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대선][이슈] ‘돌변한’ 김문수, 당-한덕수와 ‘전방위 내전’ 돌입...11일 ‘단일화-전대 후보교체’ 마지노선 (종합)

김문수, '대선후보 일정 전면 중단' 선언...7일, 한덕수와 단독 회동 김문수, ‘단일화파’ 이양수 사무총장 해임하고 장동혁 임명..지도부 ‘거부’ 친윤계 “김 후보에게 사기 당해” “너무 믿었다” 국힘, 선대위 구성안 의결...김문수 ‘단일화 조건’ 수용 10~11일 전당대회로 갈등 재개...김문수 “당이 후보로 인정 안해” 권영세 “7일 전 당원 단일화 찬반 조사로 11일까지 단일화 확정... 金, 신의 깨면 배신” 한덕수 “오늘 만나자” 3번 요청...김문수, 확답 없이 “네, 네” 한덕수 “단일화 실패는 국민배신…11일까지 단일화 결론내야” 민주 “한덕수 추대 사기극” “자신들이 뽑은 김문수 절벽 떠밀어” 김문수보다 한덕수…보수 단일후보 적합도서 앞서

2025-05-06     김승훈 기자
지난 5일 서울 조계종 봉축법요식 참석한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 한덕수 무소속 대선후보. 김문수 후보는 6일 당 지도부의 단일화 거센 압박에 반발하며 '대선주자 일정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전격적인 선언을 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대법원의 ‘이재명 파기환송’이 ‘반(反) 이재명 빅텐트’ 붕괴에 나비 효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국민의힘이 대선 경선을 마치고도 실질적인 대선후보를 확정짓지 못한 채 전당대회에서 확정된 김문수 대선후보와 당지도부, 한덕수 전 총리간에 예상치못한 '전방위 내전'을 치루고 있다. 

국민의힘 경선 후 일사천리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던 '김문수-한덕수의 단일화 갈등'이 폭발하며 급기야 김 후보는 6일 대선후보 일정 전면중단을 선언해버렸다. 김 후보는 이날밤 긴급 입장문을 내고 "7일 오후 6시에 한덕수 후보와 단독 회동하기로 했다"며 "당지도부는 여론조사를 중단하고 단일화에 개입말라"고 경고했다.

김문수, 대선후보 일정 전면 중단 선언..7일 한덕수와 단독 회동

김문수 후보는 6일 오후 "경선후보로서의 일정을 지금부터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대선주자로서 활동을 전면 중단한 것이다.

이날 경주에 대선 후보 일정을 진행하던 중 당 지도부가 '단일화 협상'을 위해 경주로 내려온다는 소식에 반발하며 이같은 극단적인 결정을 내렸다. 김 후보는 경주로 내려오는 당 지도부를 겨냥 "당 지도부가 정당한 대통령 후보인 저를 강제로 끌어내리려는 시도"라고 즉각 반발하며 "서울로 올라가서 제가 남은 여러가지 현안 문제에 대해 깊이 대책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당초 무소속 한덕수 예비후보와 단일화에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던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돌연 ‘명분론’을 펼치면서 ‘자강’ 노선을 선택하려 '버티기' 전략으로 돌연 바뀌자 국민의힘 '친윤' 지도부와 주류가 발칵 뒤집혔다.

당 지도부와 주류 인사들은 김 후보를 향해 후보등록 마감일인 11일까지 단일화를 마무리 지어야 한다고 압박하고 나섰다. 그러자 김 후보는 일방적인 단일화 요구에 불쾌감을 드러내면서 당 살림살이를 책임지는 '단일화파' 이양수 사무총장을 해임하고 김문수 캠프 소속인 장동혁 의원을 임명했다.

하지만 당 지도부가 장 의원을 설득해 이를 무산시키자 김 후보는 “당무우선권 침해 행위는 즉시 중단돼야 한다”고 즉각 반발했다.

이처럼 단일화를 놓고 김 후보가 돌변하자 의원들 사이에선 “(김 후보의) 사기 행각” “너무 믿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단 당 지도부가 김 후보의 선대위 구성 요구를 수용하면서 양측의 힘겨루기가 진정 국면에 들어가는 듯 보였으나 지도부가 오는 10∼11일 중 전당대회 소집 공고를 내면서 갈등이 다시 격화되고 있다. 이는 지도부가 사실상 단일화 시한을 못 박은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김문수 후보 측은 당이 공식 대선후보로 인정하지 않는 것이라며 격양된 모습이다. 하지만 지도부는 '오는 7일 전당원 대상 단일화 찬반 투표로 11일까지 단일화를 확정하겠다'며 김 후보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6일에도 의원총회를 열고 거듭 "한덕수 총리와 11일까지 반드시 단일화해야 한다"고 원칙을 거듭 강조했다. 

