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대선] 이재명, ‘빛의 혁명’ 광화문서 대선 출정 “패배 후 지독하게 준비...승리로 보답할 것”

[폴리뉴스 김민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2일 대선 출정식에서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더 지독하게 준비했다. 뼈아픈 패배 책임자를 다시 일으켜 주신 국민과 함께, 그만큼 간절하고 절박한 모두의 열망을 한데 모아 반드시 승리로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광화문을 ‘빛의 혁명’을 상징하는 공간으로 규정하고 첫 유세에 나서 “(지난 대선) 패배도 아팠지만 패배 그 이후가 더욱 아팠다. 그래서 죄스러움과 괴로움의 무게만큼 더 깊이 성찰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장 차림으로 등장한 이 후보는 민주당의 상징색인 ‘청색’ 선거운동복과, 청색과 보수 정당의 ‘적색’이 모두 들어간 운동화를 전달받았다. 그는 무대 위에서 직접 선거운동복으로 갈아입고 운동화를 신으며, 본격적인 선거운동의 시작을 알렸다.

이 후보는 “3년 전 지난 대선 첫 유세에서 저는 3가지를 약속드렸다. 첫째, 위기를 극복하는 위기 극복 총사령관이 되겠다. 둘째, 대한민국을 세계 5대 강국으로 만드는 경제 대통령이 되겠다. 셋째, 분열과 증오가 아니라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내는 진정한 국민 통합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다. 

이어 “그러나 저의 부족함으로 인해 우리는 지난 대선에서 아쉽게도 졌다. 모두에게 절실했던 그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미세한 승리였지만 모든 것을 차지한 저들은 교만과 사리사욕으로 나라를 망치고 국민을 고통 속으로 몰아넣었다”며 “대한민국의 총체적 위기는 더욱 심화됐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경제는 최악의 상황으로 추락했다. 불평등과 양극화, 거기에 더해진 내란은 우리 사회를 극단의 분열과 갈등으로 몰아넣어서 대선 후보가 방탄복을 입고 유세해야 하는 이 지경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또 “지난 3년 내내 거듭된 퇴행 속에서 국민 삶은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 민주주의와 국격은 무너져 내렸고 평화와 안보는 전쟁과 권력 유지 수단으로 전락했다”며 “급기야 저들은 헌정질서와 민주공화정을 유린하고 영구집권이라는 허무맹랑한 야욕에 빠져 친위 군사쿠데타까지 감행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12.3 내란은 대한민국을 절체절명 위기로 내몰았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내란수괴를 재판에 넘기고 대통령직을 박탈했지만 헌법까지 무시하는 내란 잔당들의 2차, 3차 내란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러나 확실하다. 저들의 반란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념 얽매일 시간 없어...진보·보수 문제 아닌 대한민국·국민 문제만 있을 뿐”

이 후보는 ‘국민 통합’을 약속했다. 그는 “국민 앞에 엄숙히 약속드린다. 저는 민주당의 후보인 동시에 내란 종식과 위기 극복, 국민 행복을 갈망하는 모든 국민의 후보로서 이번 선거에 임하겠다”며 “더 낮은 자세로 대통령 제1사명인 국민통합에 확실하게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감당하기 어려운 복합 위기가 우리 앞에 몰아치고 있다. 미국발 통상 위기와 AI 무한 경쟁을 이겨내려는 강대국 틈에서 새우등 터지는 신세가 되지 않으려면 온 국민이 단결하고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한다”며 “더 이상 과거에 사로잡혀 이념과 사상, 진영에 얽매여 분열하고 갈등할 시간도, 여유도 없다. 이제부터 진보의 문제는 없다. 이제부터 보수의 문제란 없다. 오로지 대한민국의 문제, 국민의 문제만이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준비된 대통령 후보’라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다가오는 6월 4일 인수위도 없는 새 정부가 곧바로 출범한다. 대한민국은 지금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유능한 선장, 대한민국의 살림을 책임질 준비된 대통령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 이재명은 위기를 기회로 만들며 수많은 역경을 넘어 이 자리에 왔다.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실력으로 실적을 쌓아 국민 여러분께 증명해 왔다. 저 이재명에게 일할 기회 주시면 단 한 사람의 공직자가, 단 한 사람의 책임자가 얼마나 세상을 크게 바꿀 수 있는지 실천과 결과로 확실하게 증명해 보이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유세에 앞서 장애인 인권 운동가 박김영희씨로부터 ‘녹서 2025’를 전달받았다. 이 녹서는 민주연구원 집단지성센터가 진행한 대국민 집단지성 프로젝트 ‘모두의 질문Q’의 성과물로, 국민 질문 6000개 이상을 수집·분석한 것이다. 

