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대선] 金-韓 단일화 담판 결렬...金 “후보 등록 생각도 없는 분 누가 끌어냈나”

金 “韓, ‘당이 하자는 대로 하겠다’는 말만 반복” “韓, 다시 만날 필요도 없다고 해...11일 지나면 자동 단일화라고 답해” 韓 “당에서 단일화 입장 정해 달라, 그 입장에 응하고 결과에 승복하겠다” 김재원 “권영세, 황우여 찾아가 김문수 끌어내리려 해”...신동욱 “취지 왜곡”

2025-05-07     김민주 기자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와 무소속 한덕수 대선 예비후보가 7일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후보 단일화 관련 회동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민주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가 단일화를 논의하기 위해 만났지만, 합의된 사항 없이 마쳤다.

김 후보와 한 예비후보는 이날 오후 6시 서울 종로구 한 식당에서 1시간15분간 만찬 회동을 했다.

김 후보는 회동이 끝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의미 있는 진척이 없었다”며 “참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오늘 한 후보와 만찬을 같이 하면서 제 나름대로 생각하는 단일화 방안에 대해 말씀드렸는데, 한 후보께서는 ‘아까 하신 긴급 기자회견대로다. 거기서 조금도 보태거나 더 진척할 것은 없다. 그리고 모든 것은 당에 다 맡겼다. 본인은 당이 하자는 대로 하겠다’는 말씀을 확고하고도 반복적으로 계속하셨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우리가 만나서 조금 더 단일화 대한 얘기를 하려고 했는데 4시 반에 본인이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그것이 내용의 모두이고 다 결정된 것이기 때문에 더 할 것이 없고, 더 변경될 것도 없다고 해서 대화가 조금 어려웠다”고 했다. 

그는 “‘다시 만날 필요가 있지 않겠나’라고 물었더니 ‘만날 필요가 있겠느냐’며 자기는 당에 다 일임하고 아까 한 긴급 기자회견문이 전부라고 했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본인이 ‘11일이 지나면 후보 등록을 안 하겠다’고 해서 ‘그러면 11일이 지나면 자동으로 단일화가 되건 건가’고 했더니 ‘그렇다’고 했다. 11일까지 다른 진전이 없으면 본인이 등록을 안 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본인은 무소속으로 출마할 생각도 없고 당에서 해주는 것 이외에는 (후보) 등록 자체에 대한 어떤 계획이나 그런 것을 준비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김 후보는 “우리 둘이 인간적인 관계는 아주 좋다. 한번도 다퉈보거나 언성이 높아지거나 서로 싫어진 적이 없다”며 “오늘도 그런 점에서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이 일을 누가 했느냐. 전혀 후보 등록할 생각도 없는 분을 누가 끌어냈느냐, 어떻게 후보 간에 만나서 서로 대화하고 근접시킬 수 있는 기회를 완전히 다 막아놓고 이렇게 하는 사람이 누구냐, 그런 점에서 매우 안타깝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문수 캠프 조용술 대변인은 ‘한 예비후보에게 사퇴 요구를 했나’라는 물음에 “그렇지는 않다”라고 답했다. 

조 대변인은 김 후보가 이날 국민의힘 의원총회에 참석하거나 당 지도부를 만날 계획에는 “현재까지 없다”고 했다. 

조 대변인은 ‘한 예비후보가 말하는 ’당‘이 김 후보가 아니면 어디인가’라는 물음에 “그것에 대해 명확한 답이 없었다”며 “우리 당에서 선출된 후보고 당을 이끄는 게 본인임을 말씀드렸는데 ‘당에 위임했다’는 말씀만 계속했다”고 말했다. 

조 대변인은 이날 당에서 당원을 상대로 단일화 찬반을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한 것에 대해 “지시 불이행”이라며 “당무우선권은 선거 관련 모든 업무를 후보가 관활하게 돼 있다. 불필요한 것을 중단하자는 의미에서 당무우선권을 발동했는데 진행된 것에 다시 한번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한 예비후보는 회동 직후 대변인에게 백브리핑을 맡기고 자리를 떴다. 