이에 맞서 김 후보가 '단일화 전당원투표' 맞불용으로 강행하는 7일 저녁 한덕수 후보와 단일화 회동에서 합의안이 나올지는 미지수다.

김 후보는 한 후보와도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 한 후보는 지난 5일 부처님 오신 날을 맞이해 조계사에서 김 후보를 만나 3차례 “오늘 중으로 만나자”고 제안했지만 김 후보는 “네”라고 말하면서 확실한 대답은 안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10일~11일 이틀간의 후보 등록 마감일인 11일까지 단일화가 성사되지 않는다면 한 후보로 단일화가 된다고 하더라도 ‘기호 2번’을 사용할 수 없다. 12일부터 공식 선거운동에 돌입하는 만큼 시간은 김 후보의 편이라는 점에서 국민의힘 지도부와 한 전 총리측은 다급하지 않을 수 없다. 

이처럼 촉박한 시점에 사실상 '단일화'를 전제로 경선에서 최종후보로 당선된 김문수 후보의 '버티기' 전략은 끝까지 완주하는 ‘자강’ 노선보다는 당내 지분을 늘리기 위한 일종의 ‘알박기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김문수, 단일화 ‘명분’ 거론하며 “여기가 한덕수 당이냐”

6월 3일 대선이 한달도 남지 않았으나 국민의힘은 '단일화 갈등'에 심각한 내홍에 빠져 있다.

이는 ‘반(反) 이재명 빅텐트’를 위한 무소속 한덕수 후보와의 단일화에 가장 적극적인 입장을 보인 덕분에 최종 대선 후보가 된 김문수 후보가 돌연 ‘자강’ 노선을 선택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지난 1일 대법원이 이재명 민주당 후보의 공직선거법 사건을 유죄취지로 파기환송하며 ‘사법리스크’가 다시 부활하자 김 후보 측이 '독자노선'으로 대선을 치를 명분이 생겼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조짐은 김 후보의 최근 발언에서도 확인됐다.

그는 지난 1일 기자들과 만나 “(국민은) 국민의힘이 왜 경선을 했는지, 그리고 한 권한대행은 왜 출마했는지를 보고 있다”며 “명분에서 문제가 없는 범위 내에서 (단일화를) 하겠다”며 명분론을 펼쳤다.

지난 3일 수락 연설에서도 “국민과 당원들이 납득할 수 있는 절차와 방식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고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 전 총리가 지금 무소속으로 돼 있다”며 “다 우리 당에 입당했으면 제일 좋았지만, 걱정되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더 논의를 해볼 것”이라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김문수 후보 캠프 김재원 미디어총괄본부장도 2일 YTN 라디오에서 “김 후보가 주도하는 단일화 협상이 있을 것”이라며 “한 전 총리가 후보가 될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김 후보의 단일화 입장이 바뀌는 듯 하자자 당 지도부는 단일화를 서둘러야 한다는 압박에 나섰다.

국민의힘 관계자에 따르면 김 후보는 지난 3일 대선후보 선출 직후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이양수 사무총장 등 당 지도부와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한 참석자가 “제일 중요한 한 후보와의 단일화를 좀 빨리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하자 김 후보는 “여기가 뭐 한덕수 당이냐”고 말했다고 한다.

김 후보 측근인 차명진 전 의원도 페이스북에 당 지도부를 겨냥해 “선거운동 대신 집요하게 따라다니며 11일 이전 단일화를 협박·회유하는 것은 당헌·당규상 불법, 당내 쿠데타”라고 비판했다.

'단일화파' 이양수 사무총장 해임 놓고 김문수-지도부 ‘충돌’

金 “이준석-이낙연 포함 단일화해야”...11일 마지노선 넘기나

이런 가운데 김 후보와 지도부간 충돌도 불거졌다.

김 후보는 ‘자강파’인 김재원 본부장을 후보 비서실장에 임명하고, ‘단일화파’인 이양수 사무총장을 해임하면서 캠프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았던 장동혁 의원을 사무총장으로 내정했다. 정치권에서는 당의 살림살이를 주관하는 사무총장 교체는 당을 장악하기 위함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자 당 지도부는 장 의원을 설득해 이를 고사하게 만들었다.

