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대선] 이낙연 대선 불출마 “양당 극단정치로 대한민국은 괴물국가로 가고 있다” [전문]

다른 사람 선거 돕지 않겠다고 밝혀 양대 정당의 극단 정치, 선거 통해 할 일 많지 않아 법치주의 붕괴·삼권분립 허물어진 대한민국은 ‘괴물국가’ 이낙연 ‘내란총리와 연대한다’ 비난에 결국 손절

2025-05-11     김성지 기자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은  “양대 정당의 극단 정치로 서로 미쳐 돌아가는 이 광란의 시대에 제가 선거를 통해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는 것을 통감했다”며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성지 기자]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이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지난달 28일 대선 출마를 선언한 지 2주 만에 내린 결정이다.

이 상임고문은 10일 입장문을 통해 “고심 끝에 저는 이번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 다른 사람의 선거를 돕지도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양대 정당의 극단 정치로 서로 미쳐 돌아가는 이 광란의 시대에 제가 선거를 통해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는 것을 통감했다”며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대한민국은 괴물국가로 가고 있다, 날마다 법치주의의 붕괴를 보고 있고 삼권분립도 허물어지고 있다”고 지적하며 “권력자에게 유죄를 판결하면 대법원장도 가만두지 않고 정치권력이 협박하면 사법부는 굴복한다, 대법관을 14명에서 100명으로 늘려 대법원을 권력의 손아귀에서 노는 포퓰리즘의 무대로 바꾼다”고 비판했다.

이 고문은 “정치인이 무슨 죄를 지어도 빠져나갈 길이 생기고 범죄 피고인이 대선에 출마해 재판이 연기된다, 대통령에 당선하면 무죄 판결은 허용되고 유죄 판결은 임기 내내 정지되고,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 뒤에는 재판을 제대로 받겠다고 말하지도 않는다”며 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저격했다.

민주당을 향해서는 “괴기스러운 움직임이 거대정당 더불어민주당에서 실제로 벌어지고 있고 민주당의 그 어떤 국회의원도 이의를 말하지 않는다”며 “정권교체는 옳지만 그 수단이 법치주의 파괴라면 정권교체를 위험하게 변질시킨다, 법치주의가 무너지면 민주주의도, 대한민국도 무너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당이 법치주의를 훼손하지 않을 후보를 내놓는다면 협력하겠다고 여러 차례 밝혔지만 민주당은 법치주의를 지키는 정권교체의 길을 버리고 법치주의 파괴를 선택해 우리는 그 선택의 결과로 괴물국가의 예고편을 보고 있다”고 말하며 국민의힘을 향해서는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국민의힘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다”고 전했다.

이 고문은 대선 불출마와는 관계없이 정치 활동은 이어 나갈 계획이다. 그는 “대한민국의 위기를 경고하고 개헌 같은 대안을 제시하는 일은 계속하겠다”며 “외롭더라도 국가를 위한 정의를 죽는 날까지 외치겠다, 부족한 저에게 기대를 품고 저의 출마를 기다리셨던 모든 분께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낙연 ‘내란총리와 연대한다’ 비난에 결국 손절

앞서 이 고문은 한덕수 전 총리와 만나 개헌연대에 공감하는 모습을 보이자 민주당으로부터‘내란총리와 연대한다’며 비난을 받아 왔다.

윤석열 정부의 총리였던 한 전 총리는 12·3 비상계엄 내란 책임자인데 그와 협력하는 것은 ‘내란연대’라는 민주당의 공세에 대해 이 고문은 8일 <광주CBS매거진>에서 “민주당이 한덕수씨를 내란 공범이라며 탄핵소추했으나 헌법재판소는 기각했다, 8명 재판관 중 7명이 기각, 1명만 파면이다, 윤석열씨를 파면한 똑같은 헌재가 그렇게 했다”며 내란 프레임과는 선을 그었다.

그는 “민주당은 개헌을 하지 않겠단 것이고 그분(한 전 총리)은 개헌을 하겠다고 한다”며 개헌연대를 강조하며 “내란연대라 그러는데 그러면 그쪽은 범죄연대인가, 그렇게 막말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 고문은 한 전 총리와의 ‘개헌연대’에는 공감했지만 ‘국민후보’의 필요성을 강조했던 만큼 김문수 후보든 한 전 총리든 누구와도 단일화를 두고 연대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었다.

