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대선] 국힘 반탄파 '반이재명 빅텐트' 깃발, 초반부턱 삐끄덕.. "봄날에 개꿈으로 끝날 것"
김문수·홍준표 등 반탄파 "반명 빅텐트 쳐야" 친윤계, 반탄파 캠프에 합류하며 연대 모색 찬탄파 한동훈 "경선에 집중할 때" 이준석·유승민·김두관·김부겸 "빅텐트 안한다" 반명 빅텐트 핵심 '한덕수' 출마가 변수.. 비상계엄 입장차 극복 의문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6·3 대선을 앞둔 국민의힘 내에서 '反이재명(반명) 연대'를 통한 빅텐트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으나 주요 주자들이 이에 반대 목소리를 내며 힘이 빠지는 모습이다.
주로 친윤계와 반탄파(윤석열 탄핵 반대파)들이 '한덕수 차출론'을 주장하며 빅텐트에 적극적인 반면 '찬탄파'와 민주당 비명계가 호응하지 않으면서 빅텐트가 현실화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김문수·홍준표 등 반탄파 "반명 빅텐트 쳐야"
친윤계, 반탄파 캠프에 합류하며 연대 모색
최근 국민의힘 내에선 경선 후 '반명 빅텐트'를 구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경선을 통과한 후보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 이낙연 전 국무총리 등 '반명 세력'을 아울러 단일 후보를 내 이재명과 1대 1 구도를 만들자는 구상이다.
김문수 예비후보는 15일 기자들에게 "이재명을 이기기 위해 어떤 경우든 힘을 합쳐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다 (대선에) 나와서 조금씩 다 (표를) 나눠 먹으면 이 후보가 쉽게 당선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선거에 이기기 위해서는 다양한 방식이 필요하다"며 "과거에도 보면 노무현-정몽준, 또는 DJP(김대중-김종필), 또 여러 가지가 필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날 홍준표 예비후보는 한발 더 나아가 민주당의 반이재명 세력들도 같이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홍 예비후보는 SBS 라디오에서 "반이재명 빅텐트는 절박한 문제"라며 "우리 당의 후보가 탄생하면 그 사람 중심으로 반이재명 연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거론되는 이들의 계엄·탄핵에 대한 입장차가 큰 데다 단일화 대상과 방식 등을 정리할 시간이 촉박해 현실화하기는 어려울 거라는 분석이 많다.
반명 빅텐트는 친윤계가 주도 하고 있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재명은 막아야 한다는 분들과 대연정을 해야 한다"며 "김문수 등 보수우파 지지 후보+경제전문가 한덕수 대행의 시너지=필승"이라고 썼다. 박 의원은 이날 김문수 캠프에 합류하며 향후 한 대행과 빅텐트 연대를 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친윤계 핵심 인사들이 '반탄파' 캠프에 합류하는 모습도 심상치 않다.
김문수 캠프엔 박수영 의원을 비롯해 김선교·엄태영·인요한 의원 등이 합류했고, 대통령실 출신의 강승규·임종득 의원과 김민전·박상웅 의원은 나경원 캠프에 이름을 올렸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반탄 캠프로 흩어진 이들이 당 경선 과정을 거치며 연대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찬탄파 한동훈 "경선에 집중할 때"
이준석·유승민·김두관·김부겸 "빅텐트 안한다"
반명 빅텐트를 적극 주장하는 이들의 공통점은 '반탄파'라는 점이다. 이들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옹호하고 탄핵에 반대 입장을 내며 정치적 입지를 확보했으나 중도층의 마음을 얻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즉, 중도층 표심을 가진 이들과 반명 빅텐트를 구성하겠다는 정치공학적 계산이 배경에 있는 것이다.
문제는 찬탄파들은 '반명 빅텐트'에 부정적인 입장이라는 점이다. 찬탄파 입장에서는 이들과의 연대가 자칫 계엄의 정당성을 옹호하는 것처럼 비춰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한동훈 예비후보는 16일 기자간담회에서 "지금은 당 경선에 집중해야 할 때"라며 "여러 가지 연대에 대한 문제는 단계별로 생각이 있다. (경선에)집중할 단계에 다음 단계를 집중하면 에너지가 분산된다"며 반명 빅텐트에 반대 목소리를 냈다.
한 후보는 "'계엄 옹호 세력'이라는 더불어민주당 공격에 제대로 답할 수 있어야 한다. 이걸 극복하지 못하면 본선 승부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15일 SBS 인터뷰에서 "지금 단일화를 주장하시는 분들의 선거전략적 능력이나 지휘능력이 결코 실제로 승리를 이끌어본 저보다 낫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단일화 없이도 이길 수 있는 상황으로 계속 정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훈 개혁신당 공보단장도 같은날 논평을 내고 국민의힘 내 빅텐트 논의를 "정치적 스토킹 질"이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이 단장은 "또다시 반(反)이재명을 앞세운 이른바 빅 텐트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국민의힘 주자들은 물론 3지대에 머무는 정치인들까지 가세했다. 이름만 바뀌었을 뿐, 구태는 여전하다"면서 "빅텐트는 과거 패권의 잔재를 쓸어모아 권력을 재조립하겠다는 시도에 불과하다"고 평가 절하했다.
그러면서 "반이재명이라는 부정적 가치만으로는 세대 교체를 이끌 수 없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경선 룰을 문제 삼아 경선에 참여하지 않고 거취를 숙고 중인 김두관 전 의원과 일찌감치 불출마를 선언한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국민의힘의 '반명 빅텐트'에는 선을 긋고 있다.
김 전 의원 측 백왕순 대변인은 16일 기자들에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내란 옹호 정당인 국민의힘 후보와 함께하는 비명 빅텐트 참가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반명 빅텐트 핵심 '한덕수' 출마가 변수.. 비상계엄 입장차 극복 의문
여기에 반명 빅텐트의 핵심 퍼즐인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출마를 놓고 반탄파 내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도 빅텐트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홍준표 후보는 YTN 뉴스 인터뷰에서 "국민의힘 주자가 확정됐는데 어떻게 그런 일(단일화)이 있을 수가 있는가"라며 "내부 동력을 약화하기 위해 일부가 꾸미는 음모"라고 비판했다.
나경원 후보는 채널A 유튜브에서 "반명 빅텐트론과 한 대행이 나오냐 마냐 갖고 (경선) 하면 우리 이야기가 들리겠는가"라고 꼬집었다.
무엇보다 윤 전 대통령 파면으로 치러지는 대선인만큼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 비상계엄·탄핵에 대한 견해차 극복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성태 전 국민의힘 의원은 16일 동아일보 정치 라이브 '정치를 부탁해'에서 "윤심이 작동한 빅텐트라고 한다면 누가 들어오겠나"라며 "봄날에 개꿈을 꾸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홍익표 전 민주당 의원도 같은 자리에서 "탄핵 문제에 대해서 명확하게 국민의힘이 선을 안 그었기 때문에 빅텐트가 쳐질 수가 없다"며 "그리고 계속 윤석열 전 대통령을 안고 가는 입장이라면 이낙연, 김부겸, 유승민, 이준석 등이 합류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