이에 김 후보는 5일 입장문에서 “후보로 선출된 직후부터 지속되어 온 당무우선권 침해 행위는 즉시 중단되어야 한다”며 “후보가 단일화를 위해 행사하는 당무우선권을 방해해서는 안 되며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후보가 거론한 ‘당무 우선권’은 당헌 74조에 규정돼 있는 내용이다.

해당 조항은 ‘대통령 후보자는 선출된 날로부터 대통령 선거일까지 선거업무의 효율적 추진을 위해 필요한 범위내에서 당무 전반에 관한 모든 권한을 우선하여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면서 후보 단일화는 한 후보뿐 아니라 이준석 후보와 이낙연 상임고문까지 포함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국민의힘 지도부가 생각하는 ‘11일 마지노선’을 넘기기 위함으로 해석된다. 현실적으로 11일까지 이들 모두를 아우르는 단일화 성사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지도부와 친윤계가 11일을 단일화 마지노선으로 삼는 이유는 11일 전에 단일화가 마무리 돼야 ‘기호 2번’을 단일화된 후보가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후보는 단일화 추진을 위해 중앙선거대책위원회에 단일화 추진 기구 설치도 요구했다.

그는 “단일화는 후보가 제안한 단일화 추진 기구 구성을 중앙선대위가 신속히 받아들인다면 빠르게 추진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의총 참석하는 권영세 권성동 [사진=연합뉴스]

친윤계 “김 후보에게 사기 당해” “너무 믿었다”

국힘, 선대위 구성안 의결…김문수 ‘단일화 조건’ 수용

김 후보의 선대위 구성 요구에 국민의힘 지도부와 친윤계 의원들은 5일 밤 긴급 의총을 개최하고 이를 논의했다.

이날 의총장에서는 김 후보를 겨냥한 비판이 쏟아졌다. 일부 의원들은 “김 후보에게 사기 당했다” “너무 믿었다”는 표현까지 나왔다.

권영세 위원장은 김 후보를 겨냥해 “신속하고 공정한 단일화를 성사시킨다는 (경선 때의) 다짐을 잊어선 안 된다”며 “시간을 끌면 우리 편으로 단일화된다고 안일하게 생각하는 후보에게는 국민들이 등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 후보로 선출된 김 후보나 김 후보 측 입장도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당원과 국민이 김 후보에게 압도적 지지를 보낸 이유가 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를 향해 “경선 초반부터 ‘흔들림 없이 단일화를 주장한 후보’라고 자신을 소개했고, 즉시 (한 후보를) 찾아뵙고 신속하고 공정한 단일화를 약속했던, 경선 과정의 다짐을 잊어선 안 된다”며 “지금은 당과 나라의 미래, 국민의 삶만 생각하며 모든 걸 내려놓을 용기와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영세 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등 지도부는 의원총회 도중 김 후보를 직접 찾아가 단일화 관련 논의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김 후보는 한 후보와 단일화를 위한 전제 조건으로 △당헌·당규 및 법률에 따른 정당한 요구 즉시 집행 △당무우선권 존중 △중앙선거대책위원회·시도당선대위 즉시 구성 및 선대본부와 후보가 지명한 당직지 즉시 완료를 요구했다.

일단 지도부는 김 후보의 요청 사항인 중앙선대위와 시도당선대위 구성안을 의결하면서 갈등 봉합 시도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상임선대위원장에 권 위원장 △공동선대위원장에 권 원내대표, 주호영 국회부의장, 나경원·안철수 의원, 양향자 전 의원, 황우여 당 선관위원권을 선임하기로 의결했다. 총괄선대본부장은 윤재옥 의원이, 단일화추진본부장은 유상범 의원이 각각 임명됐다. 시·도당 선대위원장은 현재 시·도당 위원장이 맡기로 했다.

또, 당 사무총장도 교체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후보 쪽 의견을 구해 저희가 최종적으로 의견을 교환해 사무총장 문제를 매듭짓기로 했다”라며 “그때까지 선거를 준비해야 하기에 이른 시간 안에 후보 의견을 최대한 존중해 사무총장도 교체하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10~11일 전당대회로 갈등 재개...김문수 “당이 후보로 인정 안해”

권영세 “7일 전 당원 대상 단일화 찬반 조사로 11일까지 단일화 결정... 金, 신의 깨면 배신”

하지만 지도부가 오는 10∼11일 중 전당대회 소집 공고를 내면서 갈등이 다시 불거지는 모습이다.