한덕수 캠프 이정현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특별하게 합의된 사안이 없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한 후보는) ‘당에서 단일화에 대해 입장을 정해 달라. 그렇게 입장이 정해지게 되면 그 입장에 응할 것이고, 그 결과에 승복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대변인은 ‘단일화 시한에 이견이 있었나’라는 물음에 “그런 내용 자체가 없었던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사퇴 요구를 한 건 아닌가’라는 질문엔 “그런 구체적 얘기가 된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큰 틀에서 합의는 있었나’라는 물음에 “더 깊은 내용은 얘기 안하신 것 보니까 그다지 준비가 되어서 나온 것 같지는 않다. 그래서 기대를 했지만 그런 내용들이 없었던 것 같다”고 했다.

이 대변인은 ‘다시 만나기로 했느냐’는 물음에 “여쭤보니 ‘없었다’고 했다”고 전했다.

두 후보간 회동에서 단일화 관련 합의가 이뤄지길 기다리기로 했던 당은 이날 오후 9시 의원총회를 열고 단일화 관련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김재원 “권영세, 황우여 찾아가 김문수 끌어내리려 해”...신동욱 “취지 왜곡”

한편 김문수 캠프 측은 7일 당 지도부가 일방적으로 단일화 절차를 진행하려 한다며 공개적으로 항의했고, 지도부는 취지가 상당 부분 왜곡돼 전달됐다며 반박했다.

김 후보의 비서실장을 맡고 있는 김재원 전 의원은 두 후보 간 회동을 하는 중에 기자들을 만나 “권영세 당 비상대책위원장이 황우여 전 선거관리위원장을 찾아가 ‘김 후보와 한 후보와의 단일화 회담이 결렬될 것이 확실하다’며 선관위를 다시 열어 내일(8일) 후보자 토론, 모레(9일)부터 여론조사를 실시해 (단일화) 후보를 정하는 절차를 진행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 두 분이 만나서 후보 단일화는 어떻게 할 것인지, 대한민국에서 어떤 역할을 맡으실지에 대해 대화를 하고 계신데 당에서는 김 후보를 끌어내리려 하고 있다”며 “그게 사실이라면 당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당이 원하는 대통령 선거의 모습은 어떤 건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당에) 항의할 시간이 없어 국민에게 알리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김 후보는 이 같은 내용을 보고받고도 ‘한 후보를 만나 대화를 하겠다’고 말씀하셨다. 회담은 차질 없이 진행될 거다. 다만 당에서 벌어지는 불공정하고 비상식적인 조치에 대해 말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당 지도부는 “(권 비대위원장의) 취지가 상당 부분 왜곡돼 전달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권 비대위원장은 황 전 선관위원장을 만나 ‘오늘 오후에 (두 후보가) 만나게 돼 참 다행이고 좋은 결실을 맺으면 좋겠다. 그러나 시간이 없기 때문에 만약 두 후보가 단일화에 대해 합의하든, 결렬되든, 선관위가 지금까지 기능을 하고 있으니 그 이후 진행될 부분을 준비해주면 좋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셨다고 한다”고 밝혔다. 

신 수석대변인은 선관위 활동 시한이 지난 5일 비대위 의결을 거쳐 후보 등록 마감일인 오는 11일로 연장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권 비대위원장은) 단일화에 합의하더라도 (그 이후 절차는) 선관위 소관 사항으로 넘어가는 것이니, 황 전 선관위원장이 TV토론 방식이나 여론조사 방식과 같은 부분에 대해 미리 선관위원들에게 공지도 해놓고 준비했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설명하신 것 같다”고 전했다.

신 수석대변인은 “(권 비대위원장의) 이 요청에 대해 황 전 선관위원장은 ‘지금 김 후보 캠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고 있기 때문에 (당 대선 경선) 선관위원장을 계속하는 건 적절치 않으니 선관위원장 자리는 내려놓겠다. 개인적으로는 후보 단일화가 반드시 성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며 “그래서 아마 황 전 선관위원장은 ‘당의 생각이 이런 것이니 오늘 두 후보의 대화에 좋은 성과가 나길 바란다’는 취지로 그쪽(김 후보 측)에 이야기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회담이) 혹시 잘 안 된다면 두 후보에게 당에서도 반드시 단일화가 성사되길 바란다는 일종의 의지를 보여주는 건 필요하겠다는 생각 정도는 권 비대위원장이 갖고 있지만, 두 사람이 만나기 한 시간 전에 ‘결렬될 게 확실하다’는 말을 상식적으로 어떻게 하겠느냐”며 “(권 비대위원장이) 그런 취지로 말한 게 아니라는 걸 황 전 선관위원장에게 다시 확인했고, 황 전 선관위원장이 바로 잡아주기로 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