그는 경선 기간 동안 단일화 약속을 뒤집은 김문수 후보와의 통화 내용을 폭로하며 “지난 7일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받아보니까 ‘김문수입니다’라고 하더라, 생전 처음 통화했는데 ‘이제 개헌도 함께 해야 될 것 아니냐’고 하기에 ‘그쪽하고 할 일이 없을 겁니다’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이어 “한 번 만나자는 제안에도 ‘산 사람이 언젠가는 만나겠지만 이번엔 만날 일도 없을 것 같다’고 그랬다, 믿음이 없는 사람하고는 같이 갈 생각이 없다”고 말해 후보직을 지키기로 한 김문수 후보를 향한 반감을 드러냈다.

이후 10일 새벽 국민의힘이 김문수 후보의 대선후보 자격을 박탈하고 한 전 총리를 입당시키자 단일화를 둘러싼 내홍과 ‘국민후보’ 선출의 가능성이 사라지자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한 전 총리와의 개헌연대도 손절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 SNS 입장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사랑하는 지지자 여러분.

오늘은 제가 특별하게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위험한 기로에 섰습니다. 정상국가를 회복할 것이냐, 아니면 괴물국가로 추락할 것이냐의 기로입니다. 불행하게도, 대한민국은 괴물국가로 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날마다 법치주의 붕괴를 보고 있습니다. 사법부도, 삼권분립도 허물어지고 있습니다. 괴물국가는 이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드러나는 괴물국가의 모습은 이렇습니다. 권력자에게 유죄를 판결하면 대법원장도 가만두지 않습니다. 정치권력이 협박하면, 사법부는 굴복합니다. 대법관을 14명에서 최대 100명으로 늘려, 대법원을 권력의 손아귀에서 노는 포퓰리즘의 무대로 바꿉니다. 대법원 위에 헌법재판소가 상위기관으로 군림할 수도 있습니다. 정치인의 거짓말은 폭넓게 허용됩니다. 정치인이 무슨 죄를 지어도 빠져나갈 길이 생깁니다. 그 죄를 법에서 빼면 됩니다. 범죄 피고인이 대통령선거에 출마하면 재판이 연기됩니다. 대통령에 당선하면 무죄 판결은 허용되고, 유죄 판결은 임기 내내 정지됩니다. 그렇다고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 뒤에는 재판을 제대로 받겠다고 말하지도 않습니다.

이런 괴기스러운 움직임이 거대정당 더불어민주당에서 실제로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민주당의 그 어떤 국회의원도 이의를 말하지 않습니다. 언론마저 일부는 선동하고, 다수는 위축됩니다.

저는 대한민국이 정상국가를 회복하는 데 작은 도움이라도 드리려고 나름대로 노력해 왔습니다. 그 가운데 제가 국가를 걱정하며 드렸던 연설과 강연은 국민 여러분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양대 정당의 극단 정치로 서로 미쳐 돌아가는 이 광란의 시대에 제가 선거를 통해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는 것을 통감했습니다. 그래서 고심 끝에 저는 이번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다른 사람의 선거를 돕지도 않겠습니다.

다만 저는 이제까지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도, 대한민국의 위기를 경고하고, 개헌 같은 대안을 제시하는 일은 계속하겠습니다. 외롭더라도, 국가를 위한 정의를 죽는 날까지 외치겠습니다. 부족한 저에게 기대를 품고 저의 출마를 기다리셨던 모든 분께 죄송합니다. 저의 고심과 충정을 받아 주시기 바랍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사랑하는 지지자 여러분.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할 수 없습니다. 불의한 수단은 숭고한 목적마저 타락시킵니다. 정권교체는 옳습니다. 그러나 그 수단이 법치주의 파괴라면, 그것은 정권교체를 위험하게 변질시킵니다. 법치주의가 무너지면 민주주의도, 대한민국도 무너집니다.

혼미한 대통령의 자폭 같은 계엄으로 민주당은 정권교체를 위한 절호의 기회를 잡았습니다. 저는 민주당이 법치주의를 훼손하지 않을 후보를 내놓는다면 협력하겠다고 여러 차례 밝혔습니다. 그러나 민주당은 법치주의를 지키는 정권교체의 길을 버리고, 법치주의 파괴를 선택했습니다. 그 선택의 결과로 우리는 괴물국가의 예고편을 보고 있습니다.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국민의힘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습니다.

같은 진영이면 뭐든지 옳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 풍조의 결과가 지금의 대한민국입니다. 같은 진영이더라도 잘못은 잘못이라고 인정해야 합니다. 저희 세대의 선배 지도자들은 그렇게 믿고 행동했습니다. 저도 그렇게 배웠습니다.

이제 대한민국의 운명은 국민 여러분의 선택에 맡겨졌습니다. 부디 우리 세대가 후대에 괴물국가를 남기지는 말기를 바랍니다. 대한민국과 국민 여러분의 행운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