이는 후보 단일화를 거쳐 10∼11일 사이 국민의힘 최종 대선 후보를 선출하겠다는 것으로, 사실상 단일화 시한을 못 박은 것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김문수 후보는 6일 입장문을 통해 “사실상 당의 공식 대선후보로 인정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유감을 표했다.

김 후보는 “당은 단일화를 원활히 추진하기 위해 필수적인 선거대책본부 구성과 당직자 임명에도 아직 협조하지 않고 있다”며 “심지어 후보가 주도해야 할 단일화 추진 기구도 일방적으로 구성하고 통보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와중에 당은 의제와 안건도 공개하지 않고 전국위원회와 전당대회 소집을 공고했다”며 “당은 5월 8~9일 전국위원회, 10~11일 전당대회를 개최한 이유를 분명하고 명확하게 밝혀주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김 후보 측 김재원 비서실장도 이날 CBS 라디오에서 “전국위원회와 전당대회는 당헌·당규를 개정할 때 필요한 기구”라며 “결국 후보 단일화가 여의치 않으면 당헌·당규를 개정해 김 후보의 지위를 끌어내리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강한 의심을 김 후보가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권영세 위원장은 6일 오후 열린 의원총회에서 “반드시 단일화를 이뤄내야 한다”며 “오는 7일 전 당원을 대상으로 단일화 찬반 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권 위원장은 “김 후보의 의견을 충분히 받아들였고 계속해서 협의해 나가면서 받아들일 생각”이라면서도 “두가지 원칙만큼은 분명하다. 하나는 한덕수 전 총리와 단일화를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는 것과 그 단일화가 어떻게든 11일까지는 완료돼야 한다는 두 가지 원칙은 대선 승리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문수 후보를 향해 “신의를 무너뜨린다면 당원과 국민을 배신하는 것”이라며 “이제 와서 신의를 무너뜨린다면 우리 국민들도 더 이상 우리 당과 후보를 믿지 않게 될 것”이라고 했다.

단일화에 실패한다면 비대위원장 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권 위원장은 “만약 목표 시한 내에 단일화에 실패한다면 전 당연히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비대위원장에서 사퇴할 것”이라며 “모두가 한 마음으로 모든 것을 던진다는 각오로 전투에 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단일화 촉구하는 원외당협위원장들 [사진=연합뉴스]

한덕수 “오늘 만나자” 3번 요청...김문수, 확답 없이 “네, 네”

김 후보는 한덕수 후보와도 신경전을 벌였다.

지난 5일 한 후보가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조계사에서 김 후보를 만나 3차례나 “오늘 중으로 만나자”고 제안했지만 이에 김 후보는 “네”라고만 말하고 확답은 하지 않았다.

한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 후보와 현장에서 이같은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김 후보에게 “제가 정확하게 (김 후보께) 이렇게 말씀드렸다. 우선 축하드린다”며 “김문수 후보와 제가 오늘 중으로, 김 후보가 원하는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오늘 중 만나자고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한 세 번쯤 (김 후보에게) 말씀드렸다. (말씀드릴) 기회가 한 세 번쯤 있었다. 이제는 김문수 후보와 내가 만나야 할 시간인 것 같다 그렇게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확실한 대답은 안 하셨다”며 “네, 네 이 정도만 말씀하셨다”고 답했다.

하지만 김 후보 측은 한 후보와의 만남에 대해 “김 후보는 오늘 오전 조계사 부처님오신날 봉축 법요식에 참석한 자리에서 한 후보와 잠시 조우했다”며 “그 과정에 서로 인사를 나누었고 '곧 다시 만나자'는 덕담이 오갔다. 그 외 다른 발언은 없었다”고 다른 설명을 남겼다.

한덕수 “단일화 실패는 국민배신…11일까지 단일화 결론내야”

김 후보측의 입장 변화에 한덕수 후보는 “단일화 실패는 국민에 대한 큰 배신이고 배반이 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한 후보는 6일 관훈토론회에서 “한 번도 단일화가 실패할 것이라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다”며 “반드시 단일화가 적절한 시기 안에 되리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덕수 캠프 이정현 대변인도 6일 브리핑에서 “11일 이후에도 가능하지만, 기왕 단일화한다면 11일 안에는 최대한 결론을 끌어내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11일까지 단일화 결론이 나는 것이 국민 기대와 국민의힘 당원들 바람에 부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 후보 입장에서는 11일 후보등록 마감일 전까지 단일화가 성사되지 않는다면 일단 무소속으로 대선에 나서야 한다. 국민의힘의 정당 보조금을 사용할 수 있는 김 후보와 달리 한 후보는 선거 비용을 자력으로 대야 한다.

