만하게, 합리적으로 잘 해결해 나갈지 고견을 듣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한민수 대변인은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 헌정수호세력을 묶어 지금의 어려움에 대처한 이 대표의 노고에 감사드린다고 김 전 총리가 말했다"며 "김 전 총리는 그동안 당 운영에서 상처받고 당을 떠난 사람들을 포용할 수 있는 방안도 요청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한 대변인은 "김 전 총리는 미국 트럼프 통상 압력, 중국AI기술 굴기 등 상황에서 현재의 준 내전상태로는 어려움을 극복할 수 없다"며 "내란 사태 극복을 위한 통합과 화해의 메시지를 내달라"며 "개헌을 포함해 의회를 넘어서는 국민참여 정치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이 대표는 "(개헌과 정치개혁은) 생각이 없지는 않지만 지금은 내란 극복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답했다고 말했다.
김 전 총리측 오영식 전 의원도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김 전 총리가 이 대표에게 개헌 등 정치개혁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혀달라는 강한 주문을 했다"고 전했다.
또 김 전 총리는 '중도보수정당'의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오 전 의원은 "김 전 총리가 당 정체성 논란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며 "이 대표의 (중도보수정당이라는) 단정적 표현이 오해를 불러일으킨 측면이 있지 않나"라면서도 "중도보수적 입장의 분들도 더 끌어오기 위한, 그들로 부터 신뢰를 받기 위한 노력이지 않겠느냐는 발언의 취지로 이해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앞서 지난 13일 김경수 전 경남지사, 21일 박용진 전 의원에 이어 이날 김 전 총리를 만나는 등 통합 행보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오는 27일에는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28일에는 김동연 경기지사와도 회동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