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대선] 결승 토론...한동훈 “이낙연, 갑질하듯 당명 변경 요구” 김문수 “저도 황당”
대선 경선 결승 토론회 韓 “한덕수와 단일화, 중심은 국힘이어야”...金 “전적으로 같은 생각” 金 “당원·국민이 애써서 뽑아 준 후보...자리 양보할 명분 없어” 韓, ‘당내 기반 부족’에 ”구태 정치 청산하려다 어려움 겪어“ 金, ‘극단적 보수 이미지’에 “진보·보수 모두 잘 이해...좌우 통합할 수 있어”
[폴리뉴스 김민주 기자] 국민의힘 한동훈·김문수 대선 경선 후보는 30일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고문이 국민의힘의 당명 변경을 요구한 것에 대해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 후보는 이날 오후 TV조선 주관으로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 결승 토론회에서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측에서 국민의힘에게 우리 당명을 교체하라고 요구했고, 우리 당 지도부가 대선 후에 당명 변경이 가능하다고 약속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왜 더불어민주당 출신 문재인 정권 주요 인사가 지금 이 상황에서 빅텐트 명분으로 우리 국민의힘에 당명 변경까지 요구하는지 이 상황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에 김 후보는 “저도 황당하다고 생각했다. 남의 당 당명을 고치라는 건 다른 집 아이를 보고 그 이름을 고치라는 것과 똑같다”며 “굉장히 해서 안 될 말씀을 하신 것”이라고 공감했다.
한 후보는 “친문(친문재인)의 대표적인 분들인 이낙연 전 국무총리나 전병헌 전 대표 같은 분이 마치 우리 당에 갑질하듯 ‘빅텐트를 원하면 당명을 바꿔라, 더 나아가서는 빅텐트를 원하면 윤석열 전 대통령을 출당시켜라’ 이런 요구를 하고 있다”며 “우리 77만 당원들께서 대단히 자괴감과 자존심이 상하실 것 같아 대단히 마음이 아팠다”고 했다.
이에 김 후보도 “저도 그랬다”고 말했다.
한 후보는 “당 지도부가 동교동계인 정대철 전 대표(헌정회장)에게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출마를 좀 설득해 달라, 이렇게 부탁했다는 얘기도 있었다”며 “저는 이것도 잘못됐다고 본다”고 했다.
이에 김 후보도 “그것도 제가 볼 때는 말이 안 되는 일”이라며 “그런 식으로 우회적으로, 여러 방식으로 이야기하는 건 모양 자체가 정도도 아니고 옳지도 않다”고 선을 그었다.
한 후보는 “우리가 나중에 이기기 위해 누구와도 함께할 수는 있지만 적어도 중심은 국민의힘이어야 한다는 점을 명확하게 해야 한다. 동의하나”라고 물었고, 김 후보는 “한 후보 말씀에 전적으로 같은 생각”이라고 했다.
金 “당원·국민이 애써서 뽑아 준 후보...자리 양보할 명분 없어”
한 후보는 “최종 후보가 되면 그때 한 대행에게 후보 자리를 양보할 용의가 있나”고 묻자, 김 후보는 “당원과 국민들이 그렇게 애를 써서 뽑아 준 후보가 양보하려면 명분이 있어야 하는데 어떤 명분으로 양보해야 한다는 것인지 저는 그 질문 자체가 조금 납득이 안 된다”고 양보 의사가 없음을 드러냈다.
두 후보는 정국 현안에 대한 입장을 OX로 표명하는 코너에서 ‘한덕수 대행과의 단일화, 전당대회 직후여야 한다?’라는 첫 번째 질문에 김 후보는 O를, 한 후보는 팻말을 가운데로 들어 결정을 보류했다.
한 후보는 “언제 누구와 단일화하느냐가 여기서 크게 이슈되는 건 당원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며 “후보가 된 다음 승리를 위해 누구와도 어떤 방식으로든 협력하지만 지금 말씀드릴 단계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김 후보는 “우리 당 후보가 뽑힌 후에 논의해야 한다”면서도 “늦지 않게, 국민들이 볼 때 합당한 방법으로 한 대행이 무소속으로 출마한다면 반드시 단일화하고 그 외 다른 후보도 반이재명 전선에서 이기기 위해 누구와도 단일화를 해야지만 우리가 이길 수 있다고 본다. 반이재명 전선의 빅텐트를 치겠다”고 강조했다.
‘이준석은 국민의힘에 플러스다?’는 두 번째 질문에는 두 후보 모두 O를 들었다.
