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尹 호위무사 김성훈, '연판장 사태'에 이달말 사퇴.. 경찰, 대통령실 한남동·공관촌 전격 압수수색
경호처 700명 중 500명 이상 '김성훈 사퇴' 연판장 경찰, '尹 체포저지' '비화폰 증거인멸' 수사 속도 윤건영 "김성훈 사의, 증거인멸 끝난 듯" 민주 "피의자가 명퇴? 법정서야" "출국금지 조치해야"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에도 자리를 지키던 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차장이 이달 내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차장의 사의 표명은 수뇌부의 사퇴를 촉구하는 '연판장 사태'가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사태 1주일 만이자 윤 전 대통령 파면 11일 만이다.
이광우 경호본부장도 조만간 거취를 결정할 것으로 보여 윤 전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 저지를 주도하고 대통령실 비화폰 통신 기록 삭제를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들에 대한 수사에 속도가 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경찰은 16일 대통령실과 한남동 공관촌을 겨냥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한편에서는 김 차장이 사퇴 의사를 밝힌 것은 증거인멸이 끝났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경호처 700명 중 500명 이상 '김성훈 사퇴' 연판장
'尹 체포저지' '비화폰 증거인멸' 수사 속도 날까
15일 한국일보에 따르면 김 차장은 이날 오후 전 직원을 대상으로 긴급 간담회를 소집한 자리에서 이달 말까지 사퇴하고, 남은 기간 직무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이광우 경호본부장은 25일까지 휴가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차장과 이 본부장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1차 체포영장 집행 저지를 주도하고 이후 대통령실 비화폰 통신기록 삭제를 지시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이날 김 차장이 사퇴 의사를 밝힌 것은 최근 경호처 내부에서 '연판장 사태'가 벌어진 것 때문으로 보인다.
앞서 대통령 경호처 직원 700명 중 530여 명이 김 차장과 이 본부장 등 수뇌부 사퇴를 촉구하는 연판장을 작성해 파장이 일었다.
연판장에는 "지금의 경호처는 사병 집단이란 조롱 섞인 오명과 함께 조직 존폐의 기로에 서 있다"며 "원인 제공자인 김성훈 차장과 이광우 본부장은 대통령의 신임을 등에 업고 경호처를 사조직화했으며 직권남용 등 갖은 불법 행위를 자행해 조직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김 차장이 윤 전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하라는 지시에 반대했던 경호처 간부에 대한 해임 징계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제청하고,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된 뒤에도 사퇴 불가 의사를 밝힌 것이 연판장 사태를 불러왔다는 분석이다.
결국 김 차장과 이 본부장은 내부 반발에 밀려 사실상 쫓겨나듯 사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차장과 이 본부장은 윤 전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 저지를 주도하고 대통령실 비화폰 통신 기록 삭제를 지시한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대통령경호법상 직권남용)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경찰, '尹 체포저지' '비화폰 증거인멸' 수사 속도
이에 따라 경찰 수사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은 16일 오전 대통령실과 한남동 공관촌을 겨냥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경찰은 김 차장과 이 본부장을 조사하며 체포영장 집행 저지가 '윤 전 대통령 지시'에 따른 것이라는 증거를 확보하고 윤 전 대통령 역시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 피의자로 입건한 상황이다.
이번 압수수색은 '12·3 불법계엄'의 전모를 파악할 핵심 증거 중 하나로 꼽히는 비화폰 서버 확보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경찰은 5차례 경호처 내 비화폰 서버 확보에 나섰으나 모두 무산됐다. 경호처가 형사소송법상 군사상 비밀 보호 등을 이유로 경찰의 압수수색 시도를 번번이 막아섰기 때문이다.
윤건영 "김성훈 사의, 증거인멸 끝난 듯"
민주 "피의자가 명퇴? 법정서야" "출국금지 조치해야"
반면, 일각에서는 김 차장이 사의를 표명한 것은 증거인멸이 끝났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16일 SBS라디오에서 "김성훈 차장이 그동안 극악스럽게 버텼던 건 비화폰이라든지 내란의 주요 증거들을 감춰왔던 사람"이라며 "이제 본인은 더 이상 할 게 없는 것"이라고 추정했다.
민주당은 김 차장이 사퇴 의사를 밝히자 "명예롭게 사퇴할 게 아니라 법정에 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지혜 상근부대변인은 15일 브리핑에서 "도망치는 피의자가 사퇴 결심이라니 그야말로 블랙코미디가 따로 없다"며 "김성훈은 경호처를 사유화해 내란수괴에 대한 체포 영장 집행을 막고, 비화폰 통화 기록 등 증거 인멸을 주도했으며 경찰의 압수수색을 가로막아온 핵심 인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검찰의 방조를 이용해 김성훈은 증거를 지우고 수사를 방해하며 내란수괴의 호위무사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면서 "그 자리에서 물러난다고 법의 심판을 피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검찰을 향해 "내란 수사를 방해한 중대 범죄 피의자의 도주를 눈감아 줄 작정이 아니라면 즉각 김성훈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부터 취하라"며 "더 이상 머뭇거리지 말고 즉각 구속하고 철저히 수사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