윤여준 “계엄 세력이 기득권 매달릴 때 우리는 미래 내다보자”

이날 선대위는 “내란을 종식하고 대한민국을 정상으로 돌려놓자”고 강조했다. 

윤여준 총괄선대위원장은 “불법 계엄 세력들이 과거에 집착하고 기득권에 매달릴 때 우리는 미래를 내다보며 다짐하자. 역사가 함께 숨 쉬는 대통합의 날개를 활짝 펼치고 국민의 바다로 나가자. 이를 통해 정권 교체를 바라는 국민의 간절한 요구에 부응하자”며 “저들이 기득권을 지키려 할 때 우리는 국민의 삶을 바라보고, 저들이 과거를 지키려 할 때 우리는 미래를 바라보자. 이재명 후보와 함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내자”고 말했다. 

박찬대 총괄선대위원장은 “12.3 내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내란 수괴 윤석열은 여전히 거리를 활보하고 그 공범과 잔당들은 여전히 건재하다. 정치 검찰과 일부 정치 판사는 여전히 주권자 국민과 민주주의를 우습게 보고 내란 세력의 재집권을 시도했다”며 “우리 모두 한순간도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된다. 절대 물러서면 안 되는 싸움이고, 결코 패배해서는 안 되는 싸움 이다. 내란을 끝장내고 대한민국을 정상으로 돌려놓자”고 했다. 

정은경 총괄선대위원장은 “지난 코로나 팬데믹 위기는 국민들의 힘과 국민들의 참여로 극복할 수 있었다. 이 자리를 빌어서 국민 여러분들께 감사 인사드린다. 이번 내란 위기를 극복하는 데도 국민들의 힘, 국민들의 참여가 절실하다”며 “내란 동조 세력에 의해서 내란이 지속되는 것을 보고 우리 아이들의 미래가 불안했다. 저는 가만히 있을 수 없었고 이 자리에 여러분과 같은 각오로 서게 됐다. 함께 해달라”고 호소했다. 

김동명 총괄선대위원장은 “노동자 서민의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후보, 진짜 대한민국 만들어낼 수 있는 후보가 누구인가”라며 “한국노총은 전체 2500만 노동자와 함께 이재명 후보의 당선, 진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승리의 길에 우리 조직의 모든 것을 다 바치겠다”고 강조했다.

주최 측 추산 2만명 참석...야4당 대표들도 ‘이재명 지지’ 

이날 출정식에는 주최 측 추산 2만 명이 모였다. 다수 민주당 의원들과 지지자들을 비롯해 조국혁신당 김선민 대표 권한대행, 기본소득당 용혜인 대표, 진보당 김재연 상임대표, 사회민주당 한창민 대표 등 야4당 대표들도 참석했다. 앞서 민주당을 포함한 야5당은 지난 9일 자당 후보를 내는 대신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고, 개헌에도 힘을 모으기로 합의했다.

판교·동탄·대전 등 ‘K-이니셔피브 벨트’서 첫날 유세...“새로운 희망 열 것” 

이 후보는 이후 성남시 판교동과 화성시 동탄, 대전을 방문하며 정책 행보를 이어간다. 판교에서는 IT 개발자 10여명과 브라운백 미팅(도시락 회의)을 진행하고, 동탄과 대전에선 각각 ‘반도체’와 ‘과학기술’을 키워드로 유세를 펼친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이 후보는 대한민국의 저력을 믿고 K-혁신, 반도체, 과학기술로 새로운 희망의 내일을 열 것”이라고 밝혔다. 

조 수석대변인은 지난 대선 유세와 이번 유세의 차이점에 대해 “안전 측면에 신경을 많이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기존 유세가 일방적 전달에 그쳤다면, 이번에는 유세와 경청을 결합한 방식으로 선거 캠페인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