김 후보는 “이준석 후보는 우리 당 대표도 한 분이고, 박근혜 대통령 때 스카웃 돼서 정계에 입문했다”며 “이재명 민주당 독재를 막기 위해서는 반드시 모두 힘을 합쳐서 빅텐트를 쳐야 하는데 빅텐트에는 어떤 제한이 없다”고 말했다.
한 후보는 “어떤 이름을 저기 말해도 당연히 O를 들었을 것”이라며 “이재명 대표가 이 세상을 위험하게 만드는 것을 막아야 할 절박한 임무를 갖고 있다. 누구와도 힘을 합쳐야 한다고 생각하고 누구도 예외가 될 수 없다”고 했다.
다만 “‘국민의힘’에 플러스라는 데 동의한다. 보수 세력 핵심은 국민의힘이고 그렇게 될 것이다. 제가 (최종) 후보가 돼서 이재명 대표 세상에 반대하는 모든 사람들을 모시고 승리의 길을 가겠다”며 자신이 최종 후보가 되면 자신을 중심으로 힘을 합치게 할 것이라는 의사를 시사했다.
‘승리를 위한 최고 전략은 반(反)이재명이다?’라는 마지막 질문에는 두 후보 모두 X를 들었다.
한 후보는 “누구를 싫어하고 누구를 막아야 한다는 건 승리의 과정”이라며 “이재명 후보를 막아서 성장하는 중산층을 시대를 열겠다는 비전을 드린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이재명을 이기는 건 최소한의, 기본적 목표”라며 “최고의 목표, 전략은 대한민국을 위대하게, 국민을 행복하게, 모든 국민을 하나로 통합해서 위대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AI 후보별 장단점 분석...韓, ‘당내 기반 부족’에 ”구태 정치 청산하려다 어려움 겪어“
두 후보는 인공지능(AI)으로부터 저마다 장단점을 각각 진단받고, 단점을 극복할 방안에 대해 답했다.
한 후보의 장점으로는 ▲강한 반부패 이미지와 법치주의 상징성 ▲논리적 화법과 미디어 대응 능력 ▲젊은 보수층의 지지 등이, 단점으로는 ▲정치 경험 부족 ▲당내 기반 부족 ▲엘리트 이미지의 거리감 등이 꼽혔다.
한 후보는 이에 대해 “단점들은 다 제가 수긍할 만한 얘기들이다. 다 이건 이런 면이 있다고 말씀 드릴 수 있지만 보시기에 그럴 수 있다”며 “제가 부족한 것 메꿔나가겠다. 보이는 이미지와 저는 다른 면이 있다. 제가 정치하는 과정에서 국민 여러분께 겸손하고, 설득력 있게 잘 보여드리고 설득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다만 ‘당내 기반 부족’과 관련해 “저는 구태 정치를 청산하려는 정치를 정치 시작한 이후에 계속해 왔다”며 “그 과정에서 계속 어려움을 겪었고, 쫓겨나고, 다시 살아오고, 이걸 반복했다. 그런데도 제게 계속 기회가 주어지는 건 제가 그래도 바른길, 당원들이 원하는 길을 가고 있다는 것이라고 믿고 싶다”고 설명했다.
金, ‘극단적 보수 이미지’에 “진보·보수 모두 잘 이해...좌우 통합할 수 있어”
AI는 김 후보의 장점으로는 ▲노동운동가 출신의 진정성 ▲정치 경력과 행정가 경험 ▲청렴하고 소탈한 이미지 등을, 단점으로는 ▲논란이 된 발언 ▲정치적 유연성 부족 ▲극단적 보수 이미지 등을 꼽았다.
김 후보는 ‘극단적 보수 이미지’에 대해 “저야말로 공장에서만 8년. 노조 운동도 하고. 요즘에 말하는 진보 부분을 가장 많이 이해하고 있다. 보수 부분도 제가 잘 이해하고 있다”며 “그래서 좌우를 다 저만큼 많이 알고, 하나로 통합할 수 있는 그런 경험을 가지고 있고, 노하우를 가진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어 ‘정치적 유연성 부족’에 대해선 “저는 경기지사 할 때도 무상급식 문제라든지, 다 다른 곳에선 문제가 되는 것을 여야 간 다 포용하고 대화를 통해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해 한 번도 극단적인 충돌을 한 적이 없는 경험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 후보와 한 후보가 경쟁하는 국민의힘 3차 경선의 최종 승자는 내달 1∼2일 선거인단 투표(50%)·국민 여론조사(50%)를 통해 가리게 된다. 최다 득표자는 내달 3일 오후 2시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되는 전당대회에서 최종 대선 후보로 선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