12일 본선거가 시작되면 TV·온라인 광고, 유세차 운영, 선거운동원 인건비 등으로 하루에만 수억원의 돈이 필요할 수 있다.

이 대변인은 ‘단일화를 위해 시간이 부족하지 않겠는가’라는 질문에 “중요한 것은 후보들의 결단이고, 후보들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며 “후보들 결단만 있다면 여론조사를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후보 간 토론을 하고 여론조사를 하는 방법이 있고, 정 안되면 토론 생략 후 여론조사만 하는 방법도 있다. 또 합의가 된다면 상대방에 대한 추대의 형태가 될 수도 있다”며 “방식은 우리가 전적으로 저쪽(국민의힘)에 일임했으니 저쪽에서 제안하면 그 어떤 것도 하겠다”고 말했다.

민주 “김문수 바지후보...한덕수 추대 사기극” “자신들이 뽑은 김문수 절벽 떠밀어”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이 단일화 문제를 놓고 내홍을 겪는 것에 대해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황정아 선대위 대변인은 6일 브리핑에서 “바지 후보를 뽑아 명분도 없는 단일화의 발판으로 삼으려 한 사기극이 폭로됐다”며 “자신들의 대선 후보를 바지 후보 취급하려면 경선은 왜 했나”라고 꼬집었다.

강훈식 선대위 종합상황실장도 같은날 페이스북에 “국민의힘이 단일화 과정에서 이번 대선을 어떻게 바라보는지가 명확해졌다”며 “국민 앞에서 반성과 혁신, 미래를 얘기하기는커녕 차기 당권 싸움에만 몰두하는 내란 계엄 극우정당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선거대책위원회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5일 브리핑에서 “김 후보는 한 예비후보와의 단일화를 위해 쓸 장기 말에 불과한가. 무소속 예비후보에게 단일화를 구걸하는 국민의힘 행태가 한심하기 짝이 없다”며 “자신들이 애써서 뽑은 후보를 자신들 손으로 절벽에서 떠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 수석대변인은 “이럴 거면 도대체 경선은 왜 한 것인가. 후보 선출 과정에 참여한 당원과 시민들은 뭐가 되나”며 “이렇게 대선 후보조차 찬밥 대우하는 국민의힘이 과연 국민에게 도리를 다할지 의문스럽기만 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의힘의 이런 모습은 결국 권력을 좇아 이리저리 옮겨 다니는 부나방에 불과한 모습”이라며 “대선에서 지키지도 않을 약속을 국민에게 쏟아 내놓고 손바닥 뒤집듯 뒤집을 게 뻔하다. 국민의힘은 국민 무서운 줄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단일화 과정이 원만하게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박지원 공동선대위원장은 5일 SBS 라디오에서 “김 후보는 단일화 문제에 대해서 한 자락 깔고 뒤로 물러섰다”며 “칼자루는 김 후보가 가지고 있지 않나. 칼끝에 서 있는 한덕수 후보는 아무런 힘이 없다”고 말했다.

[출처=리얼미터]

김문수보다 한덕수…보수 단일후보 적합도서 앞서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이 MBC의뢰로 지난 4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무선 100% 전화면접, 95% 신뢰 수준 ±3.1%p)에서 범보수 단일화 후보 가상 대결을 진행한 결과 김문수 36%, 한덕수 33%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김문수 30% 한덕수 63%였고, 무당층에서는 김문수 24% 한덕수 31%로 집계됐다.

중앙일보가 여론조사업체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3일과 4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단일화 적합도 조사(무선 100% 전화면접, 95% 신뢰 수준 ±3.1%p)결과 김문수 30%, 한덕수 39%로 나타났다.

기존 국민의힘 경선룰에 따라 국민의힘 지지층과 무당층으로 한정했을 때는 김문수 24%, 한덕수 57%로 집계됐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4월 30일부터 5월 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50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무선 100% ARS, 95% 신뢰 수준 ±2.5%p)에서는 김문수 21.9%, 한덕수 30.0%로 한 후보가 높게 나타났다.

기존 국민의힘 경선룰을 따를 경우 김문수 24.2%, 한덕수 49.7%로 집계됐다.

기사